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03.170 --> 00:00:06.151 버스에서 내리면서 00:00:06.151 --> 00:00:07.896 다시 뒤를 돌아 모퉁이로 향했습니다. 00:00:07.896 --> 00:00:11.284 점자 수업에 가기 위해서였죠. 00:00:11.284 --> 00:00:13.394 당시는 2009년 겨울이었습니다. 00:00:13.394 --> 00:00:15.815 앞을 볼 수 없게 된 지 1년 정도 됐을 때였죠. 00:00:15.815 --> 00:00:17.948 그때까진 괜찮았습니다. 00:00:17.948 --> 00:00:19.855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 위해 00:00:19.855 --> 00:00:21.316 왼쪽으로 돌아 00:00:21.316 --> 00:00:23.920 보행자용 음성 신호 버튼을 누르고 00:00:23.920 --> 00:00:25.844 신호를 기다렸습니다. 00:00:25.844 --> 00:00:27.933 안내가 나오고 전 길을 건너 00:00:27.933 --> 00:00:29.606 무사히 반대편에 도착했죠. 00:00:29.606 --> 00:00:31.702 인도에 도착하니 00:00:31.702 --> 00:00:34.396 제 앞에서 쇠로 된 의자가 00:00:34.396 --> 00:00:38.552 콘크리트 인도 위로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00:00:38.552 --> 00:00:40.469 그 모퉁이에 카페가 하나 있거든요. 00:00:40.469 --> 00:00:42.115 그 카페의 야외석 의자였습니다. 00:00:42.115 --> 00:00:43.511 그래서 왼쪽으로 비켜서 00:00:43.511 --> 00:00:45.355 조금 더 길에 가깝게 섰습니다. 00:00:45.355 --> 00:00:48.995 그러자 의자도 같이 움직이더군요. 00:00:48.995 --> 00:00:51.076 제가 잘못 안 줄 알았어요. 00:00:51.076 --> 00:00:52.914 그래서 이번엔 오른쪽으로 움직였습니다. 00:00:52.914 --> 00:00:56.409 이번에도 의자가 저를 따라 똑같이 움직였습니다. 00:00:56.409 --> 00:00:58.774 조금 불안해졌어요. 00:00:58.774 --> 00:01:00.387 다시 왼쪽으로 움직이자 00:01:00.387 --> 00:01:01.676 의자도 다시 움직이며 00:01:01.676 --> 00:01:04.284 제 진로를 막았습니다. 00:01:04.284 --> 00:01:07.286 그때는 정말 무서웠어요. 00:01:07.286 --> 00:01:08.871 그래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00:01:08.871 --> 00:01:12.132 "거기 누구세요? 뭐하시는 겁니까?" 00:01:12.132 --> 00:01:14.384 그러자 제 목소리 너머로 00:01:14.384 --> 00:01:17.069 어디선가 낯설지 않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00:01:17.069 --> 00:01:18.915 익숙한 소리가 들리자 00:01:18.915 --> 00:01:20.778 이번엔 무슨 일인지 재빨리 머리를 굴렸습니다. 00:01:20.778 --> 00:01:22.709 그리고 왼손을 뻗어 00:01:22.709 --> 00:01:26.113 손가락으로 더듬어보니 털이 느껴졌습니다. 00:01:26.113 --> 00:01:28.664 귀도 있더라고요. 00:01:28.664 --> 00:01:32.926 골든리트리버 같은 개의 귀였습니다. 00:01:32.926 --> 00:01:34.915 개의 목줄이 의자에 묶여 있었고 00:01:34.915 --> 00:01:36.652 주인은 커피를 사러 안으로 들어간 거였죠. 00:01:36.652 --> 00:01:38.444 개는 그저 제게 인사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00:01:38.444 --> 00:01:41.782 제가 귀 뒤를 긁어주기라도 바랐겠죠. 00:01:41.782 --> 00:01:44.394 절 도와주려 했는지도 모르죠. 00:01:44.394 --> 00:01:46.773 (웃음) NOTE Paragraph 00:01:46.773 --> 00:01:49.182 이 일화는 00:01:49.182 --> 00:01:52.381 앞이 보이지 않는 채로 다닐 때 경험하는 00:01:52.381 --> 00:01:55.284 두려움과 오해를 00:01:55.284 --> 00:01:56.607 보여줍니다. 