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아마 72명의 순결한 여성이 있는 꾸란의 천국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순결한 여성 이야기는 이후에 다시 언급하도록 할게요. 사실 여기 우리가 사는 곳에 가까운 (미국) 북서쪽 지역은 말이죠, 꾸란에서 말하는 천국에 굉장히 가깝습니다. 꾸란은 천국에 대해 "강이 흐르는 정원" 이라고 36번 정의하고 있죠. 제가 유니온 호수 지류의 하우스보트에 살아서 그런지 (유니온 호수: 워싱턴 주 시애틀 소재) 저한테는 이 개념이 그대로 이해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왜 대부분의 사람에겐 이게 놀라운 것일까요? 저는 꾸란을 읽기 시작했다가 결국 포기해버린 많은 선의의 비(非)무슬림들을 알고 있는데요. 꾸란의 특이함에 당황해버린 것이죠. 역사가 토마스 칼라일은 무함마드를 세계의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칼라일은 꾸란을 이렇게 기술했습니다. "꾸란은 지금까지 읽어왔던 책 중에 가장 고되고, 지루하고, 당황스러운 것들의 뒤범벅"이라고 말이죠. (웃음) 제 생각에 부분적으로 이 문제는 사람들이 꾸란을 보통의 책을 읽듯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마치 비오는 날 오후에 그냥 슬슬 읽어내려가는 책 처럼 말이죠. 손 닿는 곳에 팝콘 좀 갖다 놓고 말이에요. 마치 알라가- - --꾸란은 전적으로 무함마드에게 계시하는 알라의 목소리로 기술되어 있는데요-- 마치 알라가 베스트셀러 목록의 한 명의 저자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꾸란을 정말로 제대로 읽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꾸란을 쉽게 인용하는, 즉, 잘못 인용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전후 맥락 없이 따온 구절과 정보들, 전 이걸 하이라이터 버전이라고 부르는데, 무슬림 근본주의자들과 이슬람 문화를 싫어하는 반(反)무슬림 주의자들이 모두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난 봄에 말이죠,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무함마드의 전기를 쓰는 작업이었죠. 그 때 꾸란을 정말 제대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정말 제대로 말이죠. 제 아랍어 수준은 사전을 볼 줄 아는 수준이라서, 잘 알려진 네 개의 번역본을 나란히 갖다 놓고 하나 하나, 구절 구절 비교해 가며 읽기로 하였죠. 음역(音譯)과 7세기에 사용된 원래 아랍어를 따라서 말이죠. 사실 유리한 점이 있기도 했죠. 제 마지막 책이 시아파와 수니파가 왜 갈라졌는가에 대한 뒷 얘기였는데, 그런 이유로 책을 쓰면서 초기 이슬람 역사에 친숙해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꾸란에서 계속 언급되는 역사적 사실과 그 대강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었죠. 저는 잘 알고 있었어요, 제가 꾸란을 방문하는 여행객 정도쯤 된다는 걸요. 지식도 좀 있고, 경험도 좀 있는 관광객이지만, 하지만 여전히 외부인이에요. 이건 마치 불가지론(不可知論)자인 유대인이 성경을 읽는 것과 비슷하죠. (웃음) 그래서 천천히 읽었어요. (웃음) 이 프로젝트를 위해 3주 정도 생각했었는데 오만한 생각이었죠. (웃음) 왜냐하면 결국에는 석 달이 걸렸거든요. 좀 더 짧으면서도 확연하게 영적인 내용이 담긴 뒷 쪽 수라로 건너 뛰려는 유혹을 참았죠. (역주: 수라는 꾸란의 각 장) 그런데 매번 제가 이제 꾸란이 좀 이해가 간다.. 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면, 그러니까 "이제 알겠다" 라는 느낌을 가지면, 그 느낌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이상한 세상에서 헤매진 않았는지 궁금해하며 다음 날 아침에 다시 꾸란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 세상은 매우 친숙한 곳이긴 합니다. 꾸란은 토라와 복음서의 (주. 토라: 모세 5경) 말씀을 새롭게 하기 위해 나왔다고 선언합니다. 그래서 꾸란의 1/3은 성경 속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되죠. 예를 들어 아브라함이나 모세, 요셉, 마리아, 예수 같은 인물들 말이죠. 알라는 다른 어떤 신도 용납하지 않는 질투 많은 야훼와 같은 신의 모습과 아주 유사하죠. 꾸란 속에 나오는 낙타와 산 사막의 우물과 샘 같은 것들은 제가 시나이 사막에서 방랑하며 보냈던 해를 기억하게 했죠. 그리고, 언어에 관한 것도 있습니다. 아랍어의 리드미컬한 운율은 나이 지긋한 베두인들이 (역주: 베두인은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아랍인) 순전히 기억력만으로 설화시를 긴 시간 읊조리는 걸 들으며 보냈던 밤을 떠올리게 했죠. 그리고 나서 이해하게 되었죠. 왜 꾸란은 아랍어로 된 꾸란만이 진정한 꾸란이라고 하는지 말이죠. 오직 아랍어로 된 꾸란 말입니다. 파티하를 예로 들면 (역주: 파티하는 성경의 주기도문에 해당하는 꾸란의 첫 수라) 파티하는 일곱 아야트로 구성된 꾸란의 개경장(開經章)인데요, 알라신의 기도와 (역주: 아야트는 성경의 "절"에 해당) 쉐마 이스라엘이 섞여 있는 부분이죠. (역주: 쉐마 이스라엘은 이슬람 교도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하는 기도에서 읽히는 성경 구절) 쉐마 이스라엘은 아랍어로는 29개 단어로 구성돼 있는데, 번역하면 65~72개 단어로 늘어나죠. 