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제 보조 심리 치료의 미래

환각제가 트라우마와 정신 질환으로부터 우리를 치유해줄 수 있을까요? 릭 도블린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난 30년간 연구를 진행해 왔고 긍정적인 결과을 얻었습니다. 이 흥미로운 환각의 과학에 뛰어든 그는 LSD, 실로시빈, MDMA같은 약물이 어떻게 뇌에 작용하는지 설명하고, 이 약물들과 심리 치료를 병행했을 때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치료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제겐 오늘 강연 준비가
LSD 치료 준비보다 겁이 났어요.

(웃음)

"환각제는 마음을 연구하는 데 있어

생물학에서 현미경

천문학에서 망원경의 역할과 같다."

스타니슬라브 그로프 박사의 말입니다.

그로프 박사는 환각 연구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제 스승이시기도 합니다.

오늘 제가 드릴 이야기는
환각제가 올바르게 사용됐을때

어떻게 우리를 치료하고

활기를 주며

나아가 우리를 살릴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환각 연구가 꽃을 피웠고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장래가
기대되었습니다.

정신 의학, 심리학, 심리 치료,
신경 과학 분야는 물론

초자연적 경험 연구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하지만 환각제가
연구실 밖으로 새어나가

반문화 및 베트남 반전운동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환각제 오남용이 발생했고

그에 따른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리하여 1970년 미국정부는

모든 형태의 환각제 복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환각제 연구를 모두 중단시켰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전세계로 확산되어
수십 년간 지속됐습니다.

비극이었죠.

환각제는 그저 도구일 뿐이에요.

결과가 이로우냐 해로우냐는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거죠.

환각을 뜻하는 영어 사이키델릭은

"마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해당 약물에는 LSD나 실로시빈,
메스칼린, 이보가 등이 있습니다.

제가 18살이던

대학교 1학년 때

LSD와 메스칼린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감정을 마주했고

영적 교감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유대교 성년식 때는
느끼지 못한 것이었죠.

(웃음)

부모님을 놀리고 싶을 때면

부모님이 저를 환각제의 세계로
이끌었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성년식이 저를 남자로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죠.

(웃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각제를 사용해 제가 느낀 것들이

인류애, 삶에 대한 결속감 같은
감정이었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 역시 이런 감정을
느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전 이런 경험들이 잠재적으로

다음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주의, 원리주의, 집단학살,
환경 파괴 문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삶을

법을 바꾸고

합법적인 환각 심리 치료사가
되는 데 바치기로 했습니다.

(박수)

환각제가 금지된 후로
반 세기가 지난 지금,

환각 연구는 전 세계적인
부흥기에 있습니다.

환각 심리 치료의 미래는
아주 밝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즉, PTSD와

우울증, 불안 장애,
약물 남용, 알콜 중독,

자살 치료에 있어서 말이죠.

환각 심리 치료는

문제를 야기하는 근본 원인을 찾는데

소량의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이는 오늘날 정신과에 사용되는
약물 요법과 대조적입니다.

대부분 단순히 증상을 경감시키고

매일 복용해야 하죠.

환각제는 신경 과학에도 사용되어

뇌기능을 연구하고

늘 수수께끼로 여겨진
인간 의식을 연구하는데 이용됩니다.

그리고 환각제와
그에 따른 신비한 경험들이

명상 및 마음챙김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연구 중입니다.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는

평생 참선을 해 온 명상가들이

명상 수련 중간에
실로시빈을 복용했을 때

장기적인 효과 및 뇌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약물들이 어떻게 작용하는 걸까요?

최근 신경 과학 연구에서

환각제가 뇌내 활동을
억제한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디폴드 모드 네트워크라
일컫는 활동 말이죠.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감각합니다.

자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를

개인적인 우선 순위와
필요성에 따라 걸러냅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활성이 저하되면

우리 자아는 잘 보이는 앞부분에서
보이지 않는 뒷부분으로 이동하게 되고

우리는 자아가 더 큰 의식 영역의
일부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비슷한 예를 들어보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는
인류에게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들은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물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지구보다 더 큰 물체 말이에요.

어떤 사람들에게 이런 의식의 변화는

아주 중요하고

살면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값진 경험에 속합니다.

자신보다 더 큰 세상과
더 가깝게 소통함을 느낍니다.

이타심을 더 느끼고

죽음에 대한 공포도 조금 사라지죠.

모든 약물이 이렇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MDMA는 엑스터시 또는
몰리라고도 불리는데

작용 기전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여러분에게 마르셀라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겠네요.

그녀는 끔찍한 성폭행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었습니다.

