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발상이 만들어내는 혁명적인 힘
-
0:01 - 0:03"단어를 맛볼 수 있으신가요?"
-
0:04 - 0:07저를 놀라게 했던 질문이었죠.
-
0:07 - 0:10지난 여름, 문학 축제에서
강연을 한 후에 -
0:10 - 0:12출판 사인회를 하던 중이었죠.
-
0:12 - 0:15한 십대 소녀가 친구와 함께 다가와
-
0:15 - 0:17바로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
0:17 - 0:19전 그녀에게 몇몇 사람들은
-
0:19 - 0:22색깔을 듣거나, 소리를 보는 등
-
0:22 - 0:26공감각적인 경험을 하며
-
0:26 - 0:32저를 포함한 많은 작가들이
이에 대해 흥미를 느껴왔다고 말해줬죠. -
0:32 - 0:34하지만 그녀는
다소 급하게 제 말을 끊으며 -
0:34 - 0:39"네, 저도 그게 공감각인 건 알아요.
학교에서 배운걸요. -
0:40 - 0:45하지만 엄마가 작가님 책을 읽는데,
그 속에 다양한 음식, 재료 -
0:45 - 0:47그리고 긴 저녁 식사 장면이
들어있다고 하셨어요. -
0:47 - 0:49그래서 매 페이지마다
배가 고파진대요. -
0:50 - 0:53전 작가님께서는 왜 글을 쓸 때
배고파지지 않는지 궁금했어요. -
0:53 - 0:57아마 작가님은 단어를 쓰면서
맛보지 않을까 생각했죠. -
0:57 - 0:58말이 되는 거 같나요?"
-
0:59 - 1:01충분히 말이 되는 것 같았죠.
-
1:01 - 1:03어릴 때부터 제게는
-
1:03 - 1:07알파벳의 글자 하나하나도
색깔이 있었고 -
1:07 - 1:09색깔은 맛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
1:09 - 1:12예를 들자면, 보라색은
-
1:12 - 1:15어딘지 모르게 강렬하고 향기롭죠.
-
1:15 - 1:18그리고 제가 보라색과 연관짓는 단어들도
-
1:18 - 1:21그런 맛이 나는 단어들입니다.
-
1:21 - 1:25"일몰" 같은 강렬한 맛의 단어죠.
-
1:25 - 1:30하지만 제가 만약 이런 이야기를
그 소녀에게 했다가는 -
1:30 - 1:35너무 모호하거나
너무 이상할 것 같았어요. -
1:35 - 1:37그리고 설명할 시간도 별로 없었죠.
-
1:37 - 1:39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
1:39 - 1:44제가 전달하려던 뜻이
상황과 맞지 않게 -
1:44 - 1:50너무 복잡하고 세세한 것처럼 느껴졌죠.
-
1:51 - 1:56그래서 비슷한 상황에 부닥치면
늘 쓰던 방법을 썼습니다. -
1:56 - 2:00말을 좀 더듬다가 그만두고,
입을 닫았습니다. -
2:00 - 2:04사실대로 얘기하면 너무 복잡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죠. -
2:04 - 2:10복잡해지는 게 싫다고 해서
입을 다물면 안된다는 걸 -
2:10 - 2:12잘 알면서도 그렇게 했어요.
-
2:12 - 2:14그래서 저는 오늘 이 강연을
-
2:14 - 2:18그날 하지 못한 답변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
2:18 - 2:20네, 전 단어에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2:20 - 2:22항상 그런 건 아니고,
가끔은 그렇습니다. -
2:22 - 2:26행복한 단어와 슬픈 단어는
그 맛부터가 다릅니다. -
2:26 - 2:28그래서 가끔 실험해보곤 하죠.
-
2:28 - 2:31"창의성"이라는 단어는 어떤 맛일까?
-
2:31 - 2:33아니면 "평등"은?
-
2:33 - 2:35"사랑"이나 "혁명"은?
-
2:36 - 2:38그리고 "모국"이라는
단어의 맛은 어떨까? -
2:38 - 2:43요즘 이 마지막 단어가
절 고민하게 합니다. -
2:43 - 2:45이 단어는 혀 끝에
달콤한 맛을 남기죠. -
2:45 - 2:50시나몬이나 약간의 장미수,
아니면 황금 사과처럼요. -
2:50 - 2:53하지만 그 아래에는
뭔가 싸한 맛이 감돌죠. -
2:53 - 2:55쐐기풀이나 민들레처럼요.
