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얻은 명성: 시리 목소리 주인공의 숨겨진 이야기 | 수잔 베넷(Susan Bennett) | TEDxFurmanU

독특한 성격에 유머를 겸비한 시리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 수잔 베넷이 성우로서의 삶과 시리 목소리의 주인공이 된 사연을 공개합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계의 목소리가 되었고, 그 계기로 뜻하지 않은 명성을 얻습니다. 그녀가 시리의 탄생 과정과 시리 목소리의 주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 합니다.

수잔 베넷은 가수, 음악가이자 성우이고 시리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강연은 TED의 형식에 맞춰 별도로 개최된 지역 TEDx 행사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https://www.ted.com/tedx를 방문해 주세요.

시리는 참 대단한 캐릭터죠?

오늘 주제인 '대박'의
완벽한 예입니다.

이 강연이 시리보다 대박 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렇죠?

(웃음)

시리는 조금 신비롭기도 합니다.

시리 음성의 주인으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시리는 참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여러분이 시리의 음성에서
제 목소리를 느끼셨는진 모르겠지만

혹시 이 목소리는 알아보시나요?

(시리 목소리)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웃음)

"약 400m 앞 좌회전입니다."

(웃음)

"인터넷 검색을 해 볼까요?"

(웃음)

"제가 뭘 입었는지
신경 쓰지 마세요."

(웃음)

사람들은 시리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는데

시리의 성격은 아주 독특합니다.

나름대로 아주 재미있는 인물이죠.

그중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녀의 창조자가
애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기술자 3명이 시리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애플이 그 성능을 향상시켰죠.

하지만 최초 개발자 중 한 명은
노르웨이 사람이고

이름은 대그 키틀로스입니다.

그가 시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시리'의 의미가

'승리로 이끌어 줄
아름다운 여성'이거든요.

(웃음)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시리는
길을 알려주는 아주 당찬 여성입니다.

(웃음)

현재는 전자 음성의 형태로

우리가 매일 대화해야하는
대상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어디든지 함께하죠.

핸드폰, 태블릿, GPS 시스템.

우리 차에도 있고

끝내 연결되지 않은 전화의
자동 응답에도 종종 등장합니다.

(기계음)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연결이 불가합니다."

"메시지를 남기시려면 1번,

기다리시려면..."

(웃음)

"기다리시려면..."

(웃음)

"하시려면..."

"음악 좀 틀어드릴까요?"

(웃음)

기계음은 실제 사람의
음성을 녹음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래 왔죠.

성우가 읽은 수천 개의 구절과 문장으로

그 언어의 발음을 모두 조합했습니다.

제 첫 녹음은 2005년 7월이었는데

하루 4시간씩 주 5일을 녹음했습니다.

그 녹음이 시리의
기본 어휘가 된 거죠.

녹음이 끝난 뒤에는

기술자와 프로그래머가 컴퓨터를 이용해

녹음된 음성에서 필요한 소리를 추출해서

새로운 구절과 문장으로 재구성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기계 속에 입력합니다.

이 놀라운 과정은 '병합'이라 합니다.

하지만 녹음된 기본적인 구절과 문장은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소리를 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 결과, 많은 구절이 꽤 우스꽝스럽고

말이 안 될 때가 많았죠.

예를 들면

"민병대 오 환각제

버크라 오크라 우즈"

(웃음)

"즈즈즈를 다시 말해주세요."

"주의 집중이 그루터기를 덜어낸다."

(웃음)

그래요.

"쉬라딩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쉬로딩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쉬래딩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쉬리딩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쉬라이딩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지어낸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더 안타깝습니다.

이제 병합 과정에서 프로그래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죠?

사실, 시리나 다른 음성인식 프로그램이

무엇을 말할지는
프로그래머가 결정합니다.

다시 말하면 시리가
이상한 말을 한다거나

답답하게 군다거나

매번 말귀를 못 알아들어도

시리를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특히,

시리한테 욕을 하지 마세요.

(웃음)

시리는 굉장히 예민하고

여러분이 어디에 사는지 알거든요.