00:01:56.607 --> 00:01:59.568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주변 환경과 사람들을 00:01:59.568 --> 00:02:02.468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겠죠. NOTE Paragraph 00:02:02.468 --> 00:02:06.369 이 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다른 상황을 살펴봅시다. 00:02:06.369 --> 00:02:08.928 2008년 성 패트릭의 날이었습니다. 00:02:08.928 --> 00:02:11.515 저는 뇌종양 수술을 받기 위해 00:02:11.515 --> 00:02:13.709 병원을 찾았습니다. 00:02:13.709 --> 00:02:15.796 수술은 성공적이었어요. 00:02:15.796 --> 00:02:18.965 이틀 후, 시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00:02:18.965 --> 00:02:22.487 3일째가 되자 완전히 시력을 잃었죠. NOTE Paragraph 00:02:22.487 --> 00:02:24.584 그 순간 극도의 공포와 혼란, 00:02:24.584 --> 00:02:28.473 무력감이 엄습했습니다. 00:02:28.473 --> 00:02:30.922 누구라도 그럴 거예요. 00:02:30.922 --> 00:02:33.414 하지만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니 00:02:33.414 --> 00:02:35.165 아직도 감사할 것이 많다는걸 00:02:35.165 --> 00:02:38.089 알게 되었습니다. 00:02:38.089 --> 00:02:41.085 특히 저희 아버지의 경우에는 00:02:41.085 --> 00:02:43.282 뇌수술의 부작용으로 00:02:43.282 --> 00:02:45.385 돌아가셨거든요. 00:02:45.385 --> 00:02:50.476 그때 아버지는 서른여섯, 저는 일곱 살이었습니다. 00:02:50.476 --> 00:02:53.169 앞으로 제게 무슨 일이 생길지 00:02:53.169 --> 00:02:55.401 겁이 나는 것도 당연하고 00:02:55.401 --> 00:02:58.035 어떤 일이 생길지 짐작도 할 수 없었지만 00:02:58.035 --> 00:02:59.793 전 살아있잖아요. 00:02:59.793 --> 00:03:02.505 제 아들에게 아빠 노릇도 할 수 있고요. 00:03:02.505 --> 00:03:04.392 게다가 앞을 못보는 사람이 00:03:04.392 --> 00:03:06.005 이 세상에 저 뿐만은 아니니까요. 00:03:06.005 --> 00:03:08.154 온갖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으니 00:03:08.154 --> 00:03:10.471 앞을 볼 수 없어도 의미있고 활기차게 00:03:10.471 --> 00:03:13.033 살 수 있도록 도와줄 테크닉과 훈련법을 00:03:13.033 --> 00:03:14.635 배우면 되죠. NOTE Paragraph 00:03:14.635 --> 00:03:16.782 며칠이 지나고 퇴원했을 때 00:03:16.782 --> 00:03:19.486 제겐 미션이 있었습니다. 00:03:19.486 --> 00:03:21.616 어서 최고의 훈련을 받아서 00:03:21.616 --> 00:03:26.780 최대한 빨리 제 삶을 되찾는 미션이었죠. 00:03:26.780 --> 00:03:30.828 채 6개월이 되지 않아 저는 복직을 했고 00:03:30.828 --> 00:03:32.430 훈련도 시작했습니다. 00:03:32.430 --> 00:03:34.090 2인용 자전거도 타게 되었죠. 00:03:34.090 --> 00:03:35.715 사이클을 같이 하던 친구들과요. 00:03:35.715 --> 00:03:38.412 출근도 혼자 할 수 있었고 00:03:38.412 --> 00:03:40.887 거리를 걷고 버스도 탔습니다. 00:03:40.887 --> 00:03:43.650 힘든 일이었어요. NOTE Paragraph 00:03:43.650 --> 00:03:45.917 이렇게 정신없이 적응하는 와중에 00:03:45.917 --> 00:03:48.889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00:03:48.889 --> 00:03:52.637 제가 눈으로 직접 본 것과 00:03:52.637 --> 00:03:56.577 시력을 잃은 후의 경험이 공존하는 것이었습니다. 