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youtube.com/.../watch?v=94erEKanAIU

안녕하세요 전하.

여행은 어떠셨어요?

가족과 함께한 시간은가족과 함께한 시간은 즐거우셨나요?

오, 송구하오나 안계신 동안 별일은 없었어요.

꽤 조용했죠.

다만, 아마도 지난 봄에 리치먼드 경께서 일으키신 추문(醜聞)을
제외하고는 그러했죠

여정 후에 몸을 풀며 쉬실 수 있도록
따뜻한 목욕을 즐기실 줄 알고 준비해 두었답니다.

모든 준비는 마쳤답니다. 아니, 거의 다 되었지요.
마지막은 전하께서 명해 주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아, 목욕용 속옷는 미리 마련해 두었습니다.

가장 곱고 섬세한 리넨으로 지은 것이예요

입으시기에 몹시 편안하여, 물속에서도 결코 무겁지 않죠

이제 갈아입으시렵니까?

망토는 벗는 벌 거들어 드릴게요

자

말을 타고 떠나는 여정에는 늘 고단함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그건 제가 털어 드리겠사옵니다
옷을 갈아입으시는 동안, 목욕물에 쓸 향도 준비해 올려드릴까요, 전하?

전하께서 특별히 원하시는 것이 있으시온지요?

향 상자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아아, 그 봄맞이 축제 말씀이시로군요.

실로 파문이 클만한 일이 일어났더랬죠

화이트쏜 백작부인께서 근래에 재가하셨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부군께서 전장에서 전사하신 뒤,글쎄, 그 봄축제 장을 새로 재가하신

남편과 나란히 걷고계셨더랍니다.

아주 젋은 신랑이라 수군대는 이들이 적지않았죠

그때 리치먼드 경께서 갑자기 들이닥치시어
그녀가 혼인을 약조하셨다고 주장하셨답니다.

그것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요.
상상이나 되셔요?

그리고 그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시고자

부인이 틀림없이 몇 달 전 쯤 건네셨을 손수건 하나를
높이 들어 흔드셨더랬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말이죠

결국 그 새 부군께서 리치먼드 경께
결투를 청하셨다 하옵니다.

두 분께서는 내일 결투를 벌이실 예정이라 하옵니다.
비록, 그것이 엄히 금하여진 일임을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말이옵니다.

정녕… 낭만이라 부를 수 있을런지요?

아, 그렇지요. 그 향수를 잊고 있었네요

그럼, 백단향에 베르가못을 더하는 조합은 어떠하셔요?

그렇다면… 라벤더로 하시겠어요?

라벤더

각 향을 몇 방울씩만 덜어, 조심스레 섞어 올리겠습니다.

참으로 고운 향이로군요.

아주 편안하실거예요

라벤더 주머니에 몇 방울 떨군 뒤, 욕조에 살포시 담가드릴게요

향초 주머니가 요사이 궁정에서 가장 유행이라 하옵니다.
혹시 알고 계셨사옵니까?

듣자하니, 몽루즈 부인께서는 언제나 그 향주머니를
목욕물에 띄우신다 합니다.

프랑스 분들은 어찌 그리도 세련되고 품위 있으신지요.

이제 모든 준비가 갖추어졌사옵니다.

준비되셨사옵니까, 전하?

속옷이 몸에 불편하시진 않으신지요?

전하를 위하여 따로 지어 올린 것이옵니다.

이 리본은 제가 매어드리겠사옵니다.

등 쪽도 매어드리겠사옵니다.

자, 이제 되었사옵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셔요

아, 머리카락을 묶어 올리고 감싸드리는 것을 잊었네요

오늘은 머릿결을 적시지 않으시는 편이좋을 듯 합니다.
곧 돌아오겠사옵니다

우선은 머리끈으로 단정히 묶어드리겠사옵니다.

부디 잠시만 가만히....

잘 되었습니다. 이제 면 두건을 씌워드리겠사옵니다.

자, 올려드릴게요

머리카락은 한 올도 빠져나오지 않았사옵니다.
이제 욕조에 기대어 편히 쉬세요.

음료를 한잔 올릴까요?

따뜻한 코코아 말씀이시옵니까?
예, 곧 준비하여 들여올리겠사옵니다.

서찰 몇 통이 도착해 있었사옵니다.
곧 가져오겠습니다.

전하

물의 온도는 어떠하시옵니까? 더 따스한 물을 덧부어 드릴 까요?

괜찮으시다니 다행이옵니다. 당나귀 젖의 감촉은 어떠하신지요?

피부를 더욱 곱고 부드럽게 만들어드릴 것이옵니다.

참, 마음에 들어 하실 듯하여… 청해 온것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 부항용 유리잔들이옵니다.

이 부항기는 몽루즈 부인의 시녀께서 기꺼이 빌려 주셨사옵니다.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요사이 크게 유행이라 하옵니다.

이 세트도 바로 그곳에서 들여온 것이라 하옵니다.

혹 그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시옵니까?

참 곱기도 하죠?

아, 이것이 혈액 순환에 매우 이롭다고 하옵니다.

그리소 혹시나 살결 아래 해로운 기운이 있다면,
그것 또한 말끔히 씻어낸다 하옵니다.

아, 뭐… 전해지기로는 그렇다 하옵니다.

혹, 한 번 써보시겠사옵니까?

통증은 전혀 없사오니 염려 마셔요.

몽루즈 부인께서는 이것을 쓰실 때마다 아기처럼 곤히 주무신다 하옵니다.

참으로 좋사옵니다. 이제 등 쪽을 잠시만 보여주시면 되겠사옵니다.

속옷을 살짝만 풀겠습니다.

편하신 대로, 욕조 가장자리에 팔꿈치를 기대시어
자세를 조금 낮추셔도 괜찮으시옵니다.

여기 리본만 잠시...

좋사옵니다. 이제 시작하겠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