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827 --> 00:00:03,888 제가 뉴기니 산악 지대를 여행하던 중에 2 00:00:03,912 --> 00:00:06,406 아내가 셋인 남자와 대화를 나누게 됐어요. 3 00:00:06,905 --> 00:00:09,994 그분한테 이런 질문을 했죠. "아내를 몇이나 원하세요?" 4 00:00:10,340 --> 00:00:11,774 한참 대답이 없더군요. 5 00:00:11,798 --> 00:00:12,993 전 속으로 생각했죠. 6 00:00:13,017 --> 00:00:14,568 "5명이라고 대답할까? 7 00:00:14,592 --> 00:00:16,019 아니면 10명? 8 00:00:16,043 --> 00:00:17,885 혹시 25명이라고 말하려나?" 9 00:00:17,909 --> 00:00:19,071 그분이 다가오더니 10 00:00:19,095 --> 00:00:20,605 없는 게 낫다고 하더군요. 11 00:00:20,629 --> 00:00:22,809 (웃음) 12 00:00:23,514 --> 00:00:27,889 인간 사회의 86%가량은 일부다처제를 허용합니다. 13 00:00:27,913 --> 00:00:29,064 다처제라고도 하죠. 14 00:00:29,088 --> 00:00:31,197 그런 다양한 문화 공동체 가운데 15 00:00:31,221 --> 00:00:35,519 실제로 다처제를 따르는 경우는 5~10%에 불과합니다. 16 00:00:35,543 --> 00:00:37,890 부인이 여러 명이면 골치 아플 수가 있거든요. 17 00:00:37,914 --> 00:00:41,034 부인들끼리 싸우거나 18 00:00:41,058 --> 00:00:43,995 서로 다른 부인의 자식을 독살하는 일도 발생하니까요. 19 00:00:44,455 --> 00:00:47,106 게다가 소와 염소는 물론 20 00:00:47,130 --> 00:00:49,095 돈과 토지가 넉넉히 있어야 21 00:00:49,119 --> 00:00:50,655 많은 여자를 거느릴 수 있죠. 22 00:00:51,017 --> 00:00:53,392 인간은 남녀가 한 쌍을 이뤄 생활합니다. 23 00:00:53,416 --> 00:00:56,954 포유류의 97%는 새끼를 기르려고 암컷과 수컷이 함께하지 않는데 24 00:00:56,978 --> 00:00:58,806 인간은 예외죠. 25 00:00:58,830 --> 00:01:00,980 그렇다고 해서... 26 00:01:01,004 --> 00:01:04,151 인간이 평생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산다는 뜻은 아닙니다. 27 00:01:04,175 --> 00:01:06,923 42개 문화권을 대상으로 간통에 관해 연구하면서 28 00:01:06,947 --> 00:01:09,382 저는 간통의 유전학적인 측면과 29 00:01:09,406 --> 00:01:11,254 뇌의 작용 원리를 이해하게 됐는데 30 00:01:11,278 --> 00:01:13,221 사실 간통은 아주 흔한 현상이에요. 31 00:01:13,245 --> 00:01:15,182 어쨌든 인간은 사랑 없인 못 살죠. 32 00:01:15,716 --> 00:01:19,032 그렇다면 기술이 사랑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33 00:01:19,515 --> 00:01:21,987 실제로 기술은 사랑에 거의 영향을 못 끼쳐요. 34 00:01:22,744 --> 00:01:24,098 저는 뇌를 연구하면서 35 00:01:24,122 --> 00:01:27,852 동료들과 함께 백 명이 넘는 피험자들을 뇌스캐너로 검사했는데요. 36 00:01:27,876 --> 00:01:30,883 개중에는 막 사랑에 빠져 행복해하는 사람은 물론 37 00:01:30,907 --> 00:01:32,938 실연의 아픔을 겪은 사람도 있었고 38 00:01:32,962 --> 00:01:34,835 오랫동안 사랑에 빠진 분도 있었죠 39 00:01:34,859 --> 00:01:38,046 그리고 실제로 사랑이 오래 지속되기도 해요. 40 00:01:38,543 --> 00:01:40,449 이건 꽤 오래전에 발견한 사실인데 41 00:01:40,473 --> 00:01:43,498 짝짓기와 번식을 하기 위해 인간의 뇌는 진화 과정에서 42 00:01:43,522 --> 00:01:45,359 세 가지 체계로 구분됐죠. 43 00:01:45,383 --> 00:01:46,535 성욕과 44 00:01:46,559 --> 00:01:48,495 강렬하고 로맨틱한 사랑 45 00:01:48,519 --> 00:01:52,265 혹은 오랜 연인에게 애착을 느낄 때 작용하는 뇌 체계가 제각각이거든요. 46 00:01:52,289 --> 00:01:54,725 이 세 가지 뇌 체계와 47 00:01:54,749 --> 00:01:57,237 뇌의 각 영역이 조화롭게 제 역할을 하면서 48 00:01:57,261 --> 00:02:02,387 우리가 성욕뿐만 아니라 로맨틱한 감정, 그리고 가족애까지 느끼는 거죠. 49 00:02:02,411 --> 00:02:04,804 이런 감정을 느끼는 부분은 피질 밑에 있어요. 50 00:02:04,828 --> 00:02:09,049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보다 훨씬 더 아래쪽에 51 00:02:09,073 --> 00:02:10,360 깊숙이 자리 잡고 있죠. 52 00:02:10,384 --> 00:02:15,199 거기가 뇌의 기본이 되는 영역인데 53 00:02:15,223 --> 00:02:20,479 활력과 집중, 열망, 의욕, 충동, 욕구 등을 관장하는 곳이에요. 54 00:02:20,503 --> 00:02:21,656 이런 뇌 구조 때문에 55 00:02:21,680 --> 00:02:24,211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자신의 반쪽을 56 00:02:24,235 --> 00:02:25,669 찾아 헤매는 겁니다. 57 00:02:25,693 --> 00:02:30,210 이 같은 뇌 영역은 인류 발생 초기부터 약 440만 년간 쭉 