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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젠더, 음악과 열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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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로 파견된 두 세일즈맨의 일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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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들어보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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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신발을 팔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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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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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 모두 맨체스터의 본사로 전보를 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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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명은 이렇게 썼습니다. "절망적 상황. 시장 개척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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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이 무엇인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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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한 명은 이렇게 썼습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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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신발을 가진 사람이 한 명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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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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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분야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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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클래식 음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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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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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더 놀라운 일이 앞으로 일어날 거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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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통계치나 트렌드를 살펴보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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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은 해체되는 교향악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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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닫는 음반 회사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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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밤은 실험을 한 가지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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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실험이라 할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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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일종의 실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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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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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두 가지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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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7살 짜리의 피아노 연주실력이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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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을 더듬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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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또래의 자제분이 있으실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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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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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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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분은 이 아이를 알아보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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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간 배우고 연습하면 8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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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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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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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 해가 지나면 9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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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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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10살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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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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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되면 보통 그만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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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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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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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만 더 참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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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칠 수 있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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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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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변화가 어디서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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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피아노와 사랑에 빠졌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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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선생님이나, 사춘기를 만나서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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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박의 숫자가 줄어든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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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살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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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음표마다 강박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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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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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살엔 한 박씩 걸러 강박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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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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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고갯짓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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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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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살이 되면 음표 4개에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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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박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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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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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살에는 8개마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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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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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11살이 되면 악구 하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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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한 번의 강박을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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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제가 왜 이런 자세로 왔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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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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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몸이 이렇게 움직일 줄은 저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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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의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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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걸 짝궁뎅이 주법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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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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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쪽 엉덩이로도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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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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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젊은 피아니스트 하나와 함께 이런 무대에 선 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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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청중 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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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하이오주 출신의 사장님 한 분도 계셨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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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저는 함께 무대에 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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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네는 엉덩이 두 쪽을 다 쓰는게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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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궁뎅이 주법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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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친구 몸을 아까처럼 움직여 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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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연주가 좀 변하는가 싶더니 아주 날아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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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의 변화를 느낀 좌중은 순간 정적에 빠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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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그 오하이오 사장님께 이런 편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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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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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회사 전체를 변화시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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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궁뎅이 회사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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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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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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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객석에 약 1,600분이 계신걸로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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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이 중 마흔 아홉 분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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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의 대단한 애호가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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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을 열렬히 사랑하시죠. 라디오 주파수는 항상 클래식 채널에 맞춰져 있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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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에서는 교향곡 음반만을 들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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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제분들은 악기를 연주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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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이 없는 삶은 상상하실 수도 없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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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첫번째 그룹의 수는 무척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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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다음 규모가 더 큰 그룹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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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에 별다른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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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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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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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한 잔 걸치고 편하게 앉아 푹 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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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때 비발디 한 소절쯤 깔려도 상관 없는 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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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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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두번째 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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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세번째 그룹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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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을 전혀 듣지 않으시는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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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말해 별 상관 없이 사시는 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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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간접 흡연하듯 공항에서 듣게 되는 경우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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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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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할 때 오페라 아이다의 행진곡 한 소절 쯤 듣는 경우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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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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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들이 가장 많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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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그룹은 대단히 소수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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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스스로를 음치라고 생각하는 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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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소수지만 이런 분들이 실제로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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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말 쉽게 듣죠. "우리 남편은 음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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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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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사실 음치이신 분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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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여러분이 진짜 음치면, 스틱 자동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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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어 변속도 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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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텍사스 억양과 이탈리아 로마 억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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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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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 얘길 한번 해볼까요? 