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968 --> 00:00:02,118 안녕하세요, 여러분. 2 00:00:03,562 --> 00:00:08,498 재밌게도 저는 인간이 디지털화될 것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3 00:00:08,522 --> 00:00:11,236 그런데 그런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줄은 몰랐고 4 00:00:11,260 --> 00:00:12,919 더군다나 제가 그렇게 될 줄도 몰랐습니다. 5 00:00:13,649 --> 00:00:16,331 그런데 이제는 제가 여기에 디지털 아바타로 서 있네요. 6 00:00:16,355 --> 00:00:19,021 여러분은 거기에 계시구요.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7 00:00:20,070 --> 00:00:22,203 한 가지 질문으로 시작하죠. 8 00:00:22,823 --> 00:00:26,357 오늘 청중 가운데에 파시스트는 몇 분이나 계신가요? 9 00:00:26,381 --> 00:00:27,831 (웃음) 10 00:00:27,855 --> 00:00:30,204 답하기 좀 어려울지 모르겠네요. 11 00:00:30,228 --> 00:00:33,695 왜냐하면 우리는 파시즘의 의미를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12 00:00:34,498 --> 00:00:37,077 요즘 사람들은 "파시스트"라는 말을 13 00:00:37,101 --> 00:00:40,109 광범위하게 남용하고 있습니다. 14 00:00:40,133 --> 00:00:44,080 파시즘과 민족주의를 혼동하기도 하죠. 15 00:00:44,863 --> 00:00:50,251 그래서 파시즘이 정확히 무엇인지 잠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6 00:00:50,275 --> 00:00:53,395 민족주의와 어떻게 다른지도요. 17 00:00:53,838 --> 00:00:56,253 온건한 형태의 민족주의는 18 00:00:56,253 --> 00:01:00,361 인간이 만든 가장 자애로운 이념 중의 하나에 속합니다. 19 00:01:00,990 --> 00:01:03,035 국가라는 공동체는 20 00:01:03,035 --> 00:01:06,838 서로를 전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로 구성됩니다. 21 00:01:07,489 --> 00:01:10,894 예를 들어, 저도 모르는 800만 명의 사람들이 22 00:01:10,918 --> 00:01:13,474 저처럼 이스라엘 국적을 갖고 있죠. 23 00:01:14,109 --> 00:01:16,276 민족주의 덕분에 24 00:01:16,300 --> 00:01:20,106 우리는 서로 돌보고 효과적으로 협력합니다. 25 00:01:20,450 --> 00:01:21,860 아주 긍정적인 측면이죠. 26 00:01:22,093 --> 00:01:27,831 그런데 존 레논 같은 사람들은 민족주의가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27 00:01:27,855 --> 00:01:31,645 그러면 세상은 평화로운 낙원이 될 거라고 합니다. 28 00:01:32,010 --> 00:01:33,438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29 00:01:33,462 --> 00:01:38,239 민족주의가 없으면 민족 분쟁의 혼돈 속에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30 00:01:38,684 --> 00:01:43,819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평화로운 나라들을 한번 보세요. 31 00:01:43,843 --> 00:01:48,133 스웨덴이나 스위스, 일본 같은 나라를 살펴보면 32 00:01:48,157 --> 00:01:53,120 그 나라 국민들은 매우 강한 민족주의적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3 00:01:53,750 --> 00:01:57,910 반면에, 강한 민족주의 의식이 부족한 국가들을 보면, 34 00:01:57,934 --> 00:02:01,355 콩고나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는 35 00:02:01,379 --> 00:02:03,783 폭력과 가난을 겪기 쉽니다. 36 00:02:04,855 --> 00:02:08,993 그럼 파시즘은 무엇이며, 민족주의와 어떻게 다를까요? 37 00:02:09,941 --> 00:02:15,344 민족주의가 의미하는 것은 우리나라는 특별하다는 것입니다. 38 00:02:15,368 --> 00:02:19,169 자신의 국가에 대해 특별한 의무감을 갖는 것이죠. 39 00:02:19,641 --> 00:02:25,847 반면에 파시즘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최고다라는 것입니다. 40 00:02:25,871 --> 00:02:29,783 자신의 국가에 대해 배타적인 의무감을 갖게 됩니다. 41 00:02:30,895 --> 00:02:35,726 자국 외에는 그 누구, 그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42 00:02:36,465 --> 00:02:40,068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여러 신분을 갖고 43 00:02:40,092 --> 00:02:42,514 여러 집단들에 동시에 충성을 바치고 있습니다. 44 00:02:43,036 --> 00:02:47,840 예를 들어, 저는 훌륭한 애국자로서 우리나라에 충성을 다합니다. 45 00:02:47,864 --> 00:02:51,102 그와 동시에 가족에게도 충성을 다하죠. 46 00:02:51,126 --> 00:02:53,487 제 이웃, 제 직업에도 충성하고 47 00:02:53,511 --> 00:02:54,971 인류 전체와 48 00:02:54,995 --> 00:02:56,909 진리, 아름다움에도 충성합니다. 