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1.388,0:00:04.103 저는 어릴 때 무서워하는 게[br]참 많았습니다. 0:00:04.507,0:00:07.061 번개와 곤충이 무서웠고 0:00:07.061,0:00:09.650 큰 소리나 인형 탈들도 무서워했어요. 0:00:10.373,0:00:13.720 그리고 심각한 공포증이[br]두 가지 있었는데 0:00:13.720,0:00:15.901 의사와 주사에 대한 공포증이었습니다. 0:00:16.552,0:00:20.406 주치의로부터 도망가려고 애쓸 때 0:00:20.406,0:00:22.577 신체적 저항이 너무 심해서 0:00:22.577,0:00:25.877 의사 선생님이 절 놀래 주려고[br]제 뺨을 때린 적도 있어요. 0:00:25.877,0:00:27.147 여섯 살 때였죠. 0:00:27.972,0:00:30.515 그때는 싸우든 도망가든 할 때여서 0:00:30.515,0:00:32.871 간단한 백신 주사 하나를 맞는데도 0:00:32.871,0:00:36.307 저희 부모님을 포함한 어른 서너 명이[br]저를 붙들고 있어야 했습니다. 0:00:37.712,0:00:41.553 나중에 저희 가족은 뉴욕에서[br]플로리다 주로 이사했습니다. 0:00:41.553,0:00:43.801 제가 막 고등학생이 됐을 때였죠. 0:00:43.801,0:00:46.356 교구 부속학교에 처음 전학 와서 0:00:46.356,0:00:49.849 아무도 모르는데[br]어떻게 어울릴지 걱정하며 0:00:49.849,0:00:51.744 처음 등교한 날, 0:00:51.744,0:00:55.637 선생님께서 출석체크를 하시며[br]"앤 마리 알바노"라고 부르셨고 0:00:55.637,0:00:58.236 저는 [스태튼 아일랜드 억양으로][br]"네!"라고 대답했죠. 0:00:58.236,0:01:01.940 선생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br]"오 얘야, 일어나 보렴. 0:01:01.940,0:01:04.588 D-O-G라고 한번 말해볼래?" 0:01:04.588,0:01:07.020 전 [스태튼 아일랜드 억양으로][br]"Dog?"라고 답했어요. 0:01:07.020,0:01:10.847 선생님을 포함한 교실 전체가[br]웃음바다가 됐죠. 0:01:11.282,0:01:12.804 그리고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0:01:12.804,0:01:16.063 선생님이 저를 망신 주려고 [br]몇 개의 단어를 더 말하게 했거든요. 0:01:17.230,0:01:19.413 저는 훌쩍거리며 집으로 갔습니다. 0:01:19.413,0:01:20.729 너무 상심해서 0:01:20.729,0:01:23.077 저를 뉴욕으로 돌려보내 주던지 0:01:23.077,0:01:25.204 수녀원에라도 보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0:01:25.204,0:01:28.541 다시는 그 학교에 절대로 [br]가고 싶지 않았어요. 0:01:29.168,0:01:30.855 저희 부모님께서 제 말을 듣고는 0:01:30.855,0:01:35.972 뉴욕의 주교님과 [br]상의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0:01:35.972,0:01:40.133 하지만 출석 기록 때문에 [br]매일 학교에 나가야 했어요. 0:01:40.133,0:01:42.893 스태튼 아일랜드로[br]다시 전학 가려면 기록이 필요했고, 0:01:44.319,0:01:47.952 이메일,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었죠. 0:01:47.952,0:01:50.731 그 이후 몇 주간 부모님 말씀으로는 0:01:50.731,0:01:57.535 맨해튼 교구와 마이애미 교구,[br]바티칸 교구 간에 0:01:57.545,0:01:59.575 서신이 오고 갔다 하더군요. 0:01:59.575,0:02:04.101 매일 저는 울면서 학교에 갔다[br]울면서 다시 집에 왔지만 0:02:04.101,0:02:08.428 몇몇 추기경과 주교들께선[br]"전학 갈 곳을 찾을 때까지 0:02:08.428,0:02:11.810 아이를 학교에 보내라"라는 [br]말씀을 하셨다고 엄마가 그러셨죠. 0:02:12.714,0:02:14.612 정말 순진했었죠? 