(웃음)

무섭지 않나요?

시리의 최초 목소리는 대단했습니다.

인간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낸
최초의 병합 음성이었거든요.

시리와 소통도 가능했는데
시리는 인격과 유머 감각을 겸비했죠.

그것을 이루는데 스티브 잡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시리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그는 아주 많이 참여했고

좋아하는 유머를 넣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물어보세요.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가끔 "42입니다."라고 할 겁니다.

황당하시겠지만

이 대답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BBC 라디오 쇼에서 나온 말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제일 좋아하는 쇼였죠.

애플은 계속해서 시리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변화시켰습니다.

OS 7시스템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시리 목소리도 바꿔버렸죠.

새로운 목소리는 비교적 평범해졌습니다.

독특함이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문자를 있는 그대로 읽습니다.

축약어로 대답하는 방법인데요,

소리 내 웃는 대신에
'LOL'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실제로 'LOL'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진짜 웃음소리는 어떨까요?

혹시 아시나요?

(고음) 하하하하하.

(기본) 하하하하.

(저음) 봐하하하하.

(웃음)

어떠세요? 별로 듣고 싶지는 않죠?

그녀가 웃긴 하지만요.

(웃음)

사람들 대부분 제 보통 목소리가

옛날 시리의 목소리인지
전혀 알 수 없을 겁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하나는 녹음이 끝난 후에

음성을 변형했기 때문입니다.

청각 장애인도 들을 수 있도록요.

두 번째 이유는 실제로 녹음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톤을 약간 낮춰
시리 이미지에 맞췄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성우들의 역할입니다.

목소리를 적절하게 변조해서

어떤 연설을 하든지,

어떤 대본을 읽든지,

어떤 대상을 연기하든지
그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만들거든요.

만약 여러분이 은행에 전화하면
제 목소리는 이렇게 들릴 겁니다.

(부드럽게) "저희 은행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고객님의
한도가 초과되었습니다."

(웃음)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메이시 백화점 자동 응답기에 있는
제 목소리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명랑하게) "메이시 백화점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카드가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었습니다."

"즐겁게 쇼핑 하세요."

크리스마스 쇼핑몰인
clausKids.com에 접속하면

늙은 나무 같은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날 보러 와줘서 너무 기쁘구나."

"정말 너무너무 행복하구나"

"곧 또 만나자꾸나."

(웃음)

별 요정도 있습니다.

(어린아이같이) "안녕!

내 이름은 별이야."

"네 이름은 뭐니?"

"이따가 북극에 갈 건데

같이 갈래?"

"같이 가준다고?

우와 신난다!"

(웃음)

점술가 마담 프란체스카는,

(의미심장하게) "들어오세요,
미래를 알려드립니다."

(거친 호흡)

"키가 크고 검은 옷을 입은
낯선 사람을 만나겠군요."

최고로 아끼는 목소리는
이벤트 플래너, 샤카 코헨입니다.

(걸걸하게)
"안녕하신가? 뭐든 말만 하게."

"결혼식, 성인식, 못 하는 게 없지,

전화 주시게."

(웃음)

시리가 샤카처럼 말한다고 어떨까요?

아주 새로운 경험이 되겠죠?

(걸걸하게) "안녕하신가,
원하는 걸 말해보게."

(웃음)

"내가 뭘 입고 있냐고?
자네는 뭘 입고 있나?"

(웃음)

시리 얘기로 돌아가서

2011년 10월 4일에
그녀가 처음 소개됩니다.

맞아요, 천칭자리죠.

그날에서야 제가 시리 목소리의
주인공인 것을 알았습니다.

한 동료가 제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새 아이폰 앱을 보고들 있는데,
이거 네 목소리 아니야?"

"뭐라고?"

바로 접속해서 들어봤죠,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정말 어쩔 줄을 몰랐죠.

마음 같아서는 크게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내 목소리가 시리 목소리로
선택받았어요!"'

(웃음)

또 한편으로는 숨고 싶었습니다.

