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992 --> 00:00:02,142 안녕하세요. 2 00:00:02,651 --> 00:00:07,293 여러분께 제가 제일 사랑하는 동물을 소개할까 합니다. 3 00:00:07,317 --> 00:00:08,730 나무늘보예요. 4 00:00:08,754 --> 00:00:11,220 (웃음) 5 00:00:11,244 --> 00:00:15,188 저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포유동물의 색다른 삶을 6 00:00:15,212 --> 00:00:16,800 지난 10년간 기록해왔습니다. 7 00:00:17,149 --> 00:00:19,863 나무늘보를 처음 보았을 때가 생각나요. 8 00:00:19,887 --> 00:00:23,984 전 나무늘보의 기이한 생태에 푹 빠져버렸죠. 9 00:00:24,008 --> 00:00:27,626 얼굴에 미소를 갖고 태어난 이 동물을 10 00:00:27,650 --> 00:00:29,642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11 00:00:29,666 --> 00:00:31,817 (웃음) 12 00:00:31,841 --> 00:00:33,880 안는 것도 좋아하죠. 13 00:00:33,904 --> 00:00:35,396 (청중 : 와 귀엽다) 14 00:00:35,967 --> 00:00:40,023 하지만 나무늘보는 오해를 많이 받고 있어요. 15 00:00:40,047 --> 00:00:43,298 최악의 대명사가 되었고 16 00:00:43,322 --> 00:00:46,514 나른한 생활 방식으로 악명 높죠. 17 00:00:46,538 --> 00:00:50,117 살아남기 위해 빠르게 내달리며 적응하는 동물들 속에서 18 00:00:50,141 --> 00:00:52,630 설 자리가 없다고 여겨지는 것 같아요. 19 00:00:53,268 --> 00:00:58,482 그렇다면 우린 이 동물을 아주 잘못 알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20 00:00:58,506 --> 00:01:01,537 나무늘보에 대한 진실을 알면 21 00:01:01,561 --> 00:01:06,438 나무늘보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22 00:01:07,546 --> 00:01:10,029 나무늘보에 대한 비방을 추적해 보면 23 00:01:10,053 --> 00:01:14,339 스페인 출신 정복자인 발데스라는 인물로 거슬러 갑니다. 24 00:01:14,363 --> 00:01:19,601 그가 쓴 신대륙에 관한 백과사전에서 나무늘보가 처음으로 묘사됐죠. 25 00:01:19,625 --> 00:01:21,540 그는 나무늘보를 이렇게 말했어요. 26 00:01:21,564 --> 00:01:24,847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동물로 27 00:01:24,871 --> 00:01:30,061 이렇게 못생기고 쓸모없는 동물은 처음 본다." 28 00:01:30,085 --> 00:01:31,235 (웃음) 29 00:01:31,744 --> 00:01:33,866 발데스, 도대체 제정신이에요? 30 00:01:33,890 --> 00:01:35,040 (웃음) 31 00:01:35,522 --> 00:01:39,697 발데스의 그림 실력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네요. 32 00:01:39,721 --> 00:01:41,792 (웃음) 33 00:01:41,816 --> 00:01:44,263 도대체 이게 뭐죠? 34 00:01:44,287 --> 00:01:46,134 (웃음) 35 00:01:46,158 --> 00:01:49,695 전 이렇게 쓸모없는 나무늘보 그림은 본 적도 없네요. 36 00:01:49,719 --> 00:01:50,950 (웃음) 37 00:01:50,974 --> 00:01:52,379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자면 38 00:01:52,403 --> 00:01:54,854 발데스는 나무늘보의 얼굴을 사람과 아주 비슷하게 그렸죠. 39 00:01:54,878 --> 00:01:58,445 정말로 사람과 아주 흡사한 얼굴을 하고 있어요. 40 00:01:58,966 --> 00:02:03,976 이건 코스타리카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링고 스타와 정말 닮았죠. 41 00:02:04,000 --> 00:02:05,895 (웃음) 42 00:02:05,919 --> 00:02:10,768 비틀즈 멤버들과 묘하게 닮았어요. 43 00:02:10,792 --> 00:02:14,108 (웃음) 44 00:02:14,132 --> 00:02:17,808 그중에 특히 폴 매카트니가 마음에 드네요. 45 00:02:18,999 --> 00:02:24,149 