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136,0:00:03.996 이 강연에는 성인 언어가 있습니다.[br]시청자께서 신중하실 것을 권고합니다. 0:00:05.293,0:00:08.126 이 말씀을 먼저 드려야겠어요. 0:00:08.150,0:00:12.350 제가 여기 있는 이유는 예의 바름에[br]관한 책을 저술했기 때문이고 0:00:12.374,0:00:14.718 그 책이 출간된 것이 0:00:14.742,0:00:18.711 바로 2016 미국 대통령 선거[br]무렵이었기 때문입니다. 0:00:18.735,0:00:21.521 그 뒤로 강연 초청을 [br]많이 받기 시작했는데요. 0:00:21.521,0:00:24.578 예의 바름에 대해 강연해달라거나 0:00:24.578,0:00:28.356 미국 정치에서 왜 예의 바름이[br]더 필요한지 말해달라는 거였죠. 0:00:28.380,0:00:29.658 엄청 대단했어요. 0:00:30.737,0:00:34.793 문제는 제가 예의 바름에 대한[br]책을 저술한 이유였는데요. 0:00:34.817,0:00:38.936 제가 확신하기에 예의 바름은.. 0:00:40.222,0:00:41.380 헛소리라고 생각했거든요. 0:00:41.404,0:00:43.452 (웃음) 0:00:43.476,0:00:46.525 자, 그렇게 말하면 매우 [br]예의에 어긋나게 들리겠지만 0:00:46.549,0:00:49.017 그런데 여러분과 [br]출판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0:00:49.041,0:00:51.800 저는 결국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0:00:51.824,0:00:53.827 그 책을 저술하고 0:00:53.851,0:00:56.384 예의 바름에 관한 오랜 역사와 0:00:56.384,0:00:59.264 17세기 무렵의 종교적 [br]관용에 대해 연구하면서 0:00:59.288,0:01:04.122 예의 바름에도 덕목이 있음을[br]발견하게 되었습니다. 0:01:04.146,0:01:08.043 예의 바름이 절대 헛소리가 아니라[br]오히려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알았죠. 0:01:08.067,0:01:10.124 특히 관용적 사회에서 말이죠. 0:01:10.148,0:01:11.952 그런 사회는 어떤 사회냐 하면 0:01:11.952,0:01:15.497 다양성을 지켜주겠다고 [br]약속할 뿐만 아니라 0:01:15.521,0:01:20.387 격하고, 때로는 혐오스런 이견조차[br]인정한다고 약속하는 사회입니다. 0:01:20.411,0:01:22.036 그런 이견도 다양성에서 나오죠. 0:01:23.400,0:01:25.548 그런데 '이견'을 뜻하는 [br]'disagreement' 라는 단어를 보면 0:01:25.572,0:01:31.624 그 형용사인 'disagreeable'이 [br]'불쾌한'의 뜻을 갖는 이유가 있습니다. 0:01:32.337,0:01:37.955 16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br]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0:01:37.984,0:01:43.274 의견 불일치의 단순한 행위가 [br]모욕적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0:01:43.972,0:01:46.426 그런데 홉스의 말은 지금도 맞아요.[br]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0:01:46.450,0:01:49.346 자, 여러분과 저의 의견이 [br]서로 다릅니다. 0:01:49.370,0:01:52.648 그런데 제가 옳아요. [br]전 늘 옳은 말만 하거든요. 0:01:52.672,0:01:57.838 그런데 여러분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br]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0:01:58.488,0:02:02.154 여러분이 선의로 다른 의견을 [br]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을 테니까요. 0:02:02.154,0:02:05.710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거나[br]아니면 멍청하거나 0:02:06.224,0:02:07.222 꽉 막혔고 0:02:07.222,0:02:09.560 뭔가 노리는 게 있거나[br]아마 미쳤다고 생각할 겁니다. 0:02:09.560,0:02:11.616 그건 반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죠. 0:02:11.640,0:02:15.066 그래서 여러분이 저와 의견이 [br]다르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0:02:15.090,0:02:20.828 저의 견해는 물론, 지성 측면에서도[br]절대적으로 모욕입니다. 