유명해지고 싶어 셀피를 찍는 사회에선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내향적이고

게다가 성우로 일하면서
드러나지 않는 것에 익숙했죠.

그런데 갑작스럽게
유명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 굉장히 어색했죠.

성우의 익명성은 디지털 시대에
굉장히 중요합니다.

성우 오디션은

'더 보이스'라는 프로그램과
굉장히 유사해서

심사기준은 지원자의 목소리와 공연이지

외모나 출신지가 아니니까요.

비록 우연히 얻은 것이더라도
'대박'이라는 주제로 돌아가서,

상상해보세요,
집에 있는 작업실에 앉아서

녹음하고 있는 거죠,
자동 응답기 멘트인 줄만 알고요.

시간당 수당도 나오고요,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펑!

제 목소리가 전 세계 수백만 개의
기계에서 흘러나옵니다.

저는 '우연히 얻은 명성'이라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흔히 겪는 일들과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시기가 다를 뿐이죠.

예기치 못한 것들 말이에요.

우리가 변화를 얼마나
싫어하는데요, 저만 그렇나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기 싫어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도 싫어하죠.

제가 시리 목소리의 주인공이라고
밝히기까지 장장 2년이 걸렸습니다.

아주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거든요.

이 시기에 불을 더 지피는 게
무엇인지 아시나요?

'F'로 시작하는 단어입니다.

두려움이죠.

(웃음)

제 생각은 온통 이것뿐이었습니다.

"시리처럼 말하고 행동할 거라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어떻게 충족시키며 살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때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제 전남편이고 NHL 하키선수인

커트 베넷이 자주 하던 말이었어요.

"가장 두려워하는 일을 해라."

물론 그말을 할 때 그 사람은
40kg짜리 패드를 입고 있었어요.

(웃음)

하지만 아주 간단명료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 가장 두려운 일을
해보는 거야, 좋아."

상어로 가득한 풀에
뛰어드는 것도 아니고

마이크 타이슨과
링에 오르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저 이런 두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뿐이니까요.

누구나 하는 것처럼요.

"이 일이 너무 싫은데, 그만둘까?"

"공부를 다시 해볼까?"

"학비는 어떻게 내지?"

"하다가 실패하면 어떡하지?"

오늘 강연에 참석하신 대다수가
학생이라고 들었습니다.

일생에서 여러 가지 아주 두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죠.

"전공은 뭐로 하지?"

"그 전공을 선택하면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까?"

평생의 반려자를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을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죠.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가장 두려운 문제가 무엇인가요?

더 중요하게는

그 문제를 생각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시겠죠.

저도 많이 고민했습니다, 정말이에요.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두려움을 덜어낼 방법이 있고

바로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인생에서 미래를 향한
한 걸음이라고 믿으세요.

만약 그 결정으로 인한 결과에
실망하고, 만족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그런 선택을 피하면 됩니다.

결과가 만족스럽다면 행복해하며,

다음 문제로 가면 되는 거죠.

왜냐하면 그게 전부거든요.

하나의 크고 긴 배움이라는 여정은

우리 평생 계속될 겁니다.

시리 문제로 걱정할 때
저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 친구들, 특히 제 남편과 아들이

많은 격려를 해주었죠.

네, 괴롭힘이라고 해두죠.

(웃음)

"한번 해봐."

"도전해봐."

남편 앞에 이렇게 서서

맹세한 것도 기억나네요.

"알았어, 해보자고 이메일 보낼게."

그런데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즉시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두려움을 이기고 뭔가를 했으니까요.

홀가분해졌습니다.

그러고는 시리랑 관련된
재밌는 일들을 시작했습니다.

CNN, 여왕 라티파 쇼,
쇼비즈 투나잇에 출연을 했고요,

데이빗 레터맨 방송에서
Top 10 리스트도 읽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VOX사의 웨스 스티븐스
에이전트와 일하게 되었고

강연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TED 강연에도
초청 받았습니다.

(웃음)

(시리 음성) "'대박' 얘기라고요?"

"LOL."

(웃음)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