-
2:56 - 2:59제 모국, 터키가 남기는 맛은
-
2:59 - 3:03달고도 쓴 맛입니다.
-
3:04 - 3:06제가 이걸 말씀드리는 이유는
-
3:06 - 3:10오늘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
3:10 - 3:13자신의 모국에 대해
저처럼 뒤섞인 감정들을 -
3:13 - 3:15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3:15 - 3:17우린 모두 자신의 조국을 사랑합니다.
-
3:17 - 3:19그렇죠? 누구나 그럴 겁니다.
-
3:19 - 3:24우린 그곳의 사람들, 문화, 땅,
음식과 동질감을 느끼고 -
3:24 - 3:30동시에 그곳의 정치와
정치인들이 불만스러워서 -
3:30 - 3:35가끔은 절망하기도, 상처받기도,
분노를 느끼기도 하죠. -
3:36 - 3:38저는 오늘 우리의 감정과
-
3:38 - 3:42우리의 감성 지능을 향상시켜야 할
필요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
3:42 - 3:45저는 주류 정치적 이론들이
-
3:45 - 3:48감정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
3:48 - 3:49안타깝게 느껴집니다.
-
3:49 - 3:52분석가나 전문가들은 주로
-
3:52 - 3:55데이터나 수치에만 치중하다 보니
-
3:55 - 3:58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정은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
3:58 - 4:04감정은 측정할 수 없고, 통계 지표로도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죠. -
4:05 - 4:08하지만 전 두 가지 이유로
이것이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
4:08 - 4:11가장 먼저, 우리는 감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죠. -
4:11 - 4:15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4:15 - 4:17두 번째 이유는 새로운 사실인데요.
-
4:17 - 4:20우리는 오늘날
역사에 있어 새로운 단계에 -
4:20 - 4:21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
4:21 - 4:24지금 집단적으로 가지는 감정들은
-
4:24 - 4:27정치를 이끌어가고,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
4:27 - 4:30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그렇죠.
-
4:30 - 4:33그리고 소셜미디어와 SNS를 통해
-
4:33 - 4:37이러한 감정들은
더 증폭되고 양극화되어 -
4:37 - 4:40전 세계에 매우 빠르게 퍼져갑니다.
-
4:40 - 4:42우리의 시대는
-
4:42 - 4:46불안감, 분노, 불신, 원망
-
4:46 - 4:49그리고 두려움으로 가득합니다.
-
4:49 - 4:50그렇지만 문제는 바로
-
4:50 - 4:55경제적 요인에 대한 연구는 넘쳐나지만
-
4:55 - 5:00감성적인 요인에 대한 연구는
너무도 적다는 겁니다. -
5:00 - 5:05왜 우리는 우리가 느끼고,
자각하는 것을 과소평가 할까요? -
5:05 - 5:10저는 이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지적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5:10 - 5:14우리의 정치 체계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
5:14 - 5:19우리는 여러 나라에서
진보적이지 못한 정치인들이 -
5:19 - 5:22이러한 감정들을 악용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
5:22 - 5:26그런데도 학계와 지식층에서는
-
5:26 - 5:29아직 감정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
5:29 - 5:31우리가 해야 할 일은
-
5:31 - 5:34세계의 경제적 불평등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
5:34 - 5:41전 세계에 감성적 혹은
인지적 격차가 있음을 알고 -
5:41 - 5:43그 격차를 줄일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
5:43 - 5:45충분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5:46 - 5:48몇 년 전, 제가 아직
이스탄불에 살던 무렵 -
5:48 - 5:52중동의 여성 작가들에 대해
연구하던 한 미국인 학생이 -
5:52 - 5:54저를 찾았습니다.
-
5:54 - 5:57잠시 대화를 나누던 중에
그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
5:57 - 5:59"저는 작가님이 페미니스트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
5:59 - 6:02보다시피, 터키에 사니까 그런 거죠."
-
6:02 - 6:04그래서 제가 대답했죠.
-
6:04 - 6:06"전 당신이 왜 페미니스트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
6:06 - 6:08보다시피, 미국에 살면서도 말이죠."
-
6:08 - 6:10(웃음)
-
6:10 - 6:14(박수)
-
6:14 - 6:15그리고 그녀는 웃었죠.
