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vha 로완 앳킨슨 라이브 쇼 -여기는 학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퍼킨스 씨. 바쁘신 건 알고 있지만 이런 문제는 전화상으로 해결될 게 아니라서요. 예, 그렇고 말고요. 우리 아들 토미가 학교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그런 문제는 애초에 싹부터 잘라내버려야 하는 게 맞지요. 귀하의 아드님한테 문제가 생긴 건 맞습니다 아드님은 요근래 들어 우리 학교가 요구하는 모습에서 아주 멀리 벗어나있지요. 그렇군요. 학교 생활에 통 관심을 보이지 않더군요. 어째서인지 체육 수업을 거부하는가 하면 일주일째 저희 선생들중 아무도 아드님의 숙제를 받아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돌아가시지만 않았어도 퇴학시켰을 겁니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네, 퇴학시켰을 거라구요. 돌아가셨으니까 제가 선처를 베푼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바로 이 학교에서 쫒겨났겠죠. 우리 아들이 죽었다구요? 니예 지금 양호실에 누워있습니다. 딱딱하게 초록색으로 굳은 모습이 아드님의 태도를 반영해주고 있죠. 도무지 본인을 절제하는 법을 모릅니다. 공중에 혼자 붕 떠있다가도 다음순간엔 아예 안 움직이더라구요. 그리고 악취를 풍기기 시작했죠. 우리 아들이 왜 죽은 겁니까! 그게 지금 그렇게 중요합니까? 당연한 거 아니오! 음 정 그러시다면 좋습니다. 모든 사건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죠. 저희 학교 도서관은 근래들어 학생들이 대출증 없이 도서를 가져가는 것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귀하의 아드님이 그 짓을 하다 걸렸고 저는 댁의 아드님이 돌아가실때까지 손수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래도 문제의 싹이 잡혔으니 기뻐하셔도 됩니다. 이제 다시는 도서관에서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겁니다. 여기 보시면 이 대출증이.. 잠깐! 잠깐만요! 그러니까.. 당신이 내 아들을 패 죽였다고요? 네 네 말하자면 그렇죠. 실례지만 전 누가 말을 끊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우리 학교 도서관 대출 카드 시스템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요! 뭐, 귀하의 아드님이 책을 가지고 날랐다구요. 그것 말고 토미를 때린 것에 대해 말이오! 그거요? 아아. 몸을 움츠리더니 곧 늘어져가지고는... 그게 그러니까... 으악! 으음…, 죽은 것 같았죠. 퍼킨슨 씨. 지금 제 말보다 아드님의 죽음에 과도한 관심을 보이고 계시는데 전 굉장히 불편합니다 지금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바로 토미의 태도입니다. 보아하니 누구한테서 배워 먹은 건지 알 법도 하군요. 아니, 내 아들을 때려 죽여? 아드님이 처음 입학하실때 부터 전 알아봤습니다. 전 예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입니다. 당신이 아드님을 조금만 일찍 때려 키우셨어도 지금쯤 토미는 아주 달라져있었을 테죠. 당신 미쳤어? 말이 심하시군요. 장례식 일정 때문에 수요일날 오후에 업무도 못 보게 생겼는데!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맞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맞죠. 만약 그게 사실이었다면요. 뭐요? 농담이었습니다. 퍼킨슨 씨. 제 학구적인 유머솜씨에 양해를 구하죠. 장난이었습니다. 세상에. 제가 그깟 똥덩어리를 땅에 묻는 일에 학교 업무를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