비틀즈처럼 나무늘보도 아주 성공했죠. 46 00:02:24,173 --> 00:02:28,122 아주 오래된 포유동물로서 한때는 수십 종이 있었어요. 47 00:02:28,146 --> 00:02:32,688 그중 땅나무늘보는 작은 코끼리 정도의 크기에 48 00:02:32,712 --> 00:02:36,975 아보카도 씨를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도 했죠. 49 00:02:36,999 --> 00:02:38,391 그리고 씨를 여기저기 퍼뜨렸죠. 50 00:02:39,384 --> 00:02:40,534 그래서... (웃음) 51 00:02:41,330 --> 00:02:43,203 뭔지 아시겠죠. 52 00:02:43,227 --> 00:02:44,229 (웃음) 53 00:02:44,253 --> 00:02:46,246 나무늘보가 없었다면 54 00:02:46,270 --> 00:02:49,569 토스트에 올릴 아보카도도 없었을 거고 55 00:02:49,593 --> 00:02:53,934 최신 유행하는 아침 메뉴를 만들 수 없어서 다들 좌절했겠죠. 56 00:02:53,958 --> 00:02:55,769 (웃음) 57 00:02:55,793 --> 00:03:01,230 (박수) 58 00:03:01,254 --> 00:03:05,144 현재 살아남은 것은 6종이고 두 그룹으로 나눠집니다. 59 00:03:05,168 --> 00:03:07,768 먼저 세발가락 나무늘보예요. 60 00:03:07,792 --> 00:03:11,638 비틀즈 머리 스타일과 모나리자의 미소를 하고 있죠. 61 00:03:12,569 --> 00:03:14,902 다른 하나는 두발가락 나무늘보예요. 62 00:03:15,495 --> 00:03:18,756 겉모습은 스타워즈의 우키 종족과 돼지의 중간쯤 되어 보이죠. 63 00:03:19,891 --> 00:03:22,501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밀림에 살고 있고 64 00:03:22,525 --> 00:03:24,021 번식력이 매우 왕성합니다. 65 00:03:24,045 --> 00:03:26,998 1970년대에 이루어진 66 00:03:27,022 --> 00:03:29,276 파나마 열대 삼림 지역에 대한 조사에서 67 00:03:29,300 --> 00:03:34,204 나무늘보는 대형 동물들 중에서 숫자상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습니다. 68 00:03:34,228 --> 00:03:37,990 포유류 개체수의 1/4을 차지했죠. 69 00:03:38,014 --> 00:03:41,195 이렇게 엄청난 수의 나무늘보가 있다는 건 70 00:03:41,219 --> 00:03:45,513 그들이 환경에 아주 잘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71 00:03:46,188 --> 00:03:52,979 다르다는 이유로 비웃기 보다는 72 00:03:53,003 --> 00:03:55,478 나무늘보에게서 배워보면 어떨까요? 73 00:03:57,085 --> 00:04:00,889 우리 인간은 속도에 집착하죠. 74 00:04:01,236 --> 00:04:03,247 분주함은 명예로운 훈장이고 75 00:04:03,271 --> 00:04:07,806 사람들은 신속함을 추구하면서 질보다는 편리함을 원합니다. 76 00:04:08,553 --> 00:04:13,665 우리가 중독된 이 빠른 생활은 사람들과 지구를 숨막히게 하죠. 77 00:04:14,773 --> 00:04:20,093 우리는 "동물계의 페라리"라 하면서 치타 같은 동물을 우상화합니다. 78 00:04:20,117 --> 00:04:24,337 100m를 3초에 달릴 수 있다면서요. 79 00:04:24,641 --> 00:04:25,941 그래서 뭐가요? 80 00:04:26,339 --> 00:04:30,007 (웃음) 81 00:04:30,031 --> 00:04:33,767 (박수) 82 00:04:34,109 --> 00:04:35,260 그래서요? 83 00:04:35,284 --> 00:04:36,776 반면 나무늘보는 84 00:04:36,800 --> 00:04:40,760 느긋하게 1분에 5m를 가죠. 85 00:04:40,784 --> 00:04:42,395 뒤에서 바람이 도와준다면요. 86 00:04:42,419 --> 00:04:44,521 (웃음) 87 00:04:45,179 --> 00:04:47,395 하지만 빠른 것에는 대가가 따르죠. 88 00:04:47,419 --> 00:04:51,403 치타는 빠르지만 힘이 약해요. 89 00:04:51,427 --> 00:04:53,180 감히 싸울 수도 없어서 90 00:04:53,204 --> 00:04:57,569 9번 사냥에서 한 번은 하이에나 같은 맹렬한 포식자에게 사냥감을 뺏깁니다. 91 00:04:57,593 --> 00:04:59,157 나무늘보가 웃는 것도 당연해요. 92 00:04:59,181 --> 00:05:00,331 (웃음) 93 00:05:00,355 --> 00:05:01,752 반면 나무늘보는 94 00:05:01,776 --> 00:05:04,704 먹을거리에 아주 은밀하게 접근합니다. 