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937 --> 00:00:03,214
한 가지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2
00:00:03,238 --> 00:00:05,171
예술 작품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요?

3
00:00:06,119 --> 00:00:09,095
때때로 이러한 질문은 터무니없으며,

4
00:00:09,119 --> 00:00:12,683
단순한 질문이라 생각하기도 쉽습니다.

5
00:00:12,707 --> 00:00:16,397
이 작품, "휴대용 플라네타륨"에 대해
질문했을 때처럼 말이죠.

6
00:00:16,421 --> 00:00:18,215
2010년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7
00:00:18,239 --> 00:00:20,104
저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8
00:00:20,128 --> 00:00:23,624
개인이 소유한 플라네타륨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9
00:00:23,998 --> 00:00:25,831
여러분도 매일 아침 
이런 질문을 하시겠지만,

10
00:00:25,855 --> 00:00:28,182
저는 자신에게 질문했습니다.

11
00:00:28,562 --> 00:00:30,196
예술가로서,

12
00:00:30,220 --> 00:00:33,141
물질을 통해 우리를 둘러 싼 세계에

13
00:00:33,165 --> 00:00:38,714
의미를 부여하고자 수년간 들여온
노력, 욕망과 끝없는 갈망에 대해

14
00:00:38,738 --> 00:00:42,739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5
00:00:43,492 --> 00:00:46,967
따라서 저에게는 이러한 
경이를 찾으려는 노력과

16
00:00:46,991 --> 00:00:52,252
무척 연약한 추구에 놓인 허무함 또한

17
00:00:52,276 --> 00:00:53,728
예술 작품을 구성합니다.

18
00:00:53,752 --> 00:00:57,244
그래서 저는 제 주변의 
물질을 한 곳으로 모아

19
00:00:57,268 --> 00:01:00,546
경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20
00:01:00,570 --> 00:01:04,229
공간과 벽 그리고 
풍경과 건물을 지배하는

21
00:01:04,253 --> 00:01:07,229
몰입감 있는 경험을 말이죠.

22
00:01:07,253 --> 00:01:10,320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경험이 
기억에 자리 잡기 바랍니다.

23
00:01:10,847 --> 00:01:13,379
작품을 만들고 난 후,

24
00:01:13,403 --> 00:01:18,053
일반적으로 제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는
작품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25
00:01:18,077 --> 00:01:19,617
이는 저에게 주어진 기억인데,

26
00:01:19,641 --> 00:01:22,281
일종의 갑작스럽고도 놀라운 경험으로,

27
00:01:22,305 --> 00:01:25,696
예술 작업 내부로 몰입하는 것 입니다.

28
00:01:25,720 --> 00:01:28,760
이 경험은 저에게 남아, 
약 10년 후 다른 작업에서

29
00:01:28,784 --> 00:01:30,322
다시 발생했습니다.

30
00:01:30,346 --> 00:01:34,291
그 전에 대학원 시절 
작업실로 돌아가봅시다.

31
00:01:34,315 --> 00:01:37,752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때때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때

32
00:01:37,776 --> 00:01:41,987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모든 것을 치워버려야 합니다.

33
00:01:42,010 --> 00:01:44,621
이건 말끔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34
00:01:44,645 --> 00:01:46,208
제 방식으로는 그렇습니다.

35
00:01:46,208 --> 00:01:50,006
저는 회화를 약 10년간 공부했고

36
00:01:50,030 --> 00:01:51,712
졸업할 때 기술은 갖게 되었지만

37
00:01:51,736 --> 00:01:54,911
작품에서 다룰 주제는 
찾지 못했음을 깨달았습니다.

38
00:01:54,935 --> 00:01:56,152
마치 운동 기술처럼

39
00:01:56,152 --> 00:01:58,152
형태를 빠르게 그려낼 수 있었지만,

40
00:01:58,152 --> 00:01:59,702
왜 그려야 하는지 몰랐죠.

41
00:01:59,726 --> 00:02:02,063
잘 그릴 수 있었지만, 
내용은 없었습니다.

