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9,780 --> 00:00:13,840 [마르셀 드자마: 혼돈을 정리하기] 2 00:00:25,360 --> 00:00:27,200 꽤나 오래된 코스튬이에요 3 00:00:27,200 --> 00:00:27,940 [웃음] 4 00:00:32,500 --> 00:00:34,640 이건 할로윈 코스튬이에요 5 00:00:34,640 --> 00:00:35,140 [웃음] 6 00:00:44,280 --> 00:00:46,100 저 수집벽이 있나 봐요 7 00:00:47,460 --> 00:00:51,040 뉴요커로 적응하지 못한 유일한 점이라고나 할까 8 00:00:51,050 --> 00:00:57,000 협소한 아파트에선 물건을 빨리 처분해야 하는데 말예요 9 00:01:07,060 --> 00:01:09,540 실은 전 캐나다의 위니페그 출신이에요 10 00:01:10,020 --> 00:01:14,220 고향의 겨울은 춥고 반년 가까이 지속되죠 11 00:01:14,760 --> 00:01:16,830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든 환경이에요 12 00:01:16,830 --> 00:01:22,500 왜냐면 날씨라는 장벽이 서로를 고립시키니까요 13 00:01:24,420 --> 00:01:27,380 어릴 때 색칠 그림을 많이 그리곤 했죠 14 00:01:30,620 --> 00:01:33,520 범세계적인 괴물들을 많이 그렸어요 15 00:01:33,520 --> 00:01:36,540 울프맨이나 드라큘라에 나오는 캐릭터들이요 16 00:01:41,220 --> 00:01:44,240 그렇게 저만의 세계를 창조해 시간을 보냈죠 17 00:01:53,460 --> 00:01:56,520 특히 위니페그에서의 겨울은 18 00:01:56,520 --> 00:01:59,990 지평선과 대지가 구분 없이 서로 녹아든다고나 할까 19 00:01:59,990 --> 00:02:03,190 마치 빈 도화지를 보는 것 같죠 20 00:02:04,660 --> 00:02:07,770 누군가 빈 도화지로 걸어들어오는 순간 21 00:02:07,811 --> 00:02:08,871 인물화가 되는 거예요 22 00:02:08,880 --> 00:02:13,760 무의식적으로 제 스타일이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할 수 있죠 23 00:02:19,310 --> 00:02:22,640 예술 학교 학생 시절에 부모님과 아직 같이 살았었어요 24 00:02:22,650 --> 00:02:27,910 할아버지 농가의 널빤지에 그린 커다란 제 작품이 많았죠 25 00:02:27,910 --> 00:02:29,350 할아버지께서 헛간을 해체하셔서, 26 00:02:29,350 --> 00:02:33,800 그 헛간의 널빤지에다가 페인트로 그림을 그렸어요 27 00:02:35,720 --> 00:02:37,100 어느 날 집에 불이 나서, 28 00:02:39,580 --> 00:02:43,300 그 시절 제 작품을 모두 잃었어요 29 00:02:43,300 --> 00:02:45,680 당시 제 물건들도요 30 00:02:46,940 --> 00:02:51,019 그래서 머물던 호텔 객실비품 종이에 31 00:02:51,019 --> 00:02:54,450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게 졸업작품이 되었어요 32 00:02:54,450 --> 00:02:56,380 ["로얄 아트 로지" 협작품] 33 00:03:00,900 --> 00:03:03,680 그 작품 시리즈로 서서히 제 이름을 알렸죠 34 00:03:03,680 --> 00:03:08,980 고립된 배경에 단출한 인물 구성이 다예요 35 00:03:12,400 --> 00:03:16,560 집이 불에 타고 나자 엄청난 상실감이 찾아왔죠 36 00:03:16,560 --> 00:03:19,940 하지만 반면에 어떤 가능성이 보였어요 37 00:03:19,940 --> 00:03:24,500 따지고 보면 뉴욕으로 이주하기가 수월해졌죠 38 00:03:34,480 --> 00:03:38,540 전에는 빨강과 갈색 계열의 색을 많이 썼어요 39 00:03:38,540 --> 00:03:41,360 지금은 파랑의 시기를 지나는 중이에요 40 00:03:46,280 --> 00:03:51,060 부시 정권 이라크 전쟁 때 정치적 함의가 담긴 작품을 했었죠 41 00:03:51,060 --> 00:03:53,880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자 밤에 편히 자려면, 42 00:03:53,880 --> 00:03:59,070 하루 동안의 온갖 미디어의 소음을 전부 털어낼 필요가 있었어요 43 00:03:59,070 --> 00:04:01,000 표출해내야 했죠 44 00:04:09,940 --> 