49 00:02:57,370 --> 00:03:01,641 물론, 제가 다른 많은 신분과 충성의 대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50 00:03:01,665 --> 00:03:04,998 이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복잡한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51 00:03:05,506 --> 00:03:09,140 하지만 사는 게 어디 그렇게 쉬운가요? 52 00:03:09,649 --> 00:03:11,689 인생은 복잡합니다. 53 00:03:11,713 --> 00:03:12,863 잘 극복해야죠. 54 00:03:14,331 --> 00:03:20,331 파시즘은 그런 복잡한 문제를 무시할 때 생겨납니다. 55 00:03:20,355 --> 00:03:23,464 자신의 삶을 쉽게 살려할 때 일어나죠. 56 00:03:24,128 --> 00:03:29,700 파시즘은 국민으로서의 신분을 제외한 모든 신분을 거부합니다. 57 00:03:29,724 --> 00:03:34,833 오직 자신의 국가에 대한 의무만을 강조하죠. 58 00:03:35,421 --> 00:03:39,525 만약 국가가 제 가족을 희생하도록 요구하면 59 00:03:39,549 --> 00:03:41,985 저는 제 가족을 희생할 것입니다. 60 00:03:42,009 --> 00:03:46,283 만약 국가가 수백만 명을 학살하도록 요구하면 61 00:03:46,307 --> 00:03:48,965 저는 수백만 명을 학살할 것입니다. 62 00:03:49,442 --> 00:03:55,517 만약 국가가 진리와 아름다움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면 63 00:03:55,541 --> 00:03:58,564 저는 진리와 아름다움을 저버려야 합니다. 64 00:03:59,587 --> 00:04:04,113 예를 들어, 파시스트는 예술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65 00:04:04,615 --> 00:04:09,904 파시스트는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를 어떻게 구분할까요? 66 00:04:10,728 --> 00:04:14,900 아주, 아주 간단합니다. 67 00:04:15,260 --> 00:04:17,188 판단 기준은 단 하나입니다. 68 00:04:17,593 --> 00:04:21,069 만약 그 영화가 국가에 이득을 가져오면 69 00:04:21,093 --> 00:04:22,537 좋은 영화입니다. 70 00:04:22,561 --> 00:04:25,744 국가의 이득에 상충하는 영화라면 71 00:04:25,768 --> 00:04:26,990 나쁜 영화인 것이죠. 72 00:04:27,014 --> 00:04:28,164 그게 전부입니다. 73 00:04:28,496 --> 00:04:33,384 마찬가지로, 파시스트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요? 74 00:04:33,877 --> 00:04:35,964 이 또한 아주 간단합니다. 75 00:04:35,988 --> 00:04:37,933 유일한 판단 기준이 있죠. 76 00:04:37,957 --> 00:04:42,902 국가에 이득을 가져올 내용만을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77 00:04:43,323 --> 00:04:45,910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죠. 78 00:04:48,372 --> 00:04:53,798 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떠올려보면 79 00:04:53,822 --> 00:04:57,955 이런 사고 방식이 가져오는 끔찍한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80 00:04:58,508 --> 00:05:03,053 하지만 파시즘의 병폐를 이야기할 때 81 00:05:03,077 --> 00:05:06,037 우리는 비효과적인 방법으로 논하게 됩니다. 82 00:05:06,061 --> 00:05:10,799 왜냐하면 파시즘을 무시무시한 괴물로 묘사하기 때문이죠. 83 00:05:10,823 --> 00:05:14,729 그것에 이끌리는 이유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84 00:05:15,284 --> 00:05:19,998 그것은 할리우드 영화가 악당을 묘사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85 00:05:20,022 --> 00:05:24,045 볼드모트나 사우론, 혹은 다스베이더를 86 00:05:24,069 --> 00:05:26,701 추악하고, 비열하고, 잔인하게 묘사하죠. 87 00:05:26,725 --> 00:05:29,263 그들은 