42
00:02:02,087 --> 00:02:06,047
그래서 한동안 모든 그림을 
치워놓기로 결심하고,

43
00:02:06,071 --> 00:02:08,848
다음 질문을 던졌습니다.

44
00:02:08,872 --> 00:02:12,592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가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는가?"

45
00:02:12,616 --> 00:02:17,671
이 셔츠를 수천 명이나 입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데,

46
00:02:17,695 --> 00:02:18,902
이런 셔츠 한 장이

47
00:02:18,926 --> 00:02:20,839
어떻게 내 거라는 느낌을 주는 걸까?

48
00:02:20,863 --> 00:02:22,490
그래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49
00:02:22,514 --> 00:02:26,229
특정한 가치를 지닌 물질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50
00:02:26,253 --> 00:02:28,903
대량 생산되었으며, 쉽게 구할 수 있고

51
00:02:28,927 --> 00:02:33,566
오직 쓰임새에 맞춰서 설계했기 때문에
미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았죠.

52
00:02:33,627 --> 00:02:37,077
이쑤시개나 압정,

53
00:02:37,101 --> 00:02:38,635
화장지 같은 물건에

54
00:02:38,659 --> 00:02:43,680
제가 에너지를 쏟고 손 대고
시간을 투자하는 행위가

55
00:02:43,704 --> 00:02:48,593
작업 자체에 일종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인지 확인하려 했습니다.

56
00:02:48,617 --> 00:02:51,887
또 다른 아이디어 하나로, 
작업에 생명을 불어 넣고 싶었습니다.

57
00:02:51,911 --> 00:02:54,019
그래서 받침대를 떼어내고

58
00:02:54,043 --> 00:02:55,410
틀을 벗겨내어

59
00:02:55,434 --> 00:02:57,505
작품에 다가갔을 때

60
00:02:57,505 --> 00:03:00,180
그 사물이 중요하다고 
알려주는 경험이 아니라,

61
00:03:00,204 --> 00:03:03,489
그 사물이 관객의 고유한 시간에
속해있음을 발견하게 하고 싶었죠.

62
00:03:03,513 --> 00:03:07,381
이는 조각에서는 
무척 오래된 발상입니다.

63
00:03:07,405 --> 00:03:11,896
어떻게 해야 생명이 없는 물질에 
숨결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64
00:03:12,405 --> 00:03:14,604
그래서 이런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65
00:03:14,628 --> 00:03:15,834
거기 있는 벽에

66
00:03:15,858 --> 00:03:17,997
페인트만 사용하고

67
00:03:18,021 --> 00:03:19,695
다시 벽에서 페인트를 벗긴 뒤

68
00:03:19,719 --> 00:03:22,315
공간으로 배치하여 
조각으로 만들었습니다.

69
00:03:22,339 --> 00:03:24,195
왜냐하면 제가 또한 흥미를 느낀 것은

70
00:03:24,195 --> 00:03:27,780
"조각", "회화", "설치" 같은 표현이
주는 아이디어였기 때문이죠.

71
00:03:27,804 --> 00:03:30,096
이 표현들은 사실 
실제 세계를 보는 방식에

72
00:03:30,096 --> 00:03:33,320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 경계를 흐리고 싶었습니다.

73
00:03:33,344 --> 00:03:36,548
예술가가 이야기하는 
각 매체 사이의 경계를 말이죠.

74
00:03:36,572 --> 00:03:40,254
동시에 생명과 예술이 주는 경험 
사이의 경계도 흐리고 싶었고

75
00:03:40,278 --> 00:03:42,148
그럼으로써 일상에 있거나

76
00:03:42,172 --> 00:03:44,453
제 작품 속에 있을 때

77
00:03:44,477 --> 00:03:48,087
일상에서 본 것들을 인식하고

78
00:03:48,111 --> 00:03:52,373
그 경험을 관객 고유의 삶으로 옮겨서

79
00:03:52,397 --> 00:03:55,786
일상에서 예술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80
00:03:56,386 --> 00:03:58,148
저는 90년대에 학교를 졸업했고

81
00:03:58,172 --> 00:04:01,149
제 작업실은 그저 점점 더 
많은 이미지로 채워졌습니다.

