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3,770 --> 00:00:04,940 "프로그램 준비 완료." 2 00:00:04,940 --> 00:00:06,520 "이제 진입하실 수 있습니다." 3 00:00:06,840 --> 00:00:10,540 저는 채널에서 주로 영화나 드라마를 다룹니다. 4 00:00:10,976 --> 00:00:15,097 하지만 가끔 게임 관련 소식도 확인하는 편이죠. 5 00:00:15,787 --> 00:00:19,059 그리고 게이밍 트렌드를 살펴보기에 6 00:00:19,539 --> 00:00:23,848 전자오락 박람회, 일명 "E3"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7 00:00:24,388 --> 00:00:30,614 매년 여름, 전 세계 게임회사들이 LA 컨벤션 센터에 모여 8 00:00:30,614 --> 00:00:34,697 1주일 동안 신작 정보와 데모를 뽐내는 행사니까요. 9 00:00:36,202 --> 00:00:38,998 E3의 하이라이트는 기자회견인데, 10 00:00:38,998 --> 00:00:45,563 메이저 배급사라면 이때 가장 공들인 신작을 발표합니다. 11 00:00:53,960 --> 00:00:58,631 수십개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가상세계가 눈앞에 펼쳐지죠. 12 00:01:01,145 --> 00:01:07,691 그런데도 저는 E3에 갈 때마다 굉장히 실망해서 돌아옵니다. 13 00:01:08,822 --> 00:01:13,466 아무리 많은 천재 개발자들이 최신 기기, 14 00:01:13,701 --> 00:01:17,381 최신 기술을 동원해 신작을 내놓아도 15 00:01:17,776 --> 00:01:23,058 E3는 사실 아주 진부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16 00:01:24,228 --> 00:01:25,357 이 모든 것이 무색하게, 17 00:01:25,661 --> 00:01:30,501 업계는 아직도 단 하나의 낡은 도식만 고집하고 있거든요. 18 00:01:31,735 --> 00:01:33,955 '죽거나 죽이거나.' 19 00:01:42,281 --> 00:01:48,021 안그래도 구조나 진행이 엇비슷해 보이는 수많은 신작들이 20 00:01:48,021 --> 00:01:55,303 하나같이 총격전, 검투, 그리고 폭발투성입니다. 21 00:01:56,346 --> 00:01:59,865 <스타트렉>의 피카드 선장이 홀로덱을 이용할 때도 22 00:01:59,865 --> 00:02:01,635 이런 심정이었겠죠. 23 00:02:02,358 --> 00:02:05,206 "무슨 용무로 오셨습니까? 환불하시게요?" 24 00:02:05,206 --> 00:02:07,306 "환불은 얼어죽을, 널 죽이러 왔다!" 25 00:02:07,466 --> 00:02:09,868 "컴퓨터, 프로그램 일시 정지!" 26 00:02:11,808 --> 00:02:13,508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야." 27 00:02:15,105 --> 00:02:16,094 "너무 폭력적이라구." 28 00:02:16,094 --> 00:02:18,324 "난 쉬러 온 거지, 총질하러 온 게 아니야." 29 00:02:19,184 --> 00:02:20,184 "새로고침해." 30 00:02:21,697 --> 00:02:25,330 게임은 이제 1조 달러 규모의 산업입니다. 31 00:02:25,610 --> 00:02:27,350 실로 엄청난 크기죠. 32 00:02:28,320 --> 00:02:33,723 E3는 말하자면 이 산업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입니다. 33 00:02:34,407 --> 00:02:40,988 그런 의미에서 게임업계의 거시적인 방향을 분석하기 좋은 행사죠. 34 00:02:42,612 --> 00:02:46,534 그래서 올해는 E3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주요 신작들을 모아 35 00:02:46,534 --> 00:02:48,878 간단한 통계를 내봤습니다. 36 00:02:49,309 --> 00:02:51,589 "쓸만한 게 있나 보자구." 37 00:02:52,539 --> 00:02:55,999 총 133편의 게임 중에서 38 00:02:56,688 --> 00:03:00,458 전투가 없는 작품은 단 20편인데, 39 00:03:00,979 --> 00:03:03,837 그나마도 10편은 스포츠, 레이싱 게임입니다. 