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00.937 --> 00:00:03.214 한 가지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00:00:03.238 --> 00:00:05.171 예술 작품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요? 00:00:06.119 --> 00:00:09.095 때때로 이러한 질문은 터무니없으며, 00:00:09.119 --> 00:00:12.683 단순한 질문이라 생각하기도 쉽습니다. 00:00:12.707 --> 00:00:16.397 이 작품, "휴대용 플라네타륨"에 대해 질문했을 때처럼 말이죠. 00:00:16.421 --> 00:00:18.215 2010년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00:00:18.239 --> 00:00:20.104 저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00:00:20.128 --> 00:00:23.624 개인이 소유한 플라네타륨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00:00:23.998 --> 00:00:25.831 여러분도 매일 아침 이런 질문을 하시겠지만, 00:00:25.855 --> 00:00:28.182 저는 자신에게 질문했습니다. 00:00:28.562 --> 00:00:30.196 예술가로서, 00:00:30.220 --> 00:00:33.141 물질을 통해 우리를 둘러 싼 세계에 00:00:33.165 --> 00:00:38.714 의미를 부여하고자 수년간 들여온 노력, 욕망과 끝없는 갈망에 대해 00:00:38.738 --> 00:00:42.739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00:00:43.492 --> 00:00:46.967 따라서 저에게는 이러한 경이를 찾으려는 노력과 00:00:46.991 --> 00:00:52.252 무척 연약한 추구에 놓인 허무함 또한 00:00:52.276 --> 00:00:53.728 예술 작품을 구성합니다. NOTE Paragraph 00:00:53.752 --> 00:00:57.244 그래서 저는 제 주변의 물질을 한 곳으로 모아 00:00:57.268 --> 00:01:00.546 경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00:01:00.570 --> 00:01:04.229 공간과 벽 그리고 풍경과 건물을 지배하는 00:01:04.253 --> 00:01:07.229 몰입감 있는 경험을 말이죠. 00:01:07.253 --> 00:01:10.320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경험이 기억에 자리 잡기 바랍니다. 00:01:10.847 --> 00:01:13.379 작품을 만들고 난 후, 00:01:13.403 --> 00:01:18.053 일반적으로 제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는 작품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00:01:18.077 --> 00:01:19.617 이는 저에게 주어진 기억인데, 00:01:19.641 --> 00:01:22.281 일종의 갑작스럽고도 놀라운 경험으로, 00:01:22.305 --> 00:01:25.696 예술 작업 내부로 몰입하는 것 입니다. 00:01:25.720 --> 00:01:28.760 이 경험은 저에게 남아, 약 10년 후 다른 작업에서 00:01:28.784 --> 00:01:30.322 다시 발생했습니다. NOTE Paragraph 00:01:30.346 --> 00:01:34.291 그 전에 대학원 시절 작업실로 돌아가봅시다. 00:01:34.315 --> 00:01:37.752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때때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때 00:01:37.776 --> 00:01:41.987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모든 것을 치워버려야 합니다. 00:01:42.010 --> 00:01:44.621 이건 말끔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00:01:44.645 --> 00:01:46.208 제 방식으로는 그렇습니다. 00:01:46.208 --> 00:01:50.006 저는 회화를 약 10년간 공부했고 00:01:50.030 --> 00:01:51.712 졸업할 때 기술은 갖게 되었지만 00:01:51.736 --> 00:01:54.911 작품에서 다룰 주제는 찾지 못했음을 깨달았습니다. 00:01:54.935 --> 00:01:56.152 마치 운동 기술처럼 00:01:56.152 --> 00:01:58.152 형태를 빠르게 그려낼 수 있었지만, 00:01:58.152 --> 00:01:59.702 왜 그려야 하는지 몰랐죠. 00:01:59.726 --> 00:02:02.063 잘 그릴 수 있었지만, 내용은 없었습니다. 00:02:02.087 --> 00:02:06.047 그래서 한동안 모든 그림을 치워놓기로 결심하고, 00:02:06.071 --> 00:02:08.848 다음 질문을 던졌습니다. 