음질이 아주 않좋은 전화가 있다 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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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가 전활 하셨어요. 여러분은 "여보세요?" 소리만 들어도 알아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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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어머니라는 것 뿐만 아니라, 어머니 기분이 어떤지 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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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의 귀는 환상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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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음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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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분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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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을 전혀 모르는 분들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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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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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용납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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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치는 뺀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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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머지 세 카테고리도 너무 넓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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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이 강연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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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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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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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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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얼굴에 '되고 말거야' 라고 써 있는 게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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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한 점의 의심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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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리더가 할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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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팀원의 능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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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순간도 의심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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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목사님 말씀하시길 "나는 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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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러면 곤란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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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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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의 곡을 하나 연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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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프렐류드입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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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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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가 시작되면 아마도 이런 반응이 일어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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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아름다운 선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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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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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여름 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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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곳으로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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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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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죠? 이런 생각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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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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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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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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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은 길고, 피곤한 하루를 보내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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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졸음이 쏟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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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자가 옆구리를 쿡쿡 찌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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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 예술도 모르고!" 더욱 우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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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 졸린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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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자들 때문이라 생각해 보신 적 없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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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면 혹시 제가 왜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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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강박을 주면서 연주하는지 생각해보신 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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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이렇게 고갯짓을 했다면, 다들 생각하셨겠죠.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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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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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는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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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박을 구분하실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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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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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음이 있습니다. 이게 B음이고, 다음 음은 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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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C의 역할은 B를 슬프게 하는 거에요. 정말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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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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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들은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슬픈 음악을 만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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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음을 이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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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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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음 하나가 네 개의 슬픈 음을 데리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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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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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로, G로 그리고 F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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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B, A, G, F 네요. B, A, G,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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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 무슨 음이 올까요? 오! 우연의 일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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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해봅시다. 오우, TED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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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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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치가 없다는 걸 아시겠죠? 음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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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의 마을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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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촌락들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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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다, 다, 다, -- 다. 누가봐도 E음이 나올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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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쇼팽은 거기서 E음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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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되냐구요? 곧 끝납니다. 햄릿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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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 1막 3장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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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은 삼촌 클로디우스가 아버지를 죽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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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이 복수를 위해 갔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있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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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를 거의 죽일 뻔 했다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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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거의 죽일 뻔 했다가 나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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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뒷전에서 말만 앞서는 비평가들은 이렇게 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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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이 우물쭈물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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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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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때문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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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주저하는 덕분에 극이 이어지는 것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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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장면은 셰익스피어가 다 생각이 있어서 넣은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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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오필리어, 극 중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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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릭의 두개골과 무덤을 파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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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클로디우스의 죽음이 5막까지 지연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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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도 똑같아요. E음 코 앞에서 이러는 겁니다.
  • 10:11 - 10:13
    "어이쿠, 처음부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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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다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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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흥분합니다. 이게 흥분한 증거죠.
  • 10:20 - 10:21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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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 F음으로 갔다가, 드디어 E로 내려옵니다.
  • 10:24 - 10:27
    하지만 잘못된 코드죠. 맞는 코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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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에요. 이렇게 했던 것 대신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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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것을 '속임수 마무리'라고 부릅니다. 속임수를 쓰니까요.
  • 10:36 - 10:38
    저는 항상 속임수 마무리를 아는 학생은 눈썹을 들어올리라고 합니다.
  • 10:38 - 10:40
    그러면 모두가 이렇게 합니다."
  • 10:40 - 10:43
    (웃음)
  • 10:43 - 10:46
    (박수)
  • 10:47 - 10:49
    좋아요. E에 왔지만, 잘못된 코드입니다.
  • 10:49 - 10:52
    다시 쳐봅니다. 코드가 말을 듣지 않아요.
  • 10:52 - 10:55
    또 칩니다. 또 말을 듣지 않고,
  • 10:55 - 10:57
    다시 치지만 역시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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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침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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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맨 앞 줄의 신사분이 이러시는군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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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돌아온 느낌이랑 똑같은 거에요.
  • 11:08 - 11:11
    피곤한 하루 일과에서 돌아와, 시동을 끄면서 말합니다.
  • 11:12 - 11:15
    "아, 집이다!" 집이라는 건 모두에게 똑같은 느낌이죠.
  • 11:15 - 11:18
    이 작품은 여러분을 먼 곳에서부터 집까지 데려다 줍니다.
  • 11:18 - 11:20
    이 곡 전체를 연주할게요.
  • 11:20 - 11:23
    여러분은 이렇게 따라오실 것입니다. B, C, B, C, B, C, B --
  • 11:23 - 11:25
    A로, G로, F로 내려옵니다.
  • 11:25 - 11:27
    거의 E까지 왔다가, 망설입니다.
  • 11:28 - 11:30
    다시 B로 돌아왔다가 올림F로, E로 갑니다.
  • 11:30 - 11:32
    또 잘못된 코드, 잘못된 코드, 잘못된 코드
  • 11:33 - 11:35
    마침내 E로 갑니다. 이제 집이에요.
  • 11:35 - 11:38
    자 이제 짝궁뎅이 연주를 직접 보실 차례입니다.
  • 11:38 - 11:41
    (웃음)
  • 11:41 - 11:43
    B에서 E로 가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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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음표를 일일이 생각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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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흐름을 느끼세요.
  • 11:55 - 11:59
    자, 남아공에서 출발합시다. 27년을 감옥에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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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델라 대통령도 빼먹으면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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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점심식사에 대해서?
  • 12:05 - 12:08
    아니죠, 그는 남아공과 인류의 비전에 대해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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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 지켜온 겁니다.