40 00:03:04,619 --> 00:03:06,663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41 00:03:07,483 --> 00:03:09,033 82%는 전투가 중심이고, 42 00:03:09,328 --> 00:03:11,678 3%는 전투가 아주 적거나 이벤트성인 경우, 43 00:03:11,923 --> 00:03:13,244 5%는 스포츠, 44 00:03:13,978 --> 00:03:15,375 3%는 레이싱, 45 00:03:15,375 --> 00:03:16,615 1%는 리듬게임인데, 46 00:03:17,184 --> 00:03:22,224 이러면 남은 7%만 기타 비전투 게임입니다. 47 00:03:24,773 --> 00:03:29,542 E3씩이나 되는 행사에서조차 타이틀의 82%가 전투 중심이라면, 48 00:03:29,542 --> 00:03:32,885 개발자들의 상상력이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49 00:03:34,370 --> 00:03:36,433 항상 이런 식이었나 싶어서, 50 00:03:36,763 --> 00:03:41,343 근 3년치 E3 통계를 비교해보니 51 00:03:41,343 --> 00:03:43,493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52 00:03:47,431 --> 00:03:49,993 원래는 항목을 따로 만들어서 53 00:03:49,993 --> 00:03:55,823 내러티브 중심, 어드벤처, 퍼즐, 건설 시뮬레이션, 탐사 등 54 00:03:55,823 --> 00:03:58,443 다양한 장르의 게임도 정리하려 했습니다. 55 00:03:59,333 --> 00:04:02,060 그런데 타이틀 수가 너무 적어서 56 00:04:02,060 --> 00:04:04,340 항목을 따로 만드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57 00:04:05,640 --> 00:04:08,024 집계 방식에 대해 잠깐 얘기하자면, 58 00:04:08,024 --> 00:04:12,915 저는 게임의 폭력성보다는 전투 유무에 집중했습니다. 59 00:04:12,915 --> 00:04:17,703 비전투 항목에 있는 게임이라도 폭력적일 수 있다는 거죠. 60 00:04:18,684 --> 00:04:21,442 실제로 비전투 항목의 10편 중 3편은 61 00:04:21,442 --> 00:04:23,982 꽤 잔인한 서바이벌 호러물입니다. 62 00:04:27,971 --> 00:04:30,841 여기서 '전투'와 '폭력'의 구분이 중요합니다. 63 00:04:31,141 --> 00:04:35,202 전투는 게이머가 직접 폭력을 행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64 00:04:37,734 --> 00:04:42,053 폭력은 어쩔 수 없이 인류 공통의 기억이자 경험입니다. 65 00:04:42,053 --> 00:04:44,983 게임에 폭력이 나오는 건 오히려 자연스럽죠. 66 00:04:45,253 --> 00:04:48,776 하지만 게임이 전투에 치중할 경우, 67 00:04:50,186 --> 00:04:52,235 폭력은 비극성이 지워진 채 68 00:04:52,235 --> 00:04:55,205 화려한 오락거리가 되어버립니다. 69 00:04:56,288 --> 00:04:59,378 "연달아 25킬을 달성한 플레이어에게는" 70 00:04:59,393 --> 00:05:01,943 "전술 핵탄두 특전이 주어집니다." 71 00:05:05,328 --> 00:05:07,538 "이번 판도 후끈 달아오르겠군!" 72 00:05:08,436 --> 00:05:09,226 "시작!" 73 00:05:10,455 --> 00:05:13,210 물론 전투라고 다 같은 건 아닙니다. 74 00:05:13,210 --> 00:05:17,777 전투 항목의 게임들을 다시 세분화해보도록 하죠. 75 00:05:17,781 --> 00:05:21,800 2017년 E3통계의 전투 항목 108편 중 76 00:05:22,605 --> 00:05:26,275 20편은 폭력성이 '만화적'이었습니다. 77 00:05:27,470 --> 00:05:30,449 이 게임들은 '죽거나 죽이거나' 보다는 78 00:05:30,607 --> 00:05:33,017 '맞거나 때리거나' 정도의 수위입니다. 79 00:05:34,081 --> 00:05:37,347 폭력을 귀엽다 못해 사랑스럽게 연출하지만 80 00:05:37,992 --> 00:05:42,475 그럼에도 전투가 중심이라 공격적인 플레이가 불가피하고 81 00:05:42,990 --> 00:05:47,412 따라서 게이머는 게임 속 세상을 적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82 00:05:47,734 --> 00:05:50,286 피는 조금 덜 튈지 몰라도, 83 00:05:50,986 --> 00:05:56,652 기본적으로 당하기 전에 가해야 하는 도식은 그대로입니다. 