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15,470 --> 00:00:19,597 제가 말다툼은 해 볼 만큼 해봤는데요. 2 00:00:19,597 --> 00:00:21,480 다들 그러시겠죠. 3 00:00:21,980 --> 00:00:23,874 갈등이란 게 불가피하잖아요. 4 00:00:23,874 --> 00:00:29,112 저는 갈등을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할 순 없을지 늘 생각했죠. 5 00:00:29,112 --> 00:00:31,952 이런 생각을 미술 시간에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6 00:00:31,952 --> 00:00:34,699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7 00:00:34,699 --> 00:00:37,088 반에 친구가 아무도 없어서 8 00:00:37,088 --> 00:00:42,320 작업하는 동안 제 옆에 앉은 여자애들의 대화를 엿들었죠. 9 00:00:42,320 --> 00:00:45,602 그 애들이 싸우고 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군요. 10 00:00:45,602 --> 00:00:49,676 대화의 한 부분이 제 귀를 사로잡았는데요. 11 00:00:50,505 --> 00:00:54,629 "맙소사, 걔는 심지어 싸우려고도 하지 않아. 12 00:00:54,629 --> 00:00:58,240 걔는 그냥 포기할 거야. 진짜 믿을 수가 없어." 13 00:00:58,952 --> 00:01:02,131 그 대화를 들었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죠. 14 00:01:02,131 --> 00:01:06,032 "우와, 나도 저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5 00:01:06,032 --> 00:01:08,832 나도 가끔은 포기하는 법을 알았으면 좋을 텐데. 16 00:01:08,832 --> 00:01:13,728 그러면 더 심한 갈등에 빠지는 일이 없을 텐데." 17 00:01:14,474 --> 00:01:17,069 그 대화는 제 기억 속에 남아서 18 00:01:17,069 --> 00:01:22,173 결국 중재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됐죠. 19 00:01:22,193 --> 00:01:24,902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중재자의 역할을 말씀드리면요, 20 00:01:24,902 --> 00:01:29,879 갈등의 해결책을 찾도록 사람들을 도와주는 중립적인 제3자예요. 21 00:01:30,579 --> 00:01:33,318 해야 할 일을 말해주는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22 00:01:33,318 --> 00:01:34,576 판사의 판결과는 다른 것이죠. 23 00:01:34,576 --> 00:01:38,986 중재자는 갈등 속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이끌 뿐이에요. 24 00:01:38,986 --> 00:01:42,081 그들 스스로 합의할 수 있도록요. 25 00:01:42,081 --> 00:01:44,218 처음 교육을 받는 동안 26 00:01:44,218 --> 00:01:48,383 기본적으로 갈등 속에서의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는데 27 00:01:48,383 --> 00:01:50,900 저는 그 여자애들의 대화를 계속 생각했고 28 00:01:50,900 --> 00:01:54,126 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겪는 갈등도 생각해 봤어요. 29 00:01:54,126 --> 00:01:55,967 제 일상 속에서요. 30 00:01:55,967 --> 00:01:58,160 그러자 아주 명확해졌죠. 31 00:01:58,160 --> 00:02:02,146 모든 말다툼에 중재자를 개입시킬 순 없습니다. 32 00:02:02,146 --> 00:02:04,154 너무 많잖아요. 33 00:02:04,154 --> 00:02:10,365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중재 기술들이 있죠. 34 00:02:10,365 --> 00:02:14,071 저는 매일 이 방법들을 이용해요. 35 00:02:14,071 --> 00:02:18,461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황금 질문들'이에요. 36 00:02:18,461 --> 00:02:22,808 황금 질문들은 중재자가 묻는 세 가지 질문을 말해요. 37 00:02:22,808 --> 00:02:25,570 "가장 걱정되는 점이 무엇이죠?" 38 00:02:25,570 --> 00:02:28,466 "가장 일어나길 바라는 일이 무엇인가요?" 