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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반: 자살에 복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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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이 실화와 배경을 알게되면
    책에 대한 이해가 달라져
  • 0:12 - 0:18
    책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글을 쓸 때 무언가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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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에 글을 쓰는 동안 실제 주체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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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자살에 대해 글을 쓸 때,
    십년 동안 작업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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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어요. 처음엔
    곧이 곧대로 썼죠.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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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게 되고 온 가족이 슬퍼한 얘기를요.
    도저히 못 읽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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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책 중반부에 와서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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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정도 썼을때, 모든 것이 달라지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죠. 글을 쓰던 당시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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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죠.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소설의 내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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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게 줄이고 처음 계획대로 책을 쓰면서
    그때까지 썼던 글을 다시 읽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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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처음 읽는 글 같았고, 제가 썼지만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 1:07 - 1:11
    제가 보지 못했던 순간까지 연결되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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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글쓰기에 대한 저의 생각이 확 바뀌었죠. 그때부터 이 소설이 잘 풀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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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됐어요. 그 전에는 힘들고 계획 없이 글을 썼죠. 전 독자들에게 이야기의 배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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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김없이 다 얘기해요. 그래서
    독자들에게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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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께서는 제가 13세 자살하셨어요.
    저한테 알라스카에 와서 일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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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살자고 하셨는데 제가 싫다고 했었어요.
    그리고 머지않아 아버지께서 자살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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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제가 아버지와 아들이 일년 동안 타지에서 지내는 이야기를 쓸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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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아버지와 함께 타지에서 일년 간
    같이 보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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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고 있을땐 몰랐어요. 아버지와 함께 일년을 보낼 기회를 다시 얻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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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이 전혀 들지않았거든요.
    소설에는 굉장한 힘이 있는것 같아요.
  • 2:01 - 2:06
    알아차리지 못하는 순간에도 패턴이 있어요.
    소설의 배경에서 어느 대목이 실화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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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때 비로소 이러한 패턴을 인지하게 돼죠.
    그래서 저는 항상 독자에게 어느 대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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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화이고 어느 대목이 허구인지 얘기해요. 왜냐면 전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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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 관심이 많거든요. 무의식중에 우리는 과거 안 좋았던 일을 좋았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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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꾸고, 다시 재구성해서
    용서를 구하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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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그랬던것 같아요. 책을 통해 아버지의 절망에 더 가까이 다가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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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아버지를 이해하고 마지막 가시는 길이 어떠했을지를 공감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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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제가 하고자 했던 겁니다. 제가 아버지에 대해 쓴 다른 단편소설에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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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겁쟁이같았더든요. 잘 썼지만 소심했죠. 아버지의 절망을 헤아리지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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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번 소설에서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
    자살하는 순간까지 다루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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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순간을 쓸 때,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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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소설의 중반부에서 주인공 소년이 자살을 해요. 자살충동을 느꼈던 소년의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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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에게 총을 건네주고 소년은 그 총을 바라보고 있죠. 그 순간 전 소년이 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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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에 대고 쏠거라는 걸 알았어요. 그땐 아무 생각도 없었어요. 몇 년 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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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뭐가 일어났었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어느 정도는 저의 복수였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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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분적으로는 정신적인 복수였어요. 수년간 아버지의 자살이 마음의 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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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는 소년이 자살을 하고, 아버지가 죽은 소년을 어깨에 메고 돌아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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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섬, 저섬으로요. 전 소설을 통해 아버지가 제 몸을 짊어지게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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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당시에는 몰랐고, 몇 년 후에야 그것이 어느 정도는 복수였다는 걸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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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권으로 쓴 '자살의 전설'에서 주요 관계과 부자관계이고 소년이 주인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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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속편인 '카리부 섬'에는 주요 관계가 부부관계이고 주인공은 아이린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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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소년의 아버지와 아이린의 남편
    게리가 악역이예요. 소년과 아이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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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면하는 압박이 상당히 비슷하죠. 소설 곳곳에서 다른 형태로 등장합니다.
  • 4:01 - 4:07
    만약 이 둘이 아생 혹은 자연으로 돌아간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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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자신의 길을 찾겠죠. 소년의 아버지의 경우 자신의 문제에서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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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게 될거라 생각하는거죠. 특히나 여자문제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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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외도로 파탄난 첫번째와 두번째 결혼생활에서의 절망에서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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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을 되돌리고 싶어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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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리가 원하는 바는 약간 다른데요 사실 게리는 항상 혼자라고 생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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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을 꾸렸음에도 혼자이고
    싶어했죠. 그리고 가정을 꾸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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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좋은 모습이자 남자다운 모습이라 생각하고, 바깥 세상과 소통하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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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에 빠지게 되는 거죠. 이러한 바램은 제가 영국 낭만파 시에서 착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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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초월론적 사상에서 생각해 낸 거죠. 크나큰 상상력을 자연에 장엄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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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한 것이죠. 이 둘은 동일해요. 자연으로 돌아가면 순수함과 동심을 찾게 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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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이걸 믿지는 않아요. 자연 내에 있을때, 우리는 거울을 보게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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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보다 커보이게 하는 거울이죠, 마음속에 두러움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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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에서는 더 큰 두러움이 되는거죠.