84 00:05:58,262 --> 00:06:02,011 이건 게임업계가 자초한 일이기도 합니다. 85 00:06:02,011 --> 00:06:05,902 제작사들이 수십년간 게임의 전투 시스템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86 00:06:05,902 --> 00:06:08,996 게이머, 개발자, 그리고 심지어 배급사마저 87 00:06:08,996 --> 00:06:12,832 전투가 곧 게임 그 자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88 00:06:13,839 --> 00:06:18,449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의 회장이 올해 E3에서 말했듯이 말입니다. 89 00:06:19,673 --> 00:06:21,541 "게임은 곧 재미입니다." 90 00:06:21,541 --> 00:06:22,541 (레지 피서메이, 닌텐도) 91 00:06:22,541 --> 00:06:24,591 "게임은 곧 전투입니다." 92 00:06:25,351 --> 00:06:27,721 "재미가 없으면 게임이 아닙니다." 93 00:06:28,101 --> 00:06:30,801 "그리고 전투가 없으면 재미가 없죠." 94 00:06:31,301 --> 00:06:34,783 이렇면 게임은 물론이고 95 00:06:34,783 --> 00:06:39,263 '재미'의 정의도 상당히 좁아집니다. 96 00:06:39,897 --> 00:06:43,088 게임 업계가 폭력적 전투 시스템에만 집착한다면 97 00:06:43,088 --> 00:06:45,338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98 00:06:46,014 --> 00:06:48,431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99 00:06:49,272 --> 00:06:55,098 게임플레이 시스템은 게임의 규칙이자 가이드라인입니다. 100 00:06:55,578 --> 00:06:59,992 플레이어가 게임 속 세상, 인물, 그리고 다른 플레이어들과 101 00:06:59,992 --> 00:07:03,610 상호작용하기 위한 도구 세트라고 볼 수 있죠. 102 00:07:04,610 --> 00:07:05,760 "맞고 싶어 환장했군!" 103 00:07:06,310 --> 00:07:08,472 우리가 여태 살펴본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104 00:07:08,472 --> 00:07:14,650 오직 전투만으로 모든 문제와 갈등상황을 극복해야 합니다. 105 00:07:15,708 --> 00:07:21,458 가진게 망치뿐이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속담이 적절하죠. 106 00:07:22,873 --> 00:07:24,794 차이가 있다면 게임의 경우, 107 00:07:24,794 --> 00:07:26,854 플레이어 앞에 놓인 모든 장애물이 108 00:07:26,859 --> 00:07:30,269 이미 플레이어가 내려칠 수 있는 못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109 00:07:31,694 --> 00:07:34,985 게임 속에서 주된 도구가 기관총이라면, 110 00:07:35,185 --> 00:07:39,961 플레이어로서는 쏘는 것 외에 행동의 선택지가 거의 없습니다. 111 00:07:42,254 --> 00:07:43,914 "한 놈이 자꾸 '으어어!' 하길래" 112 00:07:43,914 --> 00:07:44,984 "그놈부터 빵!" 113 00:07:44,984 --> 00:07:46,404 "옆에 있던 다른 놈도 빵!" 114 00:07:46,679 --> 00:07:48,898 "내친 김에 지나가던 두어명도" 115 00:07:48,898 --> 00:07:49,898 "빵야! 빵야! 빵야!" 116 00:07:50,038 --> 00:07:54,150 "생각해 보니까 많이도 쏴제꼈네." 117 00:07:55,248 --> 00:07:57,864 게임이 전투 시스템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118 00:07:57,864 --> 00:08:00,580 인물들과 감정을 주고받거나 119 00:08:00,580 --> 00:08:04,020 갈등을 창의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많이 줄어듭니다. 120 00:08:04,020 --> 00:08:05,440 "다시 일하러 가야겠구만!" 121 00:08:06,739 --> 00:08:11,392 물론 갈등 자체는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122 00:08:12,192 --> 00:08:14,152 하지만 갈등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123 00:08:14,152 --> 00:08:17,507 개인적인 것부터 전 우주적인 것까지 광범위하죠. 