00:03:56.577 --> 00:03:59.250 같은 장소, 같은 사람에 대한 경험인데도요. 00:03:59.250 --> 00:04:02.753 그렇게 짧은 시간에 말이죠. NOTE Paragraph 00:04:02.753 --> 00:04:04.649 그로 인해 통찰력이 생겼습니다. 00:04:04.649 --> 00:04:06.146 마음의 눈으로 보는 통찰이죠. 00:04:06.146 --> 00:04:09.535 시력을 잃고 나서부터요. 00:04:09.535 --> 00:04:12.502 이러한 통찰력은 소소한 일상부터 00:04:12.502 --> 00:04:14.167 진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00:04:14.167 --> 00:04:16.735 진부함과 즐거움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었습니다. 00:04:16.735 --> 00:04:19.752 건축가인 저로서는 00:04:19.752 --> 00:04:22.266 같은 장소, 같은 도시에 대한 00:04:22.266 --> 00:04:24.551 이 두 가지 경험의 극명한 대비가 00:04:24.551 --> 00:04:26.564 이토록 짧은 시간 내에 자리 잡은 덕택에 00:04:26.564 --> 00:04:28.770 정말 다양한 종류의 통찰력을 얻었습니다. 00:04:28.770 --> 00:04:31.944 도시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죠. 00:04:31.944 --> 00:04:33.818 그중 최고봉은 아무래도 00:04:33.818 --> 00:04:35.812 시각 장애인들에게도 도시라는 공간이 00:04:35.812 --> 00:04:39.752 굉장히 매력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00:04:39.752 --> 00:04:42.073 또 놀라운 점은 00:04:42.073 --> 00:04:45.441 무관심하고 차가운 성격만큼이나 00:04:45.441 --> 00:04:48.921 친절하고 따뜻한 곳이 도시라는 것이죠. 00:04:48.921 --> 00:04:50.684 그리고 저도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00:04:50.684 --> 00:04:52.673 시각 장애인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이 00:04:52.673 --> 00:04:56.742 퍽 긍정적이라는 사실을요. 00:04:56.742 --> 00:04:59.996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NOTE Paragraph 00:04:59.996 --> 00:05:02.556 이야기를 옮겨서 그 이유를 00:05:02.556 --> 00:05:07.918 알아보도록 하죠. 00:05:07.918 --> 00:05:11.540 시력을 잃은 사람들이 받는 회복 훈련의 기본은 00:05:11.540 --> 00:05:15.411 시각 이외의 감각 활용을 배우는 것입니다. 00:05:15.411 --> 00:05:18.637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쓰지 않을 감각이겠죠. 00:05:18.637 --> 00:05:21.182 감각을 통한 새로운 세상이 00:05:21.182 --> 00:05:22.631 열리는 겁니다. 00:05:22.631 --> 00:05:24.159 저를 사로잡은 것은 제 주변에서 들려오는 00:05:24.159 --> 00:05:27.135 온갖 소리의 향연이었습니다. 00:05:27.135 --> 00:05:28.427 현재 나의 위치와 이동 방법, 00:05:28.427 --> 00:05:30.309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00:05:30.309 --> 00:05:33.114 필요한 정보죠. 00:05:33.114 --> 00:05:35.838 지팡이를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00:05:35.838 --> 00:05:39.752 질감의 차이에 익숙해지면 이를 바탕으로 00:05:39.752 --> 00:05:42.186 내가 어디 있는지, 어디를 가는지 알 수 있는 것도 00:05:42.186 --> 00:05:43.728 같은 맥락이고요. 