진화해왔기 때문에 58 00:02:30,234 --> 00:02:34,696 만남 주선 앱을 이리저리 뒤진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59 00:02:34,720 --> 00:02:36,267 (웃음) 60 00:02:36,291 --> 00:02:38,737 (박수) 61 00:02:38,761 --> 00:02:43,376 물론, 기술이 발전해 인간의 구애 방식이 바뀌긴 했죠. 62 00:02:43,400 --> 00:02:45,324 요즘은 이메일과 문자도 주고받고 63 00:02:45,348 --> 00:02:47,323 이모티콘으로 감정 표현도 하잖아요. 64 00:02:47,347 --> 00:02:48,611 섹스팅이란 것도 하고 65 00:02:48,635 --> 00:02:51,071 사진을 보고 '좋아요'를 누르며 셀카도 찍죠. 66 00:02:51,095 --> 00:02:55,207 구애할 때 지켜야 할 규칙이나 피해야 할 금기 사항도 생겼고요. 67 00:02:55,936 --> 00:02:57,923 하지만... 68 00:02:57,947 --> 00:03:01,091 이런 것들이 사랑의 근본적인 의미를 완전히 바꿔놓았을까요? 69 00:03:01,730 --> 00:03:04,094 1940년대 말에 70 00:03:04,118 --> 00:03:06,679 자동차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71 00:03:06,703 --> 00:03:09,049 바퀴 달린 침대가 등장했던 그 시절은 어땠죠? 72 00:03:09,073 --> 00:03:10,791 (웃음) 73 00:03:10,815 --> 00:03:15,053 피임약이 처음 소개됐을 때는 또 어땠나요? 74 00:03:15,491 --> 00:03:20,788 여성들이 원치 않는 임신과 사회적 파멸을 피할 수 있게 되면서 75 00:03:20,812 --> 00:03:25,236 본능적인 욕구인 성욕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게 됐잖아요. 76 00:03:25,724 --> 00:03:28,741 만남 사이트조차도 사랑 그 자체를 바꾸진 못합니다. 77 00:03:28,765 --> 00:03:31,323 저는 'match.com'에서 수석 과학 고문으로 78 00:03:31,347 --> 00:03:33,027 11년간 일을 했는데요. 79 00:03:33,051 --> 00:03:35,055 제 얘기에 관계자분들도 동의하거든요. 80 00:03:35,079 --> 00:03:36,618 거기가 만남 사이트가 아니라 81 00:03:36,642 --> 00:03:38,655 소개 사이트란 점을요. 82 00:03:39,017 --> 00:03:41,280 여러분이 술집에 가거나 83 00:03:41,304 --> 00:03:42,888 커피숍을 방문했을 때 84 00:03:42,912 --> 00:03:44,268 혹은 공원에 앉아 있으면 85 00:03:44,292 --> 00:03:49,297 마치 잠에서 깨어난 고양이처럼 뇌의 깊숙한 곳이 활성화할 겁니다. 86 00:03:49,321 --> 00:03:50,620 이때 여러분은 미소 짓고 87 00:03:50,644 --> 00:03:51,802 크게 웃으면서 88 00:03:51,826 --> 00:03:53,008 경청하겠죠. 89 00:03:53,032 --> 00:03:57,905 그러면서 10만 년 전에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으쓱대며 누비고 다니겠죠 90 00:03:58,424 --> 00:04:00,377 사람 소개받는 건 쉬워요. 91 00:04:00,401 --> 00:04:01,966 만남 사이트가 다 그렇죠. 92 00:04:01,990 --> 00:04:05,903 하지만 진짜 알고리즘은 인간의 뇌거든요. 93 00:04:05,927 --> 00:04:08,499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사실은 변함없어요. 94 00:04:09,041 --> 00:04:13,685 기술의 영향으로 사랑하는 상대가 바뀌는 일도 없을 겁니다. 95 00:04:13,709 --> 00:04:16,405 저는 성격 생물학을 연구했는데 96 00:04:16,429 --> 00:04:17,641 연구를 진행하면서 97 00:04:17,665 --> 00:04:21,948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유형이 네 가지란 사실에 확신을 하게 됐죠. 98 00:04:21,972 --> 00:04:23,802 이게 도파민계, 테스토스테론계 99 00:04:23,826 --> 00:04:26,004 세로토닌계, 에스트로젠계와도 연결돼요. 100 00:04:26,358 --> 00:04:30,511 그래서 뇌 과학에 관한 설문지를 개발했습니다. 101 00:04:30,535 --> 00:04:33,677 관련 특성들을 측정해보기 위해서요. 102 00:04:33,701 --> 00:04:38,415 4가지 뇌 체계와 관련된 특성이 참 다양하거든요. 103 00:04:38,829 --> 00:04:43,697 완성된 설문지를 다양한 만남 사이트에 올리고 104 00:04:43,721 --> 00:04:45,363 40개국 사람들에게 선보였죠. 105 00:04:45,969 --> 00:04:49,859 현재까지 1,400만 명 이상이 그 설문에 응했고 106 00:04:49,883 --> 00:04:53,808 저는 누가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지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107 00:04:54,462 --> 00:04:55,973 결과를 살펴보니 108 00:04:55,997 --> 00:04:58,566 도파민계가 활성화한 사람들이 109 00:04:58,590 --> 00:05:01,725 호기심 많고 창의적인 데다 즉흥적이며 활력이 넘쳤어요. 110 00:05:01,749 --> 00:05:05,200 여기에도 그런 분들이 꽤 많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111 00:05:05,224 --> 00:05:07,152 아마 동류에게 많이 끌릴 겁니다. 112 00:05:07,176 --> 00:05:10,559 호기심 많고 창의적인 분들은 자신과 비슷한 상대를 원하거든요. 