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44,312 --> 00:00:46,366 리처드 세라: 대부분의 경우, 저의 작업은 작업에서 비롯됩니다. 2 00:00:46,366 --> 00:00:48,520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3 00:00:48,520 --> 00:00:51,129 저는 결코 이미지로 시작하지 않으며 드로잉으로도 시작하지 않습니다. 4 00:00:51,129 --> 00:00:53,190 저는 대부분 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5 00:00:54,695 --> 00:00:57,503 안에서부터 바깥으로 작업하는 방식이에요. 6 00:01:01,390 --> 00:01:04,180 현재 저는 12~15개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7 00:01:04,180 --> 00:01:05,920 각기 다른 단계에서 진행중이며 8 00:01:05,920 --> 00:01:09,800 세인트루이스,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 9 00:01:09,800 --> 00:01:12,530 싱가포르, 카타르, 뉴질랜드에서도 10 00:01:12,530 --> 00:01:14,539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11 00:01:15,067 --> 00:01:16,868 지금 굉장히 많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12 00:01:26,450 --> 00:01:27,869 저는 은유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13 00:01:27,869 --> 00:01:31,679 이미지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보일지를 미리 염두에 두고 작업하지 않습니다. 14 00:01:32,380 --> 00:01:35,369 제가 집중하는 것은 그 순간 흥미롭게 느껴지는 15 00:01:35,369 --> 00:01:39,360 요소들의 관계입니다. 16 00:01:39,360 --> 00:01:43,050 그리고 만약 제가 그 요소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할 수 있다면, 17 00:01:43,050 --> 00:01:45,170 혹은 작품 안으로 들어가고 그 사이를 걷고 18 00:01:45,170 --> 00:01:49,000 주변을 돌아다니는 경험이 저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준다면, 19 00:01:49,000 --> 00:01:52,040 저는 그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 00:01:54,680 --> 00:01:56,100 특히 "찰리 브라운"이라는 작품을 작업할 때는 21 00:01:56,100 --> 00:02:00,000 형태를 어떻게 휘어올리면서 관객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22 00:02:00,509 --> 00:02:02,526 돌아가도록 만들지 고민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23 00:02:05,640 --> 00:02:09,167 이전에 작업했던 '타원(Ellipses)'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시킨 겁니다. 24 00:02:26,970 --> 00:02:31,790 놀라웠던 점은 조각에 대해 전혀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25 00:02:31,790 --> 00:02:37,920 이 작품에 들어가서 나름의 경험을 26 00:02:37,920 --> 00:02:42,034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7 00:02:42,760 --> 00:02:45,910 많은 사람들에게 그 경험은 충족감을 주는 것이었는데, 이떤 의미에서는 놀라웠기 때문이고 28 00:02:45,910 --> 00:02:49,530 그것이 새로웠기 때문이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9 00:02:53,793 --> 00:02:55,989 이 작품은 건축과도 관련이 없고, 풍경이나 건물, 30 00:02:55,989 --> 00:02:59,599 산, 협곡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31 00:02:59,599 --> 00:03:02,572 어떤 익숙한 것과도 연결 짓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32 00:03:35,420 --> 00:03:39,420 이 작품은 관객이 가만히 있어도 계속해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33 00:03:39,420 --> 00:03:41,019 그래서 이 작품은 매우 큰 확장성을 가지고 있으며 34 00:03:41,019 --> 00:03:43,150 공간의 물리적 특성보다 35 00:03:43,150 --> 00:03:49,146 강철 자체의 탄력성에 더 집중하게 만듭니다. 36 00:03:52,030 --> 00:03:55,000 이 작품에서 강철은 강철 그 자체를 넘어선 무언가가 됩니다. 37 00:03:55,000 --> 00:03:58,571 마치 고무처럼 늘어나는 듯한 느낌을 주고, 38 00:04:00,819 --> 00:04:03,377 면이 아니라 하나의 띠처럼 보이게 됩니다. 39 00:04:11,902 --> 00:04:15,665 이 작품에서 저를 만족스럽게 했던 또 다른 요소는 40 00:04:16,346 --> 00:04:20,239 돌출된 부분이 약 1.8미터나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41 00:04:20,837 --> 00:04:23,959 관객들이 그 아래를 걸어갈 수 있으며, 42 00:04:27,610 --> 00:04:30,110 이 부분이 마치 배의 선체처럼 느껴집니다. 