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2,484 --> 00:00:03,484 <깨달음과 결혼> 2 00:00:05,969 --> 00:00:11,572 (질문자) 만나뵙게 돼서 대단히 영광입니다. (스님) 네. 3 00:00:11,572 --> 00:00:16,865 저는 크리스찬-부디스트입니다. (스님) 네. 4 00:00:16,865 --> 00:00:22,193 법륜스님 즉문즉설 때문에 집사람과 갈등이 아주 심했다가... 5 00:00:22,193 --> 00:00:23,531 (스님 / 청중 웃음) 6 00:00:23,531 --> 00:00:26,931 즉문즉설 때문에 갈등이 심했다고요? (질문자) 예. 7 00:00:26,931 --> 00:00:29,464 어휴, 법륜스님 나쁜 사람이네. (청중 웃음) 8 00:00:29,464 --> 00:00:36,453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법륜스님 덕분에 더 많은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9 00:00:36,453 --> 00:00:39,358 그래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고요. 10 00:00:39,358 --> 00:00:43,284 병 주고 약 줬는데 고마울 게 뭐가 있어요? (스님 / 청중 웃음) 11 00:00:43,294 --> 00:00:46,419 뒤쪽의 '약'이 훨씬 더 컸기 때문에 감사드리고요. 12 00:00:46,419 --> 00:00:56,239 제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즉문즉설을 통해서 스님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13 00:00:58,399 --> 00:01:05,890 예를 들어서 솔로몬 왕이 아이를 둘로 나누어주라 했을때 '뭐 저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나' 했는데 14 00:01:05,890 --> 00:01:08,344 알고보니까 그게 명쾌한 해답이듯이 15 00:01:08,344 --> 00:01:12,608 스님의 말씀 속에 뭔가 깊이가 느껴져가지고 16 00:01:13,608 --> 00:01:20,098 금강경 해설하고 지금은 반야심경 해설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17 00:01:20,098 --> 00:01:26,819 질문은 많지만 다른 분들도 계시니까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질문은 18 00:01:26,819 --> 00:01:35,869 스님은 왜 결혼을 안하셨는지? 제가 부연해서 질문을 조금 더 드리면 19 00:01:36,516 --> 00:01:43,411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속세의 표현으로 하면 처자식을 버리고 20 00:01:43,411 --> 00:01:47,681 수행길을 떠나셔서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21 00:01:47,681 --> 00:01:52,871 그리고 스님들도 결혼을 대부분 안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22 00:01:54,461 --> 00:01:58,601 그럼 결혼을 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없는 것인지? 23 00:01:58,601 --> 00:02:02,918 저는 깨달음을 얻고 싶고 지금 있는 아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24 00:02:02,918 --> 00:02:11,518 버릴수도 없는 상황이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결혼을 안 해야 하는 것인지? 25 00:02:11,518 --> 00:02:18,675 결혼을 하고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 그게 지금 가장 궁금합니다. 