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Doom의 엔딩을 못봤습니다 Doom을 좋아해요! 굉장한 게임이죠 지난 몇 년간 나온 게임 중 슈팅 전투로는 최고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흥미가 떨어지고 결국 끝까지 플레이를 못 했어요 반면 어떤 게임들은, Doom만큼 좋아하지 않는데도 끝까지 손을 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게임의 어떤 요소가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만드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여기서는 몰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몰입한다는 건 중독과는 다릅니다 책임있는 게임 디자이너라면 중독성은 피해야 하죠 플레이어가 스스로 자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임에는 관심 없습니다 심리학적인 장치를 이용하는 게임도 언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키너 상자, 일일 보상, 자원 줄이기, 상실 혐오 같은 것들이요 이 영상에서는 말이죠 제가 얘기하고 싶은 건 재미 요소를 이용해 계속 플레이하고 싶게 만들면서도 두뇌를 완전히 장악하지는 않는 게임입니다 보고 계신 영상은 Game Maker's Toolkit 이고요, 저는 Mark Brown 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사악한 방법을 피하면서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핵심적인 요소는 페이스 조절 즉, 게임플레이의 리듬입니다 이것이 게임을 지루하거나 반복적으로 느껴지지 않게 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Uncharted 안에는 여러 가지의 게임플레이 방식이 있는데 이를 기둥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전투, 등반, 퍼즐, 시네마틱 세트 플레이 등이 있으며, 커트신 처럼 동작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플레이하다 보면 느끼겠지만 제작사 Naughty Dog은 여러 기둥 사이를 계속해서 전환하며 하나의 게임플레이 방식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적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게 지겨워질 때 즈음 게임은 완전히 다른 플레이로 전환되어 플레이어의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각 기둥의 강도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격렬한 총싸움에 비하면 퍼즐은 보통 훨씬 잔잔하니까요 또한 다양한 강도를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잔잔한 게임플레이에 오래 머물면 분명 지루해지지만, 마찬가지로 강렬한 플레이가 너무 오래 이어지면 지치거나 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Naughty Dog은 여러 강도를 세심하게 조절합니다 조용한 퍼즐 풀이에서 등반으로, 또 도시에서의 강렬한 총격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는 약간 조용한 차고지 탐색으로 이어지고, 또 강도가 올라가며 열차를 따라 전투가 벌어지고 아주 강렬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이 모든 게 지나가면 게임 전체에서 가장 조용한 부분인 티벳의 마을에서 회복하며 Tenzin과 퍼즐이 가득한 산을 탐험하다가 또다시 마을에서의 격렬한 총격전이 시작됩니다 Uncharted 2는 제가 해 본 게임 중 페이스 조절에서는 최고였고 처음 플레이할 때에는 게임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의 영화적인 페이스 조절은 철저하게 짜여진 선형적 게임에서 더 쉬우며 각자가 원하는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오픈 월드 게임에서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활동을 만들어서 플레이어가 지루해졌을 때 스스로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페이스 조절은 개발자가 다양한 게임플레이 기둥을 왔다갔다 하는 것 뿐 아니라 전혀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시기도 포합됩니다 그것은 지역, 게임 장치, 적의 종류 등 다양합니다 마리오 게임들이 이런 쪽으로 아주 훌륭해서 다음 스테이지에 뭐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게임플레이의 유형은 그다지 다양하지 않고 대부분 플랫포밍이지만 계속해서 참신한 플레이 방식을 도입해서 몰입을 유도하고 다음 레벨에 뭐가 나올지 궁금해하게 만듭니다 참신함이 더욱 돋보이게 하려면 미스테리, 기대, 암시와 함께 사용합니다 즉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는 걸 살짝 알려줌으로써 그 정체를 확인할 때까지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The Witness 같은 게임을 보면 대다수의 유저는 시작한 지역을 벗어나자마자 퍼즐이 있는 문을 만나게 되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로는 절대 풀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머리속에 계속 남아서 문 뒤에 뭔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이런 장치들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듭니다 다크 소울에서 Sen's Fortress를 처음 보았을 때를 떠올려 보면, 그 거대한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내지 않고는 못배겼습니다 다음 코너를 돌면 무엇이 나올까에 대한 궁금증은 소울류 게임에서 손을 놓기 어렵게 만드는 핵심 이유 중 하나입니다 메트로이드바니아 게임도 이런 쪽으로 뛰어나서 Hollow Knight 같은 게임은 앞으로 재미있는 능력이 생길 것임을 바로 암시하면서도 그게 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 지나갈 수 없는 배경 요소로 살짝 암시를 주어 플레이어가 다음에 어떤 멋진 능력을 얻을지 기대하게 만듭니다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것을 줄 때 주의할 점은 이것이 몰입할 수 있는 동기가 되지만 유저의 흥미가 금방 사그라들고 또 새로운 것을 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살짝 보여주는 방식은 실제로 제공하기 전에도 흥미를 유발하고 제공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분히 효율적이죠. 하지만 이런 궁금증을 배치하기에 가장 확실한 곳은 아무래도 내러티브입니다. 전통적인 미디어에서는 반전 장치나 미해결된 질문을 통해 여러분이 계속 읽게 만들거나 광고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만들죠. 