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7,960 --> 00:00:12,220
카라 워커: "어떤 정묘함, 또는 경이로운 슈가 베이비"

2
00:00:49,560 --> 00:00:51,860
[워커] "카라 워커의 작품은 역사를 다룬다..."

3
00:00:51,960 --> 00:00:54,900
[도미노 설탕 공장, 브루클릭, 뉴욕]

4
00:00:55,520 --> 00:00:56,800
이런 식의 표현 말이죠,

5
00:00:56,809 --> 00:00:58,460
"카라 워커는 역사를 다룬다"

6
00:00:58,460 --> 00:01:00,710
그 속에는 우리 역사와

7
00:01:00,710 --> 00:01:03,820
인종차별의 문제를 해결해 줄

8
00:01:03,820 --> 00:01:06,030
영웅에 대한 소망이 담겨있죠

9
00:01:06,030 --> 00:01:08,000
전 제 작품이 그렇게 효과적으로 역사를

10
00:01:08,000 --> 00:01:10,720
다룬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11
00:01:11,840 --> 00:01:14,459
제 작품은 오히려

12
00:01:14,459 --> 00:01:16,229
역사에 포섭되었다고 봐야겠죠 [웃음]

13
00:01:16,229 --> 00:01:17,560
사로잡혔다고나 할까요

14
00:01:23,100 --> 00:01:24,040
좋아요, 이제...

15
00:01:24,040 --> 00:01:25,600
뒤부터 시작해서 앞으로요

16
00:01:25,609 --> 00:01:27,489
뒤에서부터...

17
00:01:27,489 --> 00:01:28,629
배치도를 보면...

18
00:01:28,860 --> 00:01:30,760
14, 24, 34, 44

19
00:01:30,760 --> 00:01:31,800
됐어요

20
00:01:34,260 --> 00:01:35,959
[워커] '크리에이티브 타임'의 
디렉터 네이토 톰슨이

21
00:01:35,959 --> 00:01:37,520
"카라, 여길 꼭 봐야해요," 라고 하더군요

22
00:01:37,520 --> 00:01:40,560
"당밀로 가득찬 곳이에요"

23
00:01:41,100 --> 00:01:42,600
벽에도 당밀이 발려있고

24
00:01:42,609 --> 00:01:44,219
서까래에도 당밀 천지죠

25
00:01:44,219 --> 00:01:46,709
당밀 덩어리가 15m 위에도
매달려있죠

26
00:01:46,709 --> 00:01:50,189
모두 정제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들이에요

27
00:01:51,840 --> 00:01:54,600
설탕 산업의 대성당 같은 곳이었죠

28
00:01:54,609 --> 00:01:57,939
설탕이란 한 가공품을
위한 대성당이요

29
00:01:59,420 --> 00:02:01,439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 일정이

30
00:02:01,439 --> 00:02:03,439
끝나는 대로 이곳이 철거될 거란

31
00:02:03,439 --> 00:02:06,339
이해 하에 계획되었죠

32
00:02:11,220 --> 00:02:12,700
저는 이 공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33
00:02:12,700 --> 00:02:16,580
설탕 공정 과정에 대해
공부해야 했었죠

34
00:02:17,220 --> 00:02:18,950
설탕은 사탕수수에서 오죠

35
00:02:18,950 --> 00:02:23,500
사탕수수는 열대 기후에서 자라요

36
00:02:23,500 --> 00:02:29,250
예나 지금이나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건 노예들이죠

37
00:02:29,250 --> 00:02:32,390
제대로 된 임금을 못 받는 사람들,
아마도 어린아이들이겠죠

38
00:02:32,390 --> 00:02:36,850
정말 흥미롭고도 기나긴 역사죠

39
00:02:38,880 --> 00:02:42,380
자유 연상되는 아이디어를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40
00:02:42,390 --> 00:02:44,420
설탕에서 시작해 당밀로 넘어갔죠

41
00:02:44,420 --> 00:02:46,880
당밀은 설탕 공정에서 나오는

42
00:02:46,880 --> 00:02:48,700
부산물이에요

43
00:02:48,700 --> 00:02:51,260
다른 부산물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죠

44
00:02:52,700 --> 00:02:54,260
끝에 다다라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45
00:02:54,260 --> 00:02:55,320
"폐허야!"