113 00:05:10,583 --> 00:05:13,221 세로토닌계가 활성화한 사람들은 114 00:05:13,245 --> 00:05:16,124 전통적이고 보수적이며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편이에요. 115 00:05:16,148 --> 00:05:18,026 권위자를 존중하고 116 00:05:18,050 --> 00:05:21,436 신앙심이 깊죠. 종교적인 건 세로토닌계와 관련이 있거든요. 117 00:05:21,460 --> 00:05:24,797 또한 전통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역시 전통적인 사람을 찾죠. 118 00:05:24,821 --> 00:05:27,485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겁니다. 119 00:05:27,509 --> 00:05:29,731 하지만 나머지 두 경우는 반대성향이 끌리죠. 120 00:05:29,755 --> 00:05:32,052 테스토스테론계가 활성화한 사람들은 121 00:05:32,076 --> 00:05:35,999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데다 직설적이고 결단력이 있는 편인데 122 00:05:36,023 --> 00:05:37,505 파트너 취향은 정반대거든요. 123 00:05:37,529 --> 00:05:39,782 에스트로젠계 기질이 강한 사람을 선호하죠. 124 00:05:39,806 --> 00:05:42,048 언변이 뛰어나고 125 00:05:42,072 --> 00:05:43,314 사교술이 좋으며 126 00:05:43,338 --> 00:05:44,786 직관적인 데다 127 00:05:44,810 --> 00:05:48,123 잘 보살펴주고 감정 표현이 충실한 사람에게 끌리는 거죠. 128 00:05:48,519 --> 00:05:51,091 인간은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배우자를 선택합니다. 129 00:05:51,468 --> 00:05:56,524 현대 기술이 그런 우리의 선택을 좌지우지하진 않지만 130 00:05:57,488 --> 00:06:00,041 기술적인 진보 덕에 새로운 경향이 생기긴 했죠. 131 00:06:00,065 --> 00:06:01,801 이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봐요. 132 00:06:02,151 --> 00:06:05,839 그 현상이 '선택의 역설'이란 개념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133 00:06:06,372 --> 00:06:07,826 수백만 년 동안 134 00:06:07,850 --> 00:06:10,117 인간은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아갔죠. 135 00:06:10,141 --> 00:06:12,667 당시엔 지금처럼 만남 사이트에서 136 00:06:12,691 --> 00:06:15,801 천 명 중 한 명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없었어요. 137 00:06:16,261 --> 00:06:18,318 제가 최근에 연구하면서 발견한 건데 138 00:06:18,342 --> 00:06:21,497 뇌에도 최적의 지점이란 게 존재하는 것 같아요. 139 00:06:21,521 --> 00:06:25,472 뭐라고 딱 집어 말할 순 없지만 다량의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140 00:06:25,496 --> 00:06:30,647 뇌가 5~9개 대안은 받아들이더군요. 하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141 00:06:30,671 --> 00:06:33,891 학술적인 표현으로 '인지적 과부하'에 이르고 142 00:06:33,915 --> 00:06:35,716 아예 선택 자체를 안 하게 되죠. 143 00:06:36,175 --> 00:06:39,321 이런 인지적 과부하 현상 때문에 144 00:06:39,345 --> 00:06:42,656 새로운 구애 방법이 등장한 것 같습니다. 145 00:06:42,680 --> 00:06:44,625 전 그걸 '느린 사랑'이라 불러요. 146 00:06:45,219 --> 00:06:48,766 Match.com과 일하는 동안 그 사실을 깨달았죠. 147 00:06:49,400 --> 00:06:51,081 지난 6년간 매해 148 00:06:51,105 --> 00:06:53,798 '미국의 싱글족'이란 조사를 진행했어요. 149 00:06:53,822 --> 00:06:55,630 짝을 찾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150 00:06:55,654 --> 00:06:57,614 미국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요. 151 00:06:57,638 --> 00:07:00,607 약 5천 명의 대표 표본을 152 00:07:00,631 --> 00:07:04,528 미국 인구조사를 바탕으로 선별해 조사를 시행했어요. 153 00:07:04,552 --> 00:07:07,444 지금껏 3만 명이 넘는 분들이 조사에 참여했죠. 154 00:07:07,468 --> 00:07:09,935 그리고 매년 155 00:07:09,959 --> 00:07:12,485 반복되는 유형이 몇 가지 있습니다. 156 00:07:12,509 --> 00:07:15,288 매년 설문을 할 때마다 157 00:07:15,312 --> 00:07:18,075 50% 이상이 하룻밤 섹스를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158 00:07:18,099 --> 00:07:20,766 그 전 한 해 동안이 아니라 자기 인생 통틀어서요. 