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껏 만들어진 모든 영화를
이 시험관에 넣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볼 수 없다는 것.
바로 그게 문제죠.
(웃음)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기 전에
이 업적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들
사진과 영상
심지어 신체활동까지
모든 게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됩니다.
우리 핸드폰 용량이
부족하다는 것 말고는
그 디지털 발자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죠.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우리 인류는
더 많은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모든 인류 역사가
생산한 양에 비해서 말이죠.
많은 데이터는 큰 문젯거리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저장장치는 매우 비싸고
이 장치들 중 어느 것도
세월이 지나도 건재하지 않습니다.
여기 인터넷 아카이브라는
비영리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무료 책과 영화는 물론이고
1996년부터의 웹페이지 기록을
볼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정말 솔깃하지요.
그래서 저는 TED 홈페이지의
초라한 시작점을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난 30년간
꽤 많이 변모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초의 TED를
접할 수 있었어요.
1984년으로 돌아가봤죠.
마침 소니 경영진의 강연을 보게 됐고
그는 CD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웃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그 순간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말이죠.
정말 흥미로운 점은
최초의 TED 이후에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디지털 저장장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30년을 더 되돌아 가보면
IBM이 최초의 하드 드라이브를
출시했습니다.
1956년의 일이죠.
이것은 몇몇 사람들 앞에서
그 장치를 배에 싣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장치에는 MP3 파일
하나를 저장할 수 있었고
무게는 1톤이 넘었습니다.
1 메가 바이트당 비용이
10,000 달러였죠.
여기 계시는 그 누구도
이걸 사려고 하실 분은 없을 거예요.
수집 목적이 아니고서 말이죠.
하지만 당시에는 이것이 최선이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 저장장치 분야에서
긴 여정을 거쳐왔습니다.
장치들은 급격하게 발전했죠.
하지만 모든 저장수단은 결국
소멸하거나 쓸모없게 됩니다.
만약 오늘 누군가 발표자료를 저장하라고
여러분에게 플로피 디스크를 건넸다면
그를 이상한 눈으로 봤을 거예요.
혹은 비웃었을지도 모르죠.
게다가 그 고물을 쓸 방법도 없어요.
이 저장장치는 우리의 저장 수요를
더이상 충족할 수 없습니다.
다른 용도로 쓸 수는 있겠네요.
모든 기술은 결국
사라지거나 소실됩니다.
정보는 물론이고
우리 기억도 마찬가지죠.
저장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이메일이나 사진을 저장하는 건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클라우드 안에 다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저장 방법에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클라우드도 그저
많은 하드 드라이브일 뿐이니까요.
자, 대부분의 데이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그냥 삭제하면 되겠죠.
하지만 지금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동굴 안의 벽화와 글
석판에서 말이죠.
우리는 로제타 석판의 언어를
해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체 이야기를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데이터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오늘날에는 더욱 그렇죠.
이제는 우리에 대한 기록을
석판에 새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무엇이 중요한지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든 걸 저장할 방법이 있으니까요.
알고보니 해결책이 이미
우리 주위에 있었습니다.
수십억 년 전부터 말이죠.
그리고 그게 이 시험관 안에 있습니다.
DNA는 자연의 가장 오래된
저장장치입니다.
여기에는 모든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 인간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들어있죠.
DNA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인간의 게놈을 예를 들어보죠.
30억 개의 A, T, C, G를
출력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기본 글꼴, 기본 서식으로요.
그렇게 출력된 종이를 모두 쌓으면
높이가 130m 쯤 될 것입니다.
자유의 여신상과 워싱턴 기념비의
중간 정도가 되겠군요.
이제, 모든 A, T, C, G를
디지털 형태인 0과 1로 바꾼다면
총 몇 기가 바이트가 될 것입니다.
바로 그게 우리 몸의
각 세포에 들어 있는 것이죠.
우리 몸에는 30조개가 넘는
세포가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DNA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아주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DNA는 튼튼할 뿐만 아니라
저장하는 데에 전기조차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이 고대인류의 DNA를
복원했기에 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수십만 년전에 살았던 고대인류죠.
그 중 하나가 아이스맨 "외치"입니다.
그는 오스트리아인으로 밝혀졌죠.
(웃음)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사이의 산에서
매우 잘 보존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그의 유전적 친척이 오늘날 여기
오스트리아에 산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중 누군가는
외치의 사촌일 수도 있는 것이죠.
(웃음)
핵심은 고대 인류로부터 정보를
복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래된 핸드폰보다 더 낫죠.
DNA를 읽어낼 방법이 없어질
가능성 또한 적습니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저장장치에 비해서 말이죠.
모든 새로운 저장 형식은
새로운 방법으로 읽어야 합니다.
DNA는 언제든 읽을 수 있죠.
만약 그걸 해독할 수 없게 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데이터 저장장치 자체를
염려하는 것 이상으로요.
DNA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은
새롭지 않습니다.
자연이 수십억 년간 해온 일이니까요.
실제로, 모든 생물은
DNA 저장장치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DNA에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을까요?
51번 사진입니다.
DNA를 찍은 최초의 사진이죠.
60년 전에 찍은 것입니다.
IBM이 하드 드라이브를
출시할 때와 비슷한 시기죠.
디지털 저장장치와 DNA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발전한 것입니다.
우리는 DNA의 염기서열을 밝히고
그걸 해독하는 법을 먼저 알아냈습니다.