00:05:43.728 --> 00:05:46.620 얼굴에서 느껴지는 해의 위치와 00:05:46.620 --> 00:05:49.449 목을 스치는 바람도 00:05:49.449 --> 00:05:51.649 나와 내 주변 사물의 위치를 알려주고, 00:05:51.649 --> 00:05:53.342 내가 얼마나 이동했는지 00:05:53.342 --> 00:05:56.847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00:05:56.847 --> 00:05:59.280 냄새도 마찬가지죠. 00:05:59.280 --> 00:06:01.981 어느 도시나 구역이든 그곳만의 냄새가 있어요. 00:06:01.981 --> 00:06:05.022 주변의 장소와 사물도요. 00:06:05.022 --> 00:06:06.814 운이 좋다면 냄새만 따라가도 00:06:06.814 --> 00:06:10.243 가보고 싶었던 새 빵집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NOTE Paragraph 00:06:10.243 --> 00:06:11.952 이 모든 게 저에게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00:06:11.952 --> 00:06:14.957 앞을 보지 않고 느끼는 것들이 00:06:14.957 --> 00:06:17.510 눈으로 보고 알던 때보다 00:06:17.510 --> 00:06:19.945 훨씬 더 복합적인 감각에 의한 00:06:19.945 --> 00:06:22.970 경험임을 알게 되었거든요. 00:06:22.970 --> 00:06:25.710 또 하나 놀라운 것은 00:06:25.710 --> 00:06:27.342 도시의 빠른 변화였습니다. 00:06:27.342 --> 00:06:29.079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은 00:06:29.079 --> 00:06:31.268 자기중심적입니다. 00:06:31.268 --> 00:06:33.081 자기 일에만 몰두하죠. 00:06:33.081 --> 00:06:34.348 그렇지만 시력을 잃게 되면 00:06:34.348 --> 00:06:37.147 상황이 전혀 달라집니다. 00:06:37.147 --> 00:06:38.626 누가 누굴 보는지 알 수는 없지만 00:06:38.626 --> 00:06:42.175 많은 사람이 절 쳐다본다고 짐작할 수 있거든요. 00:06:42.175 --> 00:06:44.323 그게 큰 문제는 아니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00:06:44.323 --> 00:06:47.352 여기저기서 조언이 빗발칩니다. 00:06:47.352 --> 00:06:49.672 이리로 가라, 저리로 가라 이거 조심해라 00:06:49.672 --> 00:06:51.749 유용한 정보도 많죠. 00:06:51.749 --> 00:06:54.235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그 반대도 적지 않습니다. 00:06:54.235 --> 00:06:57.804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알아야 하니까요. 00:06:57.804 --> 00:07:01.357 별 필요가 없는 잘못된 정보일 때도 있습니다. 00:07:01.357 --> 00:07:04.368 하지만 넓게 보면 다 괜찮아요. NOTE Paragraph 00:07:04.368 --> 00:07:05.904 오클랜드에 갔을 때였습니다. 00:07:05.904 --> 00:07:08.791 브로드웨이를 걷다 모퉁이에 서서 00:07:08.791 --> 00:07:11.598 음성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죠. 00:07:11.598 --> 00:07:14.084 신호가 나와서 길을 건너려던 순간, 00:07:14.084 --> 00:07:16.116 갑자기 누군가 제 오른손을 00:07:16.116 --> 00:07:17.796 덥석 잡았습니다. 00:07:17.796 --> 00:07:20.208 그리고 제 팔을 낚아채더니 횡단보도로 끌고 가서 00:07:20.208 --> 00:07:21.882 저를 질질 끌며 길을 건넜습니다. 00:07:21.882 --> 00:07:24.134 중국인이었어요. 00:07:24.134 --> 00:07:25.542 (웃음) 00:07:25.542 --> 00:07:29.681 이 사람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길이 없었습니다. 00:07:29.681 --> 00:07:31.404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는 했어요. 00:07:31.404 --> 00:07:33.754 제가 뭘 어쩌겠습니까? 