26 00:02:19,503 --> 00:02:26,895 결혼을 하고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결혼을 안 하고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27 00:02:26,895 --> 00:02:33,180 결혼을 해도 못 깨달을 수 있고, 결혼을 안 해도 못 깨달을 수 있다. 28 00:02:33,180 --> 00:02:37,448 결혼하는 것과 깨닫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29 00:02:37,448 --> 00:02:41,348 부자라도 깨달을 수 있고, 가난한 사람도 깨달을 수 있다. 30 00:02:41,348 --> 00:02:45,670 부자, 가난한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리고 31 00:02:45,670 --> 00:02:50,466 교회 다녀도 깨달을 수 있고 절에 다녀도 못 깨달을 수 있고, 32 00:02:50,466 --> 00:02:56,176 교회 다니냐, 절에 다니냐 하는 것도 깨닫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33 00:02:56,176 --> 00:02:59,777 한국 사람도 깨달을 수 있고, 일본 사람도 깨달을 수 있고, 34 00:02:59,777 --> 00:03:02,816 한국 사람도 못 깨달을 수 있고, 일본 사람도 못 깨달을 수 있고, 35 00:03:02,816 --> 00:03:11,812 그래서 일본 사람, 한국 사람, 국적, 인종, 남녀, 양반, 상놈, 신분, 그리고 36 00:03:11,812 --> 00:03:21,252 재산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빈부, 결혼했냐, 안 했냐 하는 결혼 여부, 37 00:03:21,252 --> 00:03:26,178 이런 것과 깨달음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38 00:03:26,178 --> 00:03:33,031 결혼을 하고도 깨달을 수 있고, 결혼 안 하고도 깨달을 수 있고, 39 00:03:33,031 --> 00:03:36,981 (질문자) ...... (청중 웃음) 40 00:03:36,981 --> 00:03:38,451 부연해서 또.. 41 00:03:38,451 --> 00:03:43,062 그것까지, 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것까지 저도 나름 예상을 했었습니다. 42 00:03:43,062 --> 00:03:46,082 (청중 / 스님 웃음) 43 00:03:46,082 --> 00:03:48,410 그냥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44 00:03:48,410 --> 00:03:53,036 스님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결혼을 안 했는데 (스님) 네. 45 00:03:53,036 --> 00:03:58,212 저는 결혼을 해서 아내와 살면서 46 00:03:58,212 --> 00:04:03,356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많은 고뇌들을 하면서 47 00:04:03,356 --> 00:04:07,075 그 과정들을 겪고 나서 사랑을 얻었기 때문에, (스님) 네. 48 00:04:07,075 --> 00:04:12,125 어떻게 보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과는 다른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49 00:04:12,125 --> 00:04:16,438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수행을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50 00:04:16,438 --> 00:04:21,603 그런데 여기서 이제, 이렇게 질문을 드리려고 어제까지 생각을 했는데... 51 00:04:21,603 --> 00:04:25,333 오늘 와서 앉아서 가만히 생각을 하니까 또 한 가지 이제 궁금한 점이... 52 00:04:25,333 --> 00:04:29,645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시고나서 돌아오셨을 때, 53 00:04:29,645 --> 00:04:34,193 그 아드님은 십대 제자가 되셔서 깨달음을 얻은 걸로 알고있습니다. 54 00:04:34,193 --> 00:04:38,228 그런데 아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제가 아직 들어보질 못한 거죠. 55 00:04:38,228 --> 00:04:43,744 그러니까 제가 지금 하고 싶은 질문은 아내분도 깨달았다면, 56 00:04:43,744 --> 00:04:49,201 두고 떠났던 아내에게 방법을 가르쳐줘서 아내도 같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57 00:04:49,201 --> 00:04:52,712 하는 것이 맞지 싶은데, 그 부분은 왜 없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58 00:04:52,712 --> 00:04:58,644 아내도 출가해서 깨달음을 얻어서 훌륭한 비구니 스님이 되었어요. 59 00:04:58,644 --> 00:05:03,429 어머니도 깨달음을 얻어서 훌륭한 비구니 스님이 되셨는데, 60 00:05:03,429 --> 00:05:10,871 이 가족 중에 못 깨달은 사람이 딱 한 명 있어요. 