0:02:20.852,0:02:22.926 그게 심해지는 경우는 0:02:22.926,0:02:27.193 기본적인 것에 있어서[br]의견 충돌이 생길 때입니다. 0:02:27.217,0:02:30.642 자신의 세계관이라든지[br]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말이죠. 0:02:30.666,0:02:33.230 어떤 종류의 의견 불일치를 [br]말하는지 다들 아실 거예요. 0:02:33.254,0:02:35.908 식탁에서 종교나 정치를 논하거나 0:02:35.932,0:02:40.233 한술 더 떠서 대중 문화의 정치성을 [br]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0:02:40.257,0:02:42.002 왜냐하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0:02:42.026,0:02:45.488 사람들이 실제로 진지하게 [br]의견이 대립하게 되는 경우이고 0:02:45.512,0:02:50.627 상대방과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br]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0:02:51.535,0:02:54.694 물론 그런 기본적인 문제의 의견 충돌은 0:02:54.718,0:02:59.120 미국 같이 확실히 관용적인 사회에서는 0:02:59.120,0:03:01.395 관대하게 받아들여집니다. 0:03:01.419,0:03:03.615 어쩌면 이 사실로부터 0:03:03.615,0:03:07.401 적어도 역사적으로 관용적인 사회에서 0:03:07.401,0:03:11.625 다양성이 환영받지 못했던 [br]이유가 설명될지도 모릅니다. 0:03:11.649,0:03:16.225 아니에요. 그런 공동체에서는[br]마지 못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0:03:16.249,0:03:19.535 서로를 경멸하면서도 [br]친밀하게 지내는 것이죠. 0:03:20.282,0:03:22.924 그것이 제가 종교적 관용을 [br]연구하면서 알게 된 것입니다. 0:03:22.948,0:03:25.497 근대 초기 잉글랜드와 미국에서의[br]종교적 관용에 대한 연구였죠. 0:03:25.521,0:03:27.365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0:03:27.365,0:03:34.679 그럼에도 서로 해치지 않고 [br]공존이 가능한 이유는 0:03:34.703,0:03:36.624 예의 바름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0:03:36.648,0:03:41.077 왜냐하면 예의 바름은 이견을[br]참을 만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0:03:41.101,0:03:47.331 같은 신념을 갖지 않더라도 [br]함께 살 수 있는 것이죠. 0:03:47.945,0:03:50.183 종교, 정치 혹은 어떤 것이든지요. 0:03:51.838,0:03:54.902 그리고 또 깨닫게 된 것이 있는데요. 0:03:54.926,0:03:57.950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br]예의 바름을 따집니다. 0:03:57.974,0:04:00.575 예의 바름에 관해 [br]정말로 많이들 말하는데요. 0:04:00.919,0:04:02.918 그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0:04:02.942,0:04:07.216 만약 예의 바름이 다른 의견을 [br]인정하는 데 필요한 덕목이고 0:04:07.216,0:04:10.332 이를 바탕으로 반대론자들과 [br]실제로 논쟁할 수 있다면 0:04:10.356,0:04:12.031 예의 바름이란 0:04:12.055,0:04:15.305 논쟁을 피하기 위한 [br]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0:04:15.839,0:04:19.300 마치 공을 가지고 집에 가버리겠다고[br]위협하는 것과 약간 비슷해요. 0:04:19.324,0:04:21.886 경기가 뜻대로 안 풀릴 때 말이죠. 0:04:21.910,0:04:23.999 왜냐하면 무례함의 재밌는 점은 0:04:24.023,0:04:27.546 그것이 늘 반대론자에게 [br]죄가 있다는 것입니다. 0:04:28.044,0:04:29.304 웃기는 말이죠. 0:04:29.428,0:04:31.289 우리 자신의 나쁜 행실에 관해서는 0:04:31.313,0:04:34.770 갑자기 건망증이 찾아오기도 하고 0:04:34.794,0:04:37.565 아니면 그걸 정당화하기 위해서 0:04:37.565,0:04:42.747 반대론자들의 무례함에 대한 [br]적절한 대응이라고 말합니다. 0:04:42.771,0:04:48.735 "내 주장에는 뭐든지 반박하는 사람에게[br]어떻게 예의를 갖출 수 있어? 0:04:48.735,0:04:50.843 아무튼, 그쪽이 먼저 시작한 거야." 0:04:51.423,0:04:53.431 이렇게 굉장히 쉽게 넘어갑니다. 0:04:54.160,0:04:56.807 또 다른 편리한 점은 0:04:56.807,0:04:59.454 오늘날 예의를 따지는 사람들 대부분이 0:04:59.478,0:05:05.503 예의 바름이 실제로 뭐냐는 물음에는[br]모호하고 애매한 태도를 보인다는 거예요. 0:05:05.948,0:05:10.136 예의 바름은 단순히 존중의 [br]유의어라고 흔히 말하고 0:05:10.160,0:05:13.114 좋은 예절과 공손함을 의미하지만 0:05:13.138,0:05:18.157 그럼에도 명백히 누군가를 [br]예의 바르지 않다고 비난하는 것은 0:05:18.181,0:05:22.110 공손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보다[br]훨씬 훨씬 더 나쁩니다. 0:05:22.134,0:05:27.457 예의 바르지 않다는 것은[br]잠재적으로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죠. 0:05:27.481,0:05:30.537 단지 버릇없다는 것은 [br]그 정도까지는 아니거든요. 0:05:30.561,0:05:34.569 그래서 예의 바르지 못하다고 하고 [br]예의 없음으로 비난하는 것은 0:05:34.593,0:05:39.220 누군가가 여하튼 도리를 벗어나 [br]있다고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0:05:39.244,0:05:41.917 함께할 가치가 전혀 없다는 거죠. 0:05:43.820,0:05:45.066 자, 요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0:05:46.135,0:05:48.541 예의 바름은 헛소리가 아닙니다. 0:05:48.565,0:05:50.173 가치있는 것이죠. 0:05:50.173,0:05:53.482 왜냐면 그 덕분에 [br]근본적인 의견 불일치가.. 0:05:54.554,0:05:57.482 가능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br]생산적이 되게도 하기 때문입니다. 0:05:58.412,0:06:01.292 예의 바름은 중요하지만[br]또한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0:06:03.058,0:06:05.694 예의 바름을 논하는 것은.. [br]한편으로는.. 0:06:05.718,0:06:08.575 글쎄요.. 그건 정말 쉬워요. 0:06:08.599,0:06:09.983 정말 쉽지요. 0:06:10.007,0:06:13.515 그리고 그것 또한 언제나 [br]완전 헛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0:06:14.919,0:06:18.292 그래서 이 상황이 제게는 [br]약간 어색한데요.. 0:06:18.316,0:06:20.466 저도 예의 바름에 관해[br]계속 말하고 있으니까요. 0:06:21.165,0:06:22.777 (웃음) 0:06:22.801,0:06:24.595 여하튼.. 0:06:25.445,0:06:26.759 우리는 자주 잊어버리지만 0:06:26.759,0:06:30.040 정치가와 지식인들이 지금까지 [br]수십년 동안 경고한 것이 있습니다. 0:06:30.040,0:06:32.560 미국이 예의 바름의 위기에[br]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죠. 0:06:32.584,0:06:35.906 그리고 그 위기를 불러온 것이 [br]과학기술의 발달 때문이라고 탓하며 0:06:35.930,0:06:39.978 케이블 TV, 라디오 토크쇼, [br]SNS 같은 것들을 비난했습니다. 