95 00:05:04,728 --> 00:05:08,467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나뭇잎을 96 00:05:08,491 --> 00:05:10,328 뜯어 먹으며 살아가죠. 97 00:05:10,352 --> 00:05:12,421 (웃음) 98 00:05:12,445 --> 00:05:15,715 하지만 영양처럼 나뭇잎도 잡아 먹히고 싶지는 않겠죠. 99 00:05:15,739 --> 00:05:19,087 그래서 나뭇잎에는 독소가 많고 소화도 잘 안됩니다. 100 00:05:19,111 --> 00:05:20,746 그런 나뭇잎을 먹기 위해서 101 00:05:20,770 --> 00:05:24,230 나무늘보는 운동선수가 되어야 하죠. 102 00:05:24,254 --> 00:05:26,420 소화를 잘하는 운동선수요. 103 00:05:26,444 --> 00:05:27,556 (웃음) 104 00:05:27,580 --> 00:05:30,288 나무늘보의 비밀병기는 4개의 위와 105 00:05:30,312 --> 00:05:32,537 차고 넘치는 시간이죠. 106 00:05:32,561 --> 00:05:35,458 나무늘보는 포유동물 중에서 소화율이 가장 느립니다. 107 00:05:35,482 --> 00:05:39,077 나뭇잎 하나를 소화하는 데 한 달이 걸리기도 하죠. 108 00:05:39,101 --> 00:05:43,415 간에서 나뭇잎의 독소를 없애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해요. 109 00:05:43,876 --> 00:05:47,510 그러니까 나무늘보는 게으르지 않아요. 110 00:05:48,122 --> 00:05:50,277 사실 엄청 바쁘죠. 111 00:05:50,859 --> 00:05:52,033 소화하느라고요. 112 00:05:52,057 --> 00:05:53,553 (웃음) 113 00:05:53,577 --> 00:05:55,670 정말 바쁘다니까요. 114 00:05:55,694 --> 00:05:57,474 (웃음) 115 00:05:57,498 --> 00:06:00,807 보세요.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잖아요. 116 00:06:00,831 --> 00:06:03,498 물론 나뭇잎에는 열량이 적어요. 117 00:06:03,522 --> 00:06:07,736 그래서 나무늘보는 가능한 한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진화되어 왔죠. 118 00:06:07,760 --> 00:06:11,125 비슷한 크기의 포유동물 활동량의 10% 정도만 활동하고 119 00:06:11,149 --> 00:06:14,982 하루에 100 칼로리 정도만 쓰면서 생명을 유지합니다. 120 00:06:15,006 --> 00:06:18,174 기발한 순응력이죠. 121 00:06:19,053 --> 00:06:20,863 세발가락 나무늘보는 122 00:06:20,887 --> 00:06:23,355 다른 포유동물보다 목뼈가 많아요. 123 00:06:23,379 --> 00:06:24,545 기린보다도요. 124 00:06:24,569 --> 00:06:29,096 그래서 머리를 270도까지 돌릴 수 있고 125 00:06:29,120 --> 00:06:31,254 주변에 있는 나뭇잎을 다 뜯어 먹을 수 있어요. 126 00:06:31,278 --> 00:06:35,356 몸을 움직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죠. 127 00:06:35,380 --> 00:06:37,333 (웃음) 128 00:06:38,292 --> 00:06:41,926 또 나무늘보는 놀랄 만큼 수영을 잘해요. 129 00:06:41,950 --> 00:06:44,415 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130 00:06:44,439 --> 00:06:47,704 땅에 있을 때보다 세 배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죠. 131 00:06:47,728 --> 00:06:49,698 바람을 끌어모아 132 00:06:49,722 --> 00:06:51,260 계속 물에 뜨면서요. 133 00:06:51,284 --> 00:06:53,346 (웃음) 134 00:06:53,370 --> 00:06:54,544 그리고 135 00:06:54,568 --> 00:06:55,569 (웃음) 136 00:06:55,593 --> 00:06:59,504 나무늘보는 배 속에 가스가 차지 않는 유일한 포유동물입니다. 137 00:06:59,528 --> 00:07:01,210 가스를 배출해야 할 때는 138 00:07:01,234 --> 00:07:04,052 혈류 속으로 재흡수하고 139 00:07:04,076 --> 00:07:07,941 입으로 배출하죠. 