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Every Frame a Painting의 토니입니다
최근에 '어떻게 편집 하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그래서 우선 촬영파일을 정리하고, 그중에 선택... 에 대해 말하려던 찰나
"아니 그런거 말고요. 어느 부분에서 자르고, 그런건 어떻게 아세요?"
그런데 정말 설명을 못 하겠더라구요!
대부분의 편집자들처럼, 제 직감을 따르거든요
"편집 과정엔 필요한게 없어요...
왜냐면 편집은 생각과 같은거에요
저는 '지식'으로 편집하지 않아요
(쥬라기 공원 편집감독, 마이클 칸)
작품 안에 들어가서 직접 느껴야 하죠"
저도 똑같아요
편집하며 저만의 생각과 감정을 갖게되죠
그래서 오늘은,
바로 이 과정에 대한 이야기에요
편집자는 어떤식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걸까요?
편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눈' 이에요
눈은 다른 어떤 것들보다
가장 많은 감정을 담고있어요
그래서 훌륭한 배우들은 대화보다
눈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나는 더 할 말 없어’ 라고 했더니
그 사람이
‘할 말이 없다니 그게 뭔 소리야?’
‘할 말 엄청 많은거 다 알아!
멋진 얘기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근데 그냥 앉아서 듣고만 있잖아,
니 얘기는 머리속으로만 하고...
“앨리엇, 자기야”
“응?”
“이거 먹어 봤어?
엄청 맛있네!”
…그리고 그냥 말 안하기로 혼자 결정 해 버리고!
(웃음)
넌 할말이 없는게 아니라, 그게 니 모습이다!”
제가 촬영분을 확인할때 찾는 것들이 있어요
배우의 눈빛이 변하는 순간들이죠
지금처럼, 어떤 결정을 내리는 순간들이요
이런 숏들이 강렬한 이유는
다른 숏들과 같이 쓰면 효과적이기 때문인데
예를들어, 이 남자의 눈을 보여주고나서
누구를 응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 마디 말 없이 전달 할수 있죠
다음으로 말할 개념은
'감정은 시간이 걸린다' 입니다
우리가 화면속 인물들과 교감하거나
그들을 공감 할 수 있는건
인물이 말 하기 전에 짓는 표정을
보여주는 순간들 덕분입니다
(중국어 몰라요)
(문 쾅)
대사 후의 표정을 보여주는 순간들도 포함해서요
편집자는 “이 감정은 어느정도의
시간을 둬야 할까?”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럼 연습 문제를 같이 풀어볼까요?
화면을 봐주세요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지 생각해 보세요
다시 해볼게요
그럼 이번엔 어떤 감정이 떠오르나요?
두 장면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셨나요?
편집이란 이런 결정들의 연속입니다
4초만으로도 모든게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정답이 없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가 더 어렵죠
어떤 감정은 이렇게
하나의 롱테이크 숏일때 더 잘 전달되고
어떤 감정은
여러개의 숏일때 더 효과적입니다
감정을 쌓아 올리고 내리는게
더 쉽기 때문이에요
이 장면은 루크 스카이워커가
자신을 시험하는 장면입니다
(ㅎ ㅏ ...)
각 숏의 길이에 주목해 주세요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수록
숏의 길이가 점점 더 짧아 집니다
다섯개 숏으로 감정을 올렸다가
클라이맥스 후 감정을 내립니다
(ㅇ ㅔ 휴...ㅉㅉ)
숏의 길이도 다시 점점 길어질 뿐만 아니라
아까보다 더 오래동안 피사체를 잡고 있죠
이 시퀀스는 총 15초 정도 길이인데
감정이 ‘내려가는’ 부분이 두배 더 깁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두배의 시간동안
루크의 실패를 교감하게 되는것이죠
"헉...ㅎ ㅓ억... 못하겠어요... 너무 ㅋㅓ요"
그럼 이 시간을 더 짧게 줄이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방금과 비슷하지만
더 최근에 만들어진 장면을 보시겠습니다
차이를 구분해 보세요
"할 수 있어 스콧, 커몬!"
