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말다툼은 해 볼 만큼 해봤는데요. 다들 그러시겠죠. 갈등이란 게 불가피하잖아요. 저는 갈등을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할 순 없을지 늘 생각했죠. 이런 생각을 미술 시간에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반에 친구가 아무도 없어서 작업하는 동안 제 옆에 앉은 여자애들의 대화를 엿들었죠. 그 애들이 싸우고 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군요. 대화의 한 부분이 제 귀를 사로잡았는데요. "맙소사, 걔는 심지어 싸우려고도 하지 않아. 걔는 그냥 포기할 거야. 진짜 믿을 수가 없어." 그 대화를 들었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죠. "우와, 나도 저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가끔은 포기하는 법을 알았으면 좋을 텐데. 그러면 더 심한 갈등에 빠지는 일이 없을 텐데." 그 대화는 제 기억 속에 남아서 결국 중재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됐죠.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중재자의 역할을 말씀드리면요, 갈등의 해결책을 찾도록 사람들을 도와주는 중립적인 제3자예요. 해야 할 일을 말해주는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판사의 판결과는 다른 것이죠. 중재자는 갈등 속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이끌 뿐이에요. 그들 스스로 합의할 수 있도록요. 처음 교육을 받는 동안 기본적으로 갈등 속에서의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는데 저는 그 여자애들의 대화를 계속 생각했고 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겪는 갈등도 생각해 봤어요. 제 일상 속에서요. 그러자 아주 명확해졌죠. 모든 말다툼에 중재자를 개입시킬 순 없습니다. 너무 많잖아요.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중재 기술들이 있죠. 저는 매일 이 방법들을 이용해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황금 질문들'이에요. 황금 질문들은 중재자가 묻는 세 가지 질문을 말해요. "가장 걱정되는 점이 무엇이죠?" "가장 일어나길 바라는 일이 무엇인가요?" "가장 상대방이 이해하길 바라는 게 무엇인가요?" 보통은 중재자가 논쟁하는 사람들에게 묻는 것들이죠. 중재하는 동안에요. 하지만 이런 교육을 받은 후에는 제가 말다툼을 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이 질문을 하게 되었죠. 이 질문에 대한 대답들은 쉽고 직접적인 방법을 알려줘요. 제 걱정과 감정들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과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도 알게 되죠. 황금 질문들의 가장 큰 장점은 중재자가 따로 필요 없다는 거죠. 중재자가 될 필요도 없어요. 바지 뒷주머니 속의 도구 같은 거예요. 필요할 땐 언제든 꺼내서 쓰면 돼요. 휴대폰처럼 말이죠. (웃음)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때 부모님이 분명하게 말씀하신 게 있어요. 휴대전화는 의사소통을 위한 기계이니 제가 전화를 잘 받아야 한다는 거죠. 그런 용도로 사주신 거니까요. 저는 그 약속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부모님께선 언제나 제 전화를 안 받으셨죠. (웃음) 부모님도 휴대전화는 처음 사용하시는 거긴 한데 그걸 알면서도 정말 괴로웠죠. 그래서 제 자신에게 물었죠. "내가 지금 가장 일어나길 바라는 일이 뭘까?" 제가 정말로 원하는 건 공평함이었죠. 그래서 이 상황에 대해 작정하고 말씀드렸죠. 휴대전화는 상호수신이 가능하다고요. (웃음) 제가 전화를 받길 원하신다면 부모님도 그러셔야 한다고 말이죠. 그래야만 이 약속은 지켜질 수 있다고요.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가족 모두가 휴대전화 사용법을 조금 더 잘 알게 되었죠. 그리고 공평해졌어요. 서로 전화를 받지 않죠. 이젠 문자로 대화를 해요. (웃음) 가끔은 사람들과 앉아서 대화를 할 시간이 없어요. 토론 같은 걸 할 시간이 없죠. 때로는 조금 더 복잡해지기도 해요. 특히 내게는 별일이 아니지만 상대방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일 때요. 얼마 전, 엄마가 문손잡이를 고치시는 걸 도운 적이 있었어요. 지하실에 있는 펜치와 드라이버를 엄마에게 가져다드렸죠. 