00:07:33.754 --> 00:07:35.550 하지만 분명히 좀 더 예의 있게 00:07:35.550 --> 00:07:37.723 도와주실 수도 있거든요. 00:07:37.723 --> 00:07:39.245 저희는 여러분이 보이지도 않으니 00:07:39.245 --> 00:07:41.225 간단하게 인사부터 해주시고 나서 00:07:41.225 --> 00:07:43.361 "도와드릴까요?" NOTE Paragraph 00:07:43.361 --> 00:07:46.412 제가 시력을 잃고 나서 00:07:46.412 --> 00:07:49.030 오클랜드는 많이 변했습니다. 00:07:49.030 --> 00:07:51.532 정말 놀랐어요. 00:07:51.532 --> 00:07:53.699 볼 수 있을 때는 꽤 괜찮은 도시였습니다. 00:07:53.699 --> 00:07:56.275 멋있었죠. 00:07:56.275 --> 00:07:57.544 그렇지만 시력을 잃은 후엔 00:07:57.544 --> 00:07:59.859 브로드웨이를 걷다 보면 00:07:59.859 --> 00:08:03.070 온통 격려의 물결이었습니다. NOTE Paragraph 00:08:03.070 --> 00:08:04.624 "조심하세요." NOTE Paragraph 00:08:04.624 --> 00:08:06.887 "힘내요, 이 사람아." NOTE Paragraph 00:08:06.887 --> 00:08:08.637 "신께서 지켜주실 거요." NOTE Paragraph 00:08:08.637 --> 00:08:10.497 볼 수 있을 때는 한 번도 못 들어봤어요. 00:08:10.497 --> 00:08:11.833 (웃음) 00:08:11.833 --> 00:08:18.158 샌프란시스코에서도요. 시력을 잃은 후였는데 말이죠. 00:08:18.158 --> 00:08:21.150 저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처지인 다른 친구들도 00:08:21.150 --> 00:08:22.743 이런 점이 신경 쓰인다고 합니다. 00:08:22.743 --> 00:08:24.792 흔히 생각하시길 00:08:24.792 --> 00:08:27.936 동정에서 우러나온 말이라고 하죠. 00:08:27.936 --> 00:08:31.049 그렇지만 저는 인간적인 공감, 00:08:31.049 --> 00:08:34.159 유대감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해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00:08:34.159 --> 00:08:36.019 그래서 기분이 가라앉을 땐 00:08:36.019 --> 00:08:37.927 오클랜드 시내의 브로드웨이로 나가서 00:08:37.927 --> 00:08:40.586 산책을 합니다. 그럼 그 순간 바로 00:08:40.586 --> 00:08:43.857 기분이 좋아져요. NOTE Paragraph 00:08:43.857 --> 00:08:45.892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00:08:45.892 --> 00:08:47.674 장애와 실명은 00:08:47.674 --> 00:08:50.394 민족, 사회적 지위, 인종이나 00:08:50.394 --> 00:08:53.120 경제적 구분을 막론함을 알 수 있습니다. 00:08:53.120 --> 00:08:56.955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균등한 입장이 되는 겁니다. 00:08:56.955 --> 00:08:59.398 누구든지요. 00:08:59.398 --> 00:09:01.959 장애인 모임에서 듣기로는 00:09:01.959 --> 00:09:04.461 이 세상엔 딱 두 종류의 사람만 있다고 합니다. 00:09:04.461 --> 00:09:06.220 장애가 있는 사람과 00:09:06.220 --> 00:09:10.882 아직 자신의 장애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00:09:10.882 --> 00:09:13.003 보는 관점의 차이겠지만 00:09:13.003 --> 00:09:15.252 참 아름다운 표현이에요. 00:09:15.252 --> 00:09:17.428 훨씬 포용력이 있잖아요. 00:09:17.428 --> 00:09:19.533 우리와 그들의 대립, 00:09:19.533 --> 00:09:22.101 비장애와 장애의 대립보다는요. 