자신의 추종자들에게조차 잔인함을 보입니다. 88 00:05:29,670 --> 00:05:33,291 전 그런 영화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89 00:05:33,315 --> 00:05:39,820 왜 볼드모트 같은 역겨운 인물에게 이끌려 따르는 사람이 있는 걸까요? 90 00:05:40,895 --> 00:05:44,411 실제 삶에서 그런 사악함이 갖는 문제는 91 00:05:44,435 --> 00:05:47,326 사악하다고 해서 꼭 추악해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92 00:05:47,688 --> 00:05:49,580 매우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93 00:05:50,354 --> 00:05:53,077 기독교는 그런 면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94 00:05:53,101 --> 00:05:56,807 할리우드와 달리, 기독교 미술에서는 95 00:05:56,831 --> 00:06:00,699 일반적으로 악마는 아주 멋진 남성으로 묘사됩니다. 96 00:06:01,259 --> 00:06:05,855 악마의 유혹을 거부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죠. 97 00:06:05,879 --> 00:06:10,623 마찬가지로 파시즘의 유혹을 거부하는 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98 00:06:10,980 --> 00:06:13,702 파시즘은 사람들로 하여금 99 00:06:13,726 --> 00:06:18,96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중요한 무언가에 속해있다고 믿게 만듭니다. 100 00:06:18,993 --> 00:06:20,295 바로 국가죠. 101 00:06:20,319 --> 00:06:21,665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102 00:06:21,689 --> 00:06:24,878 "다들 파시즘은 추악하다고 말하지만 103 00:06:25,442 --> 00:06:28,466 거울 속의 내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잖아. 104 00:06:28,490 --> 00:06:30,681 이런 내가 파시스트일리가 있어?" 105 00:06:31,022 --> 00:06:32,173 그렇지 않습니다. 106 00:06:32,197 --> 00:06:33,744 파시즘의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107 00:06:33,768 --> 00:06:36,387 파시스트의 거울을 통해 보면 108 00:06:36,411 --> 00:06:40,945 여러분 스스로가 실제보다 훨씬 아름다워 보이게 됩니다. 109 00:06:41,371 --> 00:06:45,664 1930년대에 파시스트의 거울에 비친 독일인들은 110 00:06:45,688 --> 00:06:49,728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111 00:06:50,244 --> 00:06:53,680 만약 오늘날, 러시아인들이 파시스트의 거울을 본다면 112 00:06:53,704 --> 00:06:57,263 러시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일 것입니다. 113 00:06:57,577 --> 00:07:00,705 만약 이스라엘이 파시스트의 거울을 본다면 114 00:07:00,729 --> 00:07:05,109 이스라엘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겠죠. 115 00:07:06,657 --> 00:07:11,714 그렇다고 우리가 1930년대로 돌아간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116 00:07:12,304 --> 00:07:15,779 파시즘과 독재주의는 다시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117 00:07:15,803 --> 00:07:19,042 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형태로 등장할 것입니다. 118 00:07:19,066 --> 00:07:20,221 그 새로운 형태는 119 00:07:20,221 --> 00:07:25,640 21세기의 새로운 기술적 세태에 크게 연관된 모습일 것입니다. 120 00:07:26,538 --> 00:07:28,085 과거에는 121 00:07:28,109 --> 00:07:32,269 영토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습니다. 122 00:07:32,911 --> 00:07:36,775 따라서 정치는 영토를 다스리기 위한 싸움이었죠. 123 00:07:37,141 --> 00:07:42,845 독재는 모든 영토를 한 사람의 통치자가 소유하거나 124 00:07:42,845 --> 00:07:45,227 소수의 집권층이 갖는 걸 의미했습니다 125 00:07:45,827 --> 00:07:50,646 근대에 와서는 기계가 영토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126 00:07:51,347 --> 00:07:54,947 정치는 기계를 통제하려는 싸움이 되었죠. 127 00:07:55,354 --> 00:07:57,350 독재의 의미는 128 00:07:57,374 --> 00:07:59,538 수많은 기계가 129 00:07:59,538 --> 00:08:04,588 정부나 소수 엘리트 집단의 손안에 들어가게 되는 걸 뜻하게 되었습니다. 