엄마가 문을 다 고친 후에 도구들을 갖다 놓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안 가도 됐어요. 저는 좋다고 생각했지만 아빠는 아니었어요. 못마땅해하시며 말씀하셨죠. "매들린이 도구들을 가져왔으면 갖다 놓기도 해야지. 그래야만 해." 엄마와 저는 당황했어요. 도구들을 갖다 놓겠다고 말한 사람은 엄마였으니까요. 뭐가 문제인지 몰랐죠. 아버지는 단호하셨고 엄마와 저는 혼란스러웠어요. 당황스러운 침묵이 흐르는 중에 아버지는 스스로에게 황금 질문 한 가지를 하시고는 아빠의 가장 큰 걱정을 말씀하셨죠. "매들린이 지하에서 도구들을 가져왔으니까 그것들을 두어야 할 곳을 정확히 알 거야. 만약 다른 사람이 갖다 놓으면 제자리에 두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러면 다음에 쓰는 사람이 찾는 데 애를 먹게 되잖아." 엄마와 저는 그건 정말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했죠. 저희 아빠를 아시는 분은 알 텐데요. '미즈 앙 플라스'를 참 좋아하시죠. '모든 것은 제자리에'라는 조리용어예요. 아빠는 이것을 평생 철칙처럼 지켜오셨죠. 아빠가 그 질문을 하신 게 의도적이든 아니든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생긴 틈에 다리를 놓으신 것과 같았죠. 저, 엄마, 아빠 사이의 의사소통에서요. 저희 아빠에 대해 조금만 더 말씀드릴게요. 저랑 아빠는 성격이 아주 비슷한데요. 둘 다 효율적이고 순조롭게 진행되는 걸 좋아해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완벽주의자예요. 그런데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어요. 아빠와 제가 주로 부딪치는 부분이기도 하죠. 만약 아빠의 손목시계가 고장 난다면 아빠는 시계가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시계를 수리하는 데 집중하세요. 반면에 저는 뭔가를 잘못했는데 제가 손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그걸 제쳐 두고 제가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일로 넘어가요. (웃음) 저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거든요. (웃음) 이럴 때 저는 황금 질문들을 떠올려요. 서로의 방식이 다를 때요. 한번은 평소처럼 제가 설거지하는 걸 잊어버렸어요. 아빠는 그렇지 않았고요. 제가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즉시 상기시키셨죠. "매들린, 설거지해야지. 왜 안했니? 그릇을 썼으면 바로 설거지를 해야지." 모두 맞는 얘기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제 게으른 완벽주의자 기질은 상기시켜 주는 걸 안 좋아해요. 제가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요. 이 대화는 별 효과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제 자신에게 물었죠. "나는 아빠가 어떤 점을 이해하기를 가장 바라는 걸까?" "아빠, 이걸 좀 이해해주셨으면 해요. 우리는 지금 차 안이라고요, 그것도 마을 반대편에 와 있죠." (웃음) "제가 지금 설거지를 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요. 답답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웃음) "제가 뭘 어떻게 잘못했는지를 말씀하시는 대신에 제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얘기해 보죠. 제가 앞으로 설거지하는 걸 잊어버릴 때를 대비해서요." 황금 질문들 덕분에 그때의 대화가 가능했어요. 사소한 일에 관한 대화였을지라도요. 제겐 어려운 대화였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제가 깨달은 건 모든 사람이 이런 면에선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봤을 거라는 점이에요. 형제, 자매, 이웃, 동료 혹은 엄마일 수도 있어요. 누구나 그런 사람을 만나죠. 의사소통하는 데 있어 조금 더 어려운 사람이요. '아빠'와의 갈등은 모두 다르겠지만 이건 황금 질문들을 물어볼 기회이기도 해요. 중재자를 항상 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갈등을 마주하는 모든 순간에요. 여러분만의 비판적 사고를 이용할 수 있어요. 한걸음 물러서서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내 가장 큰 걱정은 뭐지? 내가 지금 가장 일어나길 바라는 일은 뭘까? 상대방이 어떤 점을 가장 이해해주길 바라지?" 대립이 대화로 변하는 엄청난 순간이죠. 감사합니다. (환호)(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