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투구게의 피를 채취할까요?|엘리자베스 콕스(Elizabeth C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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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계절, 특히 보름달이 뜬 밤에는 투구게들이 알을 낳기 위해 해안가로 올라옵니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연구원들로, 수많은 투구게를 연구소로 데려가서 짙푸른 색의 혈액을 채취한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지요. 왜 그럴까요? 엘리자베스 콕스가 투구게 혈액의 놀라운 특징을 설명해 드립니다.

강의: 엘리자베스 콕스
애니메이션: 안톤 보가티

따뜻한 계절, 특히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투구게들이 산란을 위해
해안가로 올라옵니다.

그곳에서 투구게들을
기다리는 이들은 연구실 직원들로

수 십만 마리의 투구게를 잡아서

연구실로 데려가고

투구게의 짙푸른색의 혈액을 채취한 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지요.

희한하게도 우리는 해변에서만
투구게를 잡는데요.

해변이 투구게를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지요.

암투구게는 최대 4,000개의 알을
20번에 걸려 낳습니다.

매해 바다에 올 때마다요.

알이 부화를 하면,

어린 투구게들은 해안 가까이에 머물고,

자라면서 정기적으로 껍질을 벗습니다.

얕은 물을 떠나게 되면,

10년 후 생식활동이 가능해 질 때까지
돌아오지 않지요.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 동안 투구게들의 행방을 알수 없습니다.

가끔씩 200m 해저에서

투구게를 발견할 때가 있지만,

산란을 위해 해안으로 올라올 때만
다 자란 투구게의 무리를 볼 수 있답니다.

투구게의 피에는 유주세포라는 것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은 바이러스 감염,

곰팡이,

그리고 박테리아로부터
투구게를 보호합니다.

유주세포는 이러한
침입자 주위에 젤을 형성하여

감염이 퍼지는 것을 막습니다.

이것은 아주 특별하지요.

모든 동물들은
방어적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투구게의 유주세포들은

특히 균체내독소에 민감합니다.

균체내독소는 대장균을 포함한

특정 박테리아의
세포벽에서 나온 분자들로

박테리아 세포가 죽으면
균체내독소가 대량 방출되지요.

그리고 이들이 혈류에 들어가면
우리가 아프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의지하는 수많은 약과
의료기기들도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그 기기들을 사용하기 전에
테스트를 해 봐야 하지요.

박테리아를 감별하는
그램염색이라는 테스트가 있지만,

이것으로는 박테리아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

균체내독소를 감별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LAL이라는 추출물을 사용하는데,

투구게에서 채취한
혈액으로 만들어진 이것은

균체내독소를 확인하는데 쓰입니다.

LAL을 시약에 넣었을 때,
젤이 형성되면

세균성 균체내독소가 있다는 뜻이지요.

오늘날 LAL 테스트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투구게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투구게의 혈액 덕분에 보호되고 있지요.

주사를 맞은 적이 있다면, 그 수백만명 중에
여러분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지요.

투구게들은 어떻게 그런
특별한 피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다른 무척추동물들처럼

투구게들은 개방 순환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와 같은 핏줄이
투구게에게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투구게의 혈액은
몸속을 자유롭게 흘러다니고

조직까지 직접적으로 닿지요.

박테리아가 혈액에 침투되면,
급속도로 넓게 번집니다.

이러한 취약점과

주서식지가 박테리아로 가득한
바다와 해안가인것을 감안하면

왜 이들이 그렇게 민감한 면역체계가
필요한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투구게들은 대량멸종 사건들에도
살아남았습니다.

지구 생명체의 90%가 쓸려나가고,
공룡들도 모두 죽어버렸지만

투구게들만은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수백만 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유는 바로 인간 때문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5%의 투구게들이

혈액을 채취당하는 과정에서
사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숫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산란을 위해
올라오는 암투구게의 수가

주요 산란지역에서도
줄어들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투구게에게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은
생물의학산업 그 이상으로 이어집니다.

해안가 개발은 산란지역을 파괴하고,

투구게들은 낚시 미끼에 걸려 죽습니다

투구게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일부 연구원들은

투구게의 혈액을 합성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투구게를 잡으러
해안으로 가는 것이 계속될 것 같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대체 물질로 언젠가는 우리가 더 이상

이 고대 생물체의 피에
의존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