아버지에요. 61 00:05:10,871 --> 00:05:18,413 아버지는 못 깨달았어요. 못 깨닫고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62 00:05:18,413 --> 00:05:21,843 부처님 석가족은 왕족이잖아요. 그렇죠? 63 00:05:21,843 --> 00:05:32,602 그 왕족의 머리를 깎아 주는 사람은 우리 말로 하면 하인일까요, 양반일까요? 64 00:05:32,602 --> 00:05:36,257 머리 깎는 사람이요. 하인이겠지요? 65 00:05:36,257 --> 00:05:39,447 인도에서 말하는 '천민'이라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66 00:05:39,447 --> 00:05:45,841 왕족의 머리를 깎아주는 사람도 왕자들이 전부 출가를 하니까... 67 00:05:45,841 --> 00:05:50,118 출가하는 사람들의 머리를 깎다가 생각한 거예요. 68 00:05:50,118 --> 00:05:52,884 저런 높은 지위와 많은 재산도 버리고 출가하는데 69 00:05:52,884 --> 00:05:56,100 나는 아무 것도 없는데 내가 출가 못할 게 뭐가 있나? 70 00:05:56,100 --> 00:06:02,378 '나도 출가한다' 이렇게 출가해서 깨달음을 얻은 사람도 있어요. 71 00:06:02,378 --> 00:06:06,774 그런데 왕국에서는 누가 제일 존경을 받습니까? 72 00:06:06,774 --> 00:06:11,662 왕이 제일 존경을 받잖아요. 그러니까 왕국에서는 73 00:06:11,662 --> 00:06:17,949 만약에 북한 같이 저렇게 왕국 비슷한 데는 제일 똑똑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한다? 74 00:06:17,949 --> 00:06:19,940 왕이라고 생각하지요. 75 00:06:19,940 --> 00:06:23,058 그럼 왕이 제일 먼저 깨달아야 될 거 아니에요, 그렇지요? 76 00:06:23,058 --> 00:06:27,649 그런데 신하들도 깨달았고, 여자들도 깨달았고, 77 00:06:27,649 --> 00:06:31,641 하인도 깨달았는데, 왕이 못 깨닫는단 말이에요. 78 00:06:31,641 --> 00:06:37,155 그러니 너무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어느 날 부처님께 여쭈었어요. 79 00:06:37,155 --> 00:06:41,452 이런 사정을 얘기하면서, "정반왕은 왜 못 깨닫습니까?" 80 00:06:41,452 --> 00:06:50,482 그러자 부처님께서 웃으시면서 "정반왕에게는 부처가 없다" 하셨어요. 81 00:06:50,482 --> 00:06:57,364 정반왕의 눈에는 석가모니가 부처님으로 보였을까, 아들로만 보였을까? 82 00:06:57,364 --> 00:07:00,462 (청중) 아들... (스님) 아들로만 보였어요. 83 00:07:00,462 --> 00:07:03,499 그래서 제가 경전을 다시 한 번 뒤져봤어요. 84 00:07:03,499 --> 00:07:12,813 그랬더니 이 분은... 시종일관 아들로서만 부처님을 봤습니다. 85 00:07:12,813 --> 00:07:17,117 그러니까 부처님이 부처가 되었다 하면 법문을 들을 생각을 안 하고, 86 00:07:17,117 --> 00:07:25,943 늘 관심이... "오늘은 무슨 법문을 하셨느냐?" 이런 기록이 한 번도 없어요. 87 00:07:25,943 --> 00:07:30,770 "오늘은 무엇을 먹었느냐?" 사람들에게 시켜서... 아시겠어요? 88 00:07:30,770 --> 00:07:35,800 "옷은 무엇을 입었더냐?" "잠자리는 어떻게 하더냐?" 89 00:07:35,800 --> 00:07:39,237 "아이고, 어떻게 우리 아들이 그런 음식을 먹을 수 있느냐?" 90 00:07:39,237 --> 00:07:42,435 "어떻게 그 거지 같은 분소의를 입을 수가 있느냐?" 91 00:07:42,435 --> 00:07:46,261 "어떻게 우리 귀한 아들이 나무 밑에서 잘 수 있느냐?" 92 00:07:46,261 --> 00:07:52,935 늘 이런 관심만 있고, 부처님이 카필라성, 고향에 돌아왔을 때도 93 00:07:52,935 --> 00:07:58,595 왕궁 안에 침상도 좋게 마련하고, 음식도 차려놓고 이랬어요. 94 00:07:58,595 --> 00:08:06,451 그런데 부처님이 왕궁 안에 안 들어왔어요. 