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3.400,0:00:04.820 [트라이베카의 헌터대학교] 0:00:04.820,0:00:06.420 [뉴욕 클로즈업] 0:00:11.360,0:00:16.420 [예술가 알레한드로 알만사 페레다] 0:00:23.380,0:00:26.640 "뉴욕 탈출"은 저의 어린시절을 함께한 영화예요. 0:00:27.840,0:00:29.420 --플리스켄, 나를 뭘로 보는 건가. 0:00:29.700,0:00:31.080 --스네이크라고 부르시죠. 0:00:32.349,0:00:36.360 제게 뉴욕은 터프함의 대명사였어요. 0:00:41.300,0:00:43.280 --어이 스네이크! 언제 왔나? 0:00:43.280,0:00:47.660 스네이크 플리스켄은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0:00:47.670,0:00:50.709 몸 속 시한폭탄을 안고 0:00:50.709,0:00:53.530 강제로 뉴욕으로 가게 돼요. 0:00:53.530,0:00:55.840 뉴욕은 감옥 같은 곳이 되어 있었죠. 0:00:55.840,0:01:00.680 [보이스오버] [br]규칙은 하나, 들어갈 땐 마음대로지만 나올 땐 아닙니다. 0:01:00.680,0:01:03.659 사실 지금 제 상황과 비슷한 것 같아요. 0:01:03.659,0:01:06.900 지금의 맨하튼은 감옥까지는 아니지만 0:01:06.900,0:01:11.620 일부 특권을 가진 사람들의 놀이터가 된 것 같죠. 0:01:15.500,0:01:18.340 제가 뉴욕에 살면서 가장 슬픈 건 0:01:18.350,0:01:21.530 도시란 그 곳에 사는 사람들로 정의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0:01:22.120,0:01:23.739 많은 동료들이 0:01:23.740,0:01:26.180 작업실을 찾는 걸 어려워 해요. 0:01:26.180,0:01:29.059 적당한 가격에는 마음에 드는 작업실을 0:01:29.059,0:01:32.899 구할 수 없어서 많이들 우울해하죠. 0:01:34.880,0:01:35.760 문제는 0:01:36.480,0:01:38.340 다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하고 있어요. 0:01:38.350,0:01:40.770 제가 뉴욕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는 하죠. 0:01:40.770,0:01:42.950 모두들 정말 열정적이에요. 0:01:42.950,0:01:45.240 또 다른 열정적인 사람들 속에서 0:01:45.240,0:01:47.600 무언가를 하고 싶기 위해 여기로 모였죠. 0:01:48.140,0:01:50.459 하지만 모두가 그 일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0:01:50.459,0:01:52.030 다들 작업실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0:01:52.030,0:01:54.270 실제로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어요. 0:01:54.270,0:01:56.420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거나 0:01:56.420,0:01:57.819 모임을 갖는다거나 0:01:57.819,0:01:59.060 이런 것들이 사실 불가능하죠. 0:01:59.060,0:01:59.920 항상 뭘 해야하거나 0:01:59.920,0:02:01.039 일하는 중이거나 0:02:01.039,0:02:02.499 바쁘다고 하기 일쑤죠. 0:02:02.499,0:02:03.909 시간적 공간적 0:02:03.909,0:02:05.749 접점이 없는 느낌이에요. 0:02:08.429,0:02:09.970 저는 결국 이곳을 떠나기로 했어요. 0:02:09.970,0:02:12.110 저는 뉴욕을 떠나 0:02:12.110,0:02:15.660 멕시코시티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로 했죠. 0:02:16.900,0:02:22.040 [알레한드로 알만사 페레다의 뉴욕 탈출] 0:02:24.140,0:02:25.380 [윌리엄스버그에 위치한 알레한드로의 집] 0:02:25.380,0:02:27.180 이런, 지저분하군! 0:02:28.569,0:02:30.220 저는 계획을 짜는 걸 잘하지 못해요. 0:02:30.220,0:02:32.760 항상 마지막 순간에 하는 편이죠. 0:02:32.769,0:02:34.549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잖아요, 안 그래요? 0:02:36.540,0:02:38.879 그냥 책임감 때문에 0:02:38.879,0:02:40.099 저는 못하겠더라고요. 