159 00:07:20,790 --> 00:07:23,063 응답자 50%는 살면서 단순히 섹스를 위해 160 00:07:23,087 --> 00:07:24,694 상대를 만났다고도 응답했죠. 161 00:07:24,718 --> 00:07:28,286 50% 이상은 결혼 전에 오랜 기간 162 00:07:28,310 --> 00:07:29,746 동거를 했다고 응답했고요. 163 00:07:29,770 --> 00:07:31,972 미국인들은 이런 게 무모하다고 생각해요. 164 00:07:31,996 --> 00:07:34,915 하지만 전 줄곧 그걸 부인했어요. 165 00:07:34,939 --> 00:07:36,831 이런 행동 유형이 도드라지거든요. 166 00:07:36,855 --> 00:07:39,583 진화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할 거 같은데 말이죠. 167 00:07:39,607 --> 00:07:41,933 그렇게 많은 분이 다 미쳤을 리 없잖아요. 168 00:07:41,957 --> 00:07:45,845 그러던 어느 순간 어떤 통계 자료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169 00:07:46,267 --> 00:07:48,866 상당히 흥미로운 논문이었어요. 170 00:07:48,890 --> 00:07:53,903 그 논문에서는 미혼 미국인들 중 67%가 171 00:07:53,927 --> 00:07:56,341 결혼하지 않고 장기간 동거하는 이유를 172 00:07:56,365 --> 00:08:00,452 이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하더군요. 173 00:08:00,476 --> 00:08:02,332 이혼 후 겪게 될 사회적인 편견과 174 00:08:02,356 --> 00:08:03,889 법적, 감정적 갈등은 물론 175 00:08:03,913 --> 00:08:06,782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당하지 못하겠단 거겠죠. 176 00:08:06,806 --> 00:08:10,564 그래서 전 혼전 동거가 무모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77 00:08:10,588 --> 00:08:12,264 오히려 신중한 거라고 봐요. 178 00:08:12,791 --> 00:08:17,813 요즘 미혼인 사람들은 결혼 전에 상대를 파악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죠. 179 00:08:17,837 --> 00:08:19,466 속속들이 전부 다요. 180 00:08:19,490 --> 00:08:21,419 같이 자면 많은 걸 알게 되거든요. 181 00:08:21,443 --> 00:08:23,955 그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방식은 물론 친절한지 182 00:08:23,979 --> 00:08:25,349 내 말을 잘 듣는지도 183 00:08:25,373 --> 00:08:26,715 알 수 있으니까요. 184 00:08:26,739 --> 00:08:27,911 제 나이쯤 되면 185 00:08:27,935 --> 00:08:29,713 유머 감각이 있는지도 파악돼요. 186 00:08:29,737 --> 00:08:31,140 (웃음) 187 00:08:31,164 --> 00:08:34,618 요즘은 선택할 게 너무나 많죠. 188 00:08:35,075 --> 00:08:38,337 하지만 임신이나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줄었습니다. 189 00:08:38,361 --> 00:08:42,069 혼전 순결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예전만큼 수치스러워하지도 않고요. 190 00:08:42,093 --> 00:08:45,791 그만큼 요즘 사람들은 시간을 들여 사랑을 한다고 생각해요. 191 00:08:46,408 --> 00:08:48,059 실제로 주위에서 192 00:08:48,083 --> 00:08:51,944 결혼 전에 꽤 오랫동안 사전 준비 단계를 거치는 경우를 193 00:08:51,968 --> 00:08:53,704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194 00:08:54,034 --> 00:08:56,760 과거에는 결혼이 관계의 시작이었다면 195 00:08:56,784 --> 00:08:58,453 지금은 종착지에 해당하죠. 196 00:08:59,413 --> 00:09:01,153 어쨌든 인간의 뇌는... 197 00:09:01,177 --> 00:09:03,186 (웃음) 198 00:09:03,210 --> 00:09:05,024 인간의 뇌는 항상 승리합니다. 199 00:09:05,048 --> 00:09:06,943 미국에서만 보더라도 200 00:09:06,967 --> 00:09:10,465 국민 86%가 49세쯤 돼서야 결혼하리란 예상을 할 수 있죠. 201 00:09:10,489 --> 00:09:14,035 혼인율이 높지 않은 다른 국가에서도 202 00:09:14,059 --> 00:09:17,334 사람들이 오래 동거한 사람과 계속 사는 경향이 있어요. 203 00:09:17,358 --> 00:09:19,193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204 00:09:19,217 --> 00:09:23,784 사전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205 00:09:23,808 --> 00:09:26,981 결혼 전에 나쁜 관계를 청산할 수만 있다면 206 00:09:27,005 --> 00:09:29,452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지 않을까요? 207 00:09:29,838 --> 00:09:34,713 그래서 미국인 부부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해봤죠. 208 00:09:34,737 --> 00:09:36,464 Match.com이 아니라 209 00:09:36,488 --> 00:09:38,604 다른 경로로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210 00:09:38,628 --> 00:09:40,135 그중 하나가 이거였어요. 