82
00:04:01,173 --> 00:04:02,323
제 삶처럼 말이죠.

83
00:04:02,347 --> 00:04:05,720
이 이미지와 사물의 혼란은

84
00:04:05,744 --> 00:04:09,664
제가 정말로 물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방식의 일부였습니다.

85
00:04:09,688 --> 00:04:12,458
또한 이 작업을 통해 실제로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86
00:04:12,482 --> 00:04:15,363
바꿀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87
00:04:15,387 --> 00:04:17,807
만약 우리가 물질을 통해 
시간을 경험한다면

88
00:04:17,831 --> 00:04:22,749
이미지와 사물이 공간 속에서 
뒤섞일 때 어떤 일이 생길까요?

89
00:04:22,773 --> 00:04:27,082
따라서 이미지를 이용해 
실험을 몇 가지 시작했습니다.

90
00:04:27,106 --> 00:04:30,863
과거를 돌아보면, 1880년대에 들어

91
00:04:30,887 --> 00:04:34,831
처음으로 사진이 영상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92
00:04:34,855 --> 00:04:41,170
이는 동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동물의 움직임을 연구했죠.

93
00:04:41,170 --> 00:04:44,276
미국에서는 말의 움직임을, 
프랑스에서는 새를 연구했습니다.

94
00:04:44,300 --> 00:04:45,983
동물 움직임에 대한 연구는 천천히

95
00:04:46,007 --> 00:04:48,487
조이트로프같은 장치를 거쳐 
영화가 되었습니다.

96
00:04:48,511 --> 00:04:51,307
그래서 저는 동물 하나를 정하고

97
00:04:51,331 --> 00:04:53,077
이를 이용해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98
00:04:53,101 --> 00:04:57,289
어떻게 이미지가 우리에게 더 이상 
멈춰있지 않고 움직이는지 말이죠.

99
00:04:57,289 --> 00:04:59,137
이미지는 공간 속에서 움직입니다.

100
00:04:59,137 --> 00:05:03,077
저의 캐릭터로 치타를 골랐습니다.

101
00:05:03,101 --> 00:05:07,101
치타는 육지 동물 중
가장 빠르기 때문입니다.

102
00:05:07,125 --> 00:05:08,364
치타는 기록을 세우고

103
00:05:08,388 --> 00:05:10,363
저는 치타의 기록을

104
00:05:10,387 --> 00:05:14,267
실제 시간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105
00:05:14,291 --> 00:05:16,676
이 작품은 치타가 
공간을 뚫으며 움직일 때

106
00:05:16,676 --> 00:05:19,029
조각에서 보이는 모습을 
나타낸 작품입니다.

107
00:05:19,053 --> 00:05:22,367
공간 속에서 이처럼 틀이
깨진 이미지가 나왔는데,

108
00:05:22,391 --> 00:05:25,145
제가 메모장을 꺼내

109
00:05:25,169 --> 00:05:27,644
그 위로 화면을 비추었기 때문입니다.

110
00:05:27,668 --> 00:05:30,831
다음으로 일종의 경주를
볼 수 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111
00:05:30,855 --> 00:05:33,403
제가 다룰 수 있는 
장비와 비디오로 말이죠.

112
00:05:33,427 --> 00:05:35,301
매는 앞서 나가고

113
00:05:35,325 --> 00:05:37,149
치타는 두 번째로,

114
00:05:37,173 --> 00:05:39,977
코뿔소는 뒤에서 
따라잡으려 쫓아옵니다.

115
00:05:40,001 --> 00:05:41,747
다른 실험 중 하나로

116
00:05:41,747 --> 00:05:47,231
저는 어떻게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거나
기억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117
00:05:47,255 --> 00:05:49,688
대략 10살 때의 기억이라 하면,

118
00:05:49,712 --> 00:05:53,386
심지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기도 무척 어렵습니다.

