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슈퍼 마리오 메이커 2가 막 출시되었습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는
게임 레벨 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나만의 마리오 스테이지를 만드는 것을 통해서 말이죠.
그리고 완성한 스테이지를 인터넷에 게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볼 수 있습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는 다양한 도구가 들어 있습니다.
오토 스크롤 코스도, 보스 배틀 코스도,
괴상한 퍼즐과 유치한 장난 등등 수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처음으로 '만들기'를 누를 때는 아마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어, 근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지?"
그래서 여러분이 인생 첫 스테이지를
디자인하고 업로드할 수 있도록 돕는
튜토리얼 비디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물론 적절하게 '마리오스러운' 스테이지를 말하는 겁니다.
코인으로 쓴 내 이름이나,
돈으로 샤워하게 해 주는 토관이나,
시소에 놓인 굼바 28마리 같은 것들 말고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첫 스테이지를 완성하고 나면,
각종 메커니즘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적용할 수 있는 응용법도 늘어나고,
대부분의 도구가 손에 익을 것이고,
끝내주는 스테이지를 만들어 나가고,
그리고 아마 이번 주 말에는
닌텐도에 취직해서
교토에 살 아파트를 검색하고 있을 겁니다.
괜찮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단계.
핵심 메커니즘을 정하자.
마리오 메이커 2에서 흔히 저지르는 큰 실수는
도구 상자에 들어있는 모든 오브젝트 하나하나를
스테이지에 꽉꽉 채워넣는 것입니다.
여기에 엄청 큰 가시기둥 놓고,
여기엔 통통동글 몇 개 놓고,
시소 다리도 몇 개 섞어 놓고,
매그넘킬러 잔뜩 놓고 마무리하고 그런 것 말이죠.
이러한 스테이지는 대체로 아주 산만하고,
무엇보다도 사용된 각각의 아이디어를
플레이어에게 소개하고 또 그를 둘러볼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합니다.
그러니 도구 상자를 잘 살펴보고
내 스테이지에서 핵심으로 쓸 만한
메커니즘을 딱 하나 정해 보세요.
음표 블록도 좋습니다.
점프대도 좋고요.
ON/OFF 스위치나
스네이크블록도 괜찮습니다.
이것 외에 다른 요소를 전혀 쓰지 말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정한 이것 한 가지가
이 스테이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이죠.
제가 만들고 있는 이 스테이지에서는
여기 이 그네크레인을 써 보려고 합니다.
재미있어 보이네요.
2단계.
가능한 모든 응용 방법을 생각하라.
다음 단계는 여기에서 정한 메커니즘 하나를
어떻게 보다 재미있게 또는 보다 어렵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여기 있는 이 그네크레인을 사용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아마 이렇게 큰 틈 사이에 배치하는 것이겠죠.
그러면 마리오는 그네크레인으로 점프해서
크레인을 흔들고 반대쪽으로 점프해 나가는 것입니다.
아니면 틈 하나에
그네크레인을 여러 개 배치할 수도 있겠죠.
높이를 다르게 할 수도 있고요.
그네크레인 사이에 플랫폼을 설치해서
이것을 뛰어넘어야만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날아다니는 적을 배치하는 등,
다양한 응용 방식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을
플레이어를 향한 말로 표현하자면 이렇습니다.
"좋아, 이게 뭔지 감은 잡았지?"
"어디 이건 어떻게 통과하나 볼까?"
변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루하거나 너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 가지의 변형 배치를 시도해 보고
직접 플레이해 보세요.
그리고 플레이어로서 가장 괜찮았던 것으로 정하는 겁니다.
3단계.
메커니즘을 플레이어에게 소개하라.
자, 이제 본격적인 제작 단계로 넘어가 봅시다.
게임 스테이지의 첫 단계는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플레이어에게 앞으로 등장할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스테이지가 점차 어려워져 위험천만하고
밑도 끝도 없는 절벽이 등장하기 전에
이 맨 처음 나오는 그네크레인 딱 하나 정도에서는
마리오에게 안전한 바닥을 준비해 주는 것입니다.
떨어져도 별 탈 없이 다시 도전해 볼 수 있게요.
이때 주의할 것은
꼼수를 써서 그냥 지나갈 수는 없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구간은 플레이어가 해당 메커니즘을
실제로 사용하고 이해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벽의 높이와 크레인의 위치를 높이겠습니다.
크레인을 쓰지 않고 넘어가지 못하도록 말이죠.
4단계.
난이도를 점차 높여라.
아까 살펴본 응용 방법들을 기억하시나요?
이제 실제로 적용해 볼 차례입니다.
적어도 괜찮은 것 4~5개 정도라도요.
스테이지 처음에 소개된
가장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한 플레이어는,
갖은 시련과 변형된 메커니즘과
보다 복잡한 환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난이도는 단계적으로 서서히 상승하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인 설계입니다.
각각의 시련에 서열을 매기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난이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지금 보이는 시야 밖까지 시련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다가올 상황을 눈으로 보고
미리 대비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죠.