211 00:09:40,159 --> 00:09:44,731 "귀하는 현재 결혼한 상대와 또 결혼할 생각이 있으십니까?" 212 00:09:44,755 --> 00:09:47,620 응답자 81%가 "그렇다"고 대답하더군요. 213 00:09:48,613 --> 00:09:55,092 지금 이 시대의 사랑과 가족생활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214 00:09:55,116 --> 00:09:56,516 기술의 발전도 아니고 215 00:09:57,070 --> 00:09:58,564 '느린 사랑'도 아닙니다. 216 00:09:59,047 --> 00:10:01,998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의 여성들이 취업 시장에 뛰어든 게 217 00:10:02,022 --> 00:10:03,445 주효했다고 봐야죠. 218 00:10:03,767 --> 00:10:04,996 수백 년 동안 219 00:10:05,020 --> 00:10:07,990 우리 조상들은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았습니다. 220 00:10:08,014 --> 00:10:10,919 당시엔 여자들도 과일과 채소를 채집하는 일을 했어요. 221 00:10:10,943 --> 00:10:14,453 저녁거리의 60~80%가량은 여자들이 준비했던 겁니다. 222 00:10:14,477 --> 00:10:17,170 자연스럽게 맞벌이를 했던 거죠. 223 00:10:17,194 --> 00:10:21,135 당시 여성들은 경제적, 사회적, 성적인 측면에서 224 00:10:21,159 --> 00:10:24,274 남자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았어요. 225 00:10:24,298 --> 00:10:27,400 그러다가 환경이 바뀌고 만 년쯤 전에는 226 00:10:27,424 --> 00:10:29,653 농장에 정착하게 됐죠. 227 00:10:29,677 --> 00:10:32,868 그러면서 남녀 모두에게 선택의 과정이 의무가 돼버렸어요. 228 00:10:32,892 --> 00:10:34,464 배우자를 잘 선택해야 했고 229 00:10:34,488 --> 00:10:35,918 그러려면 배경을 따져 보고 230 00:10:35,942 --> 00:10:37,245 종교도 맞춰야 했을뿐더러 231 00:10:37,269 --> 00:10:40,807 출신 가문이나 사회적, 정치적 성향도 다 고려해야 했으니까요. 232 00:10:40,831 --> 00:10:42,425 그러면서 남성의 역할이 커졌죠 233 00:10:42,449 --> 00:10:45,186 남자들은 돌을 옮기고 나무를 베며 땅을 일궈야 했고 234 00:10:45,210 --> 00:10:48,134 인근 시장에 나가 생산품을 내다 팔고 235 00:10:48,158 --> 00:10:49,672 돈을 벌어와야 했습니다. 236 00:10:49,696 --> 00:10:51,242 이와 더불어 237 00:10:51,266 --> 00:10:54,243 많은 사람이 확신하기 시작했어요. 238 00:10:54,267 --> 00:10:56,449 혼전 순결은 필수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239 00:10:56,473 --> 00:10:59,416 또한 철저히 계획한 중매결혼이 성행했어요. 240 00:10:59,440 --> 00:11:01,967 남자가 가정을 이끌고 241 00:11:01,991 --> 00:11:04,230 여자가 집을 지킨다는 생각도 자연스레 자리 잡았고요. 242 00:11:04,254 --> 00:11:05,407 그리고 무엇보다 243 00:11:05,431 --> 00:11:08,562 죽을 때까지 남편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244 00:11:08,586 --> 00:11:10,308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245 00:11:10,332 --> 00:11:12,881 많은 곳에서 그런 고정관념들이 246 00:11:12,905 --> 00:11:14,293 점차 사라지고 있어요. 247 00:11:14,317 --> 00:11:17,740 우린 '결혼 혁명'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248 00:11:17,764 --> 00:11:22,479 지난 만 년간 이어졌던 전통 농업 사회에서 벗어나 249 00:11:22,503 --> 00:11:28,129 남녀가 평등한 세상을 맞이하고 있는 겁니다. 250 00:11:28,153 --> 00:11:32,968 저는 그것이 고대 인류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 251 00:11:33,562 --> 00:11:35,264 전 굉장한 낙천주의자는 아녜요. 252 00:11:35,288 --> 00:11:37,049 트집 잡으려면 얼마든지 가능하죠 253 00:11:37,073 --> 00:11:38,819 제가 80개 문화권의 이혼 양상과 254 00:11:38,843 --> 00:11:40,979 간통에 관해서도 연구했는데... 