124 00:08:17,507 --> 00:08:21,047 갈등이 다양한 만큼 해소 방법도 여러가지입니다. 125 00:08:21,047 --> 00:08:24,643 죽여 없애는 방법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126 00:08:27,188 --> 00:08:32,887 소수지만 비폭력적 선택지가 있는 게임도 더러 있습니다. 127 00:08:33,469 --> 00:08:35,659 인디게임 <언더테일>의 경우 128 00:08:35,659 --> 00:08:38,339 원한다면 모든 갈등을 대화로 풀 수 있습니다. 129 00:08:38,339 --> 00:08:41,017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일 뿐입니다. 130 00:08:43,487 --> 00:08:45,761 RPG 게임의 경우에도 131 00:08:45,761 --> 00:08:48,371 전투 외에 일거리가 많긴 합니다. 132 00:08:48,661 --> 00:08:54,081 하지만 대부분 전투를 받쳐주는 역할에 그칩니다. 133 00:08:54,891 --> 00:08:57,871 NPC와 대화해 퀘스트를 얻어내더라도 134 00:08:58,582 --> 00:09:01,662 퀘스트를 깨려면 꼭 무언가를 죽여야 하는 식이죠. 135 00:09:02,384 --> 00:09:05,259 아이템을 사고 팔거나 새로 만들 수도 있지만 136 00:09:05,552 --> 00:09:08,722 전부 살생을 돕는 아이템입니다. 137 00:09:08,916 --> 00:09:13,000 "폐허에서 며칠 구르다 보면 집에 가서 쉴 때도 있어야지." 138 00:09:13,000 --> 00:09:14,214 "나만의 집!" 139 00:09:14,214 --> 00:09:16,249 집을 지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140 00:09:16,259 --> 00:09:20,879 하지만 집을 지키려면 더 많이 죽여야겠죠. 141 00:09:21,496 --> 00:09:23,550 "밖에는 약탈자들이 많기 때문에" 142 00:09:24,330 --> 00:09:28,050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게 좋을 겁니다." 143 00:09:28,314 --> 00:09:30,854 아무리 선택지가 많아도 144 00:09:30,854 --> 00:09:35,214 모두 전투 시스템의 부속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145 00:09:36,624 --> 00:09:38,986 이 주제가 제게 특별한 이유는 146 00:09:38,986 --> 00:09:40,947 제 채널의 주된 소재가 147 00:09:40,947 --> 00:09:44,607 매체에 비치는 남성과 남성성이기 때문입니다. 148 00:09:44,609 --> 00:09:46,742 대중문화에서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149 00:09:46,742 --> 00:09:52,092 대립하고 공격하는 폭력적 남성상입니다. 150 00:09:52,747 --> 00:09:55,193 이건 게임에 특히나 더 해당되는 얘기인데요. 151 00:09:55,193 --> 00:09:57,498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거나 152 00:09:57,498 --> 00:10:00,298 감정적으로 섬세하게 접근하는 남자 주인공이 153 00:10:00,298 --> 00:10:02,438 얼마나 드문지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154 00:10:03,710 --> 00:10:08,230 "동정심을 버려야 뛰어난 전사가 될 수 있단다." 155 00:10:08,230 --> 00:10:10,841 외교적 전략이나 평화적 접근, 156 00:10:10,852 --> 00:10:12,542 협상이나 타협 등은 157 00:10:12,542 --> 00:10:16,562 힘으로 때려 부수는 재미에 밀려 뒷전입니다. 158 00:10:17,733 --> 00:10:21,826 이러면 게임이 연출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다양성이 159 00:10:21,826 --> 00:10:24,036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160 00:10:24,323 --> 00:10:27,258 제가 SNS상에서 이런 얘기를 꺼내면, 161 00:10:27,258 --> 00:10:29,986 누군가가 항상 "그럼 적들이랑 싸우지," 162 00:10:29,986 --> 00:10:32,596 "포옹하고 차 마시고 춤추겠냐"는 식으로 163 00:10:32,596 --> 00:10:35,311 비웃으며 딴지를 걸어옵니다. 