-
6:17 - 6:20그녀는 농담으로 받아들였고,
그 순간은 지나갔습니다. -
6:20 - 6:21(웃음)
-
6:21 - 6:27그녀가 우리 세상을
두 가지 가상의 진영으로 나누고 -
6:27 - 6:28두 개의 반대 진영으로 나눈 것에
-
6:28 - 6:31저는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
6:31 - 6:34이 가상의 지도에 따르면
-
6:34 - 6:37세계의 몇몇 곳들은 아직
액체처럼 불안정한 나라들이고 -
6:37 - 6:41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같은 곳이었습니다. -
6:41 - 6:44세계의 다른 곳, 이른바
"서양"이라고 불렀던 곳은 -
6:44 - 6:47고체처럼 안전하고 안정된 곳이었죠.
-
6:47 - 6:49그래서 그 액체처럼 불안정한 나라는
-
6:49 - 6:53페미니즘과 사회운동 그리고
인권운동이 필요했습니다. -
6:53 - 6:57그리고 우리처럼 운이 나빠서
그런 나라에 태어난 이들은 -
6:57 - 7:02그런 가장 근본적인 가치를 위해서
계속 투쟁해야 했습니다. -
7:02 - 7:03하지만 희망적이었던 것은
-
7:03 - 7:05역사는 진보하기 때문에
-
7:05 - 7:09혼란의 도가니였던 곳들도 언젠가는
어려움을 이겨낼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
7:09 - 7:12반면에, 충분히 안정된 국가의 국민들은
-
7:12 - 7:14안주하고 있었습니다.
-
7:14 - 7:20성장해 온 역사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승리 안에서 말이죠. -
7:20 - 7:24이제 다른 국가에서의 투쟁을
지지하기는 해도 -
7:24 - 7:27자국의 기본적인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
7:27 - 7:31더 이상 투쟁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
7:31 - 7:33그 단계는 이미 지나왔기 때문이죠.
-
7:35 - 7:37제 생각에, 2016년에는
-
7:37 - 7:39이렇게 계층을 구분하는 지리 체계는
-
7:39 - 7:42이미 산산조각났다고 생각합니다.
-
7:42 - 7:46세계는 이러한 이분법적인 패턴을
더는 따르지 않습니다. -
7:46 - 7:49학자들의 관점도 지금까지와는 다릅니다.
-
7:49 - 7:50그렇죠?
-
7:50 - 7:54이제 우리는 역사가 마냥 앞으로만
나아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
7:55 - 7:58가끔은 순환하기도 하고,
심지어 역행하기도 하죠. -
7:58 - 8:01그리고 어떤 세대는
증조부모대에 했던 실수를 -
8:01 - 8:04또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도 압니다.
-
8:04 - 8:08그리고 이제는 완전히 안정된 나라와
-
8:08 - 8:11그렇지 않은 나라의 구분도
없다는 걸 알죠. -
8:11 - 8:15사실 우리는 모두 불안정한 시기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8:15 - 8:19고 지그문트 바우먼이
말했듯이 말이죠. -
8:19 - 8:22바우먼은 우리 세대를
다른 방법으로 정의했습니다. -
8:22 - 8:23그는 우리가 모두
-
8:23 - 8:28움직이는 모래사장 위를
걷게 될 거라고 말하곤 했죠. -
8:28 - 8:29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
8:29 - 8:34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 있어서
우려할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
8:34 - 8:39사회가 권위주의나 국가주의
-
8:39 - 8:41또는 종교적 광신주의로 되돌아간다면
-
8:41 - 8:44여성들이 잃을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
8:44 - 8:48그렇기에 전 세계적인 사회운동은 물론
-
8:48 - 8:52여성들 간의 결연이
더없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8:52 - 9:00(박수)
-
9:01 - 9:04계속하기에 앞서
작은 고백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
9:04 - 9:09최근까지 국제적인 회의나
축제에 참여하면서 -
9:09 - 9:13저는 주로 우울한 강연자들 중
하나에 속했습니다. -
9:13 - 9:15(웃음)
-
9:15 - 9:21터키 내에서 민주주의와
공존에 대한 우리의 꿈이 -
9:21 - 9:27차츰, 또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짓밟혀가는 걸 지켜보며 -
9:27 - 9:30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의기소침해졌습니다. -
9:30 - 9:34그리고 이런 축제에는 저 말고도
다른 우울한 작가들이 있었죠. -
9:34 - 9:40이집트나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
9:40 - 9:44필리핀, 중국, 베네수엘라,
그리고 러시아 등에서 온 작가들은 -
9:44 - 9:46서로에게 연민 어린
미소를 보내곤 했습니다. -
9:46 - 9:49불운한 이들의 동지애라고 할 수 있죠.