255 00:11:41,003 --> 00:11:42,819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했어요. 256 00:11:42,843 --> 00:11:46,035 한때 시인 예이츠가 이런 말을 했죠. 257 00:11:46,059 --> 00:11:48,524 "사랑은 골치 아픈 것이다." 258 00:11:49,131 --> 00:11:51,921 거기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을 더하고 싶군요. 259 00:11:51,945 --> 00:11:53,040 (웃음) 260 00:11:53,064 --> 00:11:54,531 누구에게나 문제는 있어요. 261 00:11:54,925 --> 00:11:58,529 시인 자렐이 이런 상황에 맞는 표현을 함축적으로 잘한 것 같아요. 262 00:11:58,553 --> 00:12:03,552 그 사람이 말하기를, "가족생활이란 건 우울하고 불행한 것인데 263 00:12:03,576 --> 00:12:08,094 위대한 사람은 실패하고 겸손한 자는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죠. 264 00:12:08,779 --> 00:12:10,666 전 이런 말을 덧붙이고 싶네요. 265 00:12:10,690 --> 00:12:13,418 사랑과 애착이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266 00:12:13,442 --> 00:12:15,975 기술이 발전해도 그 사실은 변함없을 거예요. 267 00:12:15,999 --> 00:12:17,837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더 드리죠. 268 00:12:17,861 --> 00:12:23,107 인간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269 00:12:23,131 --> 00:12:27,356 인간 행동을 결정하는 강력한 요인에 주목해야 합니다. 270 00:12:27,380 --> 00:12:28,598 절대 충족되지 않지만 271 00:12:29,217 --> 00:12:30,382 동화력이 뛰어난 것 272 00:12:30,789 --> 00:12:33,795 그게 바로 사랑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입니다. 273 00:12:33,819 --> 00:12:34,971 감사합니다. 274 00:12:34,995 --> 00:12:38,017 (박수) 275 00:12:39,915 --> 00:12:42,296 켈리: 오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276 00:12:42,320 --> 00:12:44,629 잠시 후 당신과 동종 업계에 있는 분이 277 00:12:44,653 --> 00:12:46,203 여기 함께해주실 텐데요. 278 00:12:46,227 --> 00:12:48,658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지고 계세요. 279 00:12:48,682 --> 00:12:53,319 에스더 페렐이란 심리 치료사인데 커플들에게 도움을 주는 분이에요. 280 00:12:53,749 --> 00:12:55,042 헬렌은 데이터를 연구하고 281 00:12:55,066 --> 00:12:57,566 에스더는 남녀가 도움을 청하러 오면 얘기를 듣고 282 00:12:57,590 --> 00:12:59,618 그분들의 사례를 연구하죠. 283 00:12:59,642 --> 00:13:01,366 이 자리에 한번 모셔볼게요. 284 00:13:01,390 --> 00:13:02,541 에스더? 285 00:13:02,565 --> 00:13:05,696 (박수) 286 00:13:10,249 --> 00:13:11,495 에스더 287 00:13:11,519 --> 00:13:13,791 방금 헬렌이 강의하는 걸 보고 288 00:13:13,815 --> 00:13:15,021 공감되는 부분이 289 00:13:15,045 --> 00:13:17,812 조금이라도 있었는지 궁금한데 본인의 연구 사례에 비춰 290 00:13:17,836 --> 00:13:19,421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291 00:13:20,062 --> 00:13:23,641 에스더: 꽤 흥미롭네요. 292 00:13:23,665 --> 00:13:27,494 사랑에 대한 욕구는 아주 보편적인 것이지만 293 00:13:27,965 --> 00:13:29,929 사랑하는 방식이나... 294 00:13:29,953 --> 00:13:31,483 거기서 찾는 의미... 295 00:13:31,507 --> 00:13:33,832 혹은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틀은 296 00:13:33,856 --> 00:13:35,883 기본적으로 계속 변한다고 생각해요. 297 00:13:35,907 --> 00:13:38,807 과거에 우리는 298 00:13:38,831 --> 00:13:42,294 의무감에 얽매여 살았죠. 299 00:13:42,318 --> 00:13:44,715 공동체와 충성심이란 굴레에 갇혔던 겁니다. 300 00:13:44,739 --> 00:13:45,919 하지만 현대 사회는 301 00:13:45,943 --> 00:13:50,273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선택의 자유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302 00:13:50,297 --> 00:13:53,373 자기실현과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죠. 303 00:13:53,397 --> 00:13:55,717 제가 처음 생각한 게 그거였어요. 304 00:13:55,741 --> 00:13:57,509 인간의 욕구는 변하지 않지만 305 00:13:57,533 --> 00:14:01,341 관계를 맺는 상황이나 방법은 306 00:14:01,365 --> 00:14:02,643 많이 변했거든요. 307 00:14:02,667 --> 00:14:04,507 선택의 역설과 관련해서는... 308 00:14:06,682 --> 00:14:09,009 암튼 우리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309 00:14:09,033 --> 00:14:10,625 유희를 즐기는 건 분명해요. 310 00:14:10,649 --> 00:14:13,360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311 00:14:13,384 --> 00:14:14,745 하지만 동시에... 312 00:14:14,769 --> 00:14:17,183 아까 인지 과부하 얘기를 하셨는데 313 00:14:17,207 --> 00:14:20,655 많은 사람이... 314 00:14:22,391 --> 00:14:26,497 불확실성을 발견하고 자기 회의를 느낄까 봐 두려워하죠. 