00:02:08.872 --> 00:02:12.592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가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는가?" 00:02:12.616 --> 00:02:17.671 이 셔츠를 수천 명이나 입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데, 00:02:17.695 --> 00:02:18.902 이런 셔츠 한 장이 00:02:18.926 --> 00:02:20.839 어떻게 내 거라는 느낌을 주는 걸까? NOTE Paragraph 00:02:20.863 --> 00:02:22.490 그래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00:02:22.514 --> 00:02:26.229 특정한 가치를 지닌 물질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00:02:26.253 --> 00:02:28.903 대량 생산되었으며, 쉽게 구할 수 있고 00:02:28.927 --> 00:02:33.566 오직 쓰임새에 맞춰서 설계했기 때문에 미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았죠. 00:02:33.627 --> 00:02:37.077 이쑤시개나 압정, 00:02:37.101 --> 00:02:38.635 화장지 같은 물건에 00:02:38.659 --> 00:02:43.680 제가 에너지를 쏟고 손 대고 시간을 투자하는 행위가 00:02:43.704 --> 00:02:48.593 작업 자체에 일종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인지 확인하려 했습니다. 00:02:48.617 --> 00:02:51.887 또 다른 아이디어 하나로, 작업에 생명을 불어 넣고 싶었습니다. 00:02:51.911 --> 00:02:54.019 그래서 받침대를 떼어내고 00:02:54.043 --> 00:02:55.410 틀을 벗겨내어 00:02:55.434 --> 00:02:57.505 작품에 다가갔을 때 00:02:57.505 --> 00:03:00.180 그 사물이 중요하다고 알려주는 경험이 아니라, 00:03:00.204 --> 00:03:03.489 그 사물이 관객의 고유한 시간에 속해있음을 발견하게 하고 싶었죠. NOTE Paragraph 00:03:03.513 --> 00:03:07.381 이는 조각에서는 무척 오래된 발상입니다. 00:03:07.405 --> 00:03:11.896 어떻게 해야 생명이 없는 물질에 숨결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00:03:12.405 --> 00:03:14.604 그래서 이런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00:03:14.628 --> 00:03:15.834 거기 있는 벽에 00:03:15.858 --> 00:03:17.997 페인트만 사용하고 00:03:18.021 --> 00:03:19.695 다시 벽에서 페인트를 벗긴 뒤 00:03:19.719 --> 00:03:22.315 공간으로 배치하여 조각으로 만들었습니다. 00:03:22.339 --> 00:03:24.195 왜냐하면 제가 또한 흥미를 느낀 것은 00:03:24.195 --> 00:03:27.780 "조각", "회화", "설치" 같은 표현이 주는 아이디어였기 때문이죠. 00:03:27.804 --> 00:03:30.096 이 표현들은 사실 실제 세계를 보는 방식에 00:03:30.096 --> 00:03:33.320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 경계를 흐리고 싶었습니다. 00:03:33.344 --> 00:03:36.548 예술가가 이야기하는 각 매체 사이의 경계를 말이죠. 00:03:36.572 --> 00:03:40.254 동시에 생명과 예술이 주는 경험 사이의 경계도 흐리고 싶었고 00:03:40.278 --> 00:03:42.148 그럼으로써 일상에 있거나 00:03:42.172 --> 00:03:44.453 제 작품 속에 있을 때 00:03:44.477 --> 00:03:48.087 일상에서 본 것들을 인식하고 00:03:48.111 --> 00:03:52.373 그 경험을 관객 고유의 삶으로 옮겨서 00:03:52.397 --> 00:03:55.786 일상에서 예술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NOTE Paragraph 00:03:56.386 --> 00:03:58.148 저는 90년대에 학교를 졸업했고 00:03:58.172 --> 00:04:01.149 제 작업실은 그저 점점 더 많은 이미지로 채워졌습니다. 00:04:01.173 --> 00:04:02.323 제 삶처럼 말이죠. 00:04:02.347 --> 00:04:05.720 이 이미지와 사물의 혼란은 00:04:05.744 --> 00:04:09.664 제가 정말로 물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방식의 일부였습니다. 00:04:09.688 --> 00:04:12.458 또한 이 작업을 통해 실제로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00:04:12.482 --> 00:04:15.363 바꿀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00:04:15.387 --> 00:04:17.807 만약 우리가 물질을 통해 시간을 경험한다면 00:04:17.831 --> 00:04:22.749 이미지와 사물이 공간 속에서 뒤섞일 때 어떤 일이 생길까요? 00:04:22.773 --> 00:04:27.082 따라서 이미지를 이용해 실험을 몇 가지 시작했습니다. 