그래서 왕이 왕궁 밖으로 나가서 95 00:08:06,451 --> 00:08:12,375 부처님을 만났는데 부처님이 대중들을 데리고 걸식을 하는 거예요. 96 00:08:12,375 --> 00:08:15,368 가난한 집에 가서 거지처럼 얻어 먹었다는 말이에요. 97 00:08:15,368 --> 00:08:22,338 그러니까 왕이 아들한테 너무 속상한 거예요. 창피하고... 98 00:08:22,338 --> 00:08:28,223 "아니! 이 나라의 태자가 남의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다니!" 99 00:08:28,223 --> 00:08:33,154 그래서 그에 대해 항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부처님이 100 00:08:33,154 --> 00:08:38,615 "대왕이시여, 이것은 우리 가문의 전통입니다" 그랬어요. 그러자 왕이 101 00:08:38,615 --> 00:08:43,768 "석가족 가문에 걸식하는 전통이 어디 있느냐?" 그랬더니 102 00:08:43,768 --> 00:08:47,429 "이것은 출가사문의 전통입니다" 그러니까 103 00:08:47,429 --> 00:08:53,613 '나는 왕족이다, 나는 양반이다' 하는 이런 의식이 전혀 없는 거예요. 104 00:08:53,613 --> 00:08:58,627 "나는 그냥 다만 수행자일 뿐이다" 이런 애기인 거예요. 105 00:08:58,627 --> 00:09:04,813 그래서 궁중에 이렇게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 이렇게 좋은 잠자리도 마련해두었는데도 106 00:09:04,813 --> 00:09:10,602 부처님은 전혀 들어오시지 않으셨어요. 그러니까 부처님은 출가한 이후로 107 00:09:10,602 --> 00:09:15,161 이 나라든 저 나라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108 00:09:15,161 --> 00:09:22,202 (스님) 왕의 존경을 받아도 왕궁 출입은 안 하셨어요. 109 00:09:22,202 --> 00:09:25,887 식사 초대를 안 받은 것은 아닙니다. 아시겠어요? 110 00:09:25,887 --> 00:09:32,922 장자들, 즉, 부자들 집에서 식사 초대한 것은 초대받아 가신 적이 있는데 111 00:09:32,922 --> 00:09:39,151 궁에는 안 들어가셨어요. 112 00:09:39,151 --> 00:09:45,321 그렇다고 "궁에 들어가면 안 된다" 그런 말씀도 안 하셨어요. 113 00:09:45,321 --> 00:09:52,059 "걸식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때로는 식사 초대를 받을 수도 있다" 114 00:09:52,059 --> 00:09:54,765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막아놓은 것은 아니에요. 115 00:09:54,765 --> 00:10:01,046 그러나 본인 스스로는 출입을 안 하셨어요. 그러니까 116 00:10:01,046 --> 00:10:06,281 정반왕은 부처님을 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즉, 뵙지도 못하고 117 00:10:06,281 --> 00:10:11,719 부처님의 말씀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깨달을 수가 없었던 거예요. 118 00:10:11,719 --> 00:10:15,792 아들밖에 본 적이 없어요. 119 00:10:15,792 --> 00:10:22,109 그런데 부처님의 아들이나, 부처님의 전 부인이나 부처님의 어머니, 120 00:10:22,109 --> 00:10:28,129 그럼 어머니는 어떻게 깨달았을까? 어머니는 권위주의가 아니지요, 그죠? 121 00:10:28,129 --> 00:10:35,095 그러니까 어머니는 아들을 넘어서 부처로 본 거예요. 122 00:10:35,095 --> 00:10:38,179 그런데 어머니도 아들로만 보이지, 부처로 못 볼 수도 있어요. 123 00:10:38,179 --> 00:10:43,160 그런데 그게 남성 중심의 사회, 특히 왕이었기 때문에 더 심했어요. 124 00:10:43,160 --> 00:10:47,728 그래서 어머니는 나중에 부처로 보고 법을 청해 듣고 깨달았어요. 