0:02:40.099,0:02:41.980 책임감이 저를 옥죄요. 0:02:41.980,0:02:45.200 이번에도 무작정 멕시코시티행 편도표를 끊었어요. 0:02:45.200,0:02:49.090 표를 사고 나니 짐을 싸고 팔 건 팔고 0:02:49.090,0:02:50.629 정리할 시간이 0:02:50.629,0:02:52.629 3주 남더라고요. 0:02:52.629,0:02:55.659 떠나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 없었는데 0:02:55.659,0:02:57.409 멕시코에서 전시할 0:02:57.409,0:03:00.140 새로운 작품을 완성하고 싶어서 0:03:00.140,0:03:02.040 미친듯이 작업해야 했어요. 0:03:02.640,0:03:03.820 생각해보니 0:03:03.829,0:03:05.590 헌터대에서 졸업했는데 이왕 하는 거 0:03:05.590,0:03:07.069 여기서 해야겠더라고요. 0:03:07.069,0:03:08.920 시간이 3주나 남았고 0:03:08.920,0:03:10.319 여기 뉴욕에 작업실도 있고. 0:03:10.319,0:03:12.780 한번 해보지 뭐, 싶었죠. 0:03:24.260,0:03:28.640 ["사랑하고 이별해본 것이[br]사랑해본 적 없는 것보다 낫다" (2014)] 0:03:30.000,0:03:31.840 그전부터 물속에서 다양한 물건들로 0:03:31.840,0:03:35.200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0:03:37.800,0:03:39.600 그래서 지난 여름 수영장을 0:03:39.939,0:03:42.019 빌려 쓸 수 있다는 피닉스에 갔어요. 0:03:53.920,0:03:58.180 저는 네덜란드의 바니타스화를 가장 좋아해요. 0:03:58.700,0:04:00.599 작품 활동을 하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죠. 0:04:00.599,0:04:02.430 실제 물건을 사용하면서 0:04:02.430,0:04:05.470 그 물건들이 작가와 연결된 느낌을 주거든요. 0:04:05.940,0:04:07.459 파리가 날라다니는 등 0:04:07.459,0:04:08.999 작은 부분도 놓칠 수 없죠. 0:04:09.880,0:04:11.300 죽음을 논하고 0:04:11.730,0:04:14.310 흘러가는 시간을 논해요. 0:04:14.310,0:04:15.920 아름다움과 부패. 이런 것들도요. 0:04:31.710,0:04:32.970 수영장은 없었어요. 0:04:32.970,0:04:34.060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죠. 0:04:34.060,0:04:36.580 "수영장 같은 걸 빌려줄 만한 사람 없나요?" 0:04:37.100,0:04:39.080 당연히 없었죠. 0:04:44.120,0:04:45.480 --좋아, 시작해볼까! 0:04:45.480,0:04:49.930 결국 저는 물탱크를 직접 만들기로 했어요. 0:04:49.930,0:04:51.140 인터넷에 찾아 보니 0:04:51.140,0:04:53.650 합판 수족관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0:04:54.620,0:04:57.100 단단하고 괜찮아보이는 상자를 만들어 0:04:57.110,0:04:58.670 물을 채우더라고요. 0:05:05.100,0:05:06.720 실리콘 처리도 잘 해놓았고 0:05:06.720,0:05:09.540 이쯤이면 괜찮을 것 같아요. 0:05:09.760,0:05:11.420 해보면 알겠죠. 0:05:19.340,0:05:20.080 --좋아! 0:05:20.820,0:05:21.890 일단 물을 채우기 시작했어요. 0:05:21.890,0:05:23.160 영화 "샤이닝"에 나온 것처럼 0:05:23.160,0:05:25.760 작업실이 파도친다고 생각하니까 겁도 났어요. 0:05:27.010,0:05:28.990 --이런, 물탱크가 새고 있어! 0:05:29.860,0:05:30.760 뭐 어때요. 0:05:30.770,0:05:32.120 물이 새는 물탱크라고 하죠, 뭐. 0:05:32.120,0:05:34.140 제 작업실에는 물이 넘쳐서 0:05:34.140,0:05:34.930 촬영도 0:05:34.930,0:05:36.400 작업도 좀 축축하게 하겠네요. 0:05:48.440,0:05:49.360 사실 0:05:49.580,0:05:51.640 시간적 여유도 없고 0:05:52.910,0:05:55.340 기술적인 문제도 발생해서 0:05:55.340,0:05:56.390 제 자신에게 계속 0:05:56.390,0:05:58.640 물건 두세 개만 가지고 0:05:58.640,0:06:02.300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자고 되뇌었어요. 0:06:03.520,0:06:06.440 그래도 신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0:06:08.260,0:06:09.980 --대박! 