-
9:49 - 9:51(웃음)
-
9:51 - 9:54그런 우리를 WADWIC이라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 -
9:54 - 9:58'근심 많고, 우울한 작가들의
국제적 모임'을 줄인 말이죠. -
9:58 - 9:59(웃음)
-
9:59 - 10:01그러던 중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
10:01 - 10:05우리의 모임이 점차 유명세를 얻고
-
10:05 - 10:08새로운 멤버들을
영입하기 시작했죠. -
10:08 - 10:11(웃음)
-
10:11 - 10:17제 기억으로는 그리스의 작가들과
시인들이 먼저 참여하고 -
10:17 - 10:21그 다음으로 헝가리와
폴란드의 작가들이 참여했죠. -
10:21 - 10:26또 흥미롭게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프랑스의 작가들. -
10:26 - 10:31그리고 제 집이나 다름없는
영국의 작가들도 참여했죠. -
10:31 - 10:34그리고 미국의 작가들까지도요.
-
10:35 - 10:36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
10:36 - 10:42자국의 운명과 세계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
10:42 - 10:44그리고 아마 더 많은 사람들이
-
10:44 - 10:48모국에 가도 이방인이
된 것처럼 느꼈을 겁니다. -
10:48 - 10:51그러다가 조금 특이한 일이 일어났죠.
-
10:51 - 10:54오랜 시간을 우울하게 보내온 우리들은
-
10:54 - 10:57우울함을 덜게 되었지만
-
10:57 - 11:01반면에, 우울함을 느끼는 게
그리 익숙치 않았던 새 멤버들이 -
11:01 - 11:03예전보다 더 우울해졌죠.
-
11:03 - 11:04(웃음)
-
11:04 - 11:09그래서 방글라데시나 터키,
이집트의 작가들이 -
11:09 - 11:13브렉시트 이후의 영국
또는 트럼프 선거 이후의 -
11:13 - 11:17미국에서 온 동료 작가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
11:17 - 11:19(웃음)
-
11:19 - 11:21그렇지만 잠시
농담은 접어두겠습니다. -
11:21 - 11:25지금 세계는 전례없는
어려움에 맞닥뜨렸고 -
11:25 - 11:28이는 감정을 동반한
반작용을 가져왔습니다. -
11:28 - 11:30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
11:30 - 11:32많은 사람들은 좀 더
느리게 가고 싶어 하고 -
11:32 - 11:35낯선 것들에 둘러싸였을 때
-
11:35 - 11:37보다 익숙한 것을 찾습니다.
-
11:37 - 11:39그리고 일이 너무 복잡해질 때면
-
11:39 - 11:43사람들은 보다 단순한 걸 찾죠.
-
11:43 - 11:45지금 우린 매우 위험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
11:45 - 11:51바로 이 시점에서
선동가들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
11:51 - 11:55선동가들은 집단 감성의 원리를 이해하고
-
11:55 - 12:00그로부터 자신이 어떻게
이익을 챙길 수 있는가를 압니다. -
12:00 - 12:03선동가는 우리 모두가
특정한 집단에 속하고 -
12:03 - 12:09동일함에 둘러싸일 때
더 안전할 거라고 말하죠. -
12:09 - 12:12선동가들은 매우 다양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
12:12 - 12:18유럽 어딘가에서 소규모 정당을
이끄는 별난 정치인의 모습이거나 -
12:18 - 12:21또는 독단적인 교리와 증오를 전파하는
-
12:21 - 12:24이슬람 극단주의 종교 지도자이거나
-
12:24 - 12:29어딘가에서 나치즘을 숭배하는
백인 우월주의 연설가일 수도 있죠. -
12:29 - 12:33이들은 언뜻 보기에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
12:33 - 12:36제 생각에 이들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
12:36 - 12:38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봅니다.