그 다음에는 정보가 어떻게 기록되고
또는 어떻게 합성하는지 알아냈죠.
이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이제 우리는 DNA를 읽고,
쓰고, 복제할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늘 이런 일을 하죠.
그러니까 무엇이든
0과 1로 저장 가능한
정말로 그 어떤 것도
DNA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이 사진처럼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하려면
그것을 '비트'라고 하는
2진 숫자로 변환해야 합니다.
흑백 사진의 각 화소는
간단히 0 또는 1이 되죠.
또한 종이에 글자를 출력하듯이
DNA에 정보를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먼 먼저 데이터를 변환해야 하죠.
0과 1로 되어 있는 것을
A, T, C, 그리고 G로 바꾸어
DNA 합성 업체로 보냅니다.
그러면 그걸 DNA에 기록해서
저장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복구하고 싶을 때는
염기서열을 해독하면 되고요.
이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어떤 파일을 담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지한 과학자이니까
우선 논문을 담기로 했습니다.
후손을 위해서요.
50달러짜리 아마존 상품권도 담았죠.
해독한 사람이 이미 썼을 테니
너무 흥분하지는 마시고요.
운영체계도 추가하고
최초로 만들어진 영화도 담고
파이어니어 금속판도 담았습니다.
그걸 보신 분도 계실 텐데요.
남성과 여성의 전형적인 외모가
묘사되어 있고
태양계에서 우리의 대략적
위치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파이오니어 우주선이 외계인과
마주칠 때를 대비해서 말이죠.
그러니까 어떤 파일을 암호화할지 정하고
데이터를 정리해서
0과 1을 A, T, C, G로 변환한 뒤에
DNA 합성 업체로
그 파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돌려받았죠.
우리가 보낸 파일들이
이 시험관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이걸 해독하기만 하면 되죠.
이게 정말 간단한 것 같지만
정말로 멋지고 재밌는 아이디어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의 차이점은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DNA가 어느 장치보다 견고하다 해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몇 가지 약점이 있지요.
DNA를 해독해서 메시지를 복구하고
데이터를 검색할 때마다
DNA는 사라집니다.
단지 해독하는 과정에서 말이죠.
우리는 데이터가 없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다행히도,
DNA를 복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DNA를 합성하는 것보다
싸고 쉬운 방법이에요.
실제로 파일을 200조 개
복제하는 방법을 시험해보았더니
오류 없이 모든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독하는 과정에서도
DNA에 오류가 생기기도 합니다.
A, T, C, G에 말이죠.
자연의 세포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갖고 있지만
우리 자료는 시험관 속의
합성 DNA에 저장되어 있죠.
그래서 이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영상을 볼 때 쓰는
알고리즘을 쓰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볼 때
여러분은 영상 및 파일 원본을
복구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파일 원본을 복구하고자 하면
단순히 해독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 두 과정은 0과 1을
복구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료를 다시 통합하기 위해서요.
그래서 우리가 만든
암호화 기법을 통해서
모든 자료를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수많은 복제품을 만들었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말이죠.
그러면 항상 모든 자료를
복구할 수 있습니다.
이건 우리가 암호화한 영화입니다.
최초로 만들어진 영화 중 하나죠.
처음 만든 파일이 200조 번 넘게
DNA에 복제될 것입니다.
이 연구 업적이 발표된 직후
레딧이라는 사이트에서
"뭐든지 물어보세요"에 참여했는데요.
저희 같은 마니아분들은
어떤 사이트인지 잘 아실 거예요.
질문 대부분이 조심스러웠죠.
재밌는 질문도 있었고요.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물었죠.
실제 엄지 드라이브는 언제 나오는지요.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DNA는 우리를 구성하는
모든 것을 저장합니다.
데이터를 DNA에 저장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이 시험관의 합성 DNA에 말이죠.
DNA에 데이터를 쓰고 읽는 건
명백히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하드 디스크에 파일을
저장하는 것에 비해서요.
지금은 그렇죠.
그래서 처음부터 장기간 저장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일시적입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지금은 파악하기 힘듭니다.
미래 세대에 무엇이 중요할지도요.
그러나 핵심은, 오늘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 "세계기록유산"이라는
유네스코의 훌륭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역사적 자료를 보존하고자
만든 프로그램이죠.
모든 인류에게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자료 말입니다.
그 대상에 여러 가지가 추천되었습니다.
우리가 암호화한 그 영화를 포함해서요.
인류의 문화 유산을 보존하자는
멋진 일을 하면서
그 대상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 세대의 우리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미래에 무엇이 중요할지를 봐야죠.
DNA에 모든 것을 저장하면 됩니다.
저장은 단순히 용량이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를 실제로 어떻게 잘 저장하고
복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생산되는지
그에 대한 갈등은 늘 있었습니다.
얼마나 복구할 수 있는지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요.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의 발전은
그걸 읽는 새로운 방식도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예전의
저장 매체를 읽지 못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몇 분이나
컴퓨터에 디스크 드라이브가 있을까요?
하물며 플로피 드라이브는요?
DNA의 경우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있는 한 DNA가 있고
그것을 해독하는 방법을 찾겠지요.
세상의 일을 기록, 보관하려는 건
인류의 본성입니다.
지난 60년간 디지털 저장장치에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우리는 이제 막
DNA를 이해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DNA 분석기에 있어서는
30년 만에 비슷한 발전을 거두었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DNA가
쓸모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