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파(radio) 빙하학자입니다.
즉 빙하와 얼음층을 레이더를
통해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현재 다른 대부분의 빙하학자처럼
저는 향후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을
얼마나 상승시킬지 측정하는
문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어째서 해수면 상승 방지에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기 어려운지
또 왜 제가 레이더 기술과 지구과학
교육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해수면 상승을 이야기할 떄
그 내용은 이 그래프과 같습니다.
대륙 빙하와 기후 모델을
이용해 만든 것인데요.
그래프의 오른쪽에서 이 기후 모델을
적용했을 때 향후 100년 간 예상되는
해수면의 변화 추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흰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지점이
현재 해수면의 높이고요.
해수면이 이만큼 상승하면
4백만명의 사람들이 이주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가설에 대해 따져보자면
이 가설에서 불확실성은
이미 너무 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가설은 다음과
같은 전제조건이 붙어있습니다.
"서남극 빙하가 붕괴하지 않는다면"
서남극 빙하가 붕괴할 경우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이 그래프를 뚫고 올라가죠.
서남극빙하 붕괴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지구의 지질학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지구의 역사 중에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이 같은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으리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륙 규모의 빙하의 상당부분이
무너질지 그렇지 않을지 어째서 우리는
확실하게 답을 내릴 수 없는 걸까요?
그 답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앞서 설명한 붕괴가 일어날 때 수반되는
모든 과정과 조건과 물리법칙을 포함한
가상 모델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얼음의 수 킬로미터 밑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와 상황 및
이 사진을 만들어낸 위성들은
우리 시야에서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이야기하면, 우리는 화성의 표면을
남극의 빙하 속보다
더 포괄적으로 관찰,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 남극 빙하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장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더 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여기에 대륙이 있습니다.
그리고 북미 대륙처럼
록키 산맥, 에버글레이드 습지,
오대호를 확인할 수 있죠
남극의 표면 밑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대륙빙하가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을
갖고 변화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년(year)과 일(day)의 단위로도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륙 규모의 빙하
그 빙하의 수 킬로미터 아래를
꾸준히 관찰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자 그럼 어떻게 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까요?
표면 밑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맨 처음 제가 전파
빙하학자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 이유는 공중에서 얼음을
뚫고 관찰할 수 있는 레이더
를 이용해서 얼음 속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진이 사용하는
데이터의 대부분은
벌지 대전투에서 실제로 활약했던
2차대전 시기의 DC-3등을
통해 수집한 것입니다.
날개 밑을 보시면 안테나가 있습니다.
이 안테나를 이용해 전파 신호를
얼음 밑까지 보냅니다.
신호가 되돌아오면서 얼음 밑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그 정보를 함께 가져옵니다.
그 동안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비행기에
8시간 동안 탑승하여
레이더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일반인들이 현장 연구라는 말을 들으면
많이 오해하는 것이
과학자들이 창 밖을 내다보며
경치를 관찰하고 지질학적
연대를 파악하고
빙하의 운명이 어떠하리라고
추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실제로 BBC의 "프로즌 플래닛"의
제작진 한 명과 같이 비행했었는데
우리가 문 손잡이를 돌리는
장면만 몇 시간을 찍어야 했죠.
(웃음)
몇 년 뒤에 프로즌 플래닛을
아내와 함께 봤을 때
이 장면이 나와서 저는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말해줬어요.
그러자 아내가 "당신은 같이
비행한 게 아니었어?"라고 하더군요.
(웃음)
그래서 저는 "응 난 컴퓨터 화면을
확인하고 있었거든"이라고 했습니다.
(웃음)
그러니 여러분은 현장 연구를 상상할 떄
이런 모습이 아니라
이런 모습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웃음)
이건 라디오그램인데요, 빙하 대륙의
수평 단면을 보여주는 기기입니다.
케이크 조각처럼요.
제일 위의 밝은 층이
빙하대륙의 표면입니다.
가장 밑의 밝은 층이 빙하대륙의
기반으로써
이 두 층 사이의 공간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이 빙하대륙의 역사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이더를 이용해 빙하를 이처럼
속속들이 꿰뚫을 수 있다는 게 놀랍죠.
지하 탐지 레이더는
땅 속 수 미터까지 들어가
도로의 기반을 조사하고
지뢰를 찾는데 사용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레이더를 이용해 얼음을
수 킬로미터까지 뚫고 들어가죠.
여기엔 아주 세련되고 흥미로운
전자기와 관련된 이유가 있는데요
지금은 일단 얼음이 레이더를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인 대상이라고만 해두죠.
또 레이더도 기본적으로 빙하대륙을
연구하는데 최적의 수단입니다.
이 사진은 남극 상공에서
레이더 음향 장비를 이용하여
완성한 그림입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연구팀과 국제 협력을 통해서
수십 년 동안 헌신적인
노력을 들여 완성했습니다.
이 사진들을 한데 모으면
위와 같은 사진이 완성되는데요.
얼음이 모두 녹았을 때
남극대륙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남극 대륙이 얼마나 다양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붉은 부분은 화산과 산입니다.
파란 부분은 얼음이 녹으면 드러나는
바다입니다.
엄청난 규모죠.
하지만 수십 년에 걸쳐 완성한, 남극의
지표면 밑을 드러내는
이 사진은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합니다.
이 사진만으로는 빙하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죠.
