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06.171 --> 00:00:09.930 이 이야기는 홍채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00:00:09.930 --> 00:00:13.360 홍채는 마음이 아주 여린 아이였죠. 00:00:13.360 --> 00:00:16.998 그래서 항상 울고 있을 정도였어요. 00:00:16.998 --> 00:00:20.002 홍채는 슬플 때도 00:00:20.002 --> 00:00:23.085 행복할 때도 00:00:23.085 --> 00:00:28.020 심지어 그냥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도 울었습니다. 00:00:28.020 --> 00:00:31.363 홍채는 새로운 눈물을 만들 수 있는 독특한 눈물샘과 00:00:31.363 --> 00:00:33.786 오래된 눈물을 빼낼 수 있는, 누점이라고 하는 특별한 관을 00:00:33.786 --> 00:00:36.911 가지고 있었습니다. 00:00:36.911 --> 00:00:38.949 홍채는 너무 많이 울어서 00:00:38.949 --> 00:00:41.257 하루에 약 300g 정도의 눈물을 흘렸죠. 00:00:41.257 --> 00:00:43.469 그러니까 한 해에 120리터 정도 운겁니다! 00:00:43.469 --> 00:00:45.368 그런데 사실, 좀 더 자세히 보면 00:00:45.368 --> 00:00:49.971 홍채가 항상 조금씩은 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00:00:49.971 --> 00:00:52.592 홍채가 계속해서 내보내는 이 기본적인 눈물은 00:00:52.592 --> 00:00:54.999 홍채를 먼지로부터 보호해주는 00:00:54.999 --> 00:00:58.383 얇은 3겹의 막을 형성합니다. 00:00:58.383 --> 00:01:00.915 홍채의 바로 위에는 점막층이 있는데 00:01:00.915 --> 00:01:03.745 이 모든 걸 홍채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00:01:03.745 --> 00:01:06.055 그리고 그 위에는 홍채를 늘 촉촉하게 유지하고 00:01:06.055 --> 00:01:07.515 해로운 세균을 쫓아내주어 00:01:07.515 --> 00:01:09.449 홍채의 피부나 각막이 다치지 않게 보호해주는 00:01:09.449 --> 00:01:13.172 수분층이 있습니다. 00:01:13.172 --> 00:01:15.585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방층이 있죠. 00:01:15.585 --> 00:01:18.759 이 지방층은 홍채가 밖을 볼 수 있게 00:01:18.759 --> 00:01:20.340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외부막입니다. 00:01:20.340 --> 00:01:22.996 다른 층들이 마르지 않게 도와주기도 하죠. 00:01:22.996 --> 00:01:24.929 사실 홍채는 00:01:24.929 --> 00:01:26.888 이 일상적인 눈물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도 알아채지 못한 채 00:01:26.888 --> 00:01:28.209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00:01:28.209 --> 00:01:30.041 그게 이 눈물의 특징이기도 하죠. 00:01:30.041 --> 00:01:32.919 하지만 어느날, 홍채는 양파라는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00:01:32.919 --> 00:01:34.911 홍채는 양파에게 바로 반해버리죠. 00:01:34.911 --> 00:01:37.577 빛나는 보라색 자켓을 입고 있는 양파는 00:01:37.577 --> 00:01:39.830 너무 멋져보이는 데다가 향도 좋습니다. 00:01:39.830 --> 00:01:42.339 그래서 홍채는 양파를 초대해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00:01:42.339 --> 00:01:45.034 하지만 양파가 집에 들어와 외투를 벗자 00:01:45.034 --> 00:01:47.250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00:01:47.250 --> 00:01:49.664 보이시죠? 양파가 외투를 벗으면 00:01:49.664 --> 00:01:51.499 화학 작용이 일어나고 00:01:51.499 --> 00:01:54.782 양파에게서 좋은 향이 나게 했던 술폭시드라는 화학물이 00:01:54.782 --> 00:01:56.616 술펜산으로 변하게 됩니다. 00:01:56.616 --> 00:02:00.579 그러면 긴 이름을 가진, 냄새도 안좋은 물질이 생기게 되죠. 00:02:00.579 --> 00:02:03.825 씬-프로판티올-에스-옥사이드 입니다. 00:02:03.825 --> 00:02:06.203 이게 홍채를 건드리게 되면 00:02:06.203 --> 00:02:07.705 홍채는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00:02:07.705 --> 00:02:10.327 울게 됩니다. 