00:09:22.101 --> 00:09:24.879 인생의 나약한 면을 표현하는 00:09:24.879 --> 00:09:28.183 더 솔직하고 공손한 방법이기도 하고요. NOTE Paragraph 00:09:28.183 --> 00:09:30.108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얘기는 00:09:30.108 --> 00:09:34.176 도시가 맹인에게도 괜찮은 곳일뿐더러, 00:09:34.176 --> 00:09:37.355 저희를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00:09:37.355 --> 00:09:39.393 이건 확실한 사실이에요. 00:09:39.393 --> 00:09:40.989 그래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00:09:40.989 --> 00:09:44.429 시각 장애인도 도시를 구성하는 하나의 원형입니다. 00:09:44.429 --> 00:09:47.714 새로운 도시 구조를 설계할 때 00:09:47.714 --> 00:09:49.575 틀을 완성한 후 고려할 요소가 아닌 00:09:49.575 --> 00:09:51.808 첫 단계부터 포함해야 합니다. 00:09:51.808 --> 00:09:54.861 완성 후에는 너무 늦어요. 00:09:54.861 --> 00:09:58.045 시각 장애인을 염두에 두고 도시를 설계한다면 00:09:58.045 --> 00:10:02.630 쾌적하고 걷기 좋은 것은 물론, 00:10:02.630 --> 00:10:04.744 길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00:10:04.744 --> 00:10:08.176 인도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00:10:08.176 --> 00:10:10.498 시각 장애인을 염두에 두고 도시를 설계한다면 00:10:10.498 --> 00:10:13.618 인도가 더욱 위험이 적고 친근하게 느껴지겠죠. 00:10:13.618 --> 00:10:15.971 건물 사이의 간격도 조정되고 00:10:15.971 --> 00:10:19.410 사람과 차의 간격도 균형을 찾고요. 00:10:19.410 --> 00:10:23.467 사실 자동차가 왜 필요한가요? 00:10:23.467 --> 00:10:26.552 앞이 안 보이면 운전도 안 하잖아요. (웃음) 00:10:26.552 --> 00:10:29.915 제가 운전하면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웃음) 00:10:29.915 --> 00:10:32.625 시각 장애인을 고려한 도시 설계로 00:10:32.625 --> 00:10:35.268 활발하고 원활한 00:10:35.268 --> 00:10:38.960 교통 시스템의 이용이 더욱 쉬워집니다. 00:10:38.960 --> 00:10:40.562 시내의 구석구석은 물론 00:10:40.562 --> 00:10:43.581 주변 지역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이죠. 00:10:43.581 --> 00:10:45.647 시각 장애인을 고려하여 도시를 설계한다면 00:10:45.647 --> 00:10:48.466 일자리도 늘어나고요. 00:10:48.466 --> 00:10:49.796 저희도 일자리를 구하거든요. 00:10:49.796 --> 00:10:52.235 먹고 살아야죠. NOTE Paragraph 00:10:52.235 --> 00:10:54.991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시 설계로 00:10:54.991 --> 00:10:57.060 모두를 위한 도시, 00:10:57.060 --> 00:10:59.938 더욱 공정하고 포용력 있는 00:10:59.938 --> 00:11:03.544 도시가 될 수 있음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00:11:03.544 --> 00:11:05.764 시력을 잃기 전의 제 경험으로 볼 때도 00:11:05.764 --> 00:11:07.742 이 정도면 정말 괜찮은 도시잖아요. 00:11:07.742 --> 00:11:11.089 눈이나 다른 부분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00:11:11.089 --> 00:11:13.573 아직 자신의 장애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도요. NOTE Paragraph 00:11:13.573 --> 00:11:16.185 고맙습니다. NOTE Paragraph 00:11:16.185 --> 00:11:20.185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