일종의 입방귀처럼요. 140 00:07:07,965 --> 00:07:11,014 (웃음) 141 00:07:11,884 --> 00:07:15,352 나무늘보는 거꾸로 매달려 있으며 에너지를 더 아낄 수 있습니다. 142 00:07:15,376 --> 00:07:19,509 나무늘보는 다른 육상 포유류보다 골격근이 절반 정도 적습니다. 143 00:07:19,533 --> 00:07:23,785 체중을 지탱하면서 관절을 펴는 근육이 144 00:07:23,809 --> 00:07:25,548 그다지 많지 않아요. 145 00:07:25,572 --> 00:07:29,075 대신 몸을 끌어 당기기 위해 수축근을 많이 씁니다. 146 00:07:29,913 --> 00:07:33,957 발톱은 갈고리 모양으로 길고 피로에 대한 내성이 강해서 147 00:07:33,981 --> 00:07:38,965 몇 시간 동안이나 계속 나무에 매달려 있을 수 있어요. 148 00:07:38,989 --> 00:07:40,845 행복하고 털 많은 해먹 같이요. 149 00:07:40,869 --> 00:07:44,434 나무늘보는 이런 뒤집힌 자세로 뭐든 할 수 있어요. 150 00:07:44,458 --> 00:07:47,133 먹고, 자고, 심지어 새끼도 낳죠. 151 00:07:47,157 --> 00:07:50,506 나무늘보의 목과 혈관은 중력에 거슬러 152 00:07:50,530 --> 00:07:54,488 음식물을 삼키고 피를 흐르게 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어요. 153 00:07:54,512 --> 00:07:56,998 갈비뼈에는 끈적거리는 부분이 있어서 154 00:07:57,022 --> 00:08:00,816 거대한 위가 폐를 쭈그러뜨리지 않게 하죠. 155 00:08:01,258 --> 00:08:04,022 나무늘보의 털은 반대 방향으로 자라서 156 00:08:04,046 --> 00:08:07,490 열대지방의 억수같은 호우에도 빗물이 뚝뚝 떨어져 금세 말라요. 157 00:08:08,704 --> 00:08:13,667 나무늘보가 가진 유일한 문제점이라면 158 00:08:13,691 --> 00:08:16,783 중력 때문에 품위가 떨어진다는 거죠. 159 00:08:16,807 --> 00:08:18,017 청중 : 어머 160 00:08:18,041 --> 00:08:20,839 나무늘보는 혼자 똑바로 설 수 없어요. 161 00:08:20,863 --> 00:08:25,521 평평한 땅에서 마치 산을 오르는 것처럼 몸을 질질 끌며 가죠. 162 00:08:25,974 --> 00:08:28,895 그래서 발데스 같은 초기 탐험가들은 163 00:08:28,919 --> 00:08:30,180 이런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164 00:08:30,204 --> 00:08:34,631 나무늘보를 아주 형편없게 본 것 같아요. 165 00:08:36,251 --> 00:08:41,379 전 움직이는 나무늘보에게 홀려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166 00:08:41,403 --> 00:08:45,328 나무늘보의 적은 근육은 힘과 날렵함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어요. 167 00:08:45,703 --> 00:08:51,232 자연의 선 수행자는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백조의 호수"처럼 천천히 움직여요. 168 00:08:51,256 --> 00:08:52,724 (웃음) 169 00:08:52,748 --> 00:08:56,112 태극권의 달인을 보는 것 같아요. 170 00:08:56,537 --> 00:09:01,634 이 나무늘보는 움직이는 중에 잠이 들었네요. 종종 있는 일이죠. 171 00:09:01,658 --> 00:09:05,144 (웃음) 172 00:09:05,728 --> 00:09:07,197 이쯤에서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173 00:09:07,221 --> 00:09:11,101 달랑달랑 매달려 있다가 잡아먹히지는 않을까? 174 00:09:11,411 --> 00:09:12,569 좋은 질문이에요. 