조절할 수가 없죠. 00:02:10.327 --> 00:02:13.164 조건 반사적인 이 눈물은 홍채가 익숙해져있는 00:02:13.164 --> 00:02:14.875 기본적인 눈물과는 다릅니다, 00:02:14.875 --> 00:02:16.290 해로운 물질이나 입자를 씻어내기 위해 00:02:16.290 --> 00:02:17.833 만들어졌기 때문에 00:02:17.833 --> 00:02:21.218 훨씬 더 많은 양이 나오게 되고 00:02:21.218 --> 00:02:23.910 혹시 들어올지도 모르는 미세입자들을 막기 위해 00:02:23.910 --> 00:02:28.249 이 조건반사적 눈물들의 수분층은 더 많은 항체를 가지게 됩니다. 00:02:28.249 --> 00:02:30.912 홍채와 양파 모두 엄청난 충격에 빠지죠. 00:02:30.912 --> 00:02:32.839 양파가 외투를 벗을 때마다 00:02:32.839 --> 00:02:34.782 홍채가 고통스러워하고 울게된다면 00:02:34.782 --> 00:02:37.613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걸 둘 다 알게 된 겁니다. 00:02:37.613 --> 00:02:39.522 그래서 홍채와 양파는 헤어지기로 결심합니다. 00:02:39.522 --> 00:02:41.666 양파가 집에서 나가자 00:02:41.666 --> 00:02:43.346 홍채는 우는 걸 멈췄지요. 00:02:43.346 --> 00:02:44.870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또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00:02:44.870 --> 00:02:47.161 이번에는 조건반사적인 눈물을 흘리고 있는게 아닙니다. 00:02:47.161 --> 00:02:49.660 감정적인 눈물을 흘리는 거죠. 00:02:49.660 --> 00:02:52.591 누군가 너무 슬프거나 너무 행복할 때는 00:02:52.591 --> 00:02:54.369 꼭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00:02:54.369 --> 00:02:55.635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죠. 00:02:55.635 --> 00:02:57.163 그래서 감정적인 눈물은 00:02:57.163 --> 00:02:58.841 이런 상태를 최대한 빨리 00:02:58.841 --> 00:03:00.832 진정시키고 00:03:00.832 --> 00:03:02.757 증가된 심박수같은 다른 물리적인 반응을 00:03:02.757 --> 00:03:04.329 조절시키고 00:03:04.329 --> 00:03:05.921 숨을 느리게 하기 위해 나오기 시작합니다. 00:03:05.921 --> 00:03:07.849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도 00:03:07.849 --> 00:03:11.581 어떻게 눈물이 나오는 자체만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00:03:11.581 --> 00:03:13.183 감정적인 눈믈은 동정을 유발하거나 00:03:13.183 --> 00:03:16.005 복종한다는 뜻을 보여주려는 사회적 진화기제일 수도 있습니다. 00:03:16.005 --> 00:03:17.818 하지만 어떤 연구에서는 00:03:17.818 --> 00:03:19.766 감정적인 눈물이 ACTH나 엔케팔린같은 00:03:19.766 --> 00:03:21.400 스트레스 호르몬을 00:03:21.400 --> 00:03:24.319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00:03:24.319 --> 00:03:26.666 자연적인 진통제나 엔돌핀 같은 것도요. 00:03:26.666 --> 00:03:30.423 이런 경우에 감정적인 눈물은 홍채의 감정상태를 남들에게 알리는 것 뿐만이 아니라 00:03:30.423 --> 00:03:33.416 즉각적으로 홍채를 진정시키기도 합니다. 00:03:33.416 --> 00:03:35.703 홍채와 양파가 함께 지낼 수 없는 건 슬픈 일이지만 00:03:35.703 --> 00:03:37.085 너무 걱정은 마세요. 00:03:37.085 --> 00:03:39.180 홍채를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유지시켜줄 수 있는 00:03:39.180 --> 00:03:41.172 세 가지 종류의 눈물이 있는 한 00:03:41.172 --> 00:03:42.300 괜찮을 겁니다. 00:03:42.300 --> 00:03:43.017 곧 알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