130 00:08:05,109 --> 00:08:09,815 지금에 와서는 정보가 영토와 기계를 대신하여 131 00:08:09,839 --> 00:08:11,950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132 00:08:12,600 --> 00:08:17,940 정치는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려는 싸움이 되었고 133 00:08:17,964 --> 00:08:20,672 지금 독재가 의미하는 바는 134 00:08:20,696 --> 00:08:22,790 수많은 정보가 135 00:08:22,790 --> 00:08:28,420 정부와 소수의 엘리트 집단의 손안에 집중된다는 걸 뜻합니다. 136 00:08:28,871 --> 00:08:33,783 자유 민주주의가 직면한 최대의 위험은 137 00:08:33,807 --> 00:08:37,077 정보 기술의 혁명으로 138 00:08:37,101 --> 00:08:41,891 민주주의보다 독재주의가 더 높은 효율성을 갖게 될 거라는 사실입니다. 139 00:08:42,760 --> 00:08:44,379 20세기에는 140 00:08:44,403 --> 00:08:49,363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물리쳤습니다. 141 00:08:49,387 --> 00:08:54,589 정보를 처리하고 결정을 내리기에는 민주주의가 훨씬 나았기 때문이죠. 142 00:08:55,319 --> 00:08:57,685 20세기의 기술 수준에서는 143 00:08:57,709 --> 00:09:03,744 넘쳐나는 정보와 권력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144 00:09:03,768 --> 00:09:06,527 지극히 비효율적이었습니다. 145 00:09:07,244 --> 00:09:11,727 하지만 원칙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146 00:09:11,751 --> 00:09:14,969 중앙 집중형 정보 처리가 147 00:09:14,969 --> 00:09:19,926 분산형 정보 처리에 비해 항상 비효율이란 법은 없죠. 148 00:09:20,605 --> 00:09:24,042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 등장하면서 149 00:09:24,066 --> 00:09:29,903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50 00:09:29,927 --> 00:09:32,537 매우 효율적으로 특정한 곳에서 말이죠. 151 00:09:32,561 --> 00:09:35,752 특정한 곳에서 모든 결정이 이루어지고 152 00:09:35,776 --> 00:09:40,196 중앙 집중형 정보 처리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153 00:09:40,220 --> 00:09:42,420 분산형 정보 처리를 능가해서 말이죠. 154 00:09:43,053 --> 00:09:45,107 그리고 20세기에 155 00:09:45,107 --> 00:09:48,474 권위주의 정권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156 00:09:48,498 --> 00:09:53,014 모든 정보를 한 곳에 집중시키려는 시도가 157 00:09:53,038 --> 00:09:56,404 이제는 그들에게 가장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158 00:09:58,768 --> 00:10:03,675 미래에 민주주의를 위협할 또 다른 기술적 위험은 159 00:10:03,699 --> 00:10:08,858 정보 기술과 생명 공학의 만남입니다. 160 00:10:08,882 --> 00:10:12,887 그 결과로 탄생하는 새로운 알고리즘은 161 00:10:12,911 --> 00:10:17,227 저에 대해서 저보다 더 많이 알게 될 것입니다. 162 00:10:17,688 --> 00:10:19,768 그런 알고리즘을 갖기만 한다면 163 00:10:19,792 --> 00:10:22,641 정부 같은 외부 시스템은 164 00:10:22,665 --> 00:10:26,189 저의 판단을 단순히 예측만 하는 것이 아니라 165 00:10:26,213 --> 00:10:30,134 제 느낌과 감정까지도 조종할 수 있게 됩니다. 166 00:10:30,641 --> 00:10:35,886 독재자는 저에게 질 좋은 의료시스템을 제공하지 못하면서도 167 00:10:35,910 --> 00:10:39,283 저로 하여금 자기를 따르게 만들고 168 00:10:39,307 --> 00:10:41,974 반대파를 거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169 00:10:43,037 --> 00:10:48,500 민주주의는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170 00:10:48,524 --> 00:10:50,674 왜냐하면, 따지고 보면 171 00:10:50,698 --> 00:10:54,825 민주주의는 인간의 이성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니라 172 00:10:54,849 --> 00:10:57,269 인간의 감정에 기반을 두기 때문입니다. 