00:04:27.106 --> 00:04:30.863 과거를 돌아보면, 1880년대에 들어 00:04:30.887 --> 00:04:34.831 처음으로 사진이 영상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00:04:34.855 --> 00:04:41.170 이는 동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동물의 움직임을 연구했죠. 00:04:41.170 --> 00:04:44.276 미국에서는 말의 움직임을, 프랑스에서는 새를 연구했습니다. 00:04:44.300 --> 00:04:45.983 동물 움직임에 대한 연구는 천천히 00:04:46.007 --> 00:04:48.487 조이트로프같은 장치를 거쳐 영화가 되었습니다. NOTE Paragraph 00:04:48.511 --> 00:04:51.307 그래서 저는 동물 하나를 정하고 00:04:51.331 --> 00:04:53.077 이를 이용해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00:04:53.101 --> 00:04:57.289 어떻게 이미지가 우리에게 더 이상 멈춰있지 않고 움직이는지 말이죠. 00:04:57.289 --> 00:04:59.137 이미지는 공간 속에서 움직입니다. 00:04:59.137 --> 00:05:03.077 저의 캐릭터로 치타를 골랐습니다. 00:05:03.101 --> 00:05:07.101 치타는 육지 동물 중 가장 빠르기 때문입니다. 00:05:07.125 --> 00:05:08.364 치타는 기록을 세우고 00:05:08.388 --> 00:05:10.363 저는 치타의 기록을 00:05:10.387 --> 00:05:14.267 실제 시간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00:05:14.291 --> 00:05:16.676 이 작품은 치타가 공간을 뚫으며 움직일 때 00:05:16.676 --> 00:05:19.029 조각에서 보이는 모습을 나타낸 작품입니다. 00:05:19.053 --> 00:05:22.367 공간 속에서 이처럼 틀이 깨진 이미지가 나왔는데, 00:05:22.391 --> 00:05:25.145 제가 메모장을 꺼내 00:05:25.169 --> 00:05:27.644 그 위로 화면을 비추었기 때문입니다. 00:05:27.668 --> 00:05:30.831 line:1 다음으로 일종의 경주를 볼 수 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00:05:30.855 --> 00:05:33.403 line:1 제가 다룰 수 있는 장비와 비디오로 말이죠. 00:05:33.427 --> 00:05:35.301 line:1 매는 앞서 나가고 00:05:35.325 --> 00:05:37.149 line:1 치타는 두 번째로, 00:05:37.173 --> 00:05:39.977 line:1 코뿔소는 뒤에서 따라잡으려 쫓아옵니다. NOTE Paragraph 00:05:40.001 --> 00:05:41.747 다른 실험 중 하나로 00:05:41.747 --> 00:05:47.231 저는 어떻게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거나 기억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00:05:47.255 --> 00:05:49.688 대략 10살 때의 기억이라 하면, 00:05:49.712 --> 00:05:53.386 심지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기도 무척 어렵습니다. 00:05:53.410 --> 00:05:55.783 저는 기억을 한 두 개 정도 떠올릴 수 있고 00:05:55.807 --> 00:06:02.481 그 한순간이 마음 속에서 넓게 펼쳐져 당시 일 년 전체를 가득 채웁니다. 00:06:02.542 --> 00:06:05.717 따라서 우리는 시간을 분이나 초 단위로 경험하지 않습니다. 00:06:05.741 --> 00:06:09.577 이는 제가 찍은 영상의 스틸 이미지입니다. 00:06:09.601 --> 00:06:11.371 종이로 출력한 것인데, 00:06:11.395 --> 00:06:14.869 그 종이가 찢어지고 영상이 종이 위로 재생됩니다. 00:06:15.323 --> 00:06:17.028 이 발상으로 실험하고 싶었습니다. 00:06:17.052 --> 00:06:20.910 어떻게 이처럼 완전히 이미지에 몰입하여 00:06:20.934 --> 00:06:22.776 우리를 둘러 싼 것처럼 느낄 수 있고 00:06:22.800 --> 00:06:26.697 하나의 이미지가 실제로 자라나 00:06:26.721 --> 00:06:29.019 뇌리에 계속 떠오를 수 있는지 말이죠. NOTE Paragraph 00:06:29.030 --> 00:06:30.284 저는 이 모두를 가지고 00:06:30.308 --> 00:06:34.408 세 가지 작품으로 이미지를 이용한 100여 개의 실험을 했고 00:06:34.432 --> 00:06:37.131 약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보여주지 않았지만, 00:06:37.131 --> 00:06:42.282 공개하기로 한 뒤, 어떻게 작업실에서 전시장으로 작품을 옮기며 00:06:42.306 --> 00:06:45.459 실험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보존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00:06:45.483 --> 00:06:47.819 연구실이나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00:06:47.843 --> 00:06:49.747 볼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00:06:49.771 --> 00:06:51.938 다가오는 전시회에 앞서 00:06:51.962 --> 00:06:55.141 내 책상을 공간 한가운데 놓아보자고 다짐했습니다. 