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4,660 --> 00:00:09,720 서도호, "RUBBING / LOVING" 2 00:00:20,540 --> 00:00:24,740 아는 친구가 아파트를 떠나게 되었어요. 3 00:00:24,750 --> 00:00:26,630 그래서 제가 넘겨 받았지요. 4 00:00:32,600 --> 00:00:36,400 뉴욕 시 내 다른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요. 5 00:00:36,400 --> 00:00:39,620 이곳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6 00:00:46,340 --> 00:00:49,180 집주인과 인터뷰를 했어요. 7 00:00:52,360 --> 00:00:54,260 제가 예술가라는 걸 들으셨나봐요. 8 00:00:54,720 --> 00:00:55,980 굉장히 걱정하셨어요. 9 00:00:56,560 --> 00:00:59,320 제가 과연 집세를 낼 수 있을지 염려하셨죠. 10 00:01:00,440 --> 00:01:03,420 결국 허락해 주셨어요. 11 00:01:04,260 --> 00:01:10,940 이 곳은 18년 동안 저의 주거지이자 스튜디오였어요. 12 00:01:12,060 --> 00:01:15,400 저의 미술 경력은 여기서 시작했어요. 13 00:01:19,580 --> 00:01:23,560 전 과정은 이 공간을 기억하고, 14 00:01:23,570 --> 00:01:27,430 어떻게든 기념하는 거예요. 15 00:01:28,640 --> 00:01:32,240 아파트를 사게 될 누군가는 이 장소를 수리하겠죠. 16 00:01:32,240 --> 00:01:34,210 모든 것이 함께 없어지겠죠. 17 00:01:34,600 --> 00:01:39,400 가족에게 매우 뜻깊은 곳이에요. 18 00:01:39,410 --> 00:01:41,250 저에게도요. 19 00:01:42,550 --> 00:01:46,740 한국을 떠난 후 이리저리 옮겨 다녔어요. 20 00:01:46,740 --> 00:01:48,560 지금은 런던에 살고 있어요. 21 00:01:50,220 --> 00:01:52,900 끊임없는 재측정이에요. 22 00:01:52,910 --> 00:01:58,450 저는 제 삶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봐요. 23 00:01:59,280 --> 00:02:00,540 이렇게 해도 돼. 24 00:02:01,360 --> 00:02:02,500 어, 걱정 마. 25 00:02:03,360 --> 00:02:04,620 알아. 26 00:02:05,220 --> 00:02:06,980 [여성] 이거 방금 고쳤어! 27 00:02:06,980 --> 00:02:07,860 [모두 웃음] 28 00:02:07,860 --> 00:02:08,360 [서] 응 29 00:02:13,760 --> 00:02:19,860 이걸 공간에서 벗기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30 00:02:19,860 --> 00:02:24,000 저는 아마 이걸 싸서 추후 어딘가에 보여주겠죠. 31 00:02:25,040 --> 00:02:30,040 물건에서 떼어내는 게 좀 어려워요. 32 00:02:30,040 --> 00:02:35,500 하지만 그걸 조심스럽게 하면, 물건의 모양이 유지되죠. 33 00:02:37,720 --> 00:02:40,750 천 작업이 공간의 정보를 온전히 담지 못 해서 34 00:02:40,750 --> 00:02:43,560 정보를 담을 다른 방법을 35 00:02:43,560 --> 00:02:46,780 계속해서 찾았어요. 36 00:02:47,030 --> 00:02:48,710 마침내 문지르면서 발견했죠. 37 00:02:48,710 --> 00:02:52,250 세부적인 부분과 관련된 기억을 되살리더라고요. 