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분 다음에 이런
아저씨가 나왔습니다만
도시샤 중학교 이구치라고 합니다.
사회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교직 생활 21년을 맞이하였습니다.
10년 전 즈음부터
제 수업이 잘 먹히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
개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계기는 졸업생들과의
어느 대화 속에 있었습니다.
졸업생에게 중학교 시절의 추억은?
하고 물었더니
대부분의 아이가 클럽이나 학교 축제
같은 것을 얘기합니다만
수업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구치의 수업은 어땠냐고 물어보면
어땠었지? 하며 흘려보내며
대부분의 수업을 까먹은 것에 대해
움찔했습니다.
이것으로 좋은 걸까?
역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수업을
정말로 하고 있는가에 대해
매일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떤 수업을 해야 아이들의
기억에 남을까에 대한 것으로
몹시 괴로웠습니다만
4~5년 전부터
활성학습이라는 것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활성학습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확실히 있습니다.
배움의 스타일은 다양해졌고
종류도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속으로
내 공부 스타일은 이렇구나 라든가
나는 이건 좀 서투르다 라던가
적극적으로 배움의 스타일에 대해
어필하는 아이들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것을 받아들여서 저 자신도
예를 들어, 포스터 세션을 하거나
혹은 발표를 하기도 하고
아이들끼리 서로 배우거나
가르쳐주는 일을 해보았습니다.
좋은 표정으로 이야기했으니까
어느 정도 성공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하려고 합니다.
별로 시간이 없어서
말이 빨라질지 모르겠습니다만
예를 들면 남학생들의 그룹에서
취업난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합니다.
아! 발표했군요.
거리에 나가서 취업 활동하고 뭔가
얼굴이 어두운 사람을 일부러 찾아가서
-무슨 일을 하려고 했나요?
-괜찮아? 라는 식으로
중학생들이 말하고 가는 겁니다.
무서움을 모르는 게 무섭다더니 진짜네요.
그중에 여자애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선
인터뷰를 했더니
한 시간을 붙잡혀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그 아이들에게서 들은 내용으로
만든 게 이 비닐우산 입니다.
자~ 좀 잘 봐주세요.
재미있어요.
입사지원서를 몇 개 보냈는데
모두 필요 없다고 떨어졌습니다.
서류 전형에서 떨어져서
우울해져서 취업 활동이 싫어졌습니다.
점점 더 붙기 어려워진다.
위기의식으로 자꾸자꾸
어느 회사든 가려고 하면
그 회사에 합격하고 싶은
열의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회사 측에서도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또 면접에 실패했습니다.
악마의 사이클이라고
말하며 이거 돌리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이런 일을 당하면
전문으로 중학교 교사를 하는
저 같은 건 맞설 수가 없는 거예요.
아이들이 완전히 들떠있어요.
결국 저의 수업보다는
저번 수업이 기억에 남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교실에서
발표를 한 게 아니라
그 위를 뚫고 나온 아이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방치된 자전거를
없애려는 것에 몰두한 여자아이들이
타카츠키 상점가에 1,000대가 넘는
방치된 자전거가 있어서
상점가의 사람들이 곤란하다는 걸
듣고 알았으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방치자전거를
없애는 대처를하게 해주세요.
라고 말하며 몰려갔습니다.
그렇지만 상가 사무국 사람들은
아니 좀 봐줘 라고 말합니다.
-에~ 포스터 붙이게 해주세요
-안돼
-전단 돌리게 해주세요
-안돼
-어필용 노래 부르게 해주세요
-안돼
왜냐하면 어른들은 이 방치 자전거의
대부분은 손님들거여서
손님이 줄어들 것 같은 일은 못 하고
어떡해 하나 고민스럽습니다.
중학생들은 자신이 호소하고 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아이와 어른의 싸움이었습니다. 처음엔
하지만 3번 4번 다니면서
이것도 저것도 안되라고 하는 사이
어른들이 점점 더 아이들의
끈기에 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느덧 아이와 어른이 대등하게
서로 아이디어를 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중학생이여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말하며
서로 협력했고 결국 그녀들의 발표는
거듭된 궁리 끝에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실은 어떤 뉴스 프로그램을 흉내 내서
오늘 방치 자전거를 없애려고
몰두하고 있는 중학생을 취재했습니다.
그럼 현장에 있는 누구 씨 라고
말하며 이 영상을 틀었습니다.
이 영상에서 그녀들은
방치자전거를 없애자는 어필을 하는
메시지를 상점가 안에
흐르는 BGM 사이사이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가게 했습니다.
상점가 사람들도 그거라면 괜찮아
라고 말하며
BGM이 한 곡 다 끝나면
그녀들의 목소리로
장시간의 주차는 그만두라는
안내방송이 나갑니다.