-
12:38 - 12:43전 세계적으로 선동가들이 어떻게 말하고
-
12:43 - 12:46어떻게 실천을 이끌어내는가를 살펴보면
-
12:46 - 12:50전 그들에게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12:50 - 12:54바로 다양성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이죠. -
12:54 - 12:58그들은 다양성에는 대처하지 못합니다.
-
12:58 - 12:59아도르노는 이렇게 말하곤 했죠.
-
12:59 - 13:02"애매모호함에 대해 너그럽지 못하다면
-
13:02 - 13:06그것이야말로 권위주의적 특성의 상징이다."
-
13:07 - 13:08하지만 저는 이런 의문이 듭니다.
-
13:08 - 13:10만약 그 똑같은 상징이
-
13:10 - 13:13즉, 애매함에 대해
너그럽지 못한 특성이 -
13:13 - 13:18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요? -
13:18 - 13:22어디에 눈을 돌리든,
미묘한 뉘앙스는 사라져가고 -
13:22 - 13:26TV에서는 무언가에 반대하는 발언자가
-
13:26 - 13:30찬성하는 발언자와
논쟁을 벌이곤 합니다. -
13:30 - 13:31그런 건 시청률도 높죠.
-
13:31 - 13:34서로에게 소리를 지를수록
더 재밌어하죠. -
13:34 - 13:39수준높은 지식인들로
가득해야 할 학계에서도 -
13:39 - 13:45학자들 간에 무신론과 유신론의
대결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죠. -
13:45 - 13:48하지만 그건 진정한
지적 교류가 아닙니다. -
13:48 - 13:52그저 서로 옳다고 믿는 이들의
충돌일 뿐이죠. -
13:52 - 13:57흑백으로 나뉘는 대립 구도는
곳곳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
13:57 - 13:59우린 지금 서서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
13:59 - 14:04우리의 복잡해질 권리를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
14:04 - 14:08이스탄불, 베를린,
니스, 파리, 브뤼셀부터 -
14:08 - 14:11다카, 바그다드, 바르셀로나까지
-
14:11 - 14:15우리는 끔찍한 테러 공격들을
연이어 보아왔습니다. -
14:15 - 14:19이에 대한 슬픔이나
테러범에 대한 반감을 드러낼 때면 -
14:19 - 14:23온갖 종류의 반응과
SNS 메시지를 접하게 됩니다. -
14:23 - 14:25그 중 한 가지는
너무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
14:25 - 14:27다소 충격적이기도 하죠.
-
14:27 - 14:31그것은 바로, 왜 그들에게만
연민을 느끼냐는 겁니다. -
14:31 - 14:34"왜 그들에게만 연민을 느끼죠?"
-
14:34 - 14:39"예멘이나 시리아의 민간인들에게는
왜 그렇지 않나요?" -
14:40 - 14:44전 이런 메시지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
14:44 - 14:49우리가 연민을 느끼고
함께 연대할 수 있는 대상은 -
14:49 - 14:52테러 공격이나 폭력의
모든 피해자들이라는 것입니다. -
14:52 - 14:56중동이든, 유럽이든, 아시아든,
미국이든, 어디든 상관없이 -
14:56 - 14:59모든 피해자들을 동등하게 바라봅니다.
-
14:59 - 15:04우리가 단지 하나의 고통, 하나의
장소만을 골라야 하는 것이 아님을 -
15:04 - 15:07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15:07 - 15:10저는 이 또한
민족주의의 영향이라 봅니다. -
15:10 - 15:13우리의 사고방식을 좁히는 것은 물론
-
15:13 - 15:15우리의 마음마저 좁혀버려
-
15:15 - 15:21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게 만들었죠. -
15:22 - 15:25더 슬픈 사실은, 우리가
항상 이렇진 않았단 겁니다. -
15:25 - 15:29전 터키에서 아이들을 위한
책을 낸 적이 있는데요. -
15:29 - 15:32출판 당시에 전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
15:32 - 15:33여러 초등학교를 방문하며
-
15:33 - 15:37터키의 어린아이들을
살펴볼 기회를 얻었죠. -
15:37 - 15:43그들이 지닌 공감, 상상력 그리고
대담함은 항상 놀라웠습니다. -
15:43 - 15:48아이들은 이미 그 나이에 세계시민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
15:48 - 15:50그 어떤 민족주의자보다도 말이죠.