너무 크잖아! 0:06:10.980,0:06:12.120 --500그램만 주세요. 0:06:12.870,0:06:13.890 --이건 얼마예요? 0:06:13.890,0:06:14.860 --4000원이요. 0:06:14.870,0:06:17.350 --사보죠, 뭐. 0:06:17.350,0:06:19.440 일단 가지를 샀고요. 0:06:19.440,0:06:22.400 가지랑 바나나, 체리도... 0:06:22.400,0:06:24.280 체리는 물에 뜰 것 같지 않네요. 0:06:24.760,0:06:27.280 저는 뉴욕에서 차이나타운을 가장 좋아해요. 0:06:27.290,0:06:29.230 가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0:06:29.900,0:06:31.100 거침이 없죠. 0:06:31.100,0:06:34.220 보통 뭘 하나 사고자 하면 딱 한 개 사게 되잖아요. 0:06:34.220,0:06:35.580 여기는 그렇지 않아요. 0:06:36.430,0:06:39.250 차이나타운은 약간 멕시코시티 번화가 같아요. 0:06:39.480,0:06:41.740 이 도시에 있는 온갖 규칙과 질서를 0:06:42.200,0:06:44.200 어지럽혀 놓는 동네거든요. 0:06:44.780,0:06:46.860 난잡하고 정신없죠. 0:06:46.860,0:06:48.600 도시는 이래야 도시답죠. 0:07:16.860,0:07:21.180 어릴 때 집에 큰 어항이 있었어요. 0:07:21.180,0:07:22.600 제가 정말 좋아했죠. 0:07:22.600,0:07:25.060 물속에서의 움직임을 보는 걸 참 좋아했어요. 0:07:27.840,0:07:30.120 그래서인지 배나 잠수함 이런 것에 0:07:30.120,0:07:31.580 관심이 많았어요. 0:07:31.580,0:07:32.720 자크 쿠스토도요. 0:07:42.700,0:07:46.100 땅에서는 모든 게 중력 때문에 바닥에 가만히 0:07:46.440,0:07:47.280 붙어 있잖아요. 0:07:47.900,0:07:50.380 물속에서는 뜨는 성질을 이용해서 0:07:50.980,0:07:55.280 어떻게 보면 정말 다양한 조각품을 만들 수 있죠. 0:07:55.360,0:07:57.100 장관이죠. 0:08:07.380,0:08:09.160 조각품은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0:08:09.160,0:08:14.260 조각품은 건축물처럼 굳어 있잖아요. 0:08:26.840,0:08:30.980 그게 아니라 이렇게 떠다니는 조각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0:08:30.980,0:08:32.240 공중 부양한 것처럼요. 0:08:46.280,0:08:47.320 --이삿날이네요. 0:08:49.980,0:08:53.260 저는 누구든 한번쯤 의미를 찾기 위해 0:08:53.269,0:08:56.070 뉴욕에서 최소 일이년 살아보면 0:08:56.070,0:08:57.610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0:08:59.520,0:09:02.100 --좋아, 이제 거의 준비 된 것 같군요. 0:09:02.140,0:09:05.700 하지만 이게 유일한 생활 방식도 0:09:06.320,0:09:08.600 유일한 행동 양식도 아니죠. 0:09:10.660,0:09:12.060 --나쁘지 않네요. 0:09:14.180,0:09:15.580 --[웃으며] 됐어! 0:09:16.340,0:09:17.060 --좋아. 0:09:17.220,0:09:19.000 젠장, 열쇠가... 여기 있군. 0:09:24.420,0:09:26.380 저는 미래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아요. 0:09:26.380,0:09:29.440 계획 같은 걸 짜지 않죠. 0:09:29.440,0:09:31.560 그래서 항상 변화하는 삶을 살아요. 0:09:32.440,0:09:35.320 지금 멕시코에 가는 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꼴이예요. 0:09:35.320,0:09:36.560 정치적 문제도 있고 0:09:37.360,0:09:38.560 범죄도 많이 일어나죠. 0:09:39.000,0:09:40.780 저는 터전을 옮기려고 하기만 하면 0:09:40.780,0:09:42.500 꼭 상황이 좋지 않은 곳으로 가더라고요. 0:09:42.510,0:09:43.310 희한해요. 0:09:43.310,0:09:46.740 아무래도 저는 좀 고생을 사서 하는 편이랄까요. 0:09:49.580,0:09:52.370 멕시코시티에서도 탈출할 지도 몰라요. 0:09:52.370,0:09:54.320 엘에이 같은데 가 있다가 또 탈출할 수도 있겠죠. 0:09:56.010,0:09:57.570 저는 항상 탈출하는 삶을 사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