315 00:14:26,521 --> 00:14:29,070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316 00:14:29,094 --> 00:14:31,353 FOMO가 생기는 겁니다. 317 00:14:31,377 --> 00:14:33,019 그러니까... 318 00:14:33,043 --> 00:14:36,358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게 되는 거죠. 319 00:14:36,382 --> 00:14:39,340 저 사람이 내 운명의 상대가 맞는지 320 00:14:39,364 --> 00:14:40,536 거듭 자문하면서요. 321 00:14:40,560 --> 00:14:44,243 그래서 제가 제시한 개념이 바로 '안정적인 애매함'이란 겁니다. 322 00:14:44,600 --> 00:14:48,305 안정적인 애매함은 혼자 있기엔 너무 두렵고 323 00:14:48,329 --> 00:14:52,364 그렇다고 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긴 싫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죠. 324 00:14:52,388 --> 00:14:57,682 안정적인 애매함은 상대와 헤어지지 않고 불확실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돕는 325 00:14:57,706 --> 00:15:00,313 일종의 전략이기도 합니다. 326 00:15:00,337 --> 00:15:03,319 실제로 인터넷상에는 세 가지 주요 전략이 있어요. 327 00:15:03,343 --> 00:15:05,664 띄엄띄엄 반응하거나 양다리를 걸치는 경우도 328 00:15:05,688 --> 00:15:08,563 관계를 지속하는 전략 중 하나죠. 329 00:15:08,587 --> 00:15:11,064 그런 전략을 쓰면 질질 끌게 되고 330 00:15:11,088 --> 00:15:14,882 관계가 더욱더 모호해집니다. 331 00:15:14,906 --> 00:15:19,013 하지만 동시에 꾸준히 안정감을 느끼면서도 332 00:15:19,037 --> 00:15:21,794 또 다른 상대를 만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요. 333 00:15:21,818 --> 00:15:23,644 (웃음) 334 00:15:24,070 --> 00:15:25,240 그렇죠? 335 00:15:25,264 --> 00:15:26,812 아니면 유령화할 수도 있죠. 336 00:15:26,836 --> 00:15:28,808 유령화한다는 건 337 00:15:28,832 --> 00:15:33,352 반응하지 않고 아예 잠적한다는 뜻이에요. 338 00:15:33,376 --> 00:15:37,161 잠적해버리니까 상대한테 상처를 줘도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겁니다. 339 00:15:37,185 --> 00:15:39,783 자신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340 00:15:39,807 --> 00:15:40,994 (웃음) 341 00:15:41,018 --> 00:15:42,176 안 그래요? 342 00:15:42,200 --> 00:15:46,937 강연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343 00:15:46,961 --> 00:15:52,124 단어가 현실화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말이죠. 344 00:15:52,148 --> 00:15:53,703 그런 의미에서 345 00:15:53,727 --> 00:15:55,411 질문을 하나 드릴게요. 346 00:15:55,435 --> 00:15:58,375 상황이 바뀌는 경우에도 347 00:15:58,399 --> 00:16:02,039 사랑의 본질은 그대로일까요? 348 00:16:02,063 --> 00:16:06,161 당신은 뇌를 연구하고 저는 인간관계와 각종 경험 사례를 연구하는데 349 00:16:06,185 --> 00:16:10,171 당신이 하는 말이 맞긴 하지만 뭔가 더 있을 것만 같거든요. 350 00:16:10,691 --> 00:16:14,593 전후 사정이 달라지는 정도에 따라... 351 00:16:15,451 --> 00:16:17,981 의미도 바뀌는 게 아닌지... 352 00:16:18,005 --> 00:16:20,618 의미가 바뀌면 욕구도 달라지는 게 아닌가요? 353 00:16:20,642 --> 00:16:23,105 아니면 맥락과 관계없이 욕구는 그대로인 건가요? 354 00:16:23,797 --> 00:16:25,217 헬렌: 심오한 질문이네요. 355 00:16:25,241 --> 00:16:27,672 (웃음) 356 00:16:27,696 --> 00:16:30,871 (박수) 357 00:16:30,895 --> 00:16:33,863 세 가지로 나눠서 답변드릴게요. 358 00:16:34,736 --> 00:16:36,562 처음 말씀하신 부분부터 짚어보죠. 359 00:16:36,586 --> 00:16:40,179 우리가 변한 건 사실이에요. 다들 사랑할 대상을 찾고 있어요. 360 00:16:40,203 --> 00:16:43,048 과거 수천 년 동안은 배우자의 조건이 까다로웠어요. 361 00:16:43,072 --> 00:16:45,343 출신 배경, 인맥 등을 모두 고려해야 했으니까요. 362 00:16:45,367 --> 00:16:48,718 제가 매년 5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면서 이런 질문을 해요. 363 00:16:48,742 --> 00:16:50,868 "당신이 원하는 조건이 뭡니까?" 364 00:16:50,892 --> 00:16:53,650 매년 응답자 97% 이상이 어떻게 대답하냐면... 