0:02:14.612,0:02:15.842 (웃음) 0:02:16.488,0:02:20.180 그리고 몇 주 후 어느 날[br]통학 버스를 기다리다가 0:02:20.180,0:02:22.332 데비라는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0:02:22.332,0:02:24.426 데비는 제게 자기 친구들을 소개해 줬고 0:02:25.222,0:02:27.680 저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0:02:27.680,0:02:30.207 뭐, 교황님을 더 이상[br]괴롭힐 필요가 없게 된 거죠. 0:02:30.207,0:02:31.250 (웃음) 0:02:31.250,0:02:33.612 그 이후론 불안을 덜 느끼고[br]서서히 자리 잡아갔습니다. 0:02:35.169,0:02:40.062 제가 지난 30년간 소아불안장애를 [br]연구해온 이유의 일부는 0:02:40.062,0:02:43.621 제 자신을 이해하려 했던 경험에서[br]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0:02:43.621,0:02:45.201 그리고 정말 많이 배웠죠. 0:02:46.439,0:02:53.373 불안장애는 아이들에게 [br]흔히 나타나는 소아정신질환입니다. 0:02:54.341,0:02:58.326 이른 시기인 네 살 때 시작되는데 0:02:58.326,0:03:01.585 사춘기가 되면 열두 아이 중 한 명은 0:03:01.585,0:03:07.815 가정 및 학교생활, 또래관계를[br]매우 어려워합니다. 0:03:08.699,0:03:11.628 불안장애 아동들은 너무 불안해하고 0:03:11.628,0:03:12.808 걱정하는 나머지 0:03:12.808,0:03:16.371 신체적 불편함을 느낍니다. 0:03:16.936,0:03:19.985 학교에서 집중을 하거나 0:03:19.985,0:03:21.620 느긋하게 즐거움을 누리거나 0:03:21.620,0:03:22.797 친구를 사귀거나 하는 0:03:22.797,0:03:25.319 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을[br]힘들어합니다. 0:03:26.099,0:03:29.454 불안감은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고 0:03:29.454,0:03:34.276 부모는 바로 가까이서[br]아이의 고통을 목격하게 되는 거죠. 0:03:35.874,0:03:39.601 이 일을 하면서 불안장애 아동들을 [br]많이 만나던 가운데 0:03:39.601,0:03:43.994 저희 부모님께 몇 가지 질문을 했어요. 0:03:43.994,0:03:48.019 "제가 주사 맞는 걸 [br]그렇게 무서워했는데도 0:03:48.019,0:03:50.530 왜 저를 붙잡고[br]강제로 맞게 하신 거예요?" 0:03:51.280,0:03:54.750 또 왜 제가 계속 학교에 가도록[br]그런 이야기를 꾸며 내신 건가요? 0:03:54.750,0:03:57.866 전 창피 당할까 봐[br]너무 걱정했는데 말이에요." 0:03:59.152,0:04:03.696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길,[br]"매번 우리의 가슴이 아팠지만 0:04:03.696,0:04:07.044 네가 꼭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란다. 0:04:07.535,0:04:10.666 너의 감정이 상하는 걸 감수해야 했지. 0:04:10.666,0:04:14.655 시간과 경험을 통해[br]상황에 적응하기를 0:04:14.655,0:04:17.206 기다리면서 말이야. 0:04:17.616,0:04:19.780 백신 주사는 꼭 맞아야 하잖니. 0:04:19.780,0:04:21.526 학교도 꼭 가야 하고." 0:04:23.081,0:04:25.120 부모님은 모르셨겠지만 0:04:25.120,0:04:28.925 부모님께서 하신 일은 홍역 예방 주사를[br]맞히게 하는 일 이상이었습니다. 0:04:29.568,0:04:35.328 평생의 불안장애로부터[br]저를 예방해 주신 거였어요. 0:04:36.526,0:04:41.421 아이의 극심한 불안감은 [br]슈퍼버그 같습니다. 0:04:41.421,0:04:44.805 전염성이 강하고[br]심지어 개체 수가 늘기도 하죠. 0:04:44.805,0:04:47.042 제가 봐온 아이들 중 다수에게 0:04:47.042,0:04:51.799 1개 이상의 불안 증상이 동반합니다. 