173 00:10:58,355 --> 00:11:00,855 선거나 국민 투표가 있을 때 174 00:11:00,879 --> 00:11:03,995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받는 대신에 175 00:11:04,005 --> 00:11:07,394 실제로는 "어떤 느낌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176 00:11:08,228 --> 00:11:12,855 따라서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되면 177 00:11:12,879 --> 00:11:16,632 민주주의는 감정의 꼭두각시 놀음이 될 것입니다. 178 00:11:18,006 --> 00:11:22,521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파시즘의 부활을 막고 179 00:11:22,545 --> 00:11:25,195 신독재주의의 등장을 막을 수 있을까요? 180 00:11:25,990 --> 00:11:32,300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누가 정보를 통제하느냐는 것입니다. 181 00:11:32,823 --> 00:11:34,498 여러분이 기술자라면 182 00:11:34,522 --> 00:11:38,490 수많은 정보가 소수의 통제하에 집중되는 것을 183 00:11:38,514 --> 00:11:41,339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184 00:11:41,752 --> 00:11:44,696 그리고 정보 처리를 분산시키는 것이 185 00:11:44,720 --> 00:11:49,133 정보 처리를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만큼이나 186 00:11:49,157 --> 00:11:51,553 효율적이라는 걸 믿게 만들어야 합니다. 187 00:11:52,077 --> 00:11:55,918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킬 최선의 방법입니다. 188 00:11:55,942 --> 00:11:59,268 그리고 나머지 우리 같이 기술과 관련 없는 경우에 189 00:11:59,292 --> 00:12:02,736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190 00:12:02,760 --> 00:12:05,621 그렇게 정보를 통제하는 사람들에 의해 191 00:12:05,621 --> 00:12:10,237 우리 스스로 조종당하지 않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192 00:12:11,387 --> 00:12:15,493 자유 민주주의의 반대 세력에게는 나름의 방법이 있습니다. 193 00:12:15,919 --> 00:12:18,291 우리 감정을 해킹하죠. 194 00:12:18,315 --> 00:12:23,097 이메일이나, 은행 계좌가 아니라 우리 감정을 해킹합니다. 195 00:12:23,097 --> 00:12:25,998 공포심, 증오심, 허영심 등을요. 196 00:12:26,022 --> 00:12:28,450 그리고 그 감정을 이용해서 197 00:12:28,474 --> 00:12:32,426 사람들을 양극화시키고 민주주의를 안에서부터 무너뜨립니다. 198 00:12:32,903 --> 00:12:34,823 이런 방법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199 00:12:34,847 --> 00:12:39,896 실리콘밸리가 이런 방법으로 우리에게 제품을 판매했죠. 200 00:12:40,381 --> 00:12:45,403 하지만 이제는 민주주의의 적들이 바로 이 방법을 이용해서 201 00:12:45,427 --> 00:12:49,151 우리에게 공포와 증오 그리고 허영심을 팔고 있습니다. 202 00:12:49,863 --> 00:12:53,522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감정을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203 00:12:54,212 --> 00:12:58,043 우리 안에 존재하는 약점을 알아야 하죠. 204 00:12:58,403 --> 00:13:00,974 그리고 우리에게 그 약점을 이용하는 겁니다. 205 00:13:01,482 --> 00:13:04,990 따라서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206 00:13:05,014 --> 00:13:07,648 우리 약점을 알게 만들고 207 00:13:07,672 --> 00:13:11,307 그것이 민주주의의 적들의 손 안에 들어가도 208 00:13:11,331 --> 00:13:14,214 그들의 무기가 되지 않을 거라고 믿은 우리의 책임이죠. 209 00:13:15,315 --> 00:13:17,863 우리도 우리 자신의 약점을 알면 210 00:13:17,887 --> 00:13:23,470 파시즘의 거울이라는 덫을 피할 수 있습니다. 211 00:13:24,204 --> 00:13:28,355 방금 말씀드렸듯이 파시즘은 우리 허영심을 악용합니다. 