-
15:50 - 15:52그리고 그들에게 질문을 던질 때
-
15:52 - 15:55많은 아이들이 시인이나
작가가 되고 싶어하고 -
15:55 - 15:59여자아이들도 남자아이들 이상으로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
15:59 - 16:01매우 인상깊었죠.
-
16:01 - 16:03하지만 그 다음에 고등학교를 가보면
-
16:03 - 16:05모든 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
16:05 - 16:07작가가 되겠다는 아이도 없고
-
16:07 - 16:09소설가가 되겠다는 아이도 없었습니다.
-
16:09 - 16:13여자애들은 쑥쓰러워하고,
조심스러워졌으며 -
16:13 - 16:18좀 더 많이 망설였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꺼려했습니다. -
16:18 - 16:19우리가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죠.
-
16:19 - 16:21가족이, 학교가, 사회가
-
16:21 - 16:26그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우도록 가르쳤습니다. -
16:26 - 16:30전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16:30 - 16:34사회 속에서, 그리고
우리 내면에서도요. -
16:34 - 16:36터키 출신인 저는
-
16:36 - 16:41다양성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손실인지 압니다. -
16:41 - 16:46오늘 날, 제 모국은 많은 기자들을
투옥시킨 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 -
16:46 - 16:50중국의 슬픈 기록마저도 제칠 정도로요.
-
16:50 - 16:56저는 터키에서 일어난 일들이
-
16:56 - 16:57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16:57 - 17:00여기서도 일어날 수 있죠.
-
17:00 - 17:04완전히 안정된 단단한 국가가
하나의 환상이었던 것처럼 -
17:04 - 17:08단일한 정체성 또한
착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
17:08 - 17:14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존재하니까요. -
17:14 - 17:19이란 출신의 페르시아 시인인
하피즈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
17:19 - 17:23"당신의 영혼 속에는
모든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
17:23 - 17:26당신의 존재 자체를
기쁨으로 만들 재료들입니다. -
17:26 - 17:29당신은 그저 그 재료를
잘 버무리기만 하면 됩니다." -
17:29 - 17:31우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17:31 - 17:35전 이스탄불 사람이지만
-
17:35 - 17:39발칸 반도, 에게해 지역,
지중해 지역에도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
17:39 - 17:41중동과 레반트 지역에도요.
-
17:41 - 17:44전 출생에 의해, 그리고
선택에 의해 유럽인으로 살고 있고 -
17:44 - 17:46이러한 가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17:46 - 17:49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런던 사람이 되었죠. -
17:49 - 17:52전 제 자신을 글로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
17:52 - 17:55또 세계시민이자 유랑자이며
-
17:55 - 17:58순회 강연을 다니는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
17:58 - 18:01전 우리 모두가 그렇듯
여러 곳에 애착을 느낍니다. -
18:02 - 18:05그리고 다양한 애착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의미하죠. -
18:07 - 18:11작가로서 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좇기 마련입니다. -
18:11 - 18:15하지만 저는 우리 모두
침묵에도 관심을 갖는다고 봅니다. -
18:15 - 18:16우리가 이야기할 수 없는 것들
-
18:16 - 18:20즉, 정치적 금기라든가
문화적 금기말이죠. -
18:20 - 18:23우리는 우리 자신의 침묵에도
관심을 가지죠. -
18:23 - 18:28저는 지금까지 늘 강경하게 말하고
글로 표현하며 싸워왔습니다. -
18:28 - 18:31소수자들의 인권, 여성인권
-
18:31 - 18:32그리고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서요.
-
18:33 - 18:37하지만 이번 TED 강연을 준비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었죠. -
18:37 - 18:40전 이제까지 공개적으로
-
18:40 - 18:45저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밝힐 만한 용기가 없었다는 겁니다. -
18:45 - 18:51뒤따르는 갖은 비방과 낙인,
그리고 조롱과 증오를 -
18:51 - 18:55견뎌내기가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죠. -
18:55 - 18:59하지만 물론, 누구도
복잡한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
18:59 - 19:02침묵해선 안됩니다.
-
19:02 - 19:10(박수)
-
19:10 - 19:14전 이제까지 여러 번
불안함을 겪어 왔고 -
19:14 - 19:17감정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알며
-
19:17 - 19:19이곳에서 감정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
19:19 - 19:22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건
-
19:22 - 19:24감정에도 결국 한계가
없지는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
19:24 - 19:25감정에도 한계가 있었던 거죠.