0:04:51.799,0:04:54.169 예를 들자면 특정 공포증이 있는데 0:04:54.169,0:04:58.349 거기에 분리불안장애,[br]사회불안장애까지 있는 거예요. 0:04:59.020,0:05:00.577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0:05:00.577,0:05:05.389 유아기의 불안장애가[br]사춘기 때의 우울증이 될 수 있습니다. 0:05:06.146,0:05:10.512 약물 남용 및 [br]자살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요. 0:05:12.187,0:05:14.239 저희 부모님은 심리치료사가[br]아니셨습니다. 0:05:14.239,0:05:16.166 아는 심리상담사가 있던 것도 아니고요. 0:05:16.709,0:05:20.706 단지 이런 상황들이 [br]저를 불편하게 할지언정 0:05:20.706,0:05:24.185 제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br]아셨을 뿐입니다. 0:05:25.112,0:05:30.380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br]극심한 불안감이 저를 해쳤을 겁니다. 0:05:30.380,0:05:33.720 어려운 상황들을 회피하게 두고 0:05:33.720,0:05:37.496 그걸 스스로 감당하는 방법을[br]배울 수 없게 하셨다면 말이죠. 0:05:38.330,0:05:43.446 부모님께선 직관적으로[br]그들만의 노출 요법을 쓰셨던 건데 0:05:44.236,0:05:50.688 이는 불안장애 인지행동치료의[br]중심이 되는 핵심 치료이기도 합니다. 0:05:51.446,0:05:56.450 저희 연구진은 7세에서 17세 사이의 [br]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0:05:56.450,0:06:00.426 불안 치료와 관련해[br]대규모 무작위 통제실험을 했습니다. 0:06:01.307,0:06:06.650 아동 중심의 인지행동노출치료와 0:06:06.650,0:06:11.154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br]이용한 약물이 0:06:11.154,0:06:14.093 참가자 60%에게 효과를 보였고 0:06:14.962,0:06:20.349 이를 결합할 시, 80%의 참가자가[br]3개월 내 호전을 보였습니다. 0:06:20.958,0:06:22.698 정말 좋은 소식이죠. 0:06:22.698,0:06:24.845 또한 꾸준한 약치료나 0:06:24.845,0:06:28.742 실험 때와 같은 노출 치료를 받으면 0:06:28.742,0:06:31.347 1년 이상은 별문제 없이 [br]지낼 수 있습니다. 0:06:32.675,0:06:36.409 그러나 실험 종료 이후, 0:06:36.409,0:06:40.592 참가자들에 대한 [br]후속 실험에 들어갔는데 0:06:40.592,0:06:44.696 그중 많은 아이들이[br]시간이 경과하면서 재발했고, 0:06:44.696,0:06:48.935 최상의 근거에 기반한 치료임에도 0:06:48.935,0:06:53.318 불안장애 아동 중 약 40%는 0:06:53.318,0:06:56.185 실험기간 내내 유병 상태였습니다. 0:06:57.291,0:07:00.914 이 결과를 놓고 숙고했습니다. 0:07:01.977,0:07:03.542 우리가 놓친 게 뭘까? 0:07:04.638,0:07:11.669 저희가 아동중심개입에만[br]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0:07:11.669,0:07:15.861 부모들과 소통하고[br]그들도 치료에 참여하는 게 0:07:15.861,0:07:18.146 중요할 거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0:07:19.989,0:07:23.633 저희 연구진 뿐만 아니라[br]전 세계의 연구진들의 실험에서 0:07:23.633,0:07:25.931 일관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0:07:26.776,0:07:32.575 부모의 좋은 의도가 오히려[br]부모를 계속 불안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0:07:33.361,0:07:36.798 아이들에게 항복하고,[br]너무 맞춰주고 0:07:36.798,0:07:41.287 아이들이 어려운 상황을[br]회피하게끔 내버려 둡니다. 0:07:42.094,0:07:44.055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0:07:44.587,0:07:48.920 아이가 엉엉 울며 집에 들어옵니다. 