46
00:02:55,320 --> 00:02:56,470
이런 생각이 들었죠,

47
00:02:56,470 --> 00:02:57,620
"폐허가 돼버린 유적지야"

48
00:02:57,620 --> 00:02:59,620
그렇다고 그냥 폐허를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49
00:03:00,400 --> 00:03:01,540
설탕의 역사에 관한

50
00:03:01,540 --> 00:03:03,210
책을 읽던 중에

51
00:03:03,210 --> 00:03:05,440
당대인들이 쓰던
어떤 표현이 눈에 띄었죠

52
00:03:05,440 --> 00:03:07,250
"슈가 서틀티"

53
00:03:07,250 --> 00:03:09,450
그 용어가 맘에 쏙 들었어요

54
00:03:10,640 --> 00:03:13,560
여기서 "서틀티"는

55
00:03:13,560 --> 00:03:14,900
설탕 반죽으로 만든

56
00:03:15,320 --> 00:03:16,200
정교한 당과 제품으로

57
00:03:16,220 --> 00:03:17,460
마지펜, 과일, 견과류로
만들어졌죠

58
00:03:17,460 --> 00:03:21,980
서틀티는 왕족을 묘사하는 데 쓰였고

59
00:03:21,980 --> 00:03:23,660
그걸 먹을 수 있는 것도 오직

60
00:03:23,660 --> 00:03:26,120
왕족, 귀족, 성직자뿐이었어요

61
00:03:27,620 --> 00:03:30,140
정묘함을 뜻하는 서틀티를 통해서

62
00:03:30,150 --> 00:03:32,120
그 자체가 권력이자

63
00:03:32,120 --> 00:03:33,650
권력을 상징하며
또, 다양한 주제를

64
00:03:33,650 --> 00:03:36,650
품을 수 있는 대상을

65
00:03:36,650 --> 00:03:38,450
창조할 기회였어요

66
00:03:40,500 --> 00:03:41,520
[워커] 와우!

67
00:03:43,680 --> 00:03:46,880
이 작품에 끌어오고 싶은

68
00:03:46,880 --> 00:03:48,240
다양한 아이디어가

69
00:03:48,240 --> 00:03:50,040
너무도 많아서 씨름했었죠

70
00:03:50,040 --> 00:03:53,020
이것만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있나요?

71
00:03:54,500 --> 00:03:56,340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웃음]

72
00:03:56,340 --> 00:03:58,760
나도 이런 게 처음이라서 [웃음]

73
00:03:58,760 --> 00:04:00,220
나라고 별달리 좋은

74
00:04:00,220 --> 00:04:01,640
의견이 있는 게 아녜요

75
00:04:01,940 --> 00:04:05,280
폐허가 된 유적지에서
서틀티까지 이르니

76
00:04:05,280 --> 00:04:06,430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죠

77
00:04:06,430 --> 00:04:07,740
어떤 모습의 대상일까,

78
00:04:07,740 --> 00:04:11,069
어떤 포즈를 취하고 있을까 등등

79
00:04:11,069 --> 00:04:14,120
한 걸음 물러서니

80
00:04:14,120 --> 00:04:16,220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81
00:04:16,220 --> 00:04:18,560
"그렇다면 스핑크스는 어떨까?"