한동안 계속해와서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녀들은 조금이라도 자신들이 사회에
공헌 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방치 자전거는
거의 그대로라며
웃으며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들의 움직임이
성공했느냐고 물으면
별로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끝이 나지만
자신들의 생각을 받아 어른들이 변하고
어른들과 함께 하나의 사회적인 운동을
해냈다는 기쁨도 있고
실패를 극복해가면서
겨우 달성한 것이어서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중학생이 있다고
벌써 저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이제 그녀들도 그리고
우산을 만든 그 아이들도
제 수업안에서
토요일, 일요일에도 모여서
이런 것을 만들어주거나,
몇 번이고 상점가에 가서
협상하고 그것을 해내고
게다가 실패했다고 헤헤 웃으며
스스로 나는 괜찮다고 말합니다.
그런 굉장한 아이들이 있다고 말하며
이런 발표를 여러 학교에서 해서
제 공훈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실은
매우 큰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무엇인가 하면
이것입니다.
이구치의 수업은 싫어.
수업에 가고 싶지 않아.
마침내 학교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나왔습니다.
왜인가 하면 저는 사사건건
이러한 것들을 발표를 시켰기 때문에
아이들 중에서는 제대로
뭘 말해야 하는지
발표를 못 하면 안 돼
그것도 거리에 나가서
자신이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혹은 사회적인 움직임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돼 라는 것을 듣고
나는 할 수 없어요.
나는 혼자서 꾸준히 할 수 있지만
그룹에서 의견을 말하는 것은 무리예요.
하물며 발표라고 하면
그것이 부담스러워서
학교에 가는 것을 주저하기 시작해서
보호자의 클레임이 폭풍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 저질러버렸구나
어떡하면 내 수업에 대한 거부반응이나
거절을 극복할 수 있을까? 라는
다음의 큰 문제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저 자신이 배움의 스타일의 개성이
다양해졌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아이들의 개성을 무시하고
발표만이 중요하다고
사회적인 움직임을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것만
말했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이 이구치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못 견뎌낸 아이들이 마침내
수업에 대한 거부, 거절했습니다.
그것에 직면했을 당시 어떡하지 라며
진심으로 고민했습니다.
아직도 대답은 찾지 못했습니다만
실마리가 될만한 풍경은 가끔 보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풍경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입니다.
제가 담임을 맡았던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5월 즈음에 학교 축제의
공연을 정하려고
점심시간에 모여서 의논했습니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아이들 혹은
공놀이를 하고 싶은 아이들도 있었을텐데
다 같이 이렇게 책상이나 의자를 치우고
바닥에 둥글게 앉아서
와글와글 시끌벅적하게 떠들었습니다.
뭐 하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
몰래 엿보러 갔을 때
이 광경을 본 순간 서둘러
카메라를 갖고 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사진 괜찮냐고 말하면서 봤어요.
그때 어떤 것을 깨달았어요.
둥글게 앉아있는 그룹의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 앉아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 아이들이 제 수업에서는
거부반응을 보인 아이들이었어요.
발표가 어렵거나 누군가와 뭐랄까
친근하게 말을 한다던가
이야기하는 게 약간 서툰 아이들이에요.
그런데 교실에 이렇게 둥글게 앉고서는
이러쿵저러쿵 공연에 대한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그 안에 섞여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제 수업에 대한 거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지근한 거부반응으로 끝나네요.
그래서 왠지 모르게
이 시끌벅적한 광경을 멀리서 보고
왠지 일체감이 있는 왠지 친근감이 있는
원 안에 앉아있는 아이들도
참여를 강요하지 않더군요.
거기서 분명 이야기를
듣고 있을 것이라는 안심감
이 아이들은 결국 학교 축제에서는
뒷편의 음향이나 대도구 담당을 하고
반으로서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거부가 아닌 부드러운 일체감,
완만한 일체감이
왜 수업 중에는 잘 안될까?
이러한 일체감을 수업 중에
재현해 보고 싶다.
마음이 편한 곳 돌아갈 장소가 있을 것
안심할 수 있을 것.
이런 것이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교실 안
수업 중에서는 잘 안 됐어요.
활성학습이라는 소리를 듣고,
미팅하거나 혹은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했을 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직
미숙하거나
혹은 개성으로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같이 하기보다는
철학적으로 자신의 생각속에
확실히 들어가고 싶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오픈마인드라는게 굉장히 불편해요.
여러분 중에도 스타벅스가
머무르기 불편한 분들이 계실 겁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주변에 조금 잡음이 있어도
자신의 세계의 들어갈 수 있지만
서투른 아이들에게는 역시
주변을 둘러 싸주는 것이 침착해집니다.