이제 우리 과학자들은 이 점을
알아내려고 연구 중인데요
남극의 최초 레이더 관찰 기록은
35mm 광학 필름으로 촬영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캠브릿지 대학의스콧 남극 연구 기관의
박물관에 위치한 기록 보관소에는
수백 통의 필름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지난 여름 저는 최신형 필름
스캐너를 구입했는데요.
헐리우드 영화를 디지털화하고
리마스터링할 목적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우리는 두 명의 예술 역사가와 함께
영국으로 건너가 앞서 말한 필름을 전부
디지털화하여 기록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0만 장의
고화질 사진을 얻었죠.
우리 연구진은 이 사진을 이용해
현재 남극의 상태와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캐너에 관한 정보를 얻은 것은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의
한 기록 보관 담당자에게서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아카데미에게
(웃음)
이 성과의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웃음)
50년 전에 남극의 표면 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일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건 단순한 사진 그 이상이에요.
이 사진만으로는 해나
계절에 따른 변화를
알 수가 없어요.
이런 요소로 인한 영향이
존재하는데도 말이죠.
이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
진보가 있었습니다.
최근 지상 한 지점에 정착해서
레이더 탐사를 하는 시설들이 생겼는데요.
남극 위에서 레이더를 세우고
자동차 배터리를 땅 속에 파묻습니다.
그리고 몇 달에서 몇 년을 내버려둡니다
그동안 이 레이더는 매 분
혹은 매 시 간격으로
남극 표면 밑으로
레이더 신호를 보냅니다.
이 방법을 통해 한 지점을
계속해서 관찰할 수 있죠.
항공기를 이용해서 얻는
2차원의 그림과 비교해보면
이 고정 레이더는
하나의 수직선에 불과하죠.
동시에 우리가 현재 매달리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죠.
우리는 항공 음향 레이더를 사용해
광범위한 공간 정보를 얻거나
특정 좁은 지역을 지상 기반 레이더로
시간 관련 정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둘 중 어느 것으로도 우리가
진짜 원하는 정보를 얻진 못합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말이죠.
만약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면
남극을 탐사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 할 겁니다.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만 아주
저비용이어서
수 많은 센서를 이용해서 반복해서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의 레이더 시스템은
레이더 신호를 보내는 일 자체에
가장 많은 비용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가지고 있는 라디오
시스템을 활용하거나
자연에 존재하는 전파 신호를
활용할 수 있다면 안성맞춤이겠죠.
다행히도 전파 천문학 전체가
우주에 밝은 라디오 신호가
많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이 엄청나게 밝아요.
실제로 우리 연구팀은 태양이 방출하는
레이더 신호를 이용해 전파를 방출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건 빅서(Big Sur)에서
진행한 현장 실험인데요.
이 PVC 파이프 지구라트는 제 연구소
소속 학부생들이 만든 안테나 지지대죠.
우리는 이곳 빅서에서 머무르면서
주파수를 이용해 일몰을 관찰하고
태양이 발한 신호가 태평양 표면에
부딪혀 돌아오는 것을 포착하려고 했죠.
여러분이 "빅서에는 빙하가 하나도 없는데"
라고 생각하는 건 저도 압니다
(웃음)
사실이죠.
(웃음)
하지만 태양이 내뿜은 신호가 태평양
표면에서 반사된 것을
잡아내는 것과
빙하 대륙의 밑바닥의
신호를 감지하는 일이
지구 물리학적으로 굉장히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우리는 같은 방법을 남극대륙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내진 산업 업계도 비슷한
기술 발전 과정을 거쳤는데요
진원(震源)을 만들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는 대신
자연에 존재하는 주변의
진동 소음을 사용합니다.
방공 레이더는 TV 신호나 라디오 신호를
항상 발신하는데요.
따라서 레이더 신호를
전송할 필요가 없고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 계획이 정말로
실현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된다면 거의 무료에
가까운 센서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백 수천 개의
센서를 빙하위에 놓고
빙하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를 위해 많은 공학자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초기의
레이더 시스템들은
국가 연구시설에서
초고가 장비를 활용해 수 년에 걸쳐
숙련된 공학자들이
개발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최근 소프트웨어화된 전파기술 및
급속 제조의 발전 및
제작사들의 노력을 통해
우리 연구소에서 일하는 젊은 연구팀도
단 몇 달 만에 레이더의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은 그냥 젊은이들이 아니라
스탠포드대의 학부생들이죠.
하지만 중요한 점은
(웃음)
이와 같은 기술이 장비를 개발하는
공학자들과 그 장비를 이용하는 과학자들
사이의 장벽을 부순다는 사실입니다.
공학도들에게 지구 과학자 같은 사고
방식을 심어주고
반대로 지구과학자들에게 공학자같은
사고방식을 심어줌으로써
제 연구소는 자기가 연구하고 싶은
문제에 맞춰 레이더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저비용 고성능의
맞춤형 레이더죠.
이를 통해 빙하대륙 연구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해수면 상승 문제와 지구 빙권이 이에
끼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전 세계가 관련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문제에
매달리는 이유는 아니죠.
저는 똑똑하고 영리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끌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 연구합니다.
재능이 넘치고, 의욕이 충만한,
열정 넘치는 젊은이들이라면
지금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마음 속 깊이 믿고 있으며
또 해수면 상승을 연구하기 위해
필요한 관찰 기록을 제공하는 건
젊은이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중 한 가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