00:04:16,940 1차 세계대전에 대한 환멸을 품은 '다다'의 이미지를 가져왔죠 45 00:04:17,420 --> 00:04:23,260 현재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환멸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니까요 46 00:04:23,260 --> 00:04:25,420 작금의 정치적 상황은, 47 00:04:26,140 --> 00:04:29,400 미궁 속으로 추락하는 것 같이 느껴져요 48 00:04:32,120 --> 00:04:35,300 샌디 훅 총기사건 후에 총을 그리는 걸 그만뒀어요 49 00:04:35,300 --> 00:04:38,670 그러다 트럼프가 취임하자, 50 00:04:38,670 --> 00:04:43,680 오히려 저항의 상징처럼 느껴져 다시 그리게 되었죠 51 00:04:44,780 --> 00:04:47,000 이 저항은 여성들의 혁명이 될 거에요 52 00:04:52,860 --> 00:04:53,820 돌려볼까요 53 00:05:02,620 --> 00:05:07,700 뉴욕으로 이주 후에 작품에서 밀실공포 분위기가 짙어졌어요 54 00:05:07,700 --> 00:05:10,160 나름의 질서를 정립하고 싶었다곤 할까 55 00:05:10,160 --> 00:05:15,620 옛날 무용 잡지들을 발견하곤 무용 동작을 접목했죠 56 00:05:16,980 --> 00:05:20,290 이게 제가 밀실 공포증을 불러일으키는 혼돈을 57 00:05:20,290 --> 00:05:22,060 정리하는 방식이에요 58 00:05:28,540 --> 00:05:33,260 심지어 사람 복장을 한 수많은 요괴도 그렸죠 59 00:05:33,260 --> 00:05:36,180 이렇게 보면 하나의 극이 펼쳐지는 무대 같아요 60 00:05:37,580 --> 00:05:41,360 마치 브로드웨이 쇼의 댄스 퍼포먼스처럼요 61 00:05:51,780 --> 00:05:56,400 제 작품에 무수히 레퍼런스로 등장하는 몇 안 되는 예술가가 있죠 62 00:05:56,400 --> 00:06:00,520 뒤샹, 고야, 윌리엄 블레이크, 피카비아가 제 우상이에요 63 00:06:00,520 --> 00:06:01,520 [웃음] 64 00:06:07,420 --> 00:06:11,300 피카비아가 물방울무늬의 캐릭터가 있는 발레 작품을 그렸는데 65 00:06:11,300 --> 00:06:15,580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물방울무늬에 심취했었죠 66 00:06:26,320 --> 00:06:30,080 플로리다에서의 학교 총기사건 직후에 그린 것이에요 67 00:06:30,090 --> 00:06:33,330 엠마 곤살레즈가 감명 깊은 연설을 했었는데, 68 00:06:33,330 --> 00:06:38,580 폭스뉴스가 웬 비난으로 그녀를 끌어내리려 했죠 69 00:06:38,580 --> 00:06:43,600 그래서 음모론자들의 그림을 그려봤어요 70 00:06:43,600 --> 00:06:46,320 어린 아가씨를 에워싼 서커스단원 같은 집단을 봐요 71 00:06:53,160 --> 00:06:55,380 늦은 시간에 작업실에서 일을 시작해요 72 00:06:57,340 --> 00:07:00,220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때가 73 00:07:00,220 --> 00:07:01,490 바로 그 한밤중이거든요 74 00:07:01,490 --> 00:07:05,870 그때가 제가 창조한 세계가 자리한 시간이라고 느껴요 75 00:07:09,240 --> 00:07:10,320 좀 더 유동적이죠 76 00:07:10,320 --> 00:07:16,100 한 발은 무의식 세계에 한 발은 현실에 두니까요 77 00:07:17,060 --> 00:07:18,860 자신을 검열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78 00:07:18,860 --> 00:07:22,700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표출하도록 내버려두죠 79 00:07:24,310 --> 00:07:26,700 나비가 작품에 날아들기도, 80 00:07:26,700 --> 00:07:28,440 나방과 온갖 곤충이 들어서기도 하죠 81 00:07:30,140 --> 00:07:34,140 작품의 분위기는 아무래도 좋아요 82 00:07:36,640 --> 00:07:39,680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단 가능성이 열려있으니까요 83 00:07:42,920 --> 00:07:46,920 Translated into Korean by Hye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