125 00:10:47,728 --> 00:10:51,455 그 어머니라는 분은 생모의 개념이 아니고, 생모이신 마야 부인은 126 00:10:51,455 --> 00:11:00,298 부처님 탄생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고, 그 뒤부터 키운 사람이 어머니 아니겠어요? 127 00:11:00,298 --> 00:11:04,397 사람이 짐승이라면 어머니가 아니지만 사람은 짐승이 아니잖아요. 128 00:11:04,397 --> 00:11:07,697 기른 자가 뭐다? 어머니니까... 129 00:11:07,697 --> 00:11:15,441 그러니까 어머니는 나중에 깨달음을 얻어서 아라한과를 증득했어요. 130 00:11:15,441 --> 00:11:19,181 깨달은 비구니 스님이 되었다. 131 00:11:19,181 --> 00:11:23,754 그러니까 돌아와서 다시 결혼생활 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132 00:11:23,754 --> 00:11:26,131 집을 이미 떠났기 때문에... 133 00:11:26,131 --> 00:11:34,785 (질문자) 잘 알겠습니다. (스님) 네. (청중 박수) 134 00:11:34,785 --> 00:11:38,302 결혼하고 안 하고는 제 자유입니다. 아시겠어요? (청중 웃음) 135 00:11:38,302 --> 00:11:41,413 그것은 깨닫는 것과는 무관해요. 136 00:11:41,413 --> 00:11:52,198 그런데 여러분, 부부가 같이 살아보면 짜증내고 욕심내고 하는 게 137 00:11:52,198 --> 00:11:58,089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면 더 심해져요, 더 약해져요? (청중) 심해져요. 138 00:11:58,089 --> 00:12:01,519 네, 그러면 수행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 돼요. (청중 웃음) 139 00:12:01,519 --> 00:12:07,110 여러분은 더 열심히 해야 되고, 저는 조금 덜해도 돼요. (청중 웃음) 140 00:12:07,110 --> 00:12:13,820 그래서 저는 약간 게을러서 그 높은 장벽을 넘지 않고 141 00:12:13,820 --> 00:12:17,170 조금 낮은 장벽을 넘으려고 이렇게 혼자 사는 거예요. 142 00:12:17,170 --> 00:12:21,526 '혼자 사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다' 이것은 아니에요. 143 00:12:21,526 --> 00:12:26,259 그리고 부처님은 이 수행의 길에 두 가지 길을 열어주셨어요. 144 00:12:26,259 --> 00:12:30,552 출가해서 수행하는 길과, 재가에 있으면서 수행하는 길, 145 00:12:30,552 --> 00:12:34,916 이 두 개를 다 열어주셨어요. 그래서 예를 들면, 146 00:12:34,916 --> 00:12:42,551 '야사'라는 젊은이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본인이 출가해서 수행하는 길을 갔어요. 147 00:12:42,551 --> 00:12:47,008 부인이 있는데 버리고 출가를 했고, 148 00:12:47,008 --> 00:12:52,636 야사의 아버지, 구리가 장자는 재가의 길을 가셨어요. 149 00:12:52,636 --> 00:12:58,506 출가를 안 하고 그냥 세속에 있으면서 수행자의 길을 가셨다. 150 00:12:58,506 --> 00:13:05,521 이 세속에 있으면서 수행자의 길을 가서 어떤 출가 스님보다 더 위대한, 151 00:13:05,521 --> 00:13:10,367 십대 제자와 동급이 되는 재가 수행자들이 있습니다. 152 00:13:10,367 --> 00:13:18,625 가장 유명한 사람은 사위성에 '수닷타 장자' 금강경에 나오는 '급고득장자' 있지요? 153 00:13:18,625 --> 00:13:28,622 급고득장자, 기원정사를 지은 분이에요. 그 다음에 동원정사를 지은 베사카 부인, 154 00:13:28,622 --> 00:13:34,646 그리고 구리가 장자, 이런 사람들은 거의 아라한과를 증득하셨어요. 155 00:13:34,646 --> 00:13:40,567 그러니까 출가한 비구니 스님들도 아라한과를 증득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156 00:13:40,567 --> 00:13:45,363 깨달음의 최고의 경지까지 이른 분들이 있다. 