82
00:04:18,560 --> 00:04:22,660
스핑크스는 띄지 않게
절묘하잖아요 [웃음]

83
00:04:25,379 --> 00:04:26,590
대표적인 이집트 문명에 속해

84
00:04:26,590 --> 00:04:28,330
사랑받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85
00:04:28,330 --> 00:04:31,770
스핑크스는 새로운 세계를
상징하죠

86
00:04:33,560 --> 00:04:36,159
조각 작품을 한다는 거에 대한
불안이 컸어요

87
00:04:36,159 --> 00:04:37,210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가장

88
00:04:37,210 --> 00:04:39,430
멀리 떨어진 분야였기 때문에

89
00:04:39,430 --> 00:04:41,529
조각 과정에서 거리를 뒀죠

90
00:04:46,220 --> 00:04:48,280
클레이 모델에서부터 시작했어요

91
00:04:48,289 --> 00:04:51,200
그 다음 스캔하고 디지털화해서

92
00:04:51,200 --> 00:04:56,139
조각 로봇들이 읽을 수 있는
파일로 만들었죠

93
00:04:56,139 --> 00:04:59,060
계속해서 층층이 겹치는 거죠

94
00:05:00,680 --> 00:05:02,440
흔히들 조각가는 덩어리에서

95
00:05:02,440 --> 00:05:03,620
[마이클 페라리-폰타나, 조각가]

96
00:05:03,620 --> 00:05:05,900
인물을 해방시키는 거라 하죠

97
00:05:05,909 --> 00:05:08,360
저희는 보 와이어를 가지고서

98
00:05:08,360 --> 00:05:12,389
우리가 원하는
곡률을 만들기 위해서

99
00:05:12,389 --> 00:05:17,740
다양한 각도에서 표면 위로
보 와아이를 움직였죠

100
00:05:17,740 --> 00:05:20,960
로봇을 이용해 깎아내는 기술이
아무리 대단하다한들

101
00:05:20,960 --> 00:05:23,770
직접 손으로 하는 일은
꼭 필요해요

102
00:05:23,770 --> 00:05:24,990
단순히 손을 쓰는 걸 넘어서-

103
00:05:24,990 --> 00:05:26,559
손을 쓰는 게 다가 아니죠

104
00:05:26,559 --> 00:05:28,999
어떻게 손을 움직일지
계산이 필요하죠

105
00:05:32,460 --> 00:05:34,400
[에릭 헤이건]
첫 테스트를 앞두고 있어요

106
00:05:34,400 --> 00:05:37,379
확인해야할 것들이
아직 많은 단계죠

107
00:05:37,379 --> 00:05:39,749
규모가 작은 테스트는
해본 적이 많죠

108
00:05:39,749 --> 00:05:40,689
12인치 정도 되는 크기요

109
00:05:40,689 --> 00:05:41,860
[에릭 헤이건, 설탕 예술가]

110
00:05:41,860 --> 00:05:44,100
하지만 5피트 크기는 처음이에요

111
00:05:45,140 --> 00:05:46,980
액상과당, 설탕, 물을 섞은

112
00:05:46,999 --> 00:05:48,659
혼합물이에요

113
00:05:48,659 --> 00:05:50,959
카라멜이나 롤리팝을 만들 때

114
00:05:50,960 --> 00:05:52,919
쓰이는 것들이죠

115
00:05:52,919 --> 00:05:55,139
화씨 265에서 290도까지

116
00:05:55,140 --> 00:05:58,020
보글보글 끓여줘요

117
00:05:58,029 --> 00:05:59,669
그리고 고무로 만든
거푸집에 부어서

118
00:05:59,669 --> 00:06:00,740
모양을 굳히죠

119
00:06:00,740 --> 00:06:01,680
나중에 거푸집에서 제거하면

120
00:06:01,680 --> 00:06:04,339
스핑크스와 비슷하게
설탕과 물이 섞인

121
00:06:04,339 --> 00:06:06,639
혼합물에 뒤덮여 있겠죠

122
00:06:28,600 --> 00:06:31,480
[워커] 무게 22킬로 설탕 한 포대가

123
00:06:31,490 --> 00:06:32,999
심리 상담 치유 효과가 있다면

124
00:06:32,999 --> 00:06:33,990
거기에 몇 리터의 물을


125
00:06:33,990 --> 00:06:35,379
같이 섞어보세요

126
00:06:35,379 --> 00:06:36,449
굉장히 재미나답니다

127
00:06:36,920 --> 00:06:39,279
유치원 때 이후로 예술을 하면서
그렇게 재미있던건

128
00:06:39,279 --> 00:06:40,739
처음이에요

129
00:06:54,980 --> 00:06:56,979
제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은