00:06:55.165 --> 00:06:57.458 그래서 제 책상을 가져와 안에 놓았는데, 00:06:57.482 --> 00:07:01.491 실제로 제가 무척 놀랄 정도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00:07:01.515 --> 00:07:06.614 멀리서 비디오 스크린 때문에 이처럼 빛이 깜빡였습니다. 00:07:06.638 --> 00:07:08.466 모든 영사기가 그 위를 비춰서 00:07:08.490 --> 00:07:11.022 주변에 공간을 만들었는데, 00:07:11.046 --> 00:07:14.094 관객은 불꽃처럼 깜빡이는 빛으로 끌려들어 갑니다. 00:07:14.443 --> 00:07:16.506 그리고 작품에 둘러싸이는데, 00:07:16.530 --> 00:07:18.847 이는 모두에게 무척 익숙한 크기의 사물로, 00:07:18.871 --> 00:07:24.174 책상이나 싱크대 혹은 탁자 앞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크기입니다. 00:07:24.198 --> 00:07:27.563 여기에 몰입하며 다른 비율로 되돌아가는데, 00:07:27.587 --> 00:07:31.523 이는 몸과 이미지 사이 1대 1 비율로 되어 있습니다. 00:07:31.547 --> 00:07:33.300 그러나 이 표면에 00:07:33.324 --> 00:07:37.768 종이에 투사된 영상이 바람에 날리고 있어서, 00:07:37.792 --> 00:07:42.156 무엇이 이미지이고 무엇이 사물인지 혼란에 빠집니다. NOTE Paragraph 00:07:42.188 --> 00:07:45.450 이는 작품이 더 큰 공간으로 들어왔을 때 보이는 모습입니다. 00:07:45.474 --> 00:07:47.276 이 효과는 작품을 만들면서 00:07:47.300 --> 00:07:52.299 플라네타륨의 내부를 더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음을 00:07:52.323 --> 00:07:54.261 깨닫고 나서야 가능했습니다. 00:07:54.285 --> 00:07:58.815 저는 어릴 적 플라네타륨에 가기 좋아했다는 사실을 기억했습니다. 00:07:58.839 --> 00:08:00.503 그 당시, 플라네타륨에는 00:08:00.527 --> 00:08:03.990 천장에 이런 놀라운 이미지뿐만 아니라 00:08:04.014 --> 00:08:07.958 항상 프로젝터가 윙윙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고 00:08:07.982 --> 00:08:11.125 방 한가운데에 멋진 카메라를 볼 수 있었습니다. 00:08:11.149 --> 00:08:15.371 여기서는 사방을 돌아보는 주변 관객의 모습이 보이고 00:08:15.395 --> 00:08:18.172 동시에 관객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00:08:18.196 --> 00:08:21.133 그들을 보며 관객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합니다. 00:08:21.157 --> 00:08:24.926 이는 제가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이미지로 00:08:24.950 --> 00:08:28.148 관객들이 작품 내부에서 스스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00:08:28.148 --> 00:08:29.646 저는 이 이미지를 좋아하는데, 00:08:29.646 --> 00:08:32.505 관객의 형상이 작품과 뒤섞이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00:08:32.505 --> 00:08:36.926 영사기에 비치는 관객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00:08:36.950 --> 00:08:39.688 관객의 셔츠에 비치는 것도 보입니다. 00:08:39.712 --> 00:08:43.150 이런 자화상이 작품 자체에서 생성되고 00:08:43.174 --> 00:08:44.325 인터넷에 게시되는데, 00:08:44.349 --> 00:08:48.181 이는 마치 이미지 생성 과정이 순환하는 것처럼 느껴지며 00:08:48.205 --> 00:08:49.934 더불어 그 완결 같기도 합니다. NOTE Paragraph 00:08:49.958 --> 00:08:52.539 하지만 저는 이를 통해 플라네타륨과 그 내부로 00:08:52.539 --> 00:08:54.831 되돌아간 듯한 기분을 다시 느꼈고, 00:08:54.879 --> 00:08:56.831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00:08:56.855 --> 00:09:01.061 그림이 어떻게 실제로 저를 비롯해 사람 모두가 가진 00:09:01.085 --> 00:09:03.919 마음 속의 이미지가 되는지 고민해봤습니다. 