39 00:02:28,466 --> 00:02:32,163 "가장 상대방이 이해하길 바라는 게 무엇인가요?" 40 00:02:32,782 --> 00:02:36,345 보통은 중재자가 논쟁하는 사람들에게 묻는 것들이죠. 41 00:02:36,345 --> 00:02:38,224 중재하는 동안에요. 42 00:02:38,224 --> 00:02:40,580 하지만 이런 교육을 받은 후에는 43 00:02:40,580 --> 00:02:45,305 제가 말다툼을 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이 질문을 하게 되었죠. 44 00:02:45,305 --> 00:02:48,672 이 질문에 대한 대답들은 쉽고 직접적인 방법을 알려줘요. 45 00:02:48,672 --> 00:02:52,725 제 걱정과 감정들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과 46 00:02:52,725 --> 00:02:55,250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도 알게 되죠. 47 00:02:55,250 --> 00:02:57,809 황금 질문들의 가장 큰 장점은 48 00:02:57,809 --> 00:03:01,134 중재자가 따로 필요 없다는 거죠. 49 00:03:01,134 --> 00:03:03,556 중재자가 될 필요도 없어요. 50 00:03:03,556 --> 00:03:05,853 바지 뒷주머니 속의 도구 같은 거예요. 51 00:03:05,853 --> 00:03:09,946 필요할 땐 언제든 꺼내서 쓰면 돼요. 휴대폰처럼 말이죠. 52 00:03:09,946 --> 00:03:11,186 (웃음) 53 00:03:11,186 --> 00:03:13,873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때 54 00:03:13,873 --> 00:03:16,200 부모님이 분명하게 말씀하신 게 있어요. 55 00:03:16,200 --> 00:03:18,811 휴대전화는 의사소통을 위한 기계이니 56 00:03:18,811 --> 00:03:21,084 제가 전화를 잘 받아야 한다는 거죠. 57 00:03:21,084 --> 00:03:23,005 그런 용도로 사주신 거니까요. 58 00:03:23,005 --> 00:03:26,897 저는 그 약속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59 00:03:26,897 --> 00:03:30,444 부모님께선 언제나 제 전화를 안 받으셨죠. 60 00:03:30,444 --> 00:03:32,210 (웃음) 61 00:03:32,210 --> 00:03:35,383 부모님도 휴대전화는 처음 사용하시는 거긴 한데 62 00:03:35,383 --> 00:03:37,128 그걸 알면서도 정말 괴로웠죠. 63 00:03:37,128 --> 00:03:39,547 그래서 제 자신에게 물었죠. 64 00:03:39,547 --> 00:03:42,285 "내가 지금 가장 일어나길 바라는 일이 뭘까?" 65 00:03:43,079 --> 00:03:46,667 제가 정말로 원하는 건 공평함이었죠. 66 00:03:46,667 --> 00:03:50,929 그래서 이 상황에 대해 작정하고 말씀드렸죠. 67 00:03:50,929 --> 00:03:53,669 휴대전화는 상호수신이 가능하다고요. 68 00:03:53,669 --> 00:03:55,192 (웃음) 69 00:03:55,192 --> 00:03:59,143 제가 전화를 받길 원하신다면 부모님도 그러셔야 한다고 말이죠. 70 00:03:59,143 --> 00:04:01,757 그래야만 이 약속은 지켜질 수 있다고요. 71 00:04:01,757 --> 00:04:03,989 몇 년이 지난 지금은 72 00:04:03,989 --> 00:04:06,518 가족 모두가 휴대전화 사용법을 조금 더 잘 알게 되었죠. 73 00:04:06,518 --> 00:04:09,735 그리고 공평해졌어요. 74 00:04:09,735 --> 00:04:12,826 서로 전화를 받지 않죠. 이젠 문자로 대화를 해요. 75 00:04:12,826 --> 00:04:14,046 (웃음) 76 00:04:14,046 --> 00:04:19,307 가끔은 사람들과 앉아서 대화를 할 시간이 없어요. 77 00:04:19,307 --> 00:04:21,313 토론 같은 걸 할 시간이 없죠. 78 00:04:21,313 --> 00:04:23,799 때로는 조금 더 복잡해지기도 해요. 79 00:04:23,799 --> 00:04:28,064 특히 내게는 별일이 아니지만 80 00:04:28,064 --> 00:04:31,638 상대방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일 때요. 81 00:04:31,638 --> 00:04:35,130 얼마 전, 엄마가 문손잡이를 고치시는 걸 도운 적이 있었어요. 82 00:04:35,130 --> 00:04:39,417 지하실에 있는 펜치와 드라이버를 엄마에게 가져다드렸죠. 