-
19:25 - 19:29마치 감정의 전환점 또는 한계점 같은
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
19:29 - 19:32계속 두려워하다 지치는 순간
-
19:32 - 19:35계속 불안해하다
지치는 순간이 오는 거죠. -
19:35 - 19:38어쩌면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
19:38 - 19:42국가에도 각각의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
19:42 - 19:45그래서 제 자신의 감정보다도
더 강한 것은 -
19:45 - 19:50바로 성별이나 정체성을
인식하는 것뿐만 아니라 -
19:50 - 19:54삶 그 자체가 매우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
19:54 - 19:56선동가들은 우리를
각각의 집단으로 나누려 들지만 -
19:56 - 19:59우리는 모두 국경을 초월한
유대관계에 있습니다. -
19:59 - 20:01그들은 확고함을 주장하지만
-
20:01 - 20:06우린 우리 삶이 마법과 애매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음 알고 있습니다. -
20:07 - 20:10그들은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선동하지만
-
20:10 - 20:13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섬세합니다.
-
20:13 - 20:15그럼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일까요?
-
20:15 - 20:18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20:18 - 20:20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해요.
-
20:20 - 20:24레바논의 시인, 칼릴 지브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
20:24 - 20:27"나는 수다스러운 이들에게서
침묵을 배웠고 -
20:27 - 20:29편협한 이들에게서 관용을 배웠으며
-
20:29 - 20:32선하지 않은 이들에게서 선행을 배웠다."
-
20:32 - 20:35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더 없이 좋은 좌우명입니다. -
20:35 - 20:38포퓰리즘을 좇는 선동가들로부터
-
20:38 - 20:41민주주의의 필요성을 배우고
-
20:41 - 20:43고립주의자들로부터
-
20:43 - 20:46전지구적인 연대의 필요성을 배우며
-
20:46 - 20:49우리를 특정 집단으로
규정지으려 하는 이들로부터는 -
20:49 - 20:55세계시민주의와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배울 것입니다. -
20:55 - 20:59끝으로, 한 가지 단어를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20:59 - 21:01그 단어의 맛을요.
-
21:01 - 21:05'yurt'라는 말은 터키어로
'모국'을 뜻합니다. -
21:05 - 21:06고향을 말하죠.
-
21:06 - 21:08그런데 흥미롭게도 이와 동시에
-
21:08 - 21:12유목 민족이 사용하던
이동식 텐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
21:12 - 21:14전 그 조합이 좋습니다.
-
21:14 - 21:18고향이 단지 한 곳에만
존재해야하는 건 아니라는 -
21:18 - 21:20생각이 들게 해주기 때문이죠.
-
21:20 - 21:24어디든 우리 마음에
품고 다닐 수 있습니다. -
21:24 - 21:27그리고 작가와 이야기꾼들에게 있어
-
21:27 - 21:31진정한 고향은 결국
딱 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21:31 - 21:33바로 "이야기의 나라"입니다.
-
21:33 - 21:35그리고 이 단어의 맛은
-
21:35 - 21:38바로 '자유'의 맛과 같습니다.
-
21:38 - 21:39감사합니다.
-
21:39 - 21:45(박수)
- Title:
- 다양한 발상이 만들어내는 혁명적인 힘
- Speaker:
- 엘리프 샤팍(Elif Shafak)
- Description:
-
"포퓰리즘을 좇는 선동가들로부터, 우리는 민주주의의 절실한 필요성을 배울 겁니다. 고립주의자들로부터 전 세계적인 연대의 필요성을 배우고,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이들로부터, 우리는 세계시민주의의 아름다움을 배울 겁니다." 터키 출신의 소설가 엘리프 샤팍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는 다양성의 손실이 가져온 비극을 눈앞에서 마주했고, 권위주의에 맞설 때 다수의 힘이 얼마나 혁명적인가를 알고 있습니다. 그녀 자신의 경험이 담긴, 열정으로 가득찬 이 강연에서 그녀는 정치에서든, 감정에서든, 정체성에서든 간단한 이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그 누구도 상황이 복잡해질 거란 두려움으로 침묵해선 안됩니다."
- Video Language:
- English
- Team:
- closed TED
- Project:
- TEDTalks
- Duration:
-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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