그리고 뭔가를 덧붙이면 덧붙일수록, 뭔가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랍어는 어떤 주술적인, 거의 최면적인 특성을 갖고 있죠. 읽혀지기 보다는 들어지길 바라고, 분석되기 보다는 느껴지길 바라는 그런 특성입니다. 꾸란은 그 음악의 소리가 귀와 입에 걸리도록 큰 소리로 찬송되길 원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번역된 꾸란은 꾸란의 그림자 정도입니다. 혹은 아더 아베리가 그의 번역본을 지칭한 것처럼 (역주: 아더 아베리는 영국의 동양학자. 꾸란 영역본을 씀) "의미 번역"일 뿐이죠. 그래도 번역 과정에서 모든 게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꾸란에서 약속했듯이, 인내는 보상받는 법이죠. 그리고 많은 놀라운 부분이 발견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정도나 인간은 단지 알라신의 창조물을 관리하는 집사로 보는 것들 같은 거죠. 성경과는 다른 부분입니다. 성경에서는 2인칭, 3인칭 남성형을 사용해서 남성만을 유독 언급한 반면, 꾸란은 여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믿음을 가진 남자와 믿음을 가진 여자 - 고결한 남자와 고결한 여자 라고 일컫는 부분이죠. 그리고 악명높은 구절을 하나 예로 들자면, 불신자들을 죽이라는 부분인데요. 네, 정말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역주: 바까라 2:191)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불신자들을 살해하라는 건 원래는 싸움이 금지된 성스러운 메카가 정복 당하고 박해받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게 가능한 것은 일정 조건에 제약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메카에서 불신자들을 죽여야 한다는게 아니라, 그럴 수 있지만 이런 경우만 된다는 것이죠. 오직 영과의 기간이 지났을 때만, 적절한 협정을 맺지 못했을 때만, 그들이 카바로 가는 걸 막았을 때만 (주. 카바: 이슬람교도가 가장 신성시하는 메카에 있는 신전) 그들이 먼저 공격했을 때만, 신은 자비롭습니다. 용서는 최고의 것이니까요. 그래서 본질적으로, 살인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좋은 것이죠. (웃음) 이 부분이 아마도 가장 놀라운 부분일 텐데. 꾸란이 얼마나 유연한 책인가 하는 것이죠. 적어도 유연성 없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일일 겁니다. 몇몇 구절들은 그 의미에 있어서 명확하지만, 어떤 것들은 애매한 것도 있어요. 비뚫어진 마음은 그런 애매함을 찾아내려고 할겁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뜻으로 규정지어 버리고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려 할 겁니다. 하지만 오직 알라만이 참 뜻을 알고 있습니다. "알라는 섬세하시다" 라는 구절은 꾸란에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정말이지 꾸란 전체는 우리가 믿어왔던 것보다 훨씬 더 섬세합니다. 예를 들어, 순결한 여성과 천국에 대한 그 사소한 문제는 구닥다리 오리엔탈리즘이 작용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꾸란에 4번 사용되는 단어가 있는데 '히와르 아인'입니다. (역주: "눈이 크고 새하얀"이란 뜻. 가장 아름답고 순결한 여성을 의미) 굳이 표현하자면, 한껏 부푼 가슴을 가진 검은 눈동자의 아가씨라던가, 혹은 몸매가 아름다운 절세 미인 순결한 여성 정도입니다. 하지만 원래 아랍어로는 그냥 "히와르 아인"이라는 한 단어입니다. 봉긋한 가슴에 몸매가 좋은, 뭐 이런 게 아니에요. (웃음) 이건 아마 어떤 순수한 존재, --천사 같은-- 그런 존재를 말하려고 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영원한 젊음을 간직하는 그리스의 쿠로스나 그 짝인 코레와 같은 그런 것을 말한 것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진실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게 포인트에요. 꾸란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상당히 분명하게 말하는데, 꾸란에서 너희들이 "천국의 새 창조물이 될 것이다"라는 부분과 "땅 속에 묻혀 흙이 된 후 다시 창조된다" 라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들이 저한테는 히와르 아인보다는 훨씬 더 매력적입니다. (웃음) 그 72라는 숫자는 전혀 나오지 않아요. 72명의 순결한 여성은 꾸란에는 없는 존재죠. 그건 300년 정도 지난 후에 나온 얘기고요, 대부분의 이슬람 학자들은 72명의 순결한 여성을 구름 위에 앉아 하프를 켜는 날개를 가진 인물로 봅니다. 천국은 사실 정 반대죠. 그건 동정(童貞)이 아닌, 비옥함입니다. 천국은 넉넉하고, 흐르는 강으로 풍족한 정원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번역어는 "꾸란 한글 의미 번역본"을 따랐습니다 - 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