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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Phi: 논점 선취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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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매튜 해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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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 대학의 박사 과정생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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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상에서는 비형식적 오류의 일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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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선취 오류'
(역주: 혹은 "선결 문제 요구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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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관련된 '순환 논증' 개념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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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선취 오류는 비형식적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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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논증의 내용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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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을 선취하는 논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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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증명해야하는 바를 미리 전제하고 들어가는 논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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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한국어 번안 부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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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어 번역어인 "논점 선취 요류"라는 말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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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구걸한다'는 뜻인
영어 표현 "Begging the Question"에 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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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려운 말인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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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선취 오류"라는 말을 쉽게 풀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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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주장하고자 하는 결론("논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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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로채서 먹고 들어가는 것("선취先取")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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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결론 먼저 먹고 들어가기 오류"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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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한국어 번안 부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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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논증이 논점을 선취한다고 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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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증명을 필요로 하는 어떤 명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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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하지 않게 전제한다고 말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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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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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논쟁을 하는 상황 대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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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으로 나뉘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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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편 중 누가 더 줄을 세게 잡아당기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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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 할 땐 양 편을 나누는 선을 땅바닥에 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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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줄이 처음부터 양 편 중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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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빼도박도 못할 반칙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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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논쟁을 하는 상황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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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논쟁거리인 그 사항을 상대가 미리 자신의 전제로 삼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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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논점을 선취한다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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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을 선취한다'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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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러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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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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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특히 영어에서)
의심스러운 전제를 동원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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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건축물의 기초가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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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의 전제 또한 별도의 독립적인 근거를 가질 때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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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논증의 결론을 옹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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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어의 경우엔) "Begging the Question"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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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대화에서 매우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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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그 말의 어원인 논리적 오류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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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껏 떨어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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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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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진술이나 논증을 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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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를 할 만한 새로운 논점이 제기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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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진술이나 논증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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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gging the Question"한다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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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대화상의 맥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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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좀 영 꼬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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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논점 선취의 오류"라고 할 때 가장 일반적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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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 논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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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런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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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을 선취한다"고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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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인즉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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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 과정 가운데 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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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논지에 대한 정당화를 제시하거나 의미를 따질 때 발생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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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환이 벌어지는 사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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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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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에 따른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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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존에 따른 순환'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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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에 따른 순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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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논증의 전제 중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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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논증이 주장하고자 하는 결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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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인 경우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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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전제와 결론이 표현만 다르지
그 구성 어휘들의 의미가 서로 같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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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와 결론은 동일한 명제를 표현하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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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동치에 따른 순환 논법을 취하는 셈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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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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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영화보다 더 훌륭한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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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잘 짜인 소리의 모음은
잘 짜인 그림/사진들의 모음보다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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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 논법의 또다른 유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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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에 따른 순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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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와 결론 간에 상호 의존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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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카우보이인 테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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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파운드짜리 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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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길 자기 말 무게가 5천 파운드라고 아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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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목장의 아주 정확한 저울로 재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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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덧붙여서 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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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울이 정확하다고 확실할 수 있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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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그걸로 5천파운드 짜리 말을 재보았더니
'5천 파운드'라고 나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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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증이 '의존에 따른 순환'의 예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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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말의 무게에 대한 터무니 없는 주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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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저울의 신뢰성에 대한 주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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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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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그런 순환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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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을 정당화 해줄만한 독립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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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만약 딱 봐도 5천 파운드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거대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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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독립적인 근거라고 할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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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더 나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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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저울 점검 위원회' 같은데서 저울 조사를 실시했다고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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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카우보이 테드의 논증을 받아들일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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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강력한 이유가 생겼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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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성 자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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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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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알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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