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8,540 --> 00:00:13,420 [카라 워커 & 제이슨 모란: 신호 보내기] 2 00:00:15,000 --> 00:00:17,000 [멀리서 증기 오르간 소리] 3 00:00:25,900 --> 00:00:29,620 [카라 워커] 4 00:00:29,840 --> 00:00:31,180 [워커, 낭독] "노예가 된 아프리카 사람들" 5 00:00:32,520 --> 00:00:36,380 "지금은 강으로 인해 침식된 땅의 어느 지점에" 6 00:00:36,380 --> 00:00:40,980 "세네갈과 갬비아 지역 출신의 아프리카 사람들을" 7 00:00:40,980 --> 00:00:43,730 "경매에 팔기 위해 배로 나르기 전까지" 8 00:00:43,730 --> 00:00:45,200 "그들을 가둬놓았던 막사가 있었다" 9 00:00:45,920 --> 00:00:49,600 "초기 알제 포인트는 뉴올리언즈의 탄약고와 도축장의" 10 00:00:49,600 --> 00:00:51,120 "번성이 시작된 곳이었다" 11 00:00:55,400 --> 00:00:56,980 미국의 노예제도에 대한 12 00:00:58,200 --> 00:01:07,920 추모의 얼마나 드문지 생각하게 되네요 13 00:01:10,720 --> 00:01:13,460 [증기 오르간 소리 계속] 14 00:01:26,200 --> 00:01:28,880 [제이슨 모란] 15 00:01:38,180 --> 00:01:39,380 - 방금 거기, 소리가 날카롭네요 16 00:01:39,380 --> 00:01:40,640 - 알겠어요, 일단 장갑부터 가져올게요 17 00:01:48,700 --> 00:01:51,260 [워커] 뉴올리언즈에 전에 온 적이 있어요 18 00:01:51,270 --> 00:01:53,619 알제 포인트에 갔었죠 19 00:01:53,620 --> 00:01:57,060 [알제 포인트, 뉴올리언즈] 20 00:01:58,180 --> 00:01:59,999 어디선가 이상한 음악이 들려왔죠 21 00:02:00,000 --> 00:02:02,640 교회에서 나는 소리인가 22 00:02:02,640 --> 00:02:03,800 생각했었죠 23 00:02:03,800 --> 00:02:06,680 이렇게 두리번거리면서요 24 00:02:08,560 --> 00:02:09,600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25 00:02:09,600 --> 00:02:12,980 마치 공기 중에 음악이 퍼져있는 듯해서 확실치 않았죠 26 00:02:12,980 --> 00:02:16,000 마치 카니발에서 들릴 법한 그런 음악이었어요 27 00:02:17,160 --> 00:02:18,460 그래서 조사해봤죠 28 00:02:18,460 --> 00:02:19,460 [모란] 그러셨군요 29 00:02:20,280 --> 00:02:24,600 [워커] 나체즈라는 이름의 증기선의 증기 오르간에서 나는 소리였죠 30 00:02:27,460 --> 00:02:32,160 증기 오르간이 담긴 컨테이너의 작품명은 "카타스트워프 카라벤"이에요 31 00:02:36,340 --> 00:02:38,040 [모란] 알제 포인트에서 32 00:02:38,040 --> 00:02:40,420 나체즈에 있는 오르간을 향해 귀 기울이는 동안 33 00:02:40,420 --> 00:02:42,580 그 오르간 음악에서 무엇을 들으셨나요? 34 00:02:42,580 --> 00:02:44,190 [워커] 행복한 분위기의 노래였어요 35 00:02:44,190 --> 00:02:46,280 당장 무슨 노래인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았는데 36 00:02:46,280 --> 00:02:50,510 아마도 옛날 호시절을 추억하는 노래 같았어요 37 00:02:50,510 --> 00:02:51,510 [모란] 맞아요 38 00:02:51,510 --> 00:02:55,300 듣는 사람의 기분을 이끄는 그런 코드가 있죠 39 00:02:55,300 --> 00:02:57,120 마치 어떤 문을 열기 위한 암호처럼요 40 00:02:57,120 --> 00:03:06,510 [워커] 그렇게 노예제가 있던 지나간 시대를 추억하며 애석해하는 듯한 41 00:03:06,510 --> 00:03:08,680 남부지역 백인들의 회한이 묻어나죠 42 00:03:08,680 --> 00:03:11,840 단지 노예를 통제하던 권력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43 00:03:11,840 --> 00:03:13,220 그 친밀감을 그리워하는 거에요 44 00:03:13,460 --> 00:03:14,300 [모란] 와우 45 00:03:14,300 --> 00:03:20,540 [워커] 노예가 된 사람들의 육체가 자기 것이었던 