"쟤네 나 무시하고 있어"
방금 느끼셨나요?
이 씬은 스콧의 실패를
겨우 30 프레임만에 보여줬어요
대조적으로
루크 스카이워크의 실패는
30초가 걸렸죠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서
감정을 느끼기 까지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만약 영화가 감정을 느낄
충분한 여유를 주지 않는다면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겠죠
“제가 최근에 나온 많은 영화들을 보며 든 생각은
가짜처럼 느껴졌다는 거에요
(성난황소 편집감독, 셀마 스쿤메이커)
사람들은 이것 저것 끼워 맞춰놓고는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길 바라는데,
근데 몰입하지 못하게 영화를 만들어놨잖아요"
진정성을 담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면 타이밍이란 머리로
인식할수 있는 부분이 아니거든요
우리가 알아야 하는것은
모든 숏에는
각자의 리듬이 있다는 점이죠
(지옥의 묵시록 편집감독, 월터 머치)
"모든 스토리는 각기 다른 이야기 방식,
그리고 각자 다른 운율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편집은...
70프로 정도는 이 운율에 관한거에요"
리듬은 때론 명확하게 눈에 보입니다
예를들어 배우들이 신체적인
액션을 보여줄때 처럼요
(으 ㅇ ㅓ ㅇㅏ 아 아아아아잇~)
하지만 다른 경우엔
꽤 미묘하게 녹아있습니다
예를들면 뒷 배경에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리듬,
여기 요리사, 손님, 점원들이
움직이는 리듬처럼요
이 리듬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느낄수 있는 리듬에 가깝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리듬이 편집하기엔
더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같은 클립을 계속 반복해서 보다보면
컷 해야 하는 부분이 어느순간 눈에 들어옵니다
고전 할리우드 편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
바로 이 리듬을 가지고 편집하는 것 이였어요
다른 말로 하면,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비가시적’ 편집 입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컷이 잘려서
“나에 대해 알고싶은게 더 있는겨?”
컷이 바뀐걸 깨닫지도 못하는 거죠
“내 방에나 같이 갈래유?”
그렇다고 항상 이렇게 눈에 띄지 않을 필요도 없습니다
컷의 연결이 부조화스러울때
더 잘 표현되는 감정도 있습니다
누군가 동요하는 모습 처럼요
또 이런 방법으로 관객들을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만들수도 있어요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부분중 하나가
가끔은 화면을 조금은 지나치게
길게 잡고 보여주라는 거에요
물론 이런식의 편집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죠
관객들이 어떤 종류의 반응을 보이길
원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왜냐면 일반적이지 않은 컷만
일으킬 수 있는 감정도 있거든요
이게 제 마지막 포인트 입니다
만약 편집이 그렇게나 본능적인 문제라면
대체 어떻게 배울까요?
딱 한가지 방법이 있어요
연습 입니다
“편집은 춤과 매우 비슷해요
기본적인 부분은 설명할 수 있지만
결국 춤추는 법을 배우려면
그냥 춤을 춰야 하죠”
그냥 편집 해보세요
더 많이 할수록, 당신만 가진
특별한 리듬과 감정을 기르게 될거에요
저는 10년째 편집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멀었어요
제가 좌절 할 때마다 떠올리는
마이클 칸 편집 감독님의 말씀이 있는데
“편집의 아름다운 점은,
어쩌면 작가들이 느끼는 감정일수도 있겠네요,
수많은 촬영분이 있어도 상관없어요
딱 한 조각 인거에요
한번에 한 씬만,
한번에 한 컷만,
저는 수많은 영화들을
그렇게 한 개씩 편집해 왔어요”
그러니 한개씩 시도해 보세요
왜냐면 당신이 어떤 이미지를 보던
“정말 궁금해?”
거기엔 감정과 리듬이 담겨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직접 느껴보세요
언제...
잘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