마르셀라를 처음 알게 된 건
1984년이었고

MDMA가 법적으로 금지되기 전이었지만

역시 치료실에서 새어나가기 시작했죠.

마르셀라는 기분 전환을 위해
MDMA를 사용했습니다.

그러자 과거의 트라우마가
의식을 장악했고

강한 자살 충동이 일었습니다.

우리의 첫 대화에서

저는 MDMA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면

힘든 감정들에 대한 공포를
줄여줄 수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요

저는 그녀에게 한 가지 부탁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작업하게 되면
자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말이죠.

마르셀라는 이 약속에 동의했습니다.

치료를 받는 동안

마르셀라는 트라우마를
더 유연하고 쉽게 처리할 수 있었고

강간범이 그녀에게 했던 말도
치료 시간에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입밖에 내면
죽여버리겠다고요.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스스로를 마음 속에 가둔 것이
그 말이었다는 것을요.

마르셀라는 그 이야기를 공유하고

마음 속 감정과 생각을 경험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MDMA가 PTSD 치료에
매우 효과적일 거라는 걸요.

치료를 받은 지 35년이 지난 현재

마르셀라는 치료사가 되어

다른 치료사들에게

MDMA를 이용한
PTSD 치료법을 가르칩니다.

그럼 MDMA은 어떻게 작용할까요?

MDMA는 어떻게 마르셀라를
치료할 수 있었을까요?

PTSD가 있는 사람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와 다릅니다.

공포를 처리하는 부분인
편도체가 과활성되어 있고,

전전두엽피질의 활성도는
떨어져 있습니다.

논리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부분이죠.

그리고 해마의 활성도 떨어지는데

이 곳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곳입니다.

MDMA는 이런 두뇌 상황을
반대로 바꿉니다.

MDMA는 편도체 활성을 줄이고

전전두엽피질이 더 활성화되도록 하며

편도체와 해마의 연결을 강화시켜

트라우마가 되는 기억들을
장기 기억 저장소로 보냅니다.

최근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진이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MDMA는 옥시토신을 분비시킵니다.

사랑과 보살핌의 호르몬 말이죠.

같은 연구진이
문어를 이용해 실험을 했습니다.

문어는 보통 반사교적이죠.

짝짓기 시기를 빼면요.

하지만 놀랍게도 MDMA를 투여하자

사교적인 동물이 되었답니다.

(웃음)

마르셀라와 제가 함께
작업한 지 몇 달이 지나자

마약단속국은 엑스터시를
불법으로 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치료 효과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었죠.

그래서 저는 워싱턴으로 갔습니다.

마약단속국 본부로 찾아가

청문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청문회에서 정신과 의사와 심리 치료사가

MDMA의 치료 효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합법적인 약물로 남겨 놓기 위해서였죠.

청문회 도중 마약단속국은 깜짝 놀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MDMA의 모든 사용을
법으로 금지시켰습니다.

제가 봤을 때
MDMA를 합법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과 의학을 이용해

식품 의약국 신약 개발 과정을
밟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1986년,
맵스(MAPS)를 만들었습니다.

환각제를 만드는 비영리 제약회사입니다.

30년이 지나

2016년이 되어서야
식품 의약국에 제시할 자료를 만들어

대규모 임상 3상 연구 진행 허가를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임상 3상 연구는 안전성과 효율성을
증명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으로

처방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승인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토니는 저희 선행 연구에
참여한 재향군인입니다.

재향군인회에 따르면
수백만이 넘는 재향군인이

PTSD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하루에만 자살하는
재향군인 수가 최소 20명이고

그 중 상당수는 PTSD 때문입니다.

토니의 치료 기간은
석 달 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

토니는 MDMA를
딱 세 번 복용했습니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심리 치료를
각 90분간 12번 가졌습니다.

첫 MDMA 복용에 앞서 준비 과정으로
세 번의 심리 치료를 가졌고

MDMA 복용시마다 통합치료를 위해
심리 치료를 3회씩 가졌습니다.

저희는 이런 치료방식을
'내면 지향적 치료'라고 부릅니다.

환자가 몸와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경험하도록 지지하는 것이죠.

MDMA를 복용하더라도
이것은 힘든 과정입니다.

많은 피실험자들이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이걸 엑스터시(황홀)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웃음)

첫 번째 MDMA 복용기간 동안

토니는 안대를 하고 소파에 누워

음악을 듣고

심리 치료사들과 얘기를 했습니다.

그들은 남성과 여성이 골고루
구성된 공동 치료팀이었죠.

토니는 필요할 때면 언제든
치료사와 얘기할 수 있었어요.

몇 시간 후

차분하고 명료해지는 순간이 찾아왔고

토니는 깨달은 것을 얘기했습니다.