0:06:40.002,0:06:41.547 역사가들은 이렇게 말할 거예요. 0:06:41.571,0:06:43.920 의견 충돌의 황금기는 [br]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0:06:43.944,0:06:47.350 적어도 미국 정치에 그런 건 없습니다. 0:06:47.370,0:06:50.893 그렇지만 제 책에서도 언급했지만[br]예의 바름의 첫 번째 근대적 위기는 0:06:50.917,0:06:53.737 사실 약 500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0:06:53.761,0:06:57.386 그때 마틴 루터라는 이름의[br]어느 신학 교수가 0:06:57.410,0:07:01.101 당대 최신의 통신 기술을 활용했죠. 0:07:01.125,0:07:02.379 바로 인쇄기였습니다. 0:07:02.403,0:07:05.569 교황이 적그리스도라는 내용의 [br]인쇄물을 만들었죠. 0:07:06.768,0:07:10.150 그래서 의도치 않게 [br]종교 개혁이 일어났습니다. 0:07:10.174,0:07:14.459 그래서 인쇄기를, 말하자면[br]16세기의 트위터라고 한다면 0:07:14.483,0:07:17.063 마틴 루터는 악성 댓글러의 [br]원조나 마찬가지예요. 0:07:17.087,0:07:19.232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0:07:19.256,0:07:22.606 그가 한번은 분명히 말하기를[br]자신은 기도할 때마다 0:07:22.630,0:07:24.765 누군가를 비난할 수 밖에 [br]없었다고 했어요. 0:07:24.813,0:07:28.171 '반기독교도인', 즉 천주교도들이 [br]그 비난의 대상이었습니다. 0:07:28.171,0:07:31.089 물론 반대파인 천주교도들은[br]그 말에 깜짝 놀라서 0:07:31.113,0:07:32.798 예의를 갖출 것을 요구했죠. 0:07:32.822,0:07:35.132 그러나 그들도 당한 만큼 [br]똑같이 되돌려 주었습니다. 0:07:35.156,0:07:36.998 '이단자'라는 고전적 비방을 하거나 0:07:37.022,0:07:39.399 더 심하면 '프로테스탄트'라고 [br]비하했습니다.[br] 0:07:40.262,0:07:43.721 '개신교도'라는 뜻으로 16세기에 [br]모욕적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죠. 0:07:45.377,0:07:48.500 그때나 지금이나 예의 바름을 [br]이야기할 때 중요한 점은 0:07:48.524,0:07:53.501 반대파에게 수준 낮다고 하면서 0:07:53.525,0:07:55.772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br]차지하는 것입니다. 0:07:55.796,0:07:58.144 그래야 더 수준 낮게[br]행동할 수 있으니까요. 0:07:58.168,0:07:59.660 왜냐하면 예의를 갖춰 달라고 하면 0:07:59.660,0:08:02.780 그걸 요구하는 쪽은 [br]예의를 지키는 본보기가 되고 0:08:02.081,0:08:07.215 무모하게 반대하는 상대방은[br]무례하다고 낙인 찍히기 때문이죠. 0:08:08.433,0:08:11.159 그래서 17세기에는 [br]예의 바름을 거론하는 것이 0:08:11.159,0:08:15.125 종교적 기득권층에게는 [br]좋은 수단이 되었습니다. 0:08:15.149,0:08:20.396 기존 교회의 반대파들을 침묵시키고[br]억압하고 배제하는 수단으로 쓰였죠. 0:08:20.420,0:08:23.305 특히 그들이 공개적으로 [br]저항할 때는 더욱 그랬습니다. 0:08:23.329,0:08:25.705 그래서 영국의 성공회 [br]목사들이 설교를 할 때는 0:08:25.729,0:08:28.076 무신론자들의 무례한 발언을 [br]문제삼곤 했습니다. 0:08:28.100,0:08:30.426 모두가 퀘이커 교도들을 비난하며 0:08:30.450,0:08:32.617 그들이 모자를 벗으며 인사하지 않고 0:08:32.641,0:08:35.696 무례하게 악수를 한다고 비난했죠. 0:08:36.601,0:08:38.816 그런 무례함에 대한 비난은 0:08:38.840,0:08:41.704 곧이어 박해의 구실이 되었습니다. 0:08:42.738,0:08:45.088 여기까지는 익숙한 내용이죠? 0:08:45.112,0:08:47.675 우리는 그런 전략을 자주 접합니다. 0:08:47.699,0:08:52.778 20세기에 인권운동가들의 [br]입을 막기 위해 이용되기도 했죠. 0:08:52.802,0:08:55.338 이 사실로 알 수 있는 것이 있는데요. 0:08:55.338,0:08:57.134 각 정당의 열혈 지지자들이 0:08:57.134,0:08:59.548 계속 이런 구식 전략을 꾀하는 [br]이유를 알 수 있죠. 0:08:59.572,0:09:02.232 시대에 뒤떨어진 [br]'공손함'을 들먹거리면서요. 0:09:02.256,0:09:06.457 그건 바로 특정 집단과 [br]그들의 특정한 견해가 0:09:06.481,0:09:08.574 도리를 벗어났다고 알리고 싶지만 0:09:08.598,0:09:12.467 실제로 그런 주장을 펼치기 위한 [br]수고를 덜기 위해서입니다. 