  • 12:10 - 12:13
    이것은 비전과, 기나긴 여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12:13 - 12:15
    마치 새 한 마리가 저 높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갈 때
  • 12:15 - 12:19
    지상의 울타리들을 개의치 않는 것처럼요.
  • 12:19 - 12:22
    이제 여러분은 B에서 E로 이어지는 긴 여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 12:22 - 12:26
    연주에 앞서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12:26 - 12:31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랑하는 존재를 떠올려 주시겠어요?
  • 12:31 - 12:34
    사랑하는 할머니나 옛 연인,
  • 12:35 - 12:38
    마음을 다해 사랑했지만
  • 12:38 - 12:41
    이제 만날 수 없는 존재를 떠올려주세요.
  • 12:42 - 12:45
    그 분을 마음에 모셔 와서
  • 12:45 - 12:49
    B에서 E까지 그 긴 여정을 함께 하세요.
  • 12:49 - 12:57
    쇼팽 말하고자 했던 모든 것을 알게 될 겁니다.
  • 12:57 - 14:48
    (음악)
  • 14:48 - 14:55
    (박수)
  • 14:55 - 15:00
    궁금하시죠?
  • 15:00 - 15:06
    저는 왜 박수를 칠까요?
  • 15:06 - 15:08
    보스턴의 한 학교에서
  • 15:08 - 15:12
    12살 짜리 70여명에게 똑같이 했습니다.
  • 15:12 - 15:14
    지금과 똑같이 그 아이들에게도
  • 15:14 - 15:15
    모든 것을 설명했어요.
  • 15:15 - 15:17
    연주가 끝나고, 그들은 미친듯이 박수를 쳤습니다.
  • 15:18 - 15:19
    저도 그 아이들처럼 박수를 쳤어요.
  • 15:19 - 15:21
    그리고 제가 "저는 왜 박수를 칠까요?"라고 물어봤습니다.
  • 15:21 - 15:22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듣고 있었으니까요."
  • 15:22 - 15:27
    (웃음)
  • 15:28 - 15:30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1,600명이나 되는
  • 15:30 - 15:32
    여러 분야의 유명인사들께서
  • 15:33 - 15:39
    함께 쇼팽의 작품을 듣고, 이해하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 15:39 - 15:40
    아주 특별하죠.
  • 15:40 - 15:43
    저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함께
  • 15:43 - 15:45
    이해하고 감동받으신 걸 확신합니다. 사실은 잘 몰라요.
  • 15:46 - 15:47
    하지만 일화를 하나 말씀 드리죠.
  • 15:47 - 15:50
    10년 전 아일랜드 종교 분쟁 당시
  • 15:50 - 15:53
    저는 신구교 아이들과 함께
  • 15:53 - 15:57
    분쟁 해결을 위해 일하던 시절의 일입니다.
  • 15:58 - 16:00
    버려진 아이들이다 보니 좀 위험했죠.
  • 16:00 - 16:03
    어느 날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 16:04 - 16:07
    "저는 클래식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 16:07 - 16:08
    하지만 선생님께서 '쇼핑' 씨 작품을 연주하실 때....
  • 16:08 - 16:11
    (웃음)
  • 16:11 - 16:15
    작년에 총에 맞아 죽은 제 형 생각이 났어요.
  • 16:16 - 16:17
    형이 죽을 때도
  • 16:17 - 16:20
    울지 않았던 제가
  • 16:20 - 16:22
    어느새 울고 있었어요.
  • 16:22 - 16:25
    그리고 그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 16:25 - 16:27
    저는 클래식 음악이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걸
  • 16:27 - 16:34
    그 순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 16:35 - 16:37
    생각해보세요.
  • 16:37 - 16:41
    업계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 16:41 - 16:44
    전체 인구의 3%라고 말합니다.
  • 16:44 - 16:48
    4%만 되어도 문제가 없어요.
  • 16:49 - 16:52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 16:52 - 16:55
    세상에 단 3% 뿐이라니, 여러분이라면 어떠시겠어요?
  • 16:56 - 16:58
    4%만 되도 문제가 없을텐데요.
  • 16:58 - 17:00
    또 반대로 만약 모든 사람이
  • 17:00 - 17:02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면 어떨까요?
  • 17:02 - 17:04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면요.
  • 17:04 - 17:05
    (웃음).
  • 17:05 - 17:07
    서로 전혀 다른 세상이겠죠.
  • 17:08 - 17:11
    지휘 경력이 20년이 되던
  • 17:11 - 17:16
    45살에 갑자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 17:17 - 17:20
    교향악단의 소리를 만드는 건 지휘자가 아니라는 거에요.