119
00:05:53,410 --> 00:05:55,783
저는 기억을 한 두 개 정도 
떠올릴 수 있고

120
00:05:55,807 --> 00:06:02,481
그 한순간이 마음 속에서 넓게 펼쳐져
당시 일 년 전체를 가득 채웁니다.

121
00:06:02,542 --> 00:06:05,717
따라서 우리는 시간을 분이나 
초 단위로 경험하지 않습니다.

122
00:06:05,741 --> 00:06:09,577
이는 제가 찍은 영상의 
스틸 이미지입니다.

123
00:06:09,601 --> 00:06:11,371
종이로 출력한 것인데,

124
00:06:11,395 --> 00:06:14,869
그 종이가 찢어지고 
영상이 종이 위로 재생됩니다.

125
00:06:15,323 --> 00:06:17,028
이 발상으로 실험하고 싶었습니다.

126
00:06:17,052 --> 00:06:20,910
어떻게 이처럼 완전히 이미지에 몰입하여

127
00:06:20,934 --> 00:06:22,776
우리를 둘러 싼 것처럼 느낄 수 있고

128
00:06:22,800 --> 00:06:26,697
하나의 이미지가 실제로 자라나

129
00:06:26,721 --> 00:06:29,019
뇌리에 계속 떠오를 수 있는지 말이죠.

130
00:06:29,030 --> 00:06:30,284
저는 이 모두를 가지고

131
00:06:30,308 --> 00:06:34,408
세 가지 작품으로 이미지를 이용한 
100여 개의 실험을 했고

132
00:06:34,432 --> 00:06:37,131
약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보여주지 않았지만,

133
00:06:37,131 --> 00:06:42,282
공개하기로 한 뒤, 어떻게 
작업실에서 전시장으로 작품을 옮기며

134
00:06:42,306 --> 00:06:45,459
실험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보존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135
00:06:45,483 --> 00:06:47,819
연구실이나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136
00:06:47,843 --> 00:06:49,747
볼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137
00:06:49,771 --> 00:06:51,938
다가오는 전시회에 앞서

138
00:06:51,962 --> 00:06:55,141
내 책상을 공간 한가운데 
놓아보자고 다짐했습니다.

139
00:06:55,165 --> 00:06:57,458
그래서 제 책상을 가져와 
안에 놓았는데,

140
00:06:57,482 --> 00:07:01,491
실제로 제가 무척 놀랄 정도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141
00:07:01,515 --> 00:07:06,614
멀리서 비디오 스크린 때문에 
이처럼 빛이 깜빡였습니다.

142
00:07:06,638 --> 00:07:08,466
모든 영사기가 그 위를 비춰서

143
00:07:08,490 --> 00:07:11,022
주변에 공간을 만들었는데,

144
00:07:11,046 --> 00:07:14,094
관객은 불꽃처럼 깜빡이는 
빛으로 끌려들어 갑니다.

145
00:07:14,443 --> 00:07:16,506
그리고 작품에 둘러싸이는데,

146
00:07:16,530 --> 00:07:18,847
이는 모두에게 무척 
익숙한 크기의 사물로,

147
00:07:18,871 --> 00:07:24,174
책상이나 싱크대 혹은 탁자 앞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크기입니다.

148
00:07:24,198 --> 00:07:27,563
여기에 몰입하며 
다른 비율로 되돌아가는데,

149
00:07:27,587 --> 00:07:31,523
이는 몸과 이미지 사이 
1대 1 비율로 되어 있습니다.

150
00:07:31,547 --> 00:07:33,300
그러나 이 표면에

151
00:07:33,324 --> 00:07:37,768
종이에 투사된 영상이 
바람에 날리고 있어서,

152
00:07:37,792 --> 00:07:42,156
무엇이 이미지이고 무엇이 사물인지
혼란에 빠집니다.