43 00:04:31,782 --> 00:04:35,380 제가 어릴 때 겪었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44 00:04:35,380 --> 00:04:37,328 강렬한 경험 중 하나는 45 00:04:37,328 --> 00:04:38,656 약 네 살 때 마린 조선소에서 46 00:04:38,656 --> 00:04:41,027 배가 진수되는 모습을 본 것이었습니다 47 00:04:41,027 --> 00:04:42,739 아버지와 함께 갔었는데, 48 00:04:45,750 --> 00:04:51,780 거대한 형태의 배가 물을 만나면서 49 00:04:51,780 --> 00:04:55,050 부유하고, 자유로워지고, 떠다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50 00:04:56,019 --> 00:04:59,900 무겁고 거대한 것이 갑자기 가벼워지는 그 순간은 51 00:04:59,900 --> 00:05:03,500 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52 00:05:03,500 --> 00:05:06,584 그 경험은 이후에도 계속 꿈속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53 00:06:11,056 --> 00:06:13,349 남자: 리처드, 당신은 그 책에 항상 무엇을 적고 있나요? 54 00:06:13,349 --> 00:06:16,186 세라: 음, 제 자신에 대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어요. 55 00:06:16,186 --> 00:06:17,680 남자: 시를 쓰고 있는 건가요? 56 00:06:18,092 --> 00:06:21,720 세라: 아니요, 눈과 손의 감각을 함께 유지하는 방법이에요. 57 00:06:21,720 --> 00:06:23,750 어릴때부터 저는 그림을 그리기 58 00:06:23,750 --> 00:06:26,480 시작했어요. 아마도 부모님의 관심을 끌기 59 00:06:26,480 --> 00:06:29,130 위해서였을 겁니다. 저에게는 60 00:06:29,646 --> 00:06:30,550 말도 잘하고, 잘생기고, 61 00:06:30,550 --> 00:06:31,980 키도 큰 형이 있었거든요. 62 00:06:31,980 --> 00:06:33,380 저는 마치 작은 존재처럼 느껴졌어요. 63 00:06:33,380 --> 00:06:36,470 그래서 부모님의 상상력을 사로잡기 위해 64 00:06:36,470 --> 00:06:38,229 저녁 식사 후에 매일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65 00:06:38,229 --> 00:06:40,120 그리고 부모님은 그 그림을 지지해 주셨어요. 66 00:06:40,120 --> 00:06:44,440 그렇게 해서 그림 그리기는 저만의 개인적이고 사적인 일이 되었어요. 67 00:06:44,440 --> 00:06:49,540 눈과 손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방법이자 제가 보는 것들을 기록하는 방식이었죠. 68 00:06:49,540 --> 00:06:52,910 예를 들어, 아버지와 형이 자동차를 분해하고 있을 때, 69 00:06:52,910 --> 00:06:54,590 저는 그 부분들을 그림으로 그렸어요. 70 00:06:54,590 --> 00:06:58,160 그렇게 저는 항상 그림을 그려왔어요. 71 00:06:58,160 --> 00:07:02,290 이것은 단순히 일기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72 00:07:02,290 --> 00:07:05,440 제 삶과 연결된 방식을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73 00:07:05,440 --> 00:07:08,310 그리고 저는 눈이 하나의 근육과 같다고 생각해요. 74 00:07:08,310 --> 00:07:11,172 그림을 많이 그릴수록, 그 근육은 더 단련되고 75 00:07:11,172 --> 00:07:12,378 더 좋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죠. 76 00:07:12,997 --> 00:07:16,759 제가 매일 하는 노트 드로잉을 그냥 '드로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77 00:07:16,759 --> 00:07:20,400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과 그리고 드로잉의 역사와 관련된 78 00:07:20,400 --> 00:07:21,607 다른 그림들도 그리죠. 79 00:07:21,813 --> 00:07:26,470 하지만 제 자신을 이해하고 대화를 지속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80 00:07:26,470 --> 00:07:28,936 우리 앨런이 녹음기에 이야기를 남기는 것처럼, 저는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81 00:07:33,370 --> 00:07:35,215 남자: 그걸 지나가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82 00:07:37,669 --> 00:07:39,008 세라: 이쪽으로 다시 하면 돼요. 