130
00:06:56,979 --> 00:07:00,809
변화에 민감하고 시간에 영향을 받는

131
00:07:00,809 --> 00:07:01,550
그런 재료로 작품을 만드는 게

132
00:07:01,550 --> 00:07:05,350
꽤 중요했어요

133
00:07:19,160 --> 00:07:21,120
그런 곳에서 전시를 열 수 있는게

134
00:07:21,129 --> 00:07:22,949
얼마나 큰 영광인지 알고 있어요

135
00:07:22,949 --> 00:07:24,180
저 말고도 그곳에서

136
00:07:24,180 --> 00:07:26,540
전시를 기획할만한
수많은 다른 예술가들이

137
00:07:26,550 --> 00:07:28,790
있으니까요

138
00:07:33,569 --> 00:07:36,749
이 작은 조각상들이 녹아서

139
00:07:36,749 --> 00:07:41,240
설탕물을 뚝뚝 떨어지는게 맘에들어요

140
00:07:41,240 --> 00:07:43,539
전시 장소인 도미노 설탕 공장의

141
00:07:43,539 --> 00:07:45,219
내부와 닮아있죠

142
00:07:45,219 --> 00:07:47,599
공장 벽에도 여전히
부산물이 흘러요

143
00:07:47,599 --> 00:07:50,369
거기서 당밀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144
00:07:50,369 --> 00:07:54,929
마치 달콤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죠

145
00:08:03,500 --> 00:08:04,360
스핑크스인 "매미"는

146
00:08:04,360 --> 00:08:06,849
몸을 굽힌 저자세를 취하고 있죠

147
00:08:06,849 --> 00:08:08,110
마치 애원하는 듯한 몸짓처럼요

148
00:08:08,110 --> 00:08:10,509
하지만 착취당하거나

149
00:08:10,509 --> 00:08:11,969
만족감을 느끼거나

150
00:08:11,969 --> 00:08:14,409
모욕을 당하려고
그러는 게 아녜요

151
00:08:14,409 --> 00:08:17,169
허락하지 않는
자세일 뿐이죠

152
00:08:18,550 --> 00:08:20,069
도시를 돌보는

153
00:08:20,069 --> 00:08:24,289
무성의 상징물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154
00:08:27,599 --> 00:08:30,430
그녀의 존재가 강렬한 건

155
00:08:30,430 --> 00:08:32,479
아이코닉하기 때문이죠

156
00:08:32,479 --> 00:08:37,070
엄청나게 거대하고도 예상을 뛰어넘죠

157
00:08:37,070 --> 00:08:38,349
제 의도가 잘 구현되었다면

158
00:08:38,349 --> 00:08:40,120
관람객들의 기대를
하나씩 배반시켜가며

159
00:08:40,120 --> 00:08:44,580
그녀는 더욱 강렬해질 거예요

160
00:08:53,140 --> 00:08:55,780
지나간 일을 되돌아 보는 건 중요해요

161
00:08:55,790 --> 00:08:58,340
우린 잘 그러려고 하지 않죠

162
00:08:58,340 --> 00:09:01,410
되돌이켜 보다보면 우울증이나

163
00:09:01,410 --> 00:09:03,790
정체상태로 빠지기도 하니까요

164
00:09:03,790 --> 00:09:04,920
별로 좋지 않죠

165
00:09:04,920 --> 00:09:07,330
하지만 심도있게 역사적 연결고리를

166
00:09:07,330 --> 00:09:10,520
느끼지 않고 앞으로만 향한다는 것도

167
00:09:10,520 --> 00:09:13,200
마냥 좋은 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