00:09:03.943 --> 00:09:05.688 마음 속 이미지가 너무나 많아서 00:09:05.712 --> 00:09:09.204 우리는 실제로 눈 바깥에 무엇이 보이는지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00:09:09.204 --> 00:09:12.701 어떻게 우리가 마음 속에 기억을 저장하고 00:09:12.725 --> 00:09:15.546 어떻게 특정한 이미지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거나 00:09:15.570 --> 00:09:17.618 시간이 흐르며 사라져버리는 걸까요. 00:09:17.642 --> 00:09:21.118 저는 이 연작을 "잔상"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00:09:21.142 --> 00:09:25.347 모두 지금 눈을 감으면 거기에 남아 깜빡이는 빛을 볼 수 있고 00:09:25.371 --> 00:09:27.950 다시 눈을 떠도 그 빛이 여전히 00:09:27.974 --> 00:09:30.117 남아있다는 사실에서 따왔습니다. 00:09:30.141 --> 00:09:31.656 이 현상은 언제나 일어납니다. 00:09:31.680 --> 00:09:37.161 잔상은 사진으로 결코 대체할 수 없으며 00:09:37.161 --> 00:09:39.439 사진을 통해서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죠. 00:09:39.439 --> 00:09:43.106 따라서 잔상은 카메라 렌즈의 한계를 알려줍니다. 00:09:43.130 --> 00:09:46.304 이는 제가 바깥에 있는 이미지를 따오는 발상입니다. 00:09:46.328 --> 00:09:47.482 여긴 제 작업실입니다. 00:09:47.506 --> 00:09:51.990 이 작업실이 어떻게 저의 내면을 반영하는지 알아내려 노력했습니다. NOTE Paragraph 00:09:52.014 --> 00:09:53.400 따라서 매우 빠르게, 00:09:53.424 --> 00:09:57.600 어떻게 과정 하나가 다음 작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00:09:57.624 --> 00:09:58.776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00:09:58.800 --> 00:10:01.347 이 작업의 시작은 스케치 혹은 00:10:01.371 --> 00:10:04.926 제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은 18세기 작품의 이미지에서부터 입니다. 00:10:04.927 --> 00:10:07.175 이건 피라네지의 "콜로세움"입니다. 00:10:07.830 --> 00:10:11.856 혹은 농구공 크기의 모델로, 저는 농구공을 둘러 이 작품을 만들었고 00:10:11.863 --> 00:10:14.974 그 크기는 뒤에 있는 붉은 컵으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00:10:14.998 --> 00:10:17.998 그 모델은 씨앗으로 더 큰 작품에 들어갈 수 있고 00:10:18.022 --> 00:10:20.378 그 씨앗은 더 큰 작품으로 자랄 수 있습니다. 00:10:20.402 --> 00:10:23.735 이 작품은 굉장히 큰 공간을 채울 수 있습니다. 00:10:24.077 --> 00:10:29.456 하지만 이 작품은 단지 아이폰으로 촬영한 비디오 한 편으로 들어가, 00:10:29.480 --> 00:10:33.085 비 내린 밤, 작업실 바깥의 물웅덩이가 될 수 있습니다. 00:10:34.457 --> 00:10:38.444 이는 제 기억에서 만들어진 그림의 잔상이고 00:10:38.468 --> 00:10:42.118 심지어 그림도 기억처럼 서서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NOTE Paragraph 00:10:42.142 --> 00:10:45.690 이건 제 스케치북에서 가져온 00:10:45.714 --> 00:10:46.967 매우 작은 이미지입니다. 00:10:46.991 --> 00:10:48.752 여러분은 이 이미지가 00:10:48.776 --> 00:10:52.116 3개 블록 너비의 지하철역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00:10:52.149 --> 00:10:54.593 더불어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며 00:10:54.617 --> 00:10:58.880 스케치북 페이지를 넘나들며 여행하는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00:10:58.904 --> 00:11:04.039 매일 기록한 작업이 공공장소를 가로질러 쓰인 것도 볼 수 있으며 00:11:04.063 --> 00:11:06.753 지하철을 타고 가며 20년에 걸친 작업도 00:11:06.777 --> 00:11:09.007 넘겨 볼 수 있습니다. 00:11:09.031 --> 00:11:12.666 하지만 그 스케치조차 사실 다른 데서 유래했습니다. 