212 00:13:28,805 --> 00:13:34,551 우리의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만들죠. 213 00:13:34,575 --> 00:13:36,322 여러분을 유혹하는 것입니다. 214 00:13:36,424 --> 00:13:38,871 하지만 여러분 자신을 제대로 알면 215 00:13:38,895 --> 00:13:42,363 그런 아첨에 속지 않을 것입니다. 216 00:13:42,879 --> 00:13:46,942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의 눈 앞에 거울을 들이대고 217 00:13:46,966 --> 00:13:49,910 여러분의 추악한 부분을 감추고 218 00:13:49,910 --> 00:13:54,458 여러분의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219 00:13:54,458 --> 00:13:57,949 실제보다 더 대단하게 보이게 만든다면 220 00:13:57,973 --> 00:14:00,837 그 거울을 그냥 깨버리세요. 221 00:14:01,696 --> 00:14:02,847 감사합니다. 222 00:14:02,871 --> 00:14:09,253 (박수) 223 00:14:10,677 --> 00:14:12,309 크리스 앤더슨(CA): 감사합니다. 224 00:14:12,333 --> 00:14:13,484 이런 세상에.. 225 00:14:13,958 --> 00:14:15,898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226 00:14:15,922 --> 00:14:17,513 제가 이해한 바로는 227 00:14:17,537 --> 00:14:20,204 두 가지 심각한 위험성을 경고하셨는데요. 228 00:14:20,228 --> 00:14:24,720 하나는 파시즘이 매력적인 모습을 띄고 다시 부활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229 00:14:24,744 --> 00:14:28,998 그와 관련해서 독재주의는 파시즘 그대로의 형태가 아니라 230 00:14:29,022 --> 00:14:31,585 모든 정보를 통제하는 형태가 될 거라고 하셨죠. 231 00:14:31,609 --> 00:14:33,705 제 생각에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232 00:14:33,729 --> 00:14:36,287 몇몇 분들이 이미 말씀하셨지만 233 00:14:36,287 --> 00:14:40,768 정부가 아니라 거대 기업들이 우리 개인정보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234 00:14:40,792 --> 00:14:42,321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35 00:14:42,321 --> 00:14:44,512 그 부분을 우리가 걱정해야 할까요? 236 00:14:44,536 --> 00:14:47,875 유발 하라리(YH): 결국에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237 00:14:47,899 --> 00:14:50,325 기업이나 정부나 마찬가지죠. 238 00:14:50,349 --> 00:14:53,769 왜냐하면, 말씀드렸듯이, 문제는 누가 정보를 통제하느냐는 것입니다. 239 00:14:53,793 --> 00:14:55,188 그 주체가 진짜 정부입니다. 240 00:14:55,212 --> 00:14:57,656 그것이 기업이든 정부이든 241 00:14:57,680 --> 00:15:00,835 만약 기업이 실제로 정보를 통제한다면 242 00:15:00,859 --> 00:15:02,787 그 기업이 진짜 정부입니다. 243 00:15:02,811 --> 00:15:05,878 결과적으로는 사실 큰 차이가 없는 것이지요. 244 00:15:06,529 --> 00:15:09,387 CA: 그런데, 최소한 기업의 경우에는 245 00:15:09,411 --> 00:15:12,930 시장 구조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막을 수 도 있을 것 같은데 246 00:15:12,954 --> 00:15:14,871 말하자면, 소비자가 스스로 247 00:15:14,895 --> 00:15:17,649 어느 기업이 소비자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하면 248 00:15:17,673 --> 00:15:19,586 소비자는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249 00:15:19,610 --> 00:15:21,156 이런 것은 상상 할 수 있지 않을까요? 250 00:15:21,180 --> 00:15:24,331 시민들이 일어나서 모든 걸 통제하려는 정부를 251 00:15:24,355 --> 00:15:25,967 무너뜨리는 것보다는 쉽지않나요? 252 00:15:25,991 --> 00:15:27,546 YH: 음, 아직 그 이야기는 안했네요. 253 00:15:27,570 --> 00:15:32,728 하지만, 만약 기업이 여러분보다 더 여러분에 대해 잘 안다면 254 00:15:32,752 --> 00:15:38,006 적어도 여러분 깊은 내면의 감정과 욕망을 조종할 수는 있을 겁니다. 255 00:15:38,030 --> 00:15:39,696 여러분은 그것도 모르고 256 00:15:39,720 --> 00:15:42,299 그걸 자신의 진정한 자아로 여기게 될 겁니다. 257 00:15:42,768 --> 00:15:46,823 이론적으로는.. 