    왜냐면 증폭되어 나타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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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더이상 꿈 꾸지않아요. 믿지
    않으니까요. 재밌는 것은 제 삶은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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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구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거예요. 집이 뉴질랜드 해안가 언덕 위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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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및 윈드서핑 하고 몇개월은
    터키 해안가 보트에서 지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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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작은 해안에서요. 안식과 평안을 주로 자연에서 찾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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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거의 혼자 지내요.근데, 꿈 같은건 믿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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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는 산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산에 들어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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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같은 곳에서 살고 싶었죠.
    그런 점에서 배낭 여행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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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제가 혼자서는 2-3일를 버티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죠. 혼자 지내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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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외로워지고 사람이 그리워요, 전
    자연에서 혼자 살만한 사람이 아닌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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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일주를 혼자하러고 직접 배를 5개월
    동안 혼자 만든 적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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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했죠, 필요한 음식과 생필품도
    챙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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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배의 주축이 엉성해서
    중도 포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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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했죠
    근데 인정하건데 처음에는, 원악 배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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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것을 좋아해서, 처음에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남는건 절망과 두려움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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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시간 혼자 지낸다는 생각은
    무언가 아주 잘못된 일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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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무의식적으로 글을 써요.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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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보니 안좋은 일도 반복적으로
    생기고 실수를 여러번 되풀이 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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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정도는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재대로 인지하지 않아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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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gend of a suicide'를 출판의 길이 막혔을때, 수년간 배의 선장으로 일했어요. 12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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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을 못했죠. 그래서 바다로 가서 선장이
    됐죠. 아버지의 인생을 따라하고 있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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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치과 의사셨는데 그 일을 좋아하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알라스카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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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부가 되셨죠. 만족하셨죠, 하지만 결국 당신께는 좋은 결정이 아니였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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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바다에서 생활할때는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간다고 생각지는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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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뭘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했죠. 그래서 제가 아는 방식대로 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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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에 이끌려 바다로 갔고 재난과 기차 전복을 겪었죠, 제 소설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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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처럼요. 제가 글 쓰는걸 좋아하는 이유는 마치 종교생활 같아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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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몇 시간씩 명상하는 것처럼 전에 썼던 20-30페이지를 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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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써야 할 대목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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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몇 시간 후에 그 날 읽었던 2-3페이지가 주마등처럼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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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종의 몰입이죠. 무의식의 세계죠.
    저는 무신론자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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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도 없어요. 저는 글쓰기라는게 우리의 이러한 갈망을 채워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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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종교와 같은 무언가에 대해
    목마름과 갈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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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저에게 매우
    만족감을 주는 일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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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문장구조을 딱히 염두하고 쓰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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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이 빨리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빠르게 내려가요. 그래서 글을 빨리 쓰는편이예요.
  • 8:17 - 8:22
    책도 첫원고 그대로 출판되는 편이죠. 출판 후 책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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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전 매일 언어 공부를 하는데요, 지금 고어로 쓰인 늑대인간을 번역중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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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년 전 프랑스어 차용되기 전 고어의 형태로 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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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에서 은율과 구문론대해 생각해 봐요. 영어 역사의 언어적인 관점도 가르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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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의 스타일에 대해 가르칠 때, 이 부분을 많이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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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쓸 떈 이런 점을 생각않해요. 저에게 글쓰기는 리드미컬한 작업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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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텍스트가 한 눈에 보이고, 산문의 운율을 가져야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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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바로 제가 추구하는 거예요. 그래서 전 집필 전, 그 전 20장을 읽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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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야 새 글에서 리듬감이 생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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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는 정말 치유적이예요. 치료 이상의 효가를 가지죠. 글쓰기와 치료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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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에 관한것이지만 글쓰기는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고 또한 치료에서는 찾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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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미적 목표가 있기도 해요. 미적 목표가 없는 글쓰기는 그저 헛소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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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일 뿐이예요. 그렇지만 치료가 가치가 없다건 아니라 이런 글이 예술적, 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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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가 없다는 거죠. 놀라운 건 제가 수 년간 아버지를 생각하고 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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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에 관해 글을 쓰면서도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을 아직까지도 잘 이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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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하고 있다거죠. 처음부터 지금까지요. 아버지 삶과 자살의 연유를 살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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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아버지의 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했는지 이해하게 됐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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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을수는 없었죠. 전 "이래서 그러셨던거구나" 라고 절대 단정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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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에 자살을 선택하실 수 도, 하시지 않을 수 도 있었을 거예요.
  • 10:03 - 10:05
    전 아버지의 자살을 잊거나 기억에서 도려낼 수 없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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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총기 난사사건, 대량살상에 관한 책도 썼어요. 범인 프로파일을 했죠.
  • 10:10 - 10:15
    범인의 정신건강 기록 및 이메일 등 1500장이나 되는 파일을 봤어요.
  • 10:15 - 10:22
    모든 정보가 있었지만, 총기 난사 및 자살을 필연적 사실로 볼 수 없었어요.
  • 10:22 - 10:26
    법죄로 치닫을 수 있는 여러사건들이 있어 필연적인 사실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어요.
  • 10:26 - 10:31
    하지만 범인이 범죄를 저질을 수 밖에 없었다는 대목은 보지 못했어요.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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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었던거죠. 이 부분이 흥미롭죠. 소설에는 일종의
  • 10:35 - 10:41
    열린 결말이 있어요.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주인공만 아는거죠.
  • 10:41 - 10:47
    우리는 그저 그럴듯하고 결론은 예측할 수 있어요.
  • Not Synced
    이럴수도 있겠다고 납득할 만한 예측을 할 뿐이죠.
Title:
데이비드 반: 자살에 복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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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Language:
English
Team:
Volunteer
Duration: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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