38 00:02:52,860 --> 00:02:55,280 수많은 기억이죠. 39 00:02:58,560 --> 00:03:03,220 이 공간을 천 작업으로 나타냈을 때, 40 00:03:03,230 --> 00:03:07,930 제 집주인 아더(Arthur)가 이 프로젝트를 정서적으로 많이 지지해 줬어요. 41 00:03:08,340 --> 00:03:13,240 제가 당시 겪었던 걸 그가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42 00:03:13,240 --> 00:03:17,480 그는 제가 공간에 온갖 걸 하게 해주었죠. 43 00:03:23,970 --> 00:03:27,440 제가 한국어로 "러빙(rubbing)"이라고 쓰면, 44 00:03:27,440 --> 00:03:29,510 사람들은 그걸 "러빙(loving)"이라고 읽을 수 있죠. 45 00:03:29,510 --> 00:03:34,010 한국어에서는 "r"와 "l"에 차이가 없거든요. 46 00:03:36,860 --> 00:03:40,980 문지르는 몸짓은 되게 애정이 담긴 몸짓 같아요. 47 00:03:41,720 --> 00:03:47,140 그래서 문지르는 것과 사랑하는 것을 연결한 거죠. 48 00:03:47,140 --> 00:03:49,540 그래서 제목이 이렇게 나온 거예요. 49 00:03:55,940 --> 00:03:59,060 제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어요. 50 00:03:59,069 --> 00:04:02,829 문지른 게 그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51 00:04:04,820 --> 00:04:07,959 문고리나 자물쇠와 같이 더 어두운 부분은 52 00:04:07,959 --> 00:04:11,479 우리가 항상 만지는 부분이에요. 53 00:04:11,480 --> 00:04:14,500 생각해 봐요. 18년을 여기에 살면서 54 00:04:14,500 --> 00:04:18,420 얼마나 많이 이 스위치를 눌렀겠어요. 55 00:04:18,430 --> 00:04:22,090 시간의 겹을 보여주려는 거예요. 56 00:04:25,500 --> 00:04:28,760 멀리서 봤을 땐 하나의 드로잉 같아요. 57 00:04:29,600 --> 00:04:35,419 가까이 갈수록 조각 같이 3차원이 되죠. 58 00:04:36,580 --> 00:04:43,000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바뀌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59 00:04:46,300 --> 00:04:49,840 아더,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았어요. 60 00:04:50,720 --> 00:04:54,100 몇 달 전에 그는 돌아가셨어요. 61 00:04:54,110 --> 00:04:56,300 그를 보려고 특별히 애썼어요. 62 00:04:56,780 --> 00:04:59,480 그는 저를 기억 못 할 수 있다고 경고하더라고요. 63 00:05:00,240 --> 00:05:02,540 저는 준비되어 있었어요. 64 00:05:02,880 --> 00:05:05,480 하지만 우리는 2시간 동안 얘기하게 되었죠. 65 00:05:06,559 --> 00:05:08,439 결국에는 66 00:05:08,439 --> 00:05:12,419 내려와서 우리가 뭘 하는지 봐달라고 했어요. 67 00:05:13,080 --> 00:05:15,640 보여준 후 그는 이렇게 얘기했죠. 68 00:05:15,650 --> 00:05:17,820 "뭐, 별 거 없네!" 69 00:05:17,820 --> 00:05:20,600 물론, 이해할 만 하죠. 70 00:05:21,160 --> 00:05:23,240 하지만 그는 앉아서 저에게 얘기했어요. 71 00:05:23,250 --> 00:05:27,870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이 집에 뭐든지 해도 좋다." 72 00:05:27,870 --> 00:05:31,809 눈물이 쏟아지는 줄 알았어요. 73 00:05:31,809 --> 00:05:37,710 30년 전 그가 저에게 한 말과 똑같거든요. 74 00:05:37,710 --> 00:05:41,800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75 00:05:41,800 --> 00:05:44,720 새벽 4시에 복도를 재고 있을 때 76 00:05:46,490 --> 00:05:48,890 그는 조용히 내려왔어요. 77 00:05:49,220 --> 00:05:51,419 제가 구석을 재는 걸 봤죠. 78 00:05:51,419 --> 00:05:53,299 저에게 "뭐하고 있어?" 라고 물었죠. 79 00:05:53,300 --> 00:05:54,759 저는 설명하려고 했어요. [웃음] 80 00:05:54,759 --> 00:05:57,169 프로젝트에 관해서요. 81 00:05:57,169 --> 00:05:59,529 하지만 그는 똑같은 말을 했죠. 82 00:06:02,800 --> 00:06:04,940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