83 00:04:39,417 --> 00:04:43,021 엄마가 문을 다 고친 후에 도구들을 갖다 놓겠다고 하셨어요. 84 00:04:43,021 --> 00:04:44,607 그래서 제가 안 가도 됐어요. 85 00:04:44,607 --> 00:04:49,524 저는 좋다고 생각했지만 아빠는 아니었어요. 86 00:04:50,124 --> 00:04:51,869 못마땅해하시며 말씀하셨죠. 87 00:04:51,869 --> 00:04:53,867 "매들린이 도구들을 가져왔으면 88 00:04:53,867 --> 00:04:57,787 갖다 놓기도 해야지. 그래야만 해." 89 00:04:57,787 --> 00:04:59,916 엄마와 저는 당황했어요. 90 00:04:59,916 --> 00:05:02,402 도구들을 갖다 놓겠다고 말한 사람은 엄마였으니까요. 91 00:05:02,402 --> 00:05:04,382 뭐가 문제인지 몰랐죠. 92 00:05:04,382 --> 00:05:08,768 아버지는 단호하셨고 엄마와 저는 혼란스러웠어요. 93 00:05:08,768 --> 00:05:13,287 당황스러운 침묵이 흐르는 중에 94 00:05:13,287 --> 00:05:16,311 아버지는 스스로에게 황금 질문 한 가지를 하시고는 95 00:05:16,311 --> 00:05:19,484 아빠의 가장 큰 걱정을 말씀하셨죠. 96 00:05:20,529 --> 00:05:22,759 "매들린이 지하에서 도구들을 가져왔으니까 97 00:05:22,759 --> 00:05:24,988 그것들을 두어야 할 곳을 정확히 알 거야. 98 00:05:24,988 --> 00:05:28,670 만약 다른 사람이 갖다 놓으면 제자리에 두지 않을 수도 있어. 99 00:05:28,670 --> 00:05:32,427 그러면 다음에 쓰는 사람이 찾는 데 애를 먹게 되잖아." 100 00:05:33,076 --> 00:05:35,800 엄마와 저는 그건 정말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했죠. 101 00:05:35,800 --> 00:05:37,969 저희 아빠를 아시는 분은 알 텐데요. 102 00:05:37,969 --> 00:05:40,149 '미즈 앙 플라스'를 참 좋아하시죠. 103 00:05:40,149 --> 00:05:43,625 '모든 것은 제자리에'라는 조리용어예요. 104 00:05:43,625 --> 00:05:47,850 아빠는 이것을 평생 철칙처럼 지켜오셨죠. 105 00:05:47,850 --> 00:05:51,884 아빠가 그 질문을 하신 게 의도적이든 아니든 106 00:05:51,884 --> 00:05:55,332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생긴 틈에 다리를 놓으신 것과 같았죠. 107 00:05:55,332 --> 00:05:58,614 저, 엄마, 아빠 사이의 의사소통에서요. 108 00:05:58,614 --> 00:06:03,078 저희 아빠에 대해 조금만 더 말씀드릴게요. 109 00:06:03,078 --> 00:06:06,857 저랑 아빠는 성격이 아주 비슷한데요. 110 00:06:06,857 --> 00:06:10,313 둘 다 효율적이고 순조롭게 진행되는 걸 좋아해요. 111 00:06:10,313 --> 00:06:14,532 감히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완벽주의자예요. 112 00:06:14,532 --> 00:06:16,930 그런데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어요. 113 00:06:16,930 --> 00:06:19,617 아빠와 제가 주로 부딪치는 부분이기도 하죠. 114 00:06:19,617 --> 00:06:21,634 만약 아빠의 손목시계가 고장 난다면 115 00:06:21,634 --> 00:06:26,380 아빠는 시계가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시계를 수리하는 데 집중하세요. 116 00:06:26,380 --> 00:06:28,504 반면에 저는 뭔가를 잘못했는데 117 00:06:28,504 --> 00:06:30,754 제가 손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118 00:06:30,754 --> 00:06:34,416 그걸 제쳐 두고 제가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일로 넘어가요. 119 00:06:34,416 --> 00:06:37,054 (웃음) 120 00:06:37,054 --> 00:06:39,092 저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거든요. 121 00:06:39,092 --> 00:06:40,581 (웃음) 122 00:06:40,581 --> 00:06:44,240 이럴 때 저는 황금 질문들을 떠올려요. 123 00:06:44,240 --> 00:06:47,003 서로의 방식이 다를 때요. 124 00:06:47,003 --> 00:06:51,462 한번은 평소처럼 제가 설거지하는 걸 잊어버렸어요. 