175 00:09:12,593 --> 00:09:14,918 나무늘보의 주요 포식자는 176 00:09:14,942 --> 00:09:16,342 이 하피이글 이예요. 177 00:09:16,712 --> 00:09:19,291 최대 시속 80 km로 날고 178 00:09:19,315 --> 00:09:22,006 발톱은 회색곰의 발톱만큼 커요. 179 00:09:22,030 --> 00:09:23,641 시력이 매우 뛰어나고 180 00:09:23,665 --> 00:09:26,458 깃털로 된 고리는 소리를 모아서 181 00:09:26,482 --> 00:09:29,188 바스락거리는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죠. 182 00:09:29,564 --> 00:09:34,651 반면 나무늘보는 잘 들을 수도, 잘 볼 수도 없어요. 183 00:09:34,675 --> 00:09:37,606 그리고 위험을 피해 빨리 뛰어서 탈출할 수는 없어요. 184 00:09:38,175 --> 00:09:42,147 그래서 나무늘보는 해리포터의 투명 망토 같은 옷을 걸치고 185 00:09:42,171 --> 00:09:44,067 살아남게 됩니다. 186 00:09:44,965 --> 00:09:48,093 나무늘보의 털에는 수분을 끌어모으는 홈이 있는데 187 00:09:48,117 --> 00:09:51,450 마치 조그만 수경 재배 정원 같아서 여기에 녹조가 끼고 188 00:09:51,474 --> 00:09:54,101 또 무척추 동물들도 들어와 살고 있어요. 189 00:09:54,125 --> 00:09:58,942 그래서 나무늘보는 천천히 움직이는 축소된 생태계라 할 수 있죠. 190 00:09:58,966 --> 00:10:01,569 나무와 하나가 되는 겁니다. 191 00:10:01,593 --> 00:10:04,163 나무늘보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192 00:10:04,187 --> 00:10:06,839 먹이를 찾아 우거진 숲 위를 날아다니는 193 00:10:06,863 --> 00:10:10,236 거대한 하피이글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것 같아요. 194 00:10:11,244 --> 00:10:13,903 잠행하는게 꼭 닌자 같죠. 195 00:10:13,927 --> 00:10:16,537 나무늘보는 우거진 나무 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아요. 196 00:10:16,561 --> 00:10:18,339 일주일에 한 번 197 00:10:18,363 --> 00:10:21,704 나무 아래에서 배변을 할 때만 빼고요. 198 00:10:22,387 --> 00:10:26,863 나무늘보가 왜 이렇게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는지에 대한 199 00:10:26,887 --> 00:10:29,776 여러 이론들이 있는데요. 200 00:10:29,800 --> 00:10:36,288 전 짝을 찾기 위해 자신의 냄새를 은밀히 남기는 거라고 봐요. 201 00:10:36,862 --> 00:10:41,855 왜냐하면 나무늘보는 보통 조용히 혼자 지내는 동물이에요. 202 00:10:41,879 --> 00:10:44,291 발정기인 암컷만 빼고요. 203 00:10:44,315 --> 00:10:48,827 발정기 암컷은 나무 위로 올라가 짝을 찾아 소리를 지릅니다. 204 00:10:49,498 --> 00:10:50,727 높은 '레'음으로요. 205 00:10:50,751 --> 00:10:52,728 (웃음) 206 00:10:52,752 --> 00:10:53,902 못 믿으시겠어요? 207 00:10:55,292 --> 00:10:56,825 (나무늘보 괴성 소리) 208 00:10:57,300 --> 00:10:58,450 높은 레 맞죠. 209 00:10:59,085 --> 00:11:02,354 이런 고음을 내야 숫컷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요. 210 00:11:02,378 --> 00:11:04,884 딱새 울음소리와 비슷하죠. 211 00:11:04,908 --> 00:11:06,859 암컷은 계속 몸을 숨기고 있고요. 212 00:11:06,883 --> 00:11:10,146 교미를 하기 위해 소리를 지를 때에도 그래요. 213 00:11:10,825 --> 00:11:15,412 암컷이 은밀히 유혹하는 소리는 숲을 뚫고 수 km 밖으로 퍼지고 214 00:11:15,436 --> 00:11:18,922 숫컷들은 암컷을 향해 천천히 몰려갑니다. 215 00:11:18,946 --> 00:11:23,239 (웃음) 216 00:11:23,263 --> 00:11:27,978 제 생각엔 암컷의 배설물 냄새로 숫컷이 나무를 찾아 오르는 거 같아요. 217 00:11:28,002 --> 00:11:31,859 다른 나무를 오르느라 쓸데없이 귀중한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요. 218 00:11:32,807 --> 00:11:36,244 나무늘보가 유일하게 빨리 할 수 있는 일은 짝짓기입니다. 219 00:11:36,268 --> 00:11:37,879 교미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220 00:11:37,903 --> 00:11:41,339 그야말로 순식간에 끝내더라고요. 