PTSD가 자신과 친구들을 연결하는
방법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죽은 친구들과의 추억을
기리는 방법이었던 것이죠.

그러나 토니는 의식을 바꿔

죽은 친구들의 시선으로
자신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친구들은 토니가 힘들어하거나
인생을 허비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걸요.

친구들은 토니가 삶을 충분히
누리며 살길 바란다는 것을요.

비록 자신들은 그러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토니는 친구들을 기리는 새로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최선을 다해 인생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 말입니다.

토니는 그간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몸이 아파서 아편을 복용하는 거야.

하지만 사실 아편을 도피 수단으로
삼아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토니는 더 이상 아편도,

MDMA도 필요치 않다는 걸 깨닫고

연구 참여를 중단했습니다.

이게 7년 전 일입니다.

토니는 현재까지 PTSD를 겪지 않았고

아편을 다시 복용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캄보디아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고 있죠.

(박수)

저희가 식품 의약국에 제출한
자료 내용은 이러합니다.

토니를 비롯해 선행 연구에
참여한 107명 가운데

MDMA를 복용하지 않고
치료를 받은 환자 23%에서

치료가 끝날 때쯤
PTSD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환자 인구를 생각해볼 때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MDMA를 병행한 경우

2배 이상의 수치인 56%에서
PTSD가 사라졌습니다.

(박수)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기만 하면

트라우마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계속 좋아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 치료 과정으로부터
1년이 지나 시행한 후속 평가에서

환자의 2/3가 더 이상
PTSD를 겪지 않습니다.

1/3은 아직 겪고 있지만

많은 환자들의 증상이
임상적으로 현저하게 감소했습니다.

(박수)

이 자료를 기반으로

식품 의약국은
MDMA 보조 심리 치료가

PTSD 치료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 밝혔습니다.

실로시빈 역시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탁월한 치료가 될 것이라 밝혔고

최근에는 에스케타민을
우울증 치료제로 승인했습니다.

저희는 임상 3상 연구에
이제 막 착수했습니다.

결과가 바라는 대로 나오고

그 결과가 임상 2상 연구와 유사하다면

2021년 말에는 식품 의약국에서

MDMA 보조 정신치료를
PTSD 치료로 승인할 것입니다.

승인이 나면

환자에게 직접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사는

저희 교육 프로그램을 거친
치료사들일 것입니다.

또한 MDMA 투여는 철저한 관리하에

진료실 안에서만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희는 향후 수 십 년 안에

수 천 개의 환각 클리닉이 세워져

치료사가 MDMA, 실로시빈,
케타민을 포함한 다른 환각제를

약 수 백 만 명의 환자에게
투여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런 클리닉들이
환각 심리 치료 센터로 발전해

사람들이 자아 성장이나

커플 심리 치료,

영적, 초자연적 경험을 목적으로
방문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인류는 현재 재앙과 의식
사이에서 달리기 중입니다.

환각제의 부흥기는
의식의 승리를 돕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제 여러분들 의자 밑을 한번 보시면

농담입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박수)

(웃음)

(박수)

감사합니다.

(박수)

아직 내려가시면 안돼요.

감사합니다, 릭.

관객 분들이 아주 적극적이에요.

네, 엄청요.

다들 버닝맨 축제에 다녀오셨나봐요.

(웃음)

시너지가 느껴지는데요.

(웃음)

오늘 강연에서 환각제를 사용해서

심각한 트라우마를 다룬다고 하셨는데요.

그럼 좀 더 흔한
질환의 경우는 어떨까요?

불안 장애나 우울증처럼요.

소량 약물 투여가 가능한 경우인가요?

네, 소량 약물 투여가
우울증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그렇게 사용하신 분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치료 목적을 위해서

저희는 소량 투여보다
다량 투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다뤄서 제대로
환자들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죠.

소량 투여는 창의력이나

예술적인 영감,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기분 향상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심각한 질환의 경우

환자가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그보다 깊이 파고드는
집중적인 작업이 필요하죠.

그러면 미국 및 북미 지역
바깥 사정은 어떻습니까?

다른 나라에서도 연구가 진행 중인가요?

네, 국제화 노력 중입니다.

저희 임상 3상 연구가 실제로

이스라엘, 캐나다,
미국에서 진행 중이고

일단 식품 의약국 승인을 받게 되면

이스라엘과 캐나다에서도
승인 허가가 날 겁니다.

유럽에서는 이제 막 연구를 시작했고

중국 출신 치료사들을
교육할 예정입니다.

대단하군요.

관객 투표를 할 예정이었는데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끼시는지,

이 연구가 발전 가능한 좋은 생각인지
아닌지 말이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
답은 정해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릭.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