0:07:48.920,0:07:51.191 아이는 대여섯 살쯤 됐고요. 0:07:51.191,0:07:54.134 "학교에서 아무도 날 안 좋아해![br]다들 너무 못됐어요. 0:07:54.134,0:07:55.941 아무도 나랑 안 놀아줘요." 0:07:57.023,0:07:59.509 아이가 속상해하는데[br]기분이 어떤가요? 0:08:00.628,0:08:01.788 어떻게 할 건가요? 0:08:02.646,0:08:08.075 아이를 달래고, 진정시키고, 보호하고[br]상황을 해결하려 드는 게 0:08:08.075,0:08:10.928 자연스러운 부모의 본능일 겁니다. 0:08:12.164,0:08:16.779 선생님께 중재를 부탁하고,[br]애들 노는 약속을 부모끼리 잡고 0:08:16.779,0:08:18.984 다섯 살 땐 괜찮을지 모르죠. 0:08:19.359,0:08:24.517 하지만 아이가 허구한 날 울면서[br]집에 오면 어떡할 건가요? 0:08:25.182,0:08:30.006 여덟 살, 열 살, 열네 살 때도[br]나서서 해결해 줄 건가요? 0:08:30.594,0:08:32.668 성장과정에서 아이는 0:08:32.668,0:08:37.318 어렵고 힘든 상황들을[br]늘 맞닥뜨리기 마련입니다. 0:08:37.318,0:08:40.441 잠옷 파티나 발표, 0:08:41.020,0:08:43.171 갑작스럽게 시험을 볼 수도 있고 0:08:43.171,0:08:47.128 교내 스포츠팀 선발이나[br]연극 오디션에 도전한다든가 0:08:47.128,0:08:49.074 친구들과 다툴 수도 있어요. 0:08:49.706,0:08:53.121 이 모든 일들엔 위험이 따르죠. 0:08:53.121,0:08:56.487 잘 해내지 못할 수도 있고[br]원하는 결과를 못 낼 수도 있고 0:08:56.487,0:08:58.444 실수를 할 수도 있고 0:08:58.444,0:09:00.636 창피를 당할 수도 있어요. 0:09:01.616,0:09:03.827 위험을 회피하고 참여하지 않는 0:09:03.827,0:09:06.603 불안장애 아동들은 0:09:07.555,0:09:11.542 결국 힘든 상황을 헤쳐가는 법을 [br]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0:09:12.080,0:09:13.235 그렇죠? 0:09:13.235,0:09:17.455 왜냐면 능력은 [br]지속적으로 그런 상황에 노출되고 0:09:17.455,0:09:21.520 일상에서 반복적으로[br]부딪쳐봐야 발전하거든요. 0:09:22.680,0:09:24.569 스스로를 다독이고 0:09:24.569,0:09:28.368 화가 나면 진정할 줄도 알고 0:09:29.067,0:09:33.859 타인과의 갈등 해결 같은[br]문제 해결 능력을 지니며 0:09:34.631,0:09:36.523 참을 줄도 알고 0:09:36.523,0:09:39.443 단번에 결과가 안 나오더라도 0:09:39.443,0:09:42.387 꾸준히 노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 0:09:43.270,0:09:46.361 위험을 감수하고 참여하는 아이들은 0:09:46.361,0:09:48.523 이를 비롯한 많은 능력들을 키워갑니다. 