  • 17:20 - 17:22
    CD 표지에는 제가 제일 앞에 있지만
  • 17:22 - 17:25
    (웃음)
  • 17:25 - 17:27
    소리를 제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 17:28 - 17:32
    단원들을 다루는 능력에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 17:32 - 17:36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만한 깨달음이었죠.
  • 17:37 - 17:38
    제 교향악단 단원들은
  • 17:38 - 17:40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되묻기도 합니다.
  • 17:40 - 17:45
    제 일은 다른 이들의 능력을 일깨우는 것이라는 깨달음이죠.
  • 17:45 - 17:48
    물론 제가 잘하고 있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 17:48 - 17:51
    어떻게 아느냐고요? 사람들의 눈에 그 답이 있어요.
  • 17:51 - 17:55
    그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겁니다.
  • 17:56 - 17:57
    이 분의 눈을 밝혀서 온 동네를 빛나게 할 수도 있어요.
  • 17:57 - 17:59
    (웃음)
  • 17:59 - 18:01
    눈이 반짝거린다면 성공이에요.
  • 18:01 - 18:04
    아니라면 물어보셔야 합니다.
  • 18:04 - 18:05
    연주자들의 눈이 빛나지 않는데,
  • 18:05 - 18:11
    나는 뭘하고 있는 거지?
  • 18:12 - 18:13
    우리 아이들의 눈이 빛나지 않는데,
  • 18:13 - 18:18
    나는 뭘하고 있는 거지?
  • 18:19 - 18:21
    그 후로는 세상이 바뀐 듯 합니다.
  • 18:21 - 18:26
    TED에서의 마법같은 일주일도 끝나가죠.
  • 18:27 - 18:28
    돌아갈 때가 됐어요.
  • 18:28 - 18:32
    바로 지금이 세상으로 돌아갔을 때
  • 18:32 - 18:37
    나는 어떤 존재일지 자문해야 할 시점입니다.
  • 18:37 - 18:39
    성공의 잣대는 무엇일까요?
  • 18:40 - 18:42
    제겐 간단해요. 부나 명예나 힘이 아니라
  • 18:42 - 18:45
    얼마나 많은 눈을 빛나게 했는가를 보면 됩니다.
  • 18:46 - 18:49
    이제 한 가지만 말씀 드리고 마무리 할게요.
  • 18:49 - 18:52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하는 말이
  • 18:52 - 18:54
    특별해질까요?
  • 18:54 - 18:58
    저는 아우슈비츠의 몇 안 되는 생존자 중 한 여성에게
  • 18:58 - 18:59
    배웠습니다.
  • 18:59 - 19:03
    그녀는 15살 아우슈비츠로 끌려가면서
  • 19:04 - 19:11
    8살 짜리 남동생과 부모님을 잃었습니다.
  • 19:11 - 19:16
    그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 19:16 - 19:19
    "아우슈비츠로 가는 기차 안에서
  • 19:19 - 19:21
    동생이 신발을 잃어버린 걸 알게 됐어요.
  • 19:22 - 19:25
    '왜 그런 것 하나 변변히 챙기지 못하니!' 라고
  • 19:25 - 19:26
    화를 냈지요."
  • 19:26 - 19:30
    누나가 남동생에게 할 만한 말이죠.
  • 19:30 - 19:33
    불행히도 이게 동생과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 19:33 - 19:37
    동생을 다시 볼 수 없었거든요. 살아남지 못해서요.
  • 19:37 - 19:39
    그녀는 말했어요.
  • 19:40 - 19:44
    "아우슈비츠를 빠져나오면서 맹세했습니다.
  • 19:44 - 19:49
    혹여 일생의 마지막 말이 되더라도
  • 19:50 - 19:53
    부끄럽지 않을 말만 하겠다고요."
  • 19:53 - 19:57
    가능할까요? 아니요. 물론 불가능하겠죠.
  • 19:58 - 20:05
    하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 20:05 - 20:10
    (박수)
  • 20:11 - 20:22
    반짝이는 눈을 기억하세요!
  • 20:22 - 20:25
    감사합니다!
  • 20:26 - 20:31
    (음악)
Title:
벤자민 젠더, 음악과 열정에 대하여
Speaker:
Benjamin Zander
Description:

벤자민 젠더 씨는 두 가지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전염되죠. 첫째는 클래식 음악이고, 둘째는 음악 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 새로운 경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우리 모두의 애정을 깨우쳐 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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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Language:
English
Team:
closed TED
Project:
TEDTalks
Duration:
20:26
Miryoung Lee added a translation

Korean subti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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