이때 플레이어는 닥쳐 오는 여러 위험에 맞게
빠르게 대응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만은 가장 마지막에 작업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쉴 수 있는 구간을 배치하는 것도
잊지 않도록 합시다.
설상가상으로 시련이 계속 이어지게 하는 대신,
마음 놓고 지나갈 수 있는 구간을 만들어 줍시다.
플레이어는 이 구간을 통해 짧은 휴식을 취하게 되고,
스테이지 전체적으로는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잡아 줍니다.
그렇게 하는 편이 끝없이 이어지는 액션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5단계.
결합할 수 있는 다른 메커니즘을 찾자.
좋습니다. 이제 첫 스테이지에도
핵심 메커니즘과 단계적 난이도 설계가 들어갔네요.
아주 좋아요.
반은 끝난 셈입니다.
중간 포인트도 적당히 하나 꽂아 두고 계속해 봅시다.
이번 단계에서는 도구 상자를 다시 열어서
핵심 메커니즘과 연계하기 적합한 새로운 것을 찾아봅시다.
제가 사용한 그네크레인의 경우에는
이 레일과 함께 쓸 수 있겠네요.
더 나아가서 ON/OFF 스위치를 통해
트랙의 형태를 바꿀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레일의 끝부분에 이르러 그네크레인이 떨어지고
이어지는 새로운 레일을 타고 가도록 배치할 수도 있고요.
그네크레인에 마리오가 아닌 다른 것을 잡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점프대나 적이나
곧 폭발하는 폭탄병도 가능하지요.
마리오가 그네크레인에 폭탄병을 던지면
그대로 레일을 타고 이어지는 벽을 폭파하게 해서
마리오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할 수도 있겠죠.
킬러미사일을 그네크레인에 닿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묘수로군.
레벨 디자인은 수많은 실험과 놀이의 현장입니다.
인디 게임 Braid의 개발자 Jonathan Blow가
가장 기본적인 게임의 규칙을 이것저것 갖고 놀다가
그 중 재미있는 결과를 찾아내 써먹은 것과 같이,
이번에는 우리도 그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마리오 메이커의 다양한 오브젝트를 함께 사용해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6단계.
나머지 절반을 만들자.
플레이어는 이제 중간 지점까지 진행함으로써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완벽히 이해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제 남은 절반의 코스를
앞서 살펴본 여러 요소의 결합을 사용해
보다 더 재미있게 만들어 봅시다.
크게 보면 이 부분도 앞의 과정과 유사합니다.
본격적으로 나아가기 전, 가장 첫 부분에서는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메커니즘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진행할수록 더욱 복잡해지게 응용하는 것이죠.
여기서는 기본적인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그네크레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높이가 다른 레일 여러 개가 따로 있는 거죠.
그렇게 새로운 것들을 소개해 나갑니다.
가끔씩은 생각한 대로 잘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원래 생각해낸 것은 그네크레인이 폭탄병을 잡게 하여
마리오가 ON/OFF 스위치를 제때 건드리면
크레인이 변화한 트랙을 타고 쭉 내려와서
집고 있던 폭탄병을 사용하여
저쪽의 벽을 부수고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타이밍과 카메라와
마리오가 아래로 오면 자동으로 놓아 버리는 크레인 덕분에
생각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네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삭제해 버리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마세요.
조금 손봐서 다시 넣을 수도 있겠죠.
여기에서의 결과적인 목표는
적절한 최후의 시련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마리오 메이커 게임에는 스테이지에 끝부분에
깃대 등의 오브젝트가 놓여 있습니다.
그 꼭대기에 닿아서 골인하면 특별한 추가 포인트를 제공하죠.
그러니 깃대의 맨 위로 이어지는 아주아주 어려운 구간을 만들어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능숙하지 못한 플레이어도 물론
깃대 아랫부분을 통해 골인할 수는 있게 해야겠죠.
아니면 다시 코스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후반부에 등장하는 장치들에 대한
단서나 힌트 등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그러면 코스가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장치로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지도 않겠죠.
그래서 저는 앞부분에 ON/OFF 스위치 기믹을
하나 설치했습니다.
그러면 플레이어가 그 뒤에 다시 스위치를 마주하면
어떻게 할지 바로 생각해낼 수 있겠죠.
7단계.
적과 아이템을 배치하자.
마리오 게임의 스테이지는
플랫포머 메커니즘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디자이너는 코스에 다양한 적을 등장시켜
이를 보다 복잡하게 하거나
페이스를 조절하는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게임 디자인이 항상 그렇듯
적 또한 과유불급입니다.
킬러 미사일과 굼바와 폭탄병으로 화면을 꽉꽉 채우는 대신
꼭 필요한 적 몇 마리만 배치하는 것이 낫습니다.
아이템을 배치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코인과 1UP버섯 등은 길을 헤메는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템은 숙련되고 거침없는 플레이어에게
보상으로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코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아가는 것은
너무 어렵지 않게 만듭시다.
