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봄에 저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첫 원탁회의에 참여했을 때인데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해 드리자면 월가에서 아주 흔하게 사용되는 연말평가 과정을 말하는데요. 대상은 분석가, 제휴사들, 부사장 그리고 이사급까지 포함됩니다. 이들이 평가를 받는 과정으로,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원탁에 둘러앉아서 원탁회의라고 합니다. 모두가 각각의 카테고리에 할당되고 상위층, 중간층, 하위층으로 나뉘는데 결국 보너스를 얼마나 받게 되느냐가 달린 겁니다. 속한 카테고리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원탁회의 첫 참여 당시 주의 깊게 관찰을 했더니 어떤 한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결과 기록 담당자였죠. 회의실에 모인 다른 사람들도 각자 맡은 바가 있는데 모든 후보자의 케이스를 발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참여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케이스가 발표될 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정말 흥미로웠던 건 이 사람들이 논의 대상이 되는 후보자들보다 한참 경력이 많지만 후보자들과 분명히 친분이 있는 관계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첫 번째 원탁회의에 참여해서 저는 아주 흥분해 있었는데 저에 대한 논의 과정도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칠 것이고 보너스도 같은 방식으로 정해질 참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었죠. 근데 그것보다도 제가 정말 이해하고 싶었던 건 능력주의라는 개념이었는데 경영대학원을 박차고 나온 회사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던 그 개념을 납득하고 싶었어요. 모든 회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는 능력주의 방식과 과정을 따릅니다." "우리 조직에서 앞서 나가려면 똑똑해야 하고" "맡은 바에 몰두하면서 그저 열심히 일하면 됩니다." "그렇게만 하면 초고속 승진은 보장돼 있어요." 그러니 이 말이 진짜인지 확인해 볼 기회가 아니었겠어요? 평가 과정이 시작되자 기록 담당자가 첫 번째 후보자 이름을 말했습니다. "조 스미스" 그의 케이스를 맡은 담당자가 발표를 했죠. 4분의 3 즈음 지날 무렵 누군가 발표를 끊더니 말했어요. "아주 괜찮은 후보자예요. 훌륭하죠." "분석이나 수적 능력도 대단해요." "한 마디로 슈퍼스타죠." 그러자 기록 담당자가 말했습니다. "조는 상위층에 들어가야겠네요." 다음은 메리 스미스였지요. 발표가 반쯤 지나자 누군가가 말했어요. "믿음직해요." "특출난 건 없는데 일 잘하는 친구예요." 기록 담당자가 말하길 "메리는 중간층으로 가면 될 것 같네요." 다음은 아놀드 스미스였는데 담당자가 발표를 시작도 하기 전에 누군가가 말했어요. "답이 없어요. 답답한 친구죠." "본보기가 못 돼요." 케이스 발표는 하지도 않았는데 기록 담당자가 말했죠. "아놀드는 하위층에 넣습니다." 제가 목걸이를 움켜 쥔 순간이었어요. (웃음) '누가 내 얘기를 할까?' 생각했어요. 누가 나에 대해서 이야기할까요? 그때 제가 깨달은 건 모든 회사들이 입을 모아 말하던 능력주의가 허황한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완전한 능력주의 환경이라는 건 불가능합니다. 평가 상황에 사람이 개입된다면 말이죠. 그 말 자체가 주관적으로 될 수 있단 뜻이니까요. 비공개회의에 누군가가 분명히 있어야겠다는 걸 알게 됐죠. 저를 대신해 목소리를 높여주고 저의 케이스를 발표해서 회의 참석자들이 제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게 할 사람 말이죠. 그건 정말 흥미로운 교훈이었어요. 그리곤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일까?" "뭐라고 불러야 하지?" 당시에 인기 있던 업계 용어들을 생각해봤는데 멘토라고 할 수는 없겠다 싶었어요. 멘토는 적절한 조언을 해 주죠. 각자의 커리어 계획에 따른 맞춤형 조언 말입니다. 여러분에게 온갖 종류의 조언을 해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요. 지지자나 옹호자라고 부르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지지하기 위해서 굳이 자신의 자산을 사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비공개 회의실에 초대될 필요도 없습니다. 지지자에서 그칠 거라면 말이죠. 거의 2년이 지나서야 그를 뭐라고 불러야할지 알겠더군요. 미시간 대학교에서 MBA 학생들 대상으로 연설할 때였습니다. 제가 배운 교훈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는데 월가에서 일한 지 3년이 됐을 때였고요. 그러다 불현듯 떠올라 말했죠. "이 사람은 여러분의 이익을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의 성과 보고서를 가지고 회의실에 들어가는 사람이지요." "이 사람이 여러분에게 쓰는 건" "자신들에게도 가치가 큰 정치적, 사회적 자본입니다." "여러분을 대신해 기꺼이 테이블을 내리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은 후원자입니다." "후원자라고 합시다." 그리곤 생각했습니다. "그럼 후원자를 어떻게 만들지?" "그보다 후원자가 왜 필요한 거지?" 여러분은 후원자가 필요합니다. 이야기해드렸으니 이제 아시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어디에도 평가 과정이라는 건 없습니다. 학계든, 의료계든, 금융계든 말이죠. 사람이 개입되지 않는 평가 과정은 없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주관성이라는 척도가 개입된다는 뜻이고 당신의 성과 발표자라는 주관성 척도를 말합니다. 주관성 척도가 무언가 하니 객관적 자료를 가지고 발표자가 뭐라고 말하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하는 겁니다. 말하려는 바를 어떻게 말할 것인지가 주관성 척도에 들어간다는 것이죠. 당연히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함이고요. 결론은 그 발표자를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후원자는 진심으로 당신이 잘되기를 원하고 무엇이 되었든 여러분에게 유리한 것을 얻어낼 힘이 있고 비공개 석상에서 그걸 실현시킬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제 제가 항상 받는 질문입니다. "후원자를 어떻게 만들죠?" 가장 이상적인 건 회사에서 누군가가 여러분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말하는 거겠죠. "당신, 내 눈에 들었어." "반드시 성공하도록 내 보장하지." 여기 있는 우리 대부분은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죠. 그러면 이제 자산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그것이 후원자를 얻는 능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말씀드릴게요. 