0:09:49.325,0:09:52.455 또한 자기 효능감이 생기죠. 0:09:52.455,0:09:55.863 쉽게 말해[br]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서 0:09:55.863,0:09:59.306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0:10:00.650,0:10:02.919 불안장애 아동들은 0:10:02.919,0:10:08.732 어렵고 힘든 상황은 피하고[br]누군가 이를 대신 해결하게 하는데 0:10:08.732,0:10:11.809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불안해하고 0:10:11.809,0:10:14.455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0:10:15.328,0:10:19.368 일반 또래들과 달리 불안장애 아동들은 0:10:19.368,0:10:24.239 자신에겐 이런 상황을 감당할 [br]능력이 없기 때문에 0:10:24.768,0:10:28.441 부모님 같이 [br]모든 일을 해결해 주는 존재가 0:10:28.441,0:10:30.214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10:31.769,0:10:34.822 아이를 달래고, 보호하고, 0:10:34.822,0:10:39.112 안심시키고 싶은 게 [br]부모의 본능이겠지만 0:10:40.207,0:10:44.383 1930년에 [br]심리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0:10:44.383,0:10:46.706 다음과 같은 충고를[br]부모들에게 남겼어요. 0:10:46.706,0:10:49.770 아이에게 원 없이 사랑을 주되, 0:10:49.770,0:10:52.196 의존적 아이로 키워선 안된다고 말이죠. 0:10:52.838,0:10:55.921 자주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0:10:55.921,0:10:59.192 일찌감치 훈련을 [br]시작하라고 했습니다. 0:10:59.964,0:11:04.051 또한 아들러는 [br]아이가 봤을 때 부모가 0:11:04.051,0:11:08.158 항상 대기조로 본인의 응석을[br]다 받아주면 0:11:08.158,0:11:11.525 그 아이는 그릇된 사랑을[br]배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0:11:13.189,0:11:17.050 오늘날의 불안장애 아동들은 0:11:17.050,0:11:19.698 시도 때도 없이[br]밤낮을 가리지 않고 0:11:19.698,0:11:24.218 부모에게 문자와 전화로[br]도와달라고 합니다. 0:11:24.218,0:11:29.762 이런 아이들이 어릴 때 대처법을[br]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어른이 된다면 0:11:29.762,0:11:31.888 과연 어떻게 될까요? 0:11:33.055,0:11:37.900 저는 불안장애를 가진 청년 자녀를 둔[br]부모들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0:11:39.034,0:11:42.728 18살에서 28살까지의 자녀를 둔 [br]부모들이죠. 0:11:43.561,0:11:45.893 이들 자녀들은 대부분[br]독립하지 않은 상태로 0:11:45.893,0:11:47.933 부모님에게 의존하며 살고 있어요. 0:11:48.798,0:11:52.647 대다수가 고등교육을 받았고 0:11:52.647,0:11:54.135 대졸자인 경우도 있죠. 0:11:54.907,0:11:57.616 그런데도 일자리를 갖지 않고 0:11:57.616,0:12:00.400 집에만 머물면서[br]별다른 일을 하지 않습니다. 0:12:00.928,0:12:04.194 타인과의 의미 있는 관계도[br]맺지 못하고 0:12:04.194,0:12:08.635 무슨 일이든 지나치게[br]부모에게 의존합니다. 0:12:09.802,0:12:12.788 아직도 부모가[br]병원 예약을 대신해 주고, 0:12:13.729,0:12:17.178 부모가 자녀의 친구에게 전화해[br]한 번 놀러 오라고 부탁합니다. 