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00.186 --> 00:00:02.686 (가벼운 음악) 00:00:07.710 --> 00:00:11.313 저는 '신체 불안'이라는 용어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00:00:13.860 --> 00:00:17.970 어릴 때 반바지를 입고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있던 00:00:17.970 --> 00:00:20.430 기억이 납니다. 00:00:20.430 --> 00:00:25.053 그리고 일어나면 다리가 비닐 시트에 착 달라붙곤 했습니다. 00:00:30.570 --> 00:00:32.490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하게 보일 수도 있는 무언가가 00:00:32.490 --> 00:00:34.620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00:00:34.620 --> 00:00:38.096 꽤 보편적인 감정입니다. 00:00:38.096 --> 00:00:41.429 (가벼운 음악이 계속됨) 00:00:42.390 --> 00:00:46.380 우리는 모두 본질적으로 취약한 몸이라는 감옥 안에서 00:00:46.380 --> 00:00:49.464 움직이고 있습니다 00:00:49.464 --> 00:00:52.797 (가벼운 음악이 계속됨) 00:01:08.670 --> 00:01:12.840 제가 작업실에서 사용하는 많은 과정들은 00:01:12.840 --> 00:01:17.100 기존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00:01:17.100 --> 00:01:19.380 제가 창작하거나 원래 방식대로 00:01:19.380 --> 00:01:21.093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00:01:22.620 --> 00:01:27.030 저는 금속을 갈고 용접한 뒤 다시 가는 작업을 00:01:27.030 --> 00:01:28.500 많이 합니다. 00:01:28.500 --> 00:01:32.610 이는 보통 비용이 많이 드는 00:01:32.610 --> 00:01:35.553 주조 작업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00:01:38.430 --> 00:01:41.400 저는 종종 전통적인 공정을 00:01:41.400 --> 00:01:44.130 새롭게 변형하는 방법을 찾아내곤 합니다. 00:01:44.130 --> 00:01:45.750 그런 면에서 저는 스스로를 00:01:45.750 --> 00:01:48.750 '전문적인 아마추어'라고 생각합니다. 00:01:48.750 --> 00:01:51.568 (가벼운 음악) 00:01:51.568 --> 00:01:55.050 중학교 시절 ,어쩌면 그보다 더 어릴 때, 00:01:55.050 --> 00:01:57.210 10살이나 11살쯤이었을 때 00:01:57.210 --> 00:02:00.810 어머니께서 가지고 계셨던 의자 디자인의 역사에 관한 책을 00:02:00.810 --> 00:02:02.193 본 기억이 있습니다. 00:02:07.200 --> 00:02:08.790 저는 그 책을 넘겨보며 00:02:08.790 --> 00:02:13.290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는 페이지들에 00:02:13.290 --> 00:02:15.510 표시를 했습니다. 그러자 부모님께서 그걸 보시고 00:02:15.510 --> 00:02:17.943 저에게 다른 의자 디자인 책들도 몇 권 사주셨습니다. 00:02:20.190 --> 00:02:24.540 저는 점점 모더니즘 디자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00:02:24.540 --> 00:02:29.283 그 과정에서 주로 강관(튜블러 스틸)으로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00:02:31.560 --> 00:02:35.010 강관은 너무 흔하게 사용되는 산업용 재료라서 00:02:35.010 --> 00:02:38.193 오히려 눈에 띄지 않을 정도입니다. 00:02:43.020 --> 00:02:45.210 조각 작업을 시작할 때 00:02:45.210 --> 00:02:48.810 저는 종종 유기적인 것과 산업적인 것, 00:02:48.810 --> 00:02:52.593 즉 부드러운 것과 단단한 것이 00:02:55.200 --> 00:02:57.183 서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생각합니다. 00:02:58.440 --> 00:03:03.060 조각에서 어떤 것이 밀리거나, 당겨지거나, 00:03:03.060 --> 00:03:06.240 눌리는 것처럼 보일 때, 00:03:06.240 --> 00:03:07.950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00:03:07.950 --> 00:03:10.500 실리콘은 그 방향으로 실제로 밀리거나 00:03:10.500 --> 00:03:12.513 당겨지거나 눌리고 있습니다. 00:03:15.750 --> 00:03:16.583 -가장 뜨거운 부분은 00:03:16.583 --> 00:03:18.000 저 끝 부분이에요. -네. 00:03:18.000 --> 00:03:18.833 -맞아요. 00:03:18.833 --> 00:03:21.630 그러니까 우리가 수직으로 00:03:21.630 --> 00:03:24.900 접근하면 00:03:24.900 --> 00:03:26.823 그 뜨거운 부분이 확실히... 00:03:27.756 --> 00:03:28.870 -알겠습니다. -아랫쪽으로 처지겠죠. 00:03:29.718 --> 00:03:31.733 -더 많이 처질수록 좋습니다. -그렇죠. 네. 00:03:36.270 --> 00:03:38.343 -저는 최근 유리 작업도 시작했어요. 