어떤 환경이든 두 종류의 자산이 있습니다. 성과 자산과 관계 자산인데요. 성과 자산은 여러분이 맡은 바 업무를 주어진 것보다 좀 더 잘 해냈을 때 생기는 여분의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이 맡은 일을 기대치보다 더 잘 해낼 때마다 성과 자산이 쌓입니다. 딱 주식시장처럼 작동하는데요. 회사가 주주들에게 약속하기를 주당 25센트의 이익을 낼 거라고 하고 주당 40센트의 이익을 낸다면 주가가 오르니 이득을 보게 됩니다. 성과 자산이 중요한 건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 여러분을 돋보이게 만듭니다. 평판도 올라가겠죠. 두 번째, 성과 자산은 곧 연봉 상승과 승진으로 연결됩니다. 그것도 커리어 초기에 어떤 업무 환경에서든 말입니다. 마지막, 후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죠. 왜냐하면 대단한 성과 자산은 방금 말한 것처럼 어떤 환경에서 여러분을 눈에 띄게 만들어 후원자가 여러분에게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스타를 원하잖아요. 그렇지만 후원자가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가진 힘을 이용해서 후원자를 찾아 나설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 나머지 자산인데요. 바로 관계 자산입니다. 관계 자산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요? 여러분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투자함으로써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동료나 상사에게 시간을 들이는 것이죠. 다른 이들이 어렵게 얻어낸 그들의 영향력을 여러분을 위해 써달라고 요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말의 친분도 없다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런 기대는 마세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관계를 맺고 그들을 알아가고자 노력해야 함을 잊지 마세요. 무엇보다 그들이 여러분에 대해 알아갈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그들이 여러분을 알게 되면 사람들에게 다가가 후원자가 되어달라고 요청할 때 긍정적인 대답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겁니다. 이제까지 제가 한 말을 이해하시고 후원자의 필요성에 동의하신다면 후원자를 어떻게 알아볼 것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후원자를 고를 때는 중요한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먼저, 후원자는 의사결정권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고 여러분의 업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비공개회의에서 신뢰를 얻기 위함이죠. 그리고 힘도 좀 있어야 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세 가지를 가졌는지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을 찾았다 싶으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요? 이런 식으로 해봅시다. "짐, 저 이번 해에 정말 승진했으면 합니다. 올해 실적도 좋았는데 회사에 제 가치를 알리고, 승진할 준비가 되었다는 걸 보여줄 방법이 없네요. 제가 아는 건 비공개회의에서 저를 대신해 기꺼이 제 입장을 대변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저와 제 일에 대해 잘 아시잖아요. 고객사의 피드백도 좋았고요. 기꺼이 저를 대변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거예요." 짐이 여러분을 알고 조금이라도 서로 친분이 있다면 기꺼이 그러겠다고 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가 수락하면 여러분의 승진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하겠죠. 하지만 거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거절한다면 제 생각에는 세 가지 이유 밖에는 없을 겁니다. 먼저, 그가 당신의 업무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생각할 경우예요. 비공개회의에서 신뢰를 얻고 강렬하고 효과적으로 여러분을 대변할 정도로 말이죠. 거절의 두 번째 이유로는 여러분은 그가 충분히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던 겁니다. 그 자신도 그걸 알고요. 당연히 여러분에게 그렇게 말하진 않을 겁니다. (웃음) 거절의 세 번째 이유는 그가 여러분을 좋아하지 않는 거예요. 단지 그 이유예요! (웃음)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것조차 여러분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후원자와의 대화에서 그가 좀더 파워가 있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후원자가 있는 건 정말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커리어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관계예요. 솔직히, 멘토가 있는 것도 좋습니다. 멘토가 없어도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어요. 하지만 후원자 없이는 어느 조직에서도 위로 올라가지 못할 겁니다. 스스로에게 꾸준히 물어보는 게 아주 중요한 이유죠. "누가 회의실에서 내 얘길 할 거지?" "누가 내 얘기를 잘 해줄 거냐고?" 회의실에서 여러분을 대변할 사람이 누구인지 대답하기 어렵다면 열심히 일하는 데 쏟는 에너지를 조금만 떼어 후원자를 찾는 데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거기에 성공 여부가 달렸습니다. 마무리하면서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여기 계신 후원자가 되실 분들께 드리는 말입니다. 비공개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고 의사결정권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다면 그 자리에 있을 때 발언할 책임도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할지 걱정하느라 가진 힘을 낭비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누군가를 지지하는 이유가 여러분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든 말든 신경 쓰지 마세요. 여러분의 자산을 쓸만한 사람이 있다면 과감히 쓰세요. 월가에서 수십 년을 일하고 확실히 배운 한 가지는 힘을 기르는 방법은 곧 쓰는 거라는 겁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중요합니다. (박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십시오. 힘껏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