164 00:10:35,689 --> 00:10:38,364 그러고는 제가 한 방 먹었다고 생각하겠지만, 165 00:10:38,364 --> 00:10:42,924 다들 자기도 모르게 훌륭한 대안책을 내놓은 겁니다. 166 00:10:43,225 --> 00:10:45,134 저는 그런 게임 해보고 싶거든요. 167 00:10:45,134 --> 00:10:48,378 그리고 장담하건데 저같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을 겁니다. 168 00:10:49,903 --> 00:10:54,504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잠재성은 그야말로 무한합니다. 169 00:10:54,504 --> 00:10:57,604 우리가 느끼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들을 170 00:10:57,604 --> 00:11:00,214 아주 풍부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죠. 171 00:11:00,214 --> 00:11:03,584 게임을 하며 사랑, 친밀감, 동질감 등을 느낄 수 있도록 말입니다. 172 00:11:04,169 --> 00:11:09,409 오픈월드 게임에서 응급구조대원, 소방관, 173 00:11:09,409 --> 00:11:11,849 의무병이나 환경운동가, 174 00:11:11,849 --> 00:11:15,101 심지어 우주 수의사로 플레이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175 00:11:15,101 --> 00:11:19,386 아니면 거대 우주선에서 식량을 재배하는 농부도 괜찮겠네요. 176 00:11:19,729 --> 00:11:22,514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177 00:11:22,514 --> 00:11:27,375 E3에서 본 신작들 태반이 세기말 배경이지만, 178 00:11:27,375 --> 00:11:30,033 남은 자원을 놓고 싸우기보다 179 00:11:30,033 --> 00:11:34,143 붕괴된 사회를 함께 재건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180 00:11:37,222 --> 00:11:41,807 사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게임 내러티브는 너무나도 많은데 181 00:11:41,807 --> 00:11:45,929 개발자들이 우리에게 쥐어주는 총칼에 가려 182 00:11:45,929 --> 00:11:48,249 여태 보이지 않았던 걸지도 모릅니다. 183 00:11:49,855 --> 00:11:53,136 7%짜리 비전투 게임 통계로 돌아가 봅시다. 184 00:11:53,505 --> 00:11:57,305 앞서 말했듯이, E3도 매년 전투라는 틀을 깨고 185 00:11:57,305 --> 00:12:02,088 게임의 무한한 잠재성을 짐작케 하는 타이틀을 소수 선보입니다. 186 00:12:02,617 --> 00:12:05,256 좋은 예로 <타코마>가 있습니다. 187 00:12:05,256 --> 00:12:08,533 실종된 우주 정거장 승무원을 찾기 위해 188 00:12:08,533 --> 00:12:12,483 증강 현실 기술로 사건을 추리하고 재구성해 나가는 게임입니다. 189 00:12:13,433 --> 00:12:15,726 오히려 이런 저예산 인디 게임들이 190 00:12:15,731 --> 00:12:19,221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191 00:12:20,337 --> 00:12:23,267 우리에겐 이런 게임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192 00:12:25,587 --> 00:12:28,669 '패트리온'에서 저희 프로젝트를 후원하시면 193 00:12:28,669 --> 00:12:34,329 이렇게 성정치와 엔터테인먼트의 교차성을 탐구하는 콘텐츠를 194 00:12:34,329 --> 00:12:36,179 더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195 00:12:36,183 --> 00:12:39,033 후원해주시면 채널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196 00:12:39,033 --> 00:12:41,637 다음 달에는 너드 커뮤니티의 성차별과 197 00:12:41,637 --> 00:12:44,857 드라마 <빅뱅이론>에 관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