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7.460,0:00:12.280 [알린 세켓: 시간을 조각하다] 0:00:13.600,0:00:17.480 이십 년 동안 못 봤던 제 작품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거예요. 0:00:17.480,0:00:22.820 대부분 다른 사람들과 장소들로 흩어졌었거든요. 0:00:22.820,0:00:26.000 그중 몇몇은 슬프게도 행방이 불명하죠. 0:00:33.760,0:00:38.879 25년 전, 저의 절친한 친구인 캐롤은 0:00:38.879,0:00:41.570 어린 나이에 투병 중이었죠. 0:00:41.570,0:00:44.960 저는 그 당시에 임신 중이었고요. 0:00:45.760,0:00:50.940 어느 날, 캐롤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br]분명해졌을 때, 0:00:50.949,0:00:56.359 제 불교 스승께 눈물을 흘리며 [br]상황을 설명한 적이 있었죠. 0:00:56.359,0:01:01.319 스승님은, "그것 알아? 이 일을 너무 심각하게 [br]생각하는 것 같아."라고 대답해 주셨어요. 0:01:01.320,0:01:07.620 그 말을 듣자, 저는 스승님이[br]완벽하게 맞다는 것을 알았죠. 0:01:07.630,0:01:09.630 스승님은, "모든 이들은 죽게 될 거야. 0:01:09.630,0:01:12.210 그것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br]생각하지 마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0:01:12.800,0:01:16.330 그때 저는 처음으로 깨달았죠. 0:01:16.330,0:01:18.290 제가 언젠가 죽게 될 것을요. 0:01:18.290,0:01:20.500 그건 너무 당연한 거라 놀랄 것도 아니었지만, 0:01:20.500,0:01:23.780 그 당시에는 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죠. (웃음) 0:01:23.780,0:01:25.080 제 마음속에서요. 0:01:26.150,0:01:31.890 캐롤을 추모하기 위해, 제 작업실에 있는[br]모든 것들을 다 버리고, 0:01:31.890,0:01:34.210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0:01:35.140,0:01:39.070 "난 시간이 항상 부족해."라고 [br]푸념하는 뉴요커들과는 달리, 0:01:39.070,0:01:44.050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얼마나 길든, [br]그것으로 충분하다."라는 생각으로 살았죠. 0:01:48.800,0:01:53.020 석고 반죽은 마치 시간을 측정하고 있는 것 같죠. 0:01:53.020,0:01:56.640 반죽이 마르는 일분일초의 시간 동안, [br]모양이 계속 바뀌거든요. 0:01:57.420,0:01:59.420 항상 석고 반죽을 사용해서 작업을 해왔지만, 0:01:59.420,0:02:02.260 최근 들어서야 반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br]지켜보기 시작했죠. 0:02:02.260,0:02:04.940 젖은 반죽을 가져와 형태를 잡고 나면, 0:02:04.940,0:02:06.800 도자기가 굳기 시작하죠. 0:02:06.800,0:02:09.820 저는 골조를 쓰지 않으면서[br]반죽의 형태를 빚어요. 0:02:09.820,0:02:13.440 또, 굳은 물감 표막을 이용해 [br]그림을 그리곤 했었는데, 0:02:14.000,0:02:17.940 그 굳은 물감을 도자기 표면에[br]붙이기 시작했죠. 0:02:19.880,0:02:23.860 한 시간이든, 다섯 시간이든,[br]저에게 주어진 시간만을 사용해 0:02:23.860,0:02:28.480 재료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는데, 0:02:28.480,0:02:32.020 신기하게도 그 시간이 끝나면 작품은 [br]항상 딱 보기에 좋은 상태가 되어 있었죠. 0:02:34.520,0:02:37.080 일 년 동안, 아무도 모르게, 0:02:37.090,0:02:39.569 심지어 제 남편에게도요 -- (웃음) 0:02:39.569,0:02:41.709 가족을 늘려갔죠. 0:02:42.720,0:02:46.960 이들을 의자 위에 놓고, 0:02:46.960,0:02:50.140 마치 이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이요. 0:02:50.140,0:02:52.140 이들은 이곳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냈죠. 0:02:53.840,0:02:57.340 [알린 세켓: 모든 것이 한 곳으로] 0:02:59.540,0:03:03.260 저는 어떤 완전한 모형을 만들 계획은[br]처음부터 없었어요. 0:03:03.260,0:03:07.260 그 대신, 무언가를 연상시키게 하는, [br]혹은 상징하는 모형을 만들고 싶었죠. 0:03:08.260,0:03:11.740 어떤 상징성을 띠는 조형물은,[br]최소한 제가 보기에 0:03:11.740,0:03:18.160 내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계속 [br]기억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라 생각해요. 0:03:21.060,0:03:27.020 시간이 지나고, 저는 부처의 형상을 한[br]도자기를 만들게 됐죠. 0:03:29.340,0:03:32.620 그리고, 결국에는 그 부처 형상을[br]제 작품의 중심적인 주제로 삼았는데, 0:03:32.630,0:03:38.870 그 이유는, 어떤 공통적인 형상을 따라 하다 보면,[br]너무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0:03:38.870,0:03:40.590 제 작품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게 되거든요. 0:03:46.040,0:03:50.580 저는 이 도자기들과 함께 살면서[br]이들이 조형물로써 가진 가치를 확인했죠. 0:03:52.700,0:03:55.340 전시장에서는 제 작업실과 같은[br]어수선한 풍경은 나오질 않겠죠. 0:03:55.349,0:03:58.680 그래도 제 작품들은 제 인생을[br]돌아보게 해줘요. 0:03:58.680,0:04:03.020 인생은 불안정하고, 나약하다는 것을요. 0:04:03.020,0:04:08.960 그리고 그 가르침을 매일 같이 제 작업실에서 [br]알려주고, 또 알려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