조금 활발한 아이들은
비즈 쿠션이라고 하는 쿠션을 주면
거기에 앉거나 움직임이 진정됩니다.
굉장히 편안해 보여요.
그런 것들이 왜 수업을 하는
교실에는 없는 걸까?
우리는 기존의 수업형식에서부터
지금까지도 이런 개성의 차이를
전부 무시하는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떡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활성학습은 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닫으라고 이야기합니다.
열림과 동시에 닫힌 공간을
수업 중에 만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원을 만들어 그 안에 앉아
이야기하는 그룹을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천천히 지켜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수업 중에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
건축의 문제로 생각해야 되는 걸까?
2010년 저는 중학교를 이전한
그룹이었는데요
건축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돈이 들기 때문에 건축 문제로 이것을
생각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면 가구를 들이는 게 좋을까?
가구라면 배치를 다르게 해서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만
굉장히 미미합니다.
좀 더 뭔가가 없을까 하고 생각했을 때
학교 건축의 권위가 있는
건축가 선생님이 이런 조언을 했습니다.
요즘은 건축과 가구의 장점을 합친
아키퍼니처라고 불리는
사고방식이 있어요.
저는 곧 이것에 달려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건축가 선생님에게
부탁했습니다.
어딘가 회사를 소개해 줄 수 있나요?
꼭 이 아키퍼니처를 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생과 기업 그리고
건축가와 함께 협업하면서
배움을 위한 공간으로써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바로 그것에 착수하여
2020년에 활성학습이 초,중생들에게
도입되는 것에 맞추어
아키퍼니쳐를 판매 할 수 있을 페이스로
해낼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은 기업 비밀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현재 도시샤 중학교는
이러한 한 명분의 책상과 의자를
가지런하게 칠판을 향해 있습니다.
일반적인 교실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런 교실에서
예를 들면 제가 수업에서
생각하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들이 입을 다물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라고 말하면 옆 사람에게
어떡해 생각하냐고 묻고 싶어져요.
즉 제 경우에는 생각하라는 것이
대화하라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됩니다.
그중에서는 생각하라고 하면 스스로
자신의 세계에 빠지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사고방식의 스타일도
각자 다르기 때문에
교실의 본연의 모습은 사실
가르치는 쪽에게만 유리합니다.
그걸 현재는 복도 쪽만 이 정도로
확 열리게끔 했습니다만
열려있는 쪽은 점점 앞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한 명분의 책걸상이 있음므로
완전히 마음이 열리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교실 안에 긴장감만 감돕니다.
그렇다면 교실이 아닌 장소에 이렇게
거실 같은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다다미를 깔고 조금 정도는 아이들이
힐링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만
아이들은 수업 시간이 긴장되니까
교실 안에 이걸 원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교실은 공부하는 장소
리빙은 리빙이라고 말하며 나눴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있을 곳이 없다는 것을
수업 중에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하는 공간에 마음이 놓일만한
리빙 스페이스를 원한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아키퍼니쳐를 사용해서
교실 자체를 어레인지했습니다.
그러한 열림과 닫힘을 동시에 성립될만한
교실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추상적인 얘기만 해서
괜찮은 걸까?
사실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바로 중학생들의 즐거움이고
그들은 발상이 풍부하게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해먹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은 사이좋은 친구 두 명이
앉을만한 벤치가 있으면 좋겠다.
영화관에 있는 커플석 같은 느낌으로
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누워서 수업받고 싶어.
-아~그렇구나
이 모든 걸 다 이룰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지만 조금씩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한 가지 생각 중인 것은
아르네 야곱센의 에그체어 입니다.
저는 이게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등받이 부분이 완만한 커브로
재밌게 생겼습니다.
이걸 2~3개 혹은 4개 5개로
원형으로 놓으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원래는 호텔 로비에 놓는 의자로
디자인된 것입니다.
열린 공간인 거에요.
하지만 여기에 앉아서
여러 명이 원형을 만들면
이 등받이 부분의 커브가 완만하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가려주거든요.
그 결과 몇몇 사람들이
닫힌 공간을 오픈 스페이스 안에
몇 개이든 몇 개이든
만들 수 있는 의자에요.
이 아르네 야곱센의 의의는
열림과 동시에 닫는다는 것을
성립한 디자인입니다.
이걸 교실 공간에 그것도
수업 장소에 만들어 보고 싶어요.
열리면서 닫히는 것.
그것을 중학생과 함께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새로운 가치나
새로운 교실의 스타일로서
발신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프라로서의 학교
굳이 말하자면 문화 인프라로서의
학교를 중학생과 함께 만들고 싶어요.
라는 게 지금 저의 시도이고
가능하다면 2020년에
또 이런 무대가 있다면
그 상품을 가지고 여기에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