153
00:07:42,188 --> 00:07:45,450
이는 작품이 더 큰 공간으로
들어왔을 때 보이는 모습입니다.

154
00:07:45,474 --> 00:07:47,276
이 효과는 작품을 만들면서

155
00:07:47,300 --> 00:07:52,299
플라네타륨의 내부를 
더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음을

156
00:07:52,323 --> 00:07:54,261
깨닫고 나서야 가능했습니다.

157
00:07:54,285 --> 00:07:58,815
저는 어릴 적 플라네타륨에 가기
좋아했다는 사실을 기억했습니다.

158
00:07:58,839 --> 00:08:00,503
그 당시, 플라네타륨에는

159
00:08:00,527 --> 00:08:03,990
천장에 이런 놀라운 이미지뿐만 아니라

160
00:08:04,014 --> 00:08:07,958
항상 프로젝터가 윙윙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고

161
00:08:07,982 --> 00:08:11,125
방 한가운데에 멋진
카메라를 볼 수 있었습니다.

162
00:08:11,149 --> 00:08:15,371
여기서는 사방을 돌아보는 
주변 관객의 모습이 보이고

163
00:08:15,395 --> 00:08:18,172
동시에 관객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164
00:08:18,196 --> 00:08:21,133
그들을 보며 관객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합니다.

165
00:08:21,157 --> 00:08:24,926
이는 제가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이미지로

166
00:08:24,950 --> 00:08:28,148
관객들이 작품 내부에서 
스스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167
00:08:28,148 --> 00:08:29,646
저는 이 이미지를 좋아하는데,

168
00:08:29,646 --> 00:08:32,505
관객의 형상이 작품과 뒤섞이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169
00:08:32,505 --> 00:08:36,926
영사기에 비치는 
관객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170
00:08:36,950 --> 00:08:39,688
관객의 셔츠에 비치는 것도 보입니다.

171
00:08:39,712 --> 00:08:43,150
이런 자화상이 작품 자체에서 생성되고

172
00:08:43,174 --> 00:08:44,325
인터넷에 게시되는데,

173
00:08:44,349 --> 00:08:48,181
이는 마치 이미지 생성 과정이 
순환하는 것처럼 느껴지며

174
00:08:48,205 --> 00:08:49,934
더불어 그 완결 같기도 합니다.

175
00:08:49,958 --> 00:08:52,539
하지만 저는 이를 통해 
플라네타륨과 그 내부로

176
00:08:52,539 --> 00:08:54,831
되돌아간 듯한 기분을 다시 느꼈고,

177
00:08:54,879 --> 00:08:56,831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78
00:08:56,855 --> 00:09:01,061
그림이 어떻게 실제로 
저를 비롯해 사람 모두가 가진

179
00:09:01,085 --> 00:09:03,919
마음 속의 이미지가 
되는지 고민해봤습니다.

180
00:09:03,943 --> 00:09:05,688
마음 속 이미지가 너무나 많아서

181
00:09:05,712 --> 00:09:09,204
우리는 실제로 눈 바깥에 무엇이 
보이는지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182
00:09:09,204 --> 00:09:12,701
어떻게 우리가 마음 속에 
기억을 저장하고

183
00:09:12,725 --> 00:09:15,546
어떻게 특정한 이미지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거나

184
00:09:15,570 --> 00:09:17,618
시간이 흐르며 사라져버리는 걸까요.

185
00:09:17,642 --> 00:09:21,118
저는 이 연작을 "잔상"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186
00:09:21,142 --> 00:09:25,347
모두 지금 눈을 감으면
거기에 남아 깜빡이는 빛을 볼 수 있고

187
00:09:25,371 --> 00:09:27,950
다시 눈을 떠도 그 빛이 여전히

188
00:09:27,974 --> 00:09:30,117
남아있다는 사실에서 따왔습니다.

189
00:09:30,141 --> 00:09:31,656
이 현상은 언제나 일어납니다.

190
00:09:31,680 --> 00:09:37,161
잔상은 사진으로 결코 대체할 수 없으며

191
00:09:37,161 --> 00:09:39,439
사진을 통해서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죠.