그리고 획득하기 힘든 위치에 코인과 아이템을 배치하는 거죠.
8단계.
테스트하고 고치자.
완성한 스테이지가 업로드되기를 그저 앉아서 기다리는 대신,
다른 일을 하나 해 봅시다.
직접 만든 스테이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몇 시간의 힘든 작업 끝에,
이제는 저기의 픽셀 하나조차 눈에 익었겠죠.
하지만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플레이어는
길을 잃어버리거나
스테이지가 너무 빡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친구와 엄마와 동생과 동생의 친구들을 불러
내가 만든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도록 부탁해 봅시다.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보고 피드백을 받고
그것으로 스테이지를 고쳐 나갑시다.
최대한 스테이지의 설계에 반항하는 방법으로
플레이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열심히 설계한 구간을 간단히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없도록 새로운 오브젝트를 배치하면 되겠죠.
항상 체크해야 하는 것 세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단순히 점프만 해도 통과할 수 있는 구간이 없게 하자.
점프 구간을 늘리고 블록과 경사면을 추가하면
이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둘째: 초보자를 배려하자.
마리오에 익숙해진 여러분은 아마도
코스를 최대 속도로 질주해서 통과하겠지만,
처음 마리오를 접하는 플레이어들은 거의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 보통 속도로 진행해도 클리어할 수 있도록 합시다.
달리기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클리어할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해 보면 되겠죠.
셋째: 실수 한 번으로 막히지 않도록 하자.
이 점프 구간을 한번 봅시다.
공중의 펄럭펄럭을 밟아야 넘어갈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야 기분이 좋겠지만,
실패해서 저 녀석을 쓰러트려 버리면 어떡할까요?
그러면 절대 클리어할 수 없는 스테이지가 되고 맙니다.
게임 디자인으로서 부적절하죠.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는 쉬운 방법이 몇 개 있습니다.
꼭 필요한 적이나 점프대, P스위치 등이
딱 한 번만 나오게 하는 대신
해당 오브젝트가 계속해서 나오는 토관을 배치하는 것이죠.
애초에 부서질 여지가 없는 오브젝트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에서는 음표 블록을 쓰면 되겠죠.
9단계.
자료를 조사하자.
디자이너로서의 마인드가 갖춰졌으니,
재밌게 플레이했던 코스나 옛 마리오 게임을
다시 플레이해보면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코스를 클리어하는 수동적인 플레이어에서 벗어나,
해당 스테이지의 디자인에 사용된
다양한 응용법과 전략을 배울 수 있겠죠.
닌텐도 게임이 어떤 식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그를 발전시키고 꼬아내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적들과 아이템의 배치 방법을 배우고요.
다양한 액션과 쉬어가는 구간을 통한
스테이지의 페이스 조절도 살펴 보세요.
꼭 마리오 게임만 살펴볼 필요는 없습니다.
Game Maker's Toolkit 시리즈에서 보여드린 바 있듯이,
록맨과 레이맨 시리즈,
Celeste와 Shovel Knight 등의 다른 플랫포머 게임도
좋은 교과서로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마리오 메이커는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마리오 시리즈로 배우는 것이 가장 적합하지요.
그러나 좋은 레벨 디자인은 잘 만든 게임이라면
굳이 마리오 시리즈가 아니라도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분석적인 시야로 이런 게임들을 다시 플레이하고 배워 보세요.
직접 만든 코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말이죠.
10단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라.
이제 첫 스테이지를 만들었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준비도 되었습니다.
핵심 메커니즘만 바꾸어 이 10단계를 다시 적용할 수도 있고,
자신의 창의력을 한껏 발휘하여
처음부터 아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죠.
마리오보다는 동키콩 컨트리에 가까운 것에
더 마음이 끌릴 수도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메커니즘을 마주하는 것이죠.
스테이지의 시간을 밤으로 바꾸어 변화하는
다양한 요소를 시도해 볼 수도 있고,
숲이나 성에서 수면을 조절하면서 놀 수도 있고,
클리어 조건을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겠죠.
특정 테마에 맞는 스테이지를 만들거나
어떤 메커니즘보다는
순수한 플레이 실력에 집중하는 코스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모두 여러분 나름입니다.
그래도 오늘 배운 이 기본적인 팁들은
무엇을 만들더라도 여러분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새로운 메커니즘을 소개하고, 적절히 페이스를 조절하고,
예상치 못한 변형을 도입하고
뛰어난 플레이에 보상을 제공하는 등
이러한 것들은
좋은 스테이지라면 어디에나 들어갈 만한 것입니다.
그러니 멋진 스테이지를 만들고 댓글로 코드를 남겨 주세요.
다음주인 7월 10일 저녁 7시부터,
가능한 한 많은 레벨을 여기에서 플레이해 보겠습니다.
바로 이 채널에서 라이브로 말이죠.
다른 사람의 댓글에 올라온 스테이지를
여러분이 직접 플레이해 보시고
마음에 드는 것에 좋아요를 눌러 주시면 저도 참고할 수 있겠죠.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마리오 메이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