네, 이론적으론 기업에 저항할 수는 있습니다. 258 00:15:46,847 --> 00:15:50,580 이론적으로는 독재주의에 저항할 수 있는 것처럼요. 259 00:15:50,982 --> 00:15:54,265 하지만 실상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260 00:15:55,281 --> 00:15:58,117 CA: 저서 "호모데우스"에서 언급하시기로는 261 00:15:58,117 --> 00:16:02,798 21세 내에 인간은 신과 같은 존재가 될 거라 하셨죠. 262 00:16:02,822 --> 00:16:05,815 인공지능의 발전이나 263 00:16:05,839 --> 00:16:08,768 유전공학을 통해서 말이죠. 264 00:16:08,792 --> 00:16:14,260 앞서 말하신 정치 시스템의 변화와 붕괴에 대한 전망이 265 00:16:14,284 --> 00:16:16,948 그런 미래에 대한 견해에 영향을 미쳤나요? 266 00:16:17,553 --> 00:16:20,648 YH: 네, 그럴 가능성을 충분히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267 00:16:20,672 --> 00:16:23,601 그런 미래가 더 빨리 다가오게 만들겠지요. 268 00:16:23,625 --> 00:16:25,902 왜냐하면 사람들은 위기의 상황에 처하면 269 00:16:25,902 --> 00:16:30,656 다른 상황에서 그러지 않을 위험을 기꺼이 감수합니다. 270 00:16:30,680 --> 00:16:32,642 사람들은 기꺼이 271 00:16:32,642 --> 00:16:37,395 모든 고위험성 고부가가치의 기술들을 선택하려할 것입니다. 272 00:16:37,760 --> 00:16:39,954 따라서 앞서 언급했던 위기들은 273 00:16:39,954 --> 00:16:45,228 20세기에 있었던 두 번의 세계대전과 동일한 기능을 하게 될 것입니다. 274 00:16:45,252 --> 00:16:48,464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275 00:16:48,488 --> 00:16:52,100 새롭지만 위험한 기술들이 급격하게 발전했죠. 276 00:16:52,124 --> 00:16:55,408 21세기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277 00:16:55,721 --> 00:16:59,618 좀 미친 상태여야만 빨리 갈 수 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278 00:16:59,642 --> 00:17:01,967 예를 들면, 유전 공학 분야가 그렇지요. 279 00:17:01,991 --> 00:17:05,101 하지만 이제는 점점 더 많은 미치광이들이 280 00:17:05,125 --> 00:17:07,806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281 00:17:07,830 --> 00:17:10,897 따라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죠. 낮아지는 것이 아니고요. 282 00:17:11,647 --> 00:17:15,012 CA: 그 모든 걸 고려해서 그런 특별한 시각을 갖게 되셨군요. 283 00:17:15,036 --> 00:17:16,623 30년 후를 한번 생각해보죠. 284 00:17:16,647 --> 00:17:19,910 과연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든 당신이 예측하신 상황을 피하고 285 00:17:19,934 --> 00:17:23,069 과거를 돌아보며 "와, 큰일날 뻔 했지만, 해냈어!"라고 할까요? 286 00:17:23,093 --> 00:17:24,529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287 00:17:24,553 --> 00:17:28,401 YH: 지금까지 우리는 과거의 위기 상황들을 잘 극복해왔습니다. 288 00:17:28,425 --> 00:17:31,244 특히, 자유 민주주의를 생각해보면 289 00:17:31,268 --> 00:17:34,212 지금은 상황이 나빠진 것 같지만 290 00:17:34,236 --> 00:17:40,702 1938년이나 1968년에는 상황이 얼마나 나빴는지 생각해보세요. 291 00:17:40,726 --> 00:17:43,717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니죠. 정말 보잘 것 없는 위기입니다. 292 00:17:44,167 --> 00:17:46,136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293 00:17:46,160 --> 00:17:48,291 역사학자인 제 입장에서는 294 00:17:48,315 --> 00:17:53,089 인간의 멍청함을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295 00:17:53,113 --> 00:17:54,268 (웃음) (박수) 296 00:17:54,292 --> 00:17:58,296 바로 그런 면이 강하게 작용해서 우리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297 00:17:59,433 --> 00:18:02,298 CA: 유발, 모시게 되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298 00:18:02,322 --> 00:18:04,139 가상의 여행으로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299 00:18:04,163 --> 00:18:06,036 텔 아비브에서 좋은 저녁 보내세요. 300 00:18:06,060 --> 00:18:07,211 유발 하라리였습니다! 301 00:18:07,235 --> 00:18:08,611 YH: 감사합니다. 302 00:18:08,635 --> 00:18:09,785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