192
00:09:39,439 --> 00:09:43,106
따라서 잔상은 카메라 렌즈의 
한계를 알려줍니다.

193
00:09:43,130 --> 00:09:46,304
이는 제가 바깥에 있는 이미지를 
따오는 발상입니다.

194
00:09:46,328 --> 00:09:47,482
여긴 제 작업실입니다.

195
00:09:47,506 --> 00:09:51,990
이 작업실이 어떻게 저의 내면을 
반영하는지 알아내려 노력했습니다.

196
00:09:52,014 --> 00:09:53,400
따라서 매우 빠르게,

197
00:09:53,424 --> 00:09:57,600
어떻게 과정 하나가
다음 작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198
00:09:57,624 --> 00:09:58,776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199
00:09:58,800 --> 00:10:01,347
이 작업의 시작은 스케치 혹은

200
00:10:01,371 --> 00:10:04,926
제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은
18세기 작품의 이미지에서부터 입니다.

201
00:10:04,927 --> 00:10:07,175
이건 피라네지의 "콜로세움"입니다.

202
00:10:07,830 --> 00:10:11,856
혹은 농구공 크기의 모델로,
저는 농구공을 둘러 이 작품을 만들었고

203
00:10:11,863 --> 00:10:14,974
그 크기는 뒤에 있는 
붉은 컵으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204
00:10:14,998 --> 00:10:17,998
그 모델은 씨앗으로 
더 큰 작품에 들어갈 수 있고

205
00:10:18,022 --> 00:10:20,378
그 씨앗은 더 큰 작품으로 
자랄 수 있습니다.

206
00:10:20,402 --> 00:10:23,735
이 작품은 굉장히 
큰 공간을 채울 수 있습니다.

207
00:10:24,077 --> 00:10:29,456
하지만 이 작품은 단지 아이폰으로 
촬영한 비디오 한 편으로 들어가,

208
00:10:29,480 --> 00:10:33,085
비 내린 밤, 작업실 바깥의 
물웅덩이가 될 수 있습니다.

209
00:10:34,457 --> 00:10:38,444
이는 제 기억에서 만들어진 
그림의 잔상이고

210
00:10:38,468 --> 00:10:42,118
심지어 그림도 기억처럼 
서서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211
00:10:42,142 --> 00:10:45,690
이건 제 스케치북에서 가져온

212
00:10:45,714 --> 00:10:46,967
매우 작은 이미지입니다.

213
00:10:46,991 --> 00:10:48,752
여러분은 이 이미지가

214
00:10:48,776 --> 00:10:52,116
3개 블록 너비의 지하철역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15
00:10:52,149 --> 00:10:54,593
더불어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며

216
00:10:54,617 --> 00:10:58,880
스케치북 페이지를 넘나들며
여행하는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217
00:10:58,904 --> 00:11:04,039
매일 기록한 작업이 공공장소를 
가로질러 쓰인 것도 볼 수 있으며

218
00:11:04,063 --> 00:11:06,753
지하철을 타고 가며 
20년에 걸친 작업도

219
00:11:06,777 --> 00:11:09,007
넘겨 볼 수 있습니다.

220
00:11:09,031 --> 00:11:12,666
하지만 그 스케치조차 사실
다른 데서 유래했습니다.

221
00:11:12,690 --> 00:11:18,918
처음에는 6층 건물을 
기어오르는 조각에서 시작했지만

222
00:11:18,942 --> 00:11:22,125
이를 2002년에 살았던 
고양이 만한 크기로 그렸습니다.

223
00:11:22,149 --> 00:11:25,268
당시 검은 고양이 두 마리를
길렀기 때문에 기억합니다.

224
00:11:25,617 --> 00:11:28,395
이는 일본에서 작업한 이미지로

225
00:11:28,419 --> 00:11:30,705
지하철역 안에서 
잔상을 볼 수 있습니다.