365 00:16:53,674 --> 00:16:54,884 에스더: 조건이 늘겠죠. 366 00:16:54,908 --> 00:16:56,068 헬렌: 아뇨. 367 00:16:56,092 --> 00:16:59,415 97%가 넘는 응답자들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건 똑같아요. 368 00:16:59,439 --> 00:17:01,530 자신을 존중해주고 369 00:17:01,554 --> 00:17:03,842 숨기는 거 없이 믿을 수 있는 사람, 370 00:17:03,866 --> 00:17:05,522 또한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371 00:17:05,546 --> 00:17:07,428 날 위해 시간을 내주는 사람, 372 00:17:07,452 --> 00:17:11,449 그리고 외모가 매력적인 상대를 원하거든요. 373 00:17:11,473 --> 00:17:12,756 이런 조건은 한결같아요. 374 00:17:12,780 --> 00:17:15,958 여기에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375 00:17:15,982 --> 00:17:17,562 에스더: 하나 짚고 넘어가죠. 376 00:17:17,586 --> 00:17:19,836 예전 사람들은 그런 거 안 따졌거든요. 377 00:17:19,860 --> 00:17:21,090 헬렌: 맞는 말이에요. 378 00:17:21,114 --> 00:17:24,413 에스더: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 자녀 양육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379 00:17:24,437 --> 00:17:25,728 지원받고 싶다고 했죠. 380 00:17:25,752 --> 00:17:28,338 생산 경제에서 서비스 경제로 바뀌었잖아요. 381 00:17:28,362 --> 00:17:29,371 (웃음) 382 00:17:29,395 --> 00:17:32,376 사회적인 차원에서 했던 걸 지금 가정에서 하고 있어요. 383 00:17:32,400 --> 00:17:33,948 헬렌: 맞습니다. 384 00:17:33,972 --> 00:17:37,882 하지만 흥미롭게도 밀레니엄 세대는 좋은 부모가 되기를 원해요. 385 00:17:37,906 --> 00:17:42,026 반면, 그 윗세대는 좋은 결혼 생활을 하는 데 더 관심이 있지 386 00:17:42,050 --> 00:17:44,272 자녀 양육에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죠. 387 00:17:44,296 --> 00:17:46,379 이런 미묘한 차이가 있는 거예요. 388 00:17:46,403 --> 00:17:48,959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389 00:17:48,983 --> 00:17:52,558 하나는 본인의 행동과 믿음, 말투 등에 영향을 미친 '문화'고요 390 00:17:52,582 --> 00:17:53,981 하나는 타고난 기질이죠. 391 00:17:54,005 --> 00:17:56,832 제가 초점을 맞췄던 거는 개인의 기질이고요. 392 00:17:56,856 --> 00:18:00,174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이 믿는 게 달라지면 393 00:18:00,198 --> 00:18:01,499 기질도 변하겠죠. 394 00:18:01,891 --> 00:18:05,038 선택의 역설 측면에서 보자면 395 00:18:05,062 --> 00:18:07,469 이런 게 다 뿌리칠 수 없는 유혹 같은 거죠. 396 00:18:07,493 --> 00:18:10,357 실제로 우린 수백만 년간 같은 행동을 반복했어요. 397 00:18:10,381 --> 00:18:12,106 보기 좋은 떡이 보이는 순간 398 00:18:12,130 --> 00:18:13,281 낚아채려 했으니까요. 399 00:18:13,305 --> 00:18:14,456 에스더: 하지만... 400 00:18:14,480 --> 00:18:16,227 헬렌: 하나만 더 얘기할게요. 401 00:18:16,251 --> 00:18:18,868 수렵과 채집 사회에서는 402 00:18:18,892 --> 00:18:22,490 남자들이 살면서 두세 명의 이성과 짝을 이뤘어요. 403 00:18:22,514 --> 00:18:23,672 정조 관념이 없었죠! 404 00:18:23,696 --> 00:18:25,352 우리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405 00:18:25,376 --> 00:18:29,352 어쨌든 우리에겐 언제나 선택권이 있었다는 겁니다. 406 00:18:29,376 --> 00:18:30,855 인류는 항상 그랬죠. 407 00:18:30,879 --> 00:18:34,071 인간의 뇌 자체가 갖가지 일들을 시도하고 결정하며 평형을 이루도록 408 00:18:34,095 --> 00:18:35,246 설계됐는걸요. 409 00:18:35,270 --> 00:18:37,704 올까, 말까, 갈까 말까 늘 저울질하는 거죠. 410 00:18:37,728 --> 00:18:39,276 여기선 어떤 기회가 있을까? 411 00:18:39,300 --> 00:18:40,602 저건 어떻게 해결하지? 412 00:18:40,626 --> 00:18:43,587 이런 고민을 늘 하는데 인간관계도 비슷한 거죠. 413 00:18:44,052 --> 00:18:45,675 켈리: 두 분께 감사드려요. 414 00:18:45,699 --> 00:18:48,905 저녁 데이트 상대가 줄을 잇겠는데요. 415 00:18:48,929 --> 00:18:50,908 (박수) 416 00:18:50,932 --> 00:18:52,113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