그 친밀감이요 46 00:03:21,420 --> 00:03:23,260 그들의 정신과, 육체, 영혼 모두 말이예요 47 00:03:23,260 --> 00:03:25,030 너무도 불미스러운 그런 48 00:03:25,030 --> 00:03:30,520 감정이어서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도 못하는 것이요 49 00:03:32,960 --> 00:03:35,260 오르간 음악이 그런걸 일깨워줘요 50 00:03:35,960 --> 00:03:39,610 [모란] 당신의 작품이 어떻게 노예제도가 51 00:03:39,610 --> 00:03:44,980 작동해 왔는지, 일종의 산업처럼 52 00:03:44,980 --> 00:03:50,420 사람의 육체를 다루는 노예산업을 건들이고 있죠 53 00:03:50,420 --> 00:03:51,140 [워커] 맞아요 54 00:03:51,860 --> 00:03:55,720 [워크숍 아트 패브리케이션, 킹스턴, 뉴욕] 55 00:04:01,480 --> 00:04:04,939 [워커] 모순적인 공간를 만들고 싶었어요 56 00:04:04,939 --> 00:04:09,840 미국 제조업의 기발한 재능과 57 00:04:09,840 --> 00:04:12,930 노예 사유재산화를 불러온 바로 그 기발한 재능이 58 00:04:12,930 --> 00:04:16,360 억압받은 자의 목소리를 앞으로 영원히 59 00:04:16,360 --> 00:04:22,350 되들려줄 장치가 되는 그런 공간 말이에요 60 00:04:24,640 --> 00:04:26,500 진실의 순간이네요, 그렇죠? 61 00:04:26,500 --> 00:04:27,780 세상에나 62 00:04:32,060 --> 00:04:34,300 여러모로 익숙하지 않은 작업이었죠 63 00:04:37,760 --> 00:04:42,900 오르간의 프레임을 빼고는 모든 게 새로운 것이었어요 64 00:04:42,900 --> 00:04:46,360 프레임은 시선을 사로잡는 데서 그치니까요 65 00:04:49,100 --> 00:04:50,520 굉장하네요 66 00:04:50,520 --> 00:04:55,080 그냥 설치품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것이어야 해요 67 00:04:55,080 --> 00:04:59,660 그렇지 않으면 움직이는 추모비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거니까요 68 00:05:00,440 --> 00:05:01,960 그게 여기 있는지 모르겠는데... 69 00:05:03,520 --> 00:05:05,880 [증기 오르간 연주 소리] 70 00:05:08,900 --> 00:05:10,640 [남자] 제이슨이 연주하는 건가요? 71 00:05:10,640 --> 00:05:12,660 [워커] 제이슨이 제멋대로 실험하는 중이죠 72 00:05:14,500 --> 00:05:15,620 제이슨이 아주 깜짝 놀랐죠 73 00:05:15,630 --> 00:05:18,160 건반을 치면 나오는 소리가 무슨... 74 00:05:18,160 --> 00:05:19,060 [고음의 비명 소리] 75 00:05:19,060 --> 00:05:22,540 줄곧 건반을 치면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오는 연주만 했으니까요 76 00:05:22,540 --> 00:05:23,620 [일동 웃음] 77 00:05:24,240 --> 00:05:26,200 증기 오르간을 본 게 이 때가 처음이에요 78 00:05:26,200 --> 00:05:28,460 마차에 거치된 걸 보는 건 처음이죠 79 00:05:29,040 --> 00:05:31,100 [모란] 직접 증기 오르간을 본다는 게 걱정이 됐죠 80 00:05:31,100 --> 00:05:34,480 태어나서 딱 한번 들어본 게 다였으니까요 81 00:05:35,020 --> 00:05:38,900 그 오르간의 소리에 몸이 어떻게 반응했는지가 잊혀지지 않아요 82 00:05:39,980 --> 00:05:43,940 안정적인 멜로디를 연주해도 동요하게 만드는 데가 있어요 83 00:05:48,720 --> 00:05:51,280 증기 오르간은 마치 사람의 휘파람 소리처럼 들리죠 84 00:05:51,290 --> 00:05:52,290 [워커] 맞아요 85 00:05:52,290 --> 00:05:53,420 [모란] 마치 이렇게요 86 00:05:53,780 --> 00:05:55,080 [휘파람을 부른다] 87 00:05:57,700 --> 00:05:59,500 너무 잘하시는 데요 88 00:05:59,500 --> 00:06:03,820 마치 누군가가 휘파람을 특정하게 부르는 것처럼요 89 00:06:03,820 --> 00:06:08,900 바로 잡혀있는 사람을 부릴 때 쓰는 소리이죠 90 00:06:08,900 --> 00:06:12,780 마치 호명하는 것처럼,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요 91 00:06:12,780 --> 00:06:17,080 그게 위기 상황을 가리키는 신호일수도, 92 00:06:17,080 --> 00:06:20,400 여기로 와서 '함께 기리자'라는 신호일수도 있죠 93 00:06:20,660 --> 00:06:23,680 [프로스펙트. 