0:09:13.067,0:09:15.359 그래서 당연히 저와 같은 회의론자는 0:09:15.359,0:09:19.306 대화의 미덕을 말하기 시작하면[br]따분함을 느끼곤 합니다. 0:09:19.330,0:09:21.658 사회적, 정치적 분열을 치유함에 있어서 0:09:21.658,0:09:25.789 예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br]문제를 악화시키는 것 같아서죠. 0:09:25.813,0:09:29.234 그것은 서로가 진지한 [br]대화를 하지 못하게 하고 0:09:29.258,0:09:33.195 서로 다른 말만 하며 [br]자기 주장만 펼치게 만듭니다. 0:09:33.219,0:09:35.614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드러내면서 0:09:35.638,0:09:38.163 자신이 어느 편에 있는지 [br]사람들에게 알리려 합니다. 0:09:39.388,0:09:43.516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해도[br]용서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0:09:43.540,0:09:46.699 예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게[br]헛소리라고 친다면 0:09:46.723,0:09:49.861 예의를 갖추는 미덕 또한 [br]헛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0:09:50.675,0:09:54.400 하지만 역사적 관점은 [br]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0:09:54.424,0:09:55.547 생각해 보세요. 0:09:55.547,0:09:57.831 근대 초기의 예의 바름의 위기가, 0:09:57.855,0:09:59.814 종교 개혁을 촉발했던 바로 그 위기가 0:09:59.838,0:10:02.599 관용적인 사회도 탄생시켰잖아요. 0:10:02.623,0:10:05.298 로드 아일랜드, 펜실베니아 0:10:05.322,0:10:07.942 그리고 궁극적으로 [br]미국과 같은 곳을요. 0:10:07.966,0:10:12.831 이런 곳들에서는 적어도[br]이견을 보호하고자 했습니다. 0:10:12.855,0:10:14.632 다양성은 물론이고요. 0:10:15.997,0:10:21.377 그것을 가능케 해준 것이[br]예의 바름의 미덕이었습니다. 0:10:21.401,0:10:23.334 의견 불일치가 용인되고 0:10:23.334,0:10:26.065 우리가 더불어 살 수 있고 0:10:26.089,0:10:28.469 심지어 신념이 달라도 [br]그럴 수 있었던 것은 0:10:28.493,0:10:30.303 하나의 미덕 때문이죠. 0:10:30.327,0:10:33.557 그러나 제 생각에 그 미덕은 [br]어쩌면 열망이 덜하고 0:10:33.581,0:10:35.510 훨씬 더 대립적인 미덕입니다. 0:10:35.534,0:10:39.169 오늘날 예의 바름에 관해[br]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0:10:39.193,0:10:40.595 마음에 두고 있는 것보다요. 0:10:40.595,0:10:44.543 저는 그 미덕을 일컬어[br]'최소한의 예의'라고 하고 싶습니다. 0:10:45.288,0:10:47.552 아시다시피 그런 미덕은 0:10:47.552,0:10:51.598 헤어진 배우자와의 관계를 [br]유지하는 데에 필요하죠. 0:10:51.622,0:10:53.130 나쁜 이웃과의 관계나 0:10:53.154,0:10:55.455 다른 당의 구성원들과의 [br]관계도 물론이고요. 0:10:55.973,0:11:01.206 왜냐하면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br]마지못해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니까요. 0:11:02.289,0:11:04.085 그런데 그것도 말이 되요. 0:11:04.085,0:11:07.672 예의 바름의 미덕이 있기에[br]우리가 반론할 수 있기 때문이죠. 0:11:07.696,0:11:10.711 그래서 몇 세기 전 홉스의 말대로 0:11:10.735,0:11:14.702 "의견 불일치"가 "불쾌함"을 [br]의미하는 것도 이유가 있는 겁니다. 0:11:16.576,0:11:18.581 허나 헛소리가 아니라면 0:11:18.581,0:11:21.586 '예의 바름'과 '최소한의 예의'는 [br]정확히 무엇일까요? 