221 00:11:41,363 --> 00:11:44,061 하긴 교미하는 데 소중한 에너지를 왜 쓰겠어요. 222 00:11:44,085 --> 00:11:46,093 찾아가느라 힘도 다 빠졌을 텐데요. 223 00:11:46,117 --> 00:11:47,799 (웃음) 224 00:11:47,823 --> 00:11:49,101 다른 포유동물과는 달리 225 00:11:49,125 --> 00:11:54,268 나무늘보는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226 00:11:54,292 --> 00:11:55,982 태양 에너지는 공짜니까 227 00:11:56,006 --> 00:11:58,276 나무늘보는 도마뱀처럼 햇볕을 쪼이고 228 00:11:58,300 --> 00:12:03,466 그 열기를 유지하기 위해 특이하게 두꺼운 겉옷을 입고 있죠. 229 00:12:03,490 --> 00:12:07,561 나무늘보의 신진대사는 극도로 느립니다. 230 00:12:07,585 --> 00:12:12,647 그래서 나무늘보는 큰 상처를 입어도 회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231 00:12:12,670 --> 00:12:14,802 다른 동물들에겐 치명적인 상처라도 말이죠. 232 00:12:15,300 --> 00:12:18,331 이 나무늘보는 양 발이 절단되었어도 회복했고 233 00:12:18,355 --> 00:12:21,982 송전선에 감전되었지만 234 00:12:22,006 --> 00:12:24,379 살아남은 나무늘보도 봤어요. 235 00:12:24,680 --> 00:12:27,038 그래서 저희는 낮은 신진대사율이 236 00:12:27,038 --> 00:12:30,196 멸종을 막을 중요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37 00:12:30,631 --> 00:12:34,101 연체동물을 연구하고 있는 캔자스 대학의 연구원들은 238 00:12:34,125 --> 00:12:40,093 연체동물 중 신진대사가 활발한 종이 멸종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239 00:12:41,609 --> 00:12:44,805 나무늘보는 여러 모습으로 이 지구에서 살아 왔습니다. 240 00:12:44,805 --> 00:12:47,251 4천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말이죠. 241 00:12:47,768 --> 00:12:52,156 나무늘보의 성공 비결은 게으른 본성입니다. 242 00:12:52,490 --> 00:12:56,339 에너지 절약의 대명사죠. 243 00:12:57,022 --> 00:12:59,427 전 나무늘보협회를 만들어서 244 00:12:59,451 --> 00:13:05,283 느리고, 한결 같으며, 지속 가능한 삶을 알리고 보호하고 있습니다. 245 00:13:06,712 --> 00:13:08,712 전 성격이 꽤 급해요. 246 00:13:09,529 --> 00:13:10,966 여러분도 짐작하셨겠죠. 247 00:13:10,990 --> 00:13:14,728 전 나무늘보에게서 느긋해지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248 00:13:14,752 --> 00:13:17,149 우리 모두 나무늘보의 느긋한 행동 방식을 배운다면 249 00:13:17,173 --> 00:13:22,125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250 00:13:22,752 --> 00:13:26,783 우리 내면의 게으름을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251 00:13:26,807 --> 00:13:28,370 느긋하게 행동하고 252 00:13:28,394 --> 00:13:29,909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253 00:13:29,933 --> 00:13:32,401 편리함만을 쫓지 않고 254 00:13:32,425 --> 00:13:35,128 에너지를 경제적으로 쓰면서 255 00:13:35,152 --> 00:13:37,171 창의적으로 재활용하고 256 00:13:37,195 --> 00:13:39,869 자연과 다시 함께하면서요. 257 00:13:40,520 --> 00:13:43,090 그렇게 하지 않으면 258 00:13:43,114 --> 00:13:46,438 결국엔 우리 인간은 259 00:13:46,462 --> 00:13:50,109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동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260 00:13:51,622 --> 00:13:53,246 감사합니다. 261 00:13:53,270 --> 00:13:54,668 나무늘보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요! 262 00:13:54,692 --> 00:13:58,047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