맞죠? 83 00:07:39,008 --> 00:07:41,010 다시 올려요. 다시 올려요. 84 00:07:48,145 --> 00:07:50,480 이 순간이 바로 '5밀리미터의 순간'이에요. 85 00:07:52,790 --> 00:07:56,280 이걸 정확히 5밀리미터 이내로 맞춰야 하죠. 86 00:07:57,765 --> 00:07:58,680 남자: 존 87 00:08:03,093 --> 00:08:06,940 이거 용접하는 거 정말 골치 아플 거에요. 88 00:08:06,940 --> 00:08:08,560 비는 왜 와서, 정말... 89 00:08:09,488 --> 00:08:11,268 다른 남자: 토니를 탓하세요. 날짜를 정한 게 토니잖아요. 90 00:08:12,711 --> 00:08:14,042 남자: 이건 정말 협업입니다. 91 00:08:14,847 --> 00:08:19,135 이 작업을 함께하는 모든 철강 노동자들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함께하는 협업이죠. 92 00:08:19,267 --> 00:08:22,412 저는 이 과정 자체가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성된 작품뿐만 아니라요. 93 00:08:26,516 --> 00:08:29,210 하지만 작업이 잘 진행되는 게 마음에 드네요. 94 00:08:29,210 --> 00:08:32,067 남자: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어디서든 존재감을 드러내죠. 95 00:08:32,067 --> 00:08:33,570 세라: 네 맞아요. 도망칠 수도 없죠. 96 00:08:33,570 --> 00:08:34,786 바로 거기에 있어요. 97 00:08:42,849 --> 00:08:45,000 남자: 아주 멋진 작업이에요. 98 00:08:50,972 --> 00:08:52,633 세라: 거의 공압 구조물(pneumatic structure) 같아요. 99 00:08:52,633 --> 00:08:53,133 남자: 공압이요? 100 00:08:53,133 --> 00:08:56,272 세라: 네 마치 안에서부터 팽창하고 101 00:08:56,396 --> 00:08:57,659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102 00:09:02,478 --> 00:09:03,607 남자: 어디를 용접할까요? 103 00:09:03,607 --> 00:09:04,533 다른 남자: 여기요. 104 00:09:05,770 --> 00:09:06,338 남자: 존... 105 00:09:10,239 --> 00:09:12,620 세라: 공간을 형성하고, 공간을 유지하며, 공간 자체를 작품의 내용으로 만드는 능력은 106 00:09:12,620 --> 00:09:17,179 공간 자체를 작품의 내용으로 만드는 능력은 107 00:09:18,024 --> 00:09:21,006 공간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108 00:09:21,006 --> 00:09:23,006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109 00:09:23,440 --> 00:09:26,400 전화 부스 안에 들어가는 것과 110 00:09:26,400 --> 00:09:29,060 축구 경기장 안에 들어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111 00:09:29,060 --> 00:09:32,060 "전화 부스는 답답하고, 축구 경기장은 광활하다"라고 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죠. 112 00:09:32,060 --> 00:09:34,730 그렇다면 전화부스와 113 00:09:34,730 --> 00:09:36,050 축구 경기장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공간을 경험한다면 어떨까요? 114 00:09:36,050 --> 00:09:38,810 그 공간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오른쪽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115 00:09:38,810 --> 00:09:39,829 뒤돌아 걸어갈 때 다시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116 00:09:39,829 --> 00:09:43,046 그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되는 거죠. 117 00:10:09,500 --> 00:10:12,010 이 작품은 저에게 있어서 새로운 작업을 열어준 118 00:10:12,010 --> 00:10:13,660 생성적인 작품입니다. 119 00:10:13,660 --> 00:10:15,170 이 작업을 통해 또 다른 시리즈가 시작될 수 있어요. 120 00:10:15,170 --> 00:10:17,250 어떤 작업들이 121 00:10:17,250 --> 00:10:19,440 이로부터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122 00:10:19,440 --> 00:10:21,519 그 가능성 자체가 저에게는 흥미롭습니다. 123 00:10:21,519 --> 00:10:24,512 왜냐하면 아직도 이 작품은 저에게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