00:03:41.580 --> 00:03:46.020 가장 큰 차이점은, 유리는 처지거나 늘어지거나 눌리는 그 순간 00:03:46.020 --> 00:03:50.013 그대로 시간 속에 얼어붙는다는 점입니다. 00:04:16.050 --> 00:04:19.740 저는 원래 호리병박이 가진 독특한 00:04:19.740 --> 00:04:22.773 울퉁불퉁한 질감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00:04:25.740 --> 00:04:29.310 흙에서 갓 나온 과일이나 00:04:29.310 --> 00:04:31.830 채소가 이미 이런 병든 듯한 00:04:31.830 --> 00:04:34.560 거의 종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는 00:04:34.560 --> 00:04:36.793 드뭅니다. 00:04:36.793 --> 00:04:39.293 (가벼운 음악) 00:04:44.880 --> 00:04:45.930 이 작품들을 만들면서 00:04:45.930 --> 00:04:49.380 저는 우리가 인식할 수도,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00:04:49.380 --> 00:04:51.742 우리 주변의 건축 환경에 00:04:53.070 --> 00:04:56.793 널리 퍼져있는 적응형 구조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00:04:58.890 --> 00:05:02.400 저는 계단에 설치된 난간이나 00:05:02.400 --> 00:05:04.800 혹은 화장실에 있는 ADA(Amercians with Disabilities Act) 00:05:04.800 --> 00:05:07.470 (미국 장애인법) 규격의 00:05:07.470 --> 00:05:09.513 난간을 참고했습니다. 00:05:12.360 --> 00:05:13.860 제 작업의 대부분은 00:05:13.860 --> 00:05:16.713 두세 가지 서로 다른 참고점에서 출발합니다. 00:05:18.510 --> 00:05:21.240 저는 엑토르 기마르(Hector Guimard)가 디자인한 00:05:21.240 --> 00:05:23.673 파리 기차역의 가로등을 참고했습니다. 00:05:24.943 --> 00:05:28.290 (가벼운 음악이 계속됨) 00:05:28.290 --> 00:05:32.940 그리고 침대에 누워 생활하는 사람을 00:05:32.940 --> 00:05:35.550 침대에서 의자로 옮길 때 사용하는 00:05:35.550 --> 00:05:39.093 호이어 리프트(hoyer lift)도 참고했습니다. 00:05:42.840 --> 00:05:47.580 이런 물건들에는, 00:05:47.580 --> 00:05:50.010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00:05:50.010 --> 00:05:53.640 언젠가는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00:05:53.640 --> 00:05:55.260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00:05:55.260 --> 00:05:59.790 그래서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이런 장치들과 00:05:59.790 --> 00:06:04.304 필연적으로 관계를 맺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00:06:04.304 --> 00:06:07.637 (가벼운 음악이 계속됨) 00:06:09.450 --> 00:06:14.450 제 아버지는 ALS(루게릭병)을 앓으셨는데, 00:06:14.580 --> 00:06:18.213 이 병은 점차적으로 몸이 완전히 마비되는 질환입니다. 00:06:23.970 --> 00:06:27.690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00:06:27.690 --> 00:06:32.370 평소에는 거의 신경쓰지 않았던 이런 적응형 장치들이 점점 00:06:32.370 --> 00:06:34.860 움직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00:06:34.860 --> 00:06:37.593 변해가는 것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00:06:44.280 --> 00:06:48.270 저에게는 신체가 가구나 환경과 00:06:48.270 --> 00:06:51.480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00:06:51.480 --> 00:06:55.500 조각적으로(sculptural) 사고하게 만드는 00:06:55.500 --> 00:06:57.843 매우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순간이 있습니다. 00:07:03.810 --> 00:07:05.400 이 기둥 같은 조각들은 00:07:05.400 --> 00:07:08.580 마치 불완정해 보이는 새의 다리 위에서 00:07:08.580 --> 00:07:12.780 균형을 잡고 있는 사람을 연상시킵니다. 00:07:12.780 --> 00:07:15.960 그리고 마찬가지로 극적이고 사용하기 어려운 00:07:15.960 --> 00:07:18.781 난간들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00:07:18.781 --> 00:07:22.320 (가벼운 음악이 계속됨) 00:07:22.320 --> 00:07:25.740 제가 만드는 많은 작품들은 우리가 00:07:25.740 --> 00:07:28.080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사물들이지만 00:07:28.080 --> 00:07:31.710 원래의 문맥에서 벗어나 배치됩니다. 00:07:31.710 --> 00:07:33.900 즉, 너무 익숙해서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을 00:07:33.900 --> 00:07:38.900 다시 눈에 띄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00:07:38.938 --> 00:07:42.271 (가벼운 음악이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