4 트라이애니얼, 마지막 주] 94 00:06:24,560 --> 00:06:26,760 [증기 오르간 연주중] 95 00:06:34,720 --> 00:06:41,720 수백만의 조상들을 기리는 순간이자, 96 00:06:41,720 --> 00:06:45,560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는 순간이었죠 97 00:06:45,560 --> 00:06:46,560 [워커] 맞아요 98 00:06:46,560 --> 00:06:49,960 알제 포인트로 가는 제 기분이 그랬어요 99 00:06:51,020 --> 00:06:52,860 [증기 오르간 연주중] 100 00:07:09,360 --> 00:07:13,020 멈춰있는 오브제이기에 움직이도록 작동시켜야 해요 101 00:07:14,380 --> 00:07:18,380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기념비나 추모비는 102 00:07:18,380 --> 00:07:20,760 가만히 거기 선채로 사라져버리죠 103 00:07:21,370 --> 00:07:22,560 남부연합 기념비만해도 그래요 104 00:07:22,560 --> 00:07:25,900 우리 주위에 백년 넘게 있어왔죠 105 00:07:25,900 --> 00:07:27,520 로버트 E. 리 같은 사람을 기리면서요 106 00:07:27,520 --> 00:07:31,300 그냥 그 자리에 존재감이 없어진 채 107 00:07:31,320 --> 00:07:34,460 머무르고 있는 게 기묘함을 불러일으키죠 108 00:07:34,460 --> 00:07:36,030 그래서 이렇게 느끼기도 해요 109 00:07:36,030 --> 00:07:39,820 제 증기 오르간은 그 장소에 있되 110 00:07:39,820 --> 00:07:40,880 잊혀져선 안된다고 말이죠 111 00:07:43,680 --> 00:07:47,540 구체적으로 전시 장소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어요 112 00:07:48,780 --> 00:07:52,120 알제 포인트가 특별했던 건 바로 거기가 113 00:07:52,130 --> 00:07:56,960 아프리카 사람들이 노예로 팔리기 위해 도착한 지점이였기 때문이죠 114 00:07:56,960 --> 00:08:00,630 미국에 걸쳐 그런 곳들이 정말 많아요 115 00:08:00,630 --> 00:08:05,080 그래서 그런 장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116 00:08:07,260 --> 00:08:10,980 증기 오르간 오브제는 당신이 연주하기 전까진 작게 느껴졌어요 117 00:08:10,980 --> 00:08:14,240 미시시피에서 그걸 연주하는 기분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118 00:08:14,920 --> 00:08:18,460 그렇게 압박감이 심했던 건 처음이었어요 119 00:08:18,470 --> 00:08:22,610 내가 누르는 건반 하나 하나가 내는 소리에 120 00:08:22,610 --> 00:08:24,260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121 00:08:24,260 --> 00:08:25,840 [증기 오르간 연주중] 122 00:08:26,480 --> 00:08:29,900 [워커] 하지만 당신이 연주하는 동안에 그 모든 긴장과 123 00:08:30,920 --> 00:08:34,000 두려움과 고통, 그런 감정이 124 00:08:34,010 --> 00:08:35,560 모두 사라졌어요 125 00:08:35,560 --> 00:08:38,620 그 오르간 파이프가 내는 소리는 마치 목소리 같았거든요 126 00:08:39,680 --> 00:08:41,400 당신의 연주가 그 오르간을 소리치게 했어요 127 00:08:41,580 --> 00:08:42,640 예 128 00:08:43,940 --> 00:08:49,000 나를 바로 스치고 지나가는 게 느껴지죠 129 00:08:52,320 --> 00:08:54,320 [증기 오르간 연주 계속] 130 00:09:12,783 --> 00:09:15,113 Translated into Korean by Hye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