125 00:06:52,204 --> 00:06:54,519 아빠는 그렇지 않았고요. 126 00:06:54,519 --> 00:06:58,529 제가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즉시 상기시키셨죠. 127 00:06:58,529 --> 00:07:01,782 "매들린, 설거지해야지. 왜 안했니? 128 00:07:01,782 --> 00:07:05,868 그릇을 썼으면 바로 설거지를 해야지." 129 00:07:05,868 --> 00:07:08,770 모두 맞는 얘기라는 걸 알아요. 130 00:07:08,770 --> 00:07:13,759 하지만 제 게으른 완벽주의자 기질은 상기시켜 주는 걸 안 좋아해요. 131 00:07:13,759 --> 00:07:15,648 제가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요. 132 00:07:15,648 --> 00:07:18,949 이 대화는 별 효과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133 00:07:18,949 --> 00:07:21,335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134 00:07:21,335 --> 00:07:24,115 그래서 제 자신에게 물었죠. 135 00:07:24,115 --> 00:07:27,865 "나는 아빠가 어떤 점을 이해하기를 가장 바라는 걸까?" 136 00:07:27,865 --> 00:07:32,281 "아빠, 이걸 좀 이해해주셨으면 해요. 137 00:07:32,281 --> 00:07:35,756 우리는 지금 차 안이라고요, 그것도 마을 반대편에 와 있죠." 138 00:07:35,756 --> 00:07:38,350 (웃음) 139 00:07:38,350 --> 00:07:42,403 "제가 지금 설거지를 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요. 140 00:07:42,403 --> 00:07:45,389 답답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141 00:07:45,389 --> 00:07:46,690 (웃음) 142 00:07:46,690 --> 00:07:50,212 "제가 뭘 어떻게 잘못했는지를 말씀하시는 대신에 143 00:07:50,212 --> 00:07:52,752 제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얘기해 보죠. 144 00:07:52,752 --> 00:07:57,651 제가 앞으로 설거지하는 걸 잊어버릴 때를 대비해서요." 145 00:07:57,651 --> 00:08:02,845 황금 질문들 덕분에 그때의 대화가 가능했어요. 146 00:08:02,845 --> 00:08:04,852 사소한 일에 관한 대화였을지라도요. 147 00:08:04,852 --> 00:08:08,389 제겐 어려운 대화였을 수도 있어요. 148 00:08:08,389 --> 00:08:10,535 그리고 제가 깨달은 건 149 00:08:10,535 --> 00:08:14,051 모든 사람이 이런 면에선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봤을 거라는 점이에요. 150 00:08:14,051 --> 00:08:20,397 형제, 자매, 이웃, 동료 혹은 엄마일 수도 있어요. 151 00:08:20,397 --> 00:08:22,209 누구나 그런 사람을 만나죠. 152 00:08:22,209 --> 00:08:25,567 의사소통하는 데 있어 조금 더 어려운 사람이요. 153 00:08:25,567 --> 00:08:29,846 '아빠'와의 갈등은 모두 다르겠지만 154 00:08:29,846 --> 00:08:36,718 이건 황금 질문들을 물어볼 기회이기도 해요. 155 00:08:36,718 --> 00:08:39,389 중재자를 항상 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156 00:08:39,389 --> 00:08:41,588 갈등을 마주하는 모든 순간에요. 157 00:08:41,588 --> 00:08:45,561 여러분만의 비판적 사고를 이용할 수 있어요. 158 00:08:45,561 --> 00:08:50,597 한걸음 물러서서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159 00:08:50,597 --> 00:08:53,523 "내 가장 큰 걱정은 뭐지? 160 00:08:53,523 --> 00:08:56,912 내가 지금 가장 일어나길 바라는 일은 뭘까? 161 00:08:56,912 --> 00:09:00,708 상대방이 어떤 점을 가장 이해해주길 바라지?" 162 00:09:00,708 --> 00:09:06,149 대립이 대화로 변하는 엄청난 순간이죠. 163 00:09:06,149 --> 00:09:07,473 감사합니다. 164 00:09:07,473 --> 00:09:11,610 (환호)(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