00:11:12.690 --> 00:11:18.918 처음에는 6층 건물을 기어오르는 조각에서 시작했지만 00:11:18.942 --> 00:11:22.125 이를 2002년에 살았던 고양이 만한 크기로 그렸습니다. 00:11:22.149 --> 00:11:25.268 당시 검은 고양이 두 마리를 길렀기 때문에 기억합니다. 00:11:25.617 --> 00:11:28.395 이는 일본에서 작업한 이미지로 00:11:28.419 --> 00:11:30.705 지하철역 안에서 잔상을 볼 수 있습니다. 00:11:30.729 --> 00:11:32.498 베니스에서 만든 작품에서는 00:11:32.522 --> 00:11:35.387 벽에 새긴 그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00:11:35.411 --> 00:11:39.696 2001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 전시한 조각에서는 00:11:39.720 --> 00:11:42.188 이런 생동감있는 선을 연출했고 00:11:42.212 --> 00:11:45.141 그것을 다시 따와 지하철을 내려가며 볼 수 있는 00:11:45.165 --> 00:11:48.117 다른 역동적인 선으로 만들었습니다. NOTE Paragraph 00:11:48.141 --> 00:11:50.768 이런 매체들의 조합은 정말로 흥미로웠습니다. 00:11:50.792 --> 00:11:54.435 어떻게 조각에서 나타나는 팽팽하게 보이는 선을 따와 00:11:54.459 --> 00:11:55.862 평면에 담을 수 있을까요? 00:11:55.886 --> 00:11:58.425 혹은 그림에서 나타나는 선을 조각에 응용해 00:11:58.449 --> 00:12:00.734 극적인 관점을 만들 수 있을까요? 00:12:00.758 --> 00:12:04.251 어떻게 판화를 찍어내는 과정을 흉내내서 회화로 그릴 수 있을까요? 00:12:05.013 --> 00:12:08.173 어떻게 카메라 렌즈가 풍경을 표현하는 방법을 00:12:08.197 --> 00:12:09.952 설치미술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00:12:10.308 --> 00:12:15.300 어떻게 실 위에 그린 그림을 덴마크 여행의 한 순간으로 00:12:15.324 --> 00:12:17.202 만들 수 있을까요? 00:12:18.180 --> 00:12:20.601 어떻게 하이라인 공원에서 00:12:20.625 --> 00:12:23.649 자연처럼 위장한 작품을 만들어 00:12:23.673 --> 00:12:27.298 주변 생물들이 거주하는 서식지로 만들 수 있을까요? NOTE Paragraph 00:12:28.729 --> 00:12:31.776 제가 지금 작업하는 두 작품을 소개하며 마치겠습니다. 00:12:31.800 --> 00:12:33.688 이는 "떨어진 하늘"이란 작품으로 00:12:33.712 --> 00:12:37.180 허드슨 계곡에 영구적으로 설치하도록 의뢰 받은 작품이며, 00:12:37.204 --> 00:12:40.450 이는 마치 플라네타륨이 마침내 00:12:40.474 --> 00:12:42.744 땅으로 내려온 모습입니다. 00:12:42.768 --> 00:12:46.280 이는 2013년부터 작업한 작품으로 다시 설치하여 00:12:46.304 --> 00:12:49.978 새로 개장하는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다시 태어날 예정입니다. 00:12:50.280 --> 00:12:53.804 이는 도구 자체가 조각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00:12:53.828 --> 00:12:56.526 시계추가 움직이며 00:12:56.550 --> 00:12:59.426 작품을 연출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00:12:59.450 --> 00:13:02.335 쌓아 놓은 각각의 사물들이 00:13:02.359 --> 00:13:07.912 시계추 바늘을 향해 곧장 1cm 이어져 있습니다. 00:13:07.936 --> 00:13:11.871 따라서 시계추의 아름다운 흔들림이 서서히 멈추는 과정과 00:13:11.895 --> 00:13:15.808 끊임없이 작품을 파괴할 수 있다는 긴장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NOTE Paragraph 00:13:16.474 --> 00:13:19.736 이 작품들이 어떻게 될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00:13:19.760 --> 00:13:22.547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00:13:22.571 --> 00:13:25.625 작품이 시간 속에서 관객의 기억에 자리 잡아 00:13:25.649 --> 00:13:29.177 그 작품을 넘어서는 발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NOTE Paragraph 00:13:29.817 --> 00:13:30.968 감사합니다. NOTE Paragraph 00:13:30.992 --> 00:13:37.612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