하지만 게임에서 이를 적절히 사용하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그래도 전 앞으로도 파이어워치같은 게임을 즐길 생각입니다. 이 게임은 산불보호타워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가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이야기는 끝날 때까지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물론 엔딩도 매우 만족스럽구요. 아마 이해 못하시겠지만 말이죠. 게임이 할 수 있는 멋진 일 중 하나는 아마 장기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일 것입니다. 유저가 도달해야 하는 레벨 목표를 주거나 맵에서 다양한 수집품을 모으게 하여 유저를 몇 주 동안이나 게임에 묶어 놓습니다. 자,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죠. 이를 정말 잘 구성한 사례로 팜 시뮬레이션 '스타듀벨리'를 들 수 있는데요, 여기선 장기적인 목표가 노골적이지 않게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당신은 엉망인 토지와 무일푼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곳은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농장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이 목표는 많은 시간 동안의 노력과 작업, 그리고 솔직히 말해 꽤 노가다성의 게임플레이를 견뎌내게 합니다. 그럼 대체 무엇이 우리를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걸까요? 여러분의 농장을 입맛대로 만들 수 있다는 건 꽤 쿨한 일이죠.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자신만의 목표를 정할 수 있고, 여러분이 매우 자랑 스러워 할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는 여러분이 계속 흥미를 갖게 만들 단기 목표들이 있습니다. 커뮤니티 센터같은 작은 보상과 빌딩을 짓는 것같은 중요한 마일스톤, 또는 집을 개조하는 것처럼 바로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통해 장기 목표에 순조롭게 도달하게 해줍니다. 또 장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작물과 동물, 시즌과 파트너 등을 고를때 많은 고민을 해야 하기도 하죠. 여러분은 골을 향해 생각없이 가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선택을 하면서 그곳에 조금이라도 빨리 도달하려고 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수학적인 성장의 쾌감도 존재하죠. 게임 플레이를 통해 약간의 돈을 벌고 그것으로 더 많은 씨와 도구를 사게 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물건을 사서 더욱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죠. 이 긍정 피드백 루프는 수많은 성장형 게임의 핵심인데요, 몬스터를 잡아 캐릭터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몬스터 헌터도 그 한 예입니다. '스타듀밸리'에서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에는 또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맨손으로 작물에 물을 주다가 나중에는 스프링클러를 구입해 이 작업을 대신하게 됩니다. 공장 만들기 게임 '팩토리오'는 이런 부분을 매우 훌륭하게 구현했습니다. 처음엔 수동으로 자원을 캐다가 점차 기계를 만들어 이를 대체하게 합니다. 초반에 이 기계들은 연료가 필요하지만, 이후 고갈되지 않는 천연 자료로 작동되도록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어쩌면 이건 프로그래머들이나 좋아할 것일지도 모르지만, 자동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드려는 건 꽤 매력적 동기일 수 있습니다. 장기 목표이 좋다고 생각하는 마지막 이유는 바로 플레이어가 특정 지점에 무엇이 등장할지 환상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예로 '스킬트리'를 들 수 있는데요, 유저는 이것을 그냥 있으니까 채우는 게 것 아니라 궁극적으로 트리를 다채워서 초반에 어려워 했던 것들을 손쉽게 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시간을 쏟게 됩니다. 아, 어렵다고 하니 생각 나는데요 흥미로운 도전 역시 좋은 동기 부여가 됩니다. 색다르고 다양한 환경을 주고 숙련도를 계속 시험하는 게임은 당신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듭니다. 다만 이건 완벽에 가까운 난이도 밸런스를 요구합니다. 전에 바이오해저드4 에피소드에서 말한 것처럼, 유저는 지겹지 않을 정도만 쉽고 스트레스받지 않을 정도만 어려워야 몰입을 느끼게 됩니다. 바이오해저드4는 가변적 난이도를 써서 유저를 이 영역에 묶어 놓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잘 설계되고 테스트를 거친 난이도 곡선이 그 정답일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실패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테트리스나 스팰렁키처럼 몰입도 높은 게임도 실패 경험으로 가득 차 있지만, 한 판이 비교적 짧고, 스스로 발전하는 것을 느끼고, 또 가끔은 랜덤 던젼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판이 이전 판과 다른 느낌이라면 유저는 계속 다시 시도하게 될 것입니다. 유저를 반복해 시도하게 만드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단순히 반응성과 스킬 검증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유저의 문제 풀이 능력이나 공간 지각 능력, 또는 물리적 도전을 줄이기 위한 상황 판단 등 역시 도전의 일종입니다. 이런 것들이 저에게 매우 효과적이였던 방법들이며, 또 몇몇 게임들을 왜 멈출 수 없는지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한테는 궁금증과 기대심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경험으로 가득찬 게임만큼 몰입도가 높은 것은 없습니다. 다크소울이나 메트로이드, 위트니스같은 게임은 내려놓기가 힘듭니다. 이건 제가 다른 게임을 그렇게 오래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둠은 좋은 게임이긴 하지만, 긴장도 높은 전투가 너무 길어서 지치게 만들다 보니, 예를 드면 타이탄폴2 같은 참신함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각자 유저에게 작동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어쩌면 현실 유저와의 경쟁이나, 다른 유저에게 자랑할 보상일 수도 있죠. 모르겠네요. 전 당신을 모르니까요. 그러니 아래 댓글로 여러분이 최근에 가장 몰두했던 게임과 왜 내려놓을 수 없었는지를 알려주세요.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