226
00:11:30,729 --> 00:11:32,498
베니스에서 만든 작품에서는

227
00:11:32,522 --> 00:11:35,387
벽에 새긴 그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228
00:11:35,411 --> 00:11:39,696
2001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 전시한 조각에서는

229
00:11:39,720 --> 00:11:42,188
이런 생동감있는 선을 연출했고

230
00:11:42,212 --> 00:11:45,141
그것을 다시 따와
지하철을 내려가며 볼 수 있는

231
00:11:45,165 --> 00:11:48,117
다른 역동적인 선으로 만들었습니다.

232
00:11:48,141 --> 00:11:50,768
이런 매체들의 조합은 
정말로 흥미로웠습니다.

233
00:11:50,792 --> 00:11:54,435
어떻게 조각에서 나타나는
팽팽하게 보이는 선을 따와

234
00:11:54,459 --> 00:11:55,862
평면에 담을 수 있을까요?

235
00:11:55,886 --> 00:11:58,425
혹은 그림에서 나타나는
선을 조각에 응용해

236
00:11:58,449 --> 00:12:00,734
극적인 관점을 만들 수 있을까요?

237
00:12:00,758 --> 00:12:04,251
어떻게 판화를 찍어내는 과정을 
흉내내서 회화로 그릴 수 있을까요?

238
00:12:05,013 --> 00:12:08,173
어떻게 카메라 렌즈가
풍경을 표현하는 방법을

239
00:12:08,197 --> 00:12:09,952
설치미술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240
00:12:10,308 --> 00:12:15,300
어떻게 실 위에 그린 그림을 
덴마크 여행의 한 순간으로

241
00:12:15,324 --> 00:12:17,202
만들 수 있을까요?

242
00:12:18,180 --> 00:12:20,601
어떻게 하이라인 공원에서

243
00:12:20,625 --> 00:12:23,649
자연처럼 위장한 작품을 만들어

244
00:12:23,673 --> 00:12:27,298
주변 생물들이 거주하는 
서식지로 만들 수 있을까요?

245
00:12:28,729 --> 00:12:31,776
제가 지금 작업하는 
두 작품을 소개하며 마치겠습니다.

246
00:12:31,800 --> 00:12:33,688
이는 "떨어진 하늘"이란 작품으로

247
00:12:33,712 --> 00:12:37,180
허드슨 계곡에 영구적으로 
설치하도록 의뢰 받은 작품이며,

248
00:12:37,204 --> 00:12:40,450
이는 마치 플라네타륨이 마침내

249
00:12:40,474 --> 00:12:42,744
땅으로 내려온 모습입니다.

250
00:12:42,768 --> 00:12:46,280
이는 2013년부터 작업한 
작품으로 다시 설치하여

251
00:12:46,304 --> 00:12:49,978
새로 개장하는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다시 태어날 예정입니다.

252
00:12:50,280 --> 00:12:53,804
이는 도구 자체가 조각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253
00:12:53,828 --> 00:12:56,526
시계추가 움직이며

254
00:12:56,550 --> 00:12:59,426
작품을 연출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255
00:12:59,450 --> 00:13:02,335
쌓아 놓은 각각의 사물들이

256
00:13:02,359 --> 00:13:07,912
시계추 바늘을 향해 곧장
1cm 이어져 있습니다.

257
00:13:07,936 --> 00:13:11,871
따라서 시계추의 아름다운 
흔들림이 서서히 멈추는 과정과

258
00:13:11,895 --> 00:13:15,808
끊임없이 작품을 파괴할 수 있다는 
긴장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259
00:13:16,474 --> 00:13:19,736
이 작품들이 어떻게 될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260
00:13:19,760 --> 00:13:22,547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261
00:13:22,571 --> 00:13:25,625
작품이 시간 속에서 
관객의 기억에 자리 잡아

262
00:13:25,649 --> 00:13:29,177
그 작품을 넘어서는 
발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263
00:13:29,817 --> 00:13:30,968
감사합니다.

264
00:13:30,992 --> 00:13:37,612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