0:11:21.610,0:11:22.760 그것은 무엇을 필요로 할까요? 0:11:23.575,0:11:25.710 자, 미리 말씀드리면 0:11:25.710,0:11:31.734 존중이나 공손함과는 [br]같지도 않고 같을 수도 없습니다. 0:11:31.758,0:11:33.818 왜냐하면 예의가 정말로 필요한 때는 0:11:33.818,0:11:39.719 존중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br]사람들을 대할 때이기 때문이죠. 0:11:40.401,0:11:43.513 또한, 예의 바른 것은 [br]친절함과도 같을 수 없습니다. 0:11:43.537,0:11:45.238 왜냐하면 친절함이 의미하는 것은 0:11:45.238,0:11:49.840 상대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br]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죠. 0:11:49.840,0:11:52.235 그들의 잘못된 견해에 대해서도요. 0:11:52.948,0:11:56.702 반면에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은[br]여러분의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0:11:58.008,0:12:01.389 그것도 상대방을 [br]앞에 두고 말하는 거예요. 0:12:01.413,0:12:03.317 뒤에서 수근대지 않고요. 0:12:04.130,0:12:08.797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 [br]비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0:12:08.821,0:12:12.601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br]주먹다짐을 하는 것도 아니에요. 0:12:12.625,0:12:15.106 왜냐하면 최소한의 예의의 요점은 0:12:15.130,0:12:19.212 근본적으로 반론 제시를 용인하면서도 0:12:19.236,0:12:25.760 장래에 공존할 가능성을 부정하거나[br]파괴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0:12:25.784,0:12:29.871 비록 지금은 상대방이 우리 앞길을 [br]가로막고 있더라도 말이죠. 0:12:30.768,0:12:34.782 그런 면에서 예의 바름은 실제로 [br]다른 덕목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0:12:34.782,0:12:36.205 바로 용기라는 덕목이죠. 0:12:36.229,0:12:42.218 그래서 최소한의 예의는 [br]동의하지 않을 용기를 갖는 거예요. 0:12:42.642,0:12:44.515 그리고 그 상태를 유지한 채로 0:12:44.539,0:12:48.038 반대파와 같은 공간에 있고 0:12:48.062,0:12:50.784 함께 머무르는 것입니다. 0:12:51.745,0:12:56.428 또한 사람들이 예의에 대해 논할 때[br]헛소리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0:12:56.452,0:12:59.147 사실 유일하게 예의 바른 [br]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0:12:59.147,0:13:01.090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0:13:02.214,0:13:06.306 그런데, 그 오랜 역사를 공부하며 [br]제가 뭔가 배운 것이 있다면 0:13:06.306,0:13:09.197 17세기의 종교적 관용에 대한 [br]연구에서 이걸 깨달았습니다. 0:13:09.905,0:13:14.769 여러분이 논쟁을 피하는 방편으로[br]예의 바름에 관해 말하고 0:13:14.793,0:13:18.721 더 우호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br]자신을 고립시키는 수단이 되어 0:13:18.745,0:13:21.457 같은 생각으로 여러분 의견에 [br]동의하는 사람들과 멀어지거나 0:13:22.433,0:13:26.132 혹은 반대파와 실제로 [br]진정한 대화를 하지 않고 0:13:26.156,0:13:30.639 정말로 근본적으로 의견이 다른 [br]사람들과 전혀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0:13:30.663,0:13:33.583 글쎄요, 당신은 예의 바름을[br]잘못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0:13:35.091,0:13:36.242 고맙습니다. 0:13:36.266,0:13:40.492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