0:12:17.178,0:12:19.626 빨래도 밥도 부모가 다 해 주죠. 0:12:20.098,0:12:23.874 그러면서 부모는 [br]자녀와 큰 갈등을 겪는데, 0:12:23.874,0:12:28.213 자녀가 청년으로 성장하기는커녕[br]불안감만 커지기 때문이죠. 0:12:29.285,0:12:32.191 부모는 큰 죄책감에 시달리다가도 0:12:32.191,0:12:33.906 원망을 하고 0:12:33.906,0:12:35.661 또다시 죄책감을 느낍니다. 0:12:36.662,0:12:38.709 이젠 희망적인 얘기를 드리죠. 0:12:39.661,0:12:44.523 부모 또는 [br]자녀의 인생에서 중요한 이들이 0:12:44.523,0:12:50.933 두려움에 맞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br]아이가 배우게끔 도와준다면 0:12:50.933,0:12:58.317 불안감을 다스릴 자신만의 적응기제를[br]키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0:12:59.729,0:13:03.737 저희는 부모에게[br]현재의 상황에 집중하고 0:13:03.737,0:13:07.420 자녀의 불안에 대응하는 그들의 방식을 [br]생각해 보라고 이릅니다. 0:13:08.613,0:13:10.138 가령 이렇게 말씀드리죠. 0:13:10.138,0:13:14.220 "상황을 들여다보고 자문하세요.[br]현재 어떤 상황이지? 0:13:14.669,0:13:17.121 우리 아이를 얼마나 두렵게 할까? 0:13:17.121,0:13:20.120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아이가[br]무엇을 배우면 좋을까?" 라고요. 0:13:20.812,0:13:23.904 부모가 세심하게 자녀의 말을[br]들어줘야 함은 물론이고요. 0:13:23.904,0:13:27.847 만약 아이가 심한 따돌림을 받거나[br]위험에 처한다면 0:13:27.847,0:13:29.448 부모가 개입하는 건 0:13:29.448,0:13:30.761 당연한 일입니다. 0:13:31.738,0:13:36.050 하지만 불안감을 유발하는 일들이[br]일상다반사인 상황에서 0:13:36.050,0:13:38.426 부모가 자녀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0:13:38.426,0:13:41.998 침착하고 절제있게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0:13:41.998,0:13:44.785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주며 0:13:44.785,0:13:50.908 동시에 아이가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br]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0:13:51.627,0:13:53.520 그리고 이게 핵심인데요, 0:13:53.520,0:13:57.226 아이가 상황을 [br]직접 해결하게 하는 겁니다. 0:13:59.092,0:14:03.792 물론 아이가 힘들어하는 걸 보면[br]마음이 아프죠. 0:14:03.792,0:14:06.723 저희 부모님께서 수년이 지나서야[br]제게 말씀하셨던 것처럼요. 0:14:07.389,0:14:09.131 아이가 힘들어하는 걸 보고 0:14:09.131,0:14:13.920 내가 개입해서 [br]아이의 고통을 덜 수만 있다면 0:14:13.920,0:14:16.340 당연히 그렇게 하겠죠? 0:14:16.340,0:14:17.807 그렇게 하고 싶을 테고요. 0:14:19.000,0:14:21.542 하지만 아이든 어른이든 0:14:21.542,0:14:27.033 극심한 불안은 [br]위험요소를 과대평가하고 0:14:27.033,0:14:30.098 우리의 대처 능력을[br]과소평가하게 만듭니다. 0:14:31.700,0:14:35.477 하지만 우리가 두려워하는 걸[br]반복적으로 마주하다 보면 0:14:35.477,0:14:39.719 불안감은 줄어들고[br]문제 해결력과 회복탄력성이 길러집니다. 0:14:40.639,0:14:42.538 저희 부모님이 뭘 좀 아셨던 거죠. 0:14:43.158,0:14:45.525 불안장애가 심한 요즘 아이들에게 0:14:45.525,0:14:48.990 부모의 과잉보호는 [br]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0:14:50.149,0:14:54.695 침착함과 자신감은 [br]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0:14:55.179,0:14:58.928 부모와 자녀가 함께 터득할 수 있는[br]대처 능력입니다. 0:14:59.912,0:15:01.088 감사합니다. 0:15:01.088,0:15:04.400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