이거예요. 157 00:13:45,363 --> 00:13:50,777 그런데 이제 점점 후대로 내려오면서 158 00:13:50,777 --> 00:13:58,181 출가한 수행자들인 스님은 사제, 제사장이 되고, 159 00:13:58,181 --> 00:14:05,309 재가 수행자들은 신자가 되는, 즉, 불교가 종교화 되면서 160 00:14:05,309 --> 00:14:12,838 스승인 붓다는 신이 되고, 출가한 승려는 사제가 되고, 161 00:14:12,838 --> 00:14:19,163 재가 수행자는 신도가 되는, 종교의 길을 가버린 거예요. 162 00:14:19,163 --> 00:14:23,690 그래서 복을 빌고 하는 '불교'라고 하는 종교가 생긴 거예요. 163 00:14:23,690 --> 00:14:30,966 원래 붓다가 가르친 것은 종교가 아닙니다. '수행'이지... 164 00:14:30,966 --> 00:14:39,064 '수행자의 길이다' 이거예요. 그래서 종교가 불교든 기독교든 상관 없다. 165 00:14:39,064 --> 00:14:42,529 누구든지 깨달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 166 00:14:42,529 --> 00:14:46,115 '수행자의 길'로 가야 된다. 167 00:14:46,115 --> 00:14:52,518 그래서 '괴로움이 없는 삶'을 산다. 그러면 괴로움이 없는 삶이 뭐냐? 168 00:14:52,518 --> 00:15:01,129 열반, 니르바나, 열반이라고 하는 거예요. 원래 그 길을 다 열어놨어요. 169 00:15:01,129 --> 00:15:07,981 그런데 이제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자꾸 복을 추구하니까... 170 00:15:07,981 --> 00:15:14,232 부처님은 왕위를 버렸는데 세상 사람들은 왕 되게 해달라고 빌잖아요. 171 00:15:14,232 --> 00:15:17,931 부처님은 재물을 버렸는데 재물을 구해달라고 빌잖아요. 172 00:15:17,931 --> 00:15:22,165 부처님은 결혼 생활도 버렸는데 좋은 여자, 좋은 남자 만나게 해달라고 173 00:15:22,165 --> 00:15:26,050 누구한테 빌어요? 부처님께 빌어요. 174 00:15:26,050 --> 00:15:32,552 나는 다른 데 가서 비는 건 이해가 되는데, 그걸 왜 부처님한테 비는지 모르겠어요. 175 00:15:32,552 --> 00:15:38,995 부처님은 결혼을 했다가도 그만뒀는데, 부처님에게 결혼시켜달라고 빌고, 176 00:15:38,995 --> 00:15:43,448 부처님은 아들도 버렸는데 부처님보고 아들 낳게 해달라고 빌고, 177 00:15:43,448 --> 00:15:49,788 부처님은 아들이 탁 나왔을 때 뭐라 그랬다? "장애구나" 이렇게 말했다 그러잖아요. 178 00:15:49,788 --> 00:15:54,624 그래서 "라훌라!" 이렇게 말했다는데, 부처님한테 아들 낳게 해주세요. 179 00:15:54,624 --> 00:15:57,342 돌부처의 코를 배서 먹으면 아들 낳는다. (청중 웃음) 180 00:15:57,342 --> 00:16:00,551 (스님) 이게 좀 앞뒤가 안 맞아요. 181 00:16:00,551 --> 00:16:04,159 부처님은 재물을 버렸는데 재물을 얻게 해달라. 182 00:16:04,159 --> 00:16:13,114 부처님은 왕위를 버렸는데 시장 되게 해달라, 대통령 되게 해달라고 부처님한테 빈다면, 183 00:16:13,114 --> 00:16:18,899 원래 불교와는 좀 안 맞아요. '논리적으로 안 맞다' 이 말이에요. 184 00:16:18,899 --> 00:16:22,041 그러나 지금 현재의 불교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된 거냐? 185 00:16:22,041 --> 00:16:27,999 이거는 '종교화' 된 불교예요. 그러면 원래 불교는 뭐냐? 186 00:16:27,999 --> 00:16:33,517 어떻게 하면 괴로움 없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187 00:16:33,517 --> 00:16:40,522 이게 부처님의 수행의 목표예요. 그것을 '해탈과 열반'이라고 그래요. 188 00:16:40,522 --> 00:16:43,526 뭐라고요? (청중) 해탈과 열반. 189 00:16:43,526 --> 00:16:52,295 '해탈'이라는 말은 어떤 속박도 받지 않는, 남의 눈치든 이런 거 안 보는 자유로움, 190 00:16:52,295 --> 00:16:57,918 아주 자유로운 상태, 완전한 자유, 이게 해탈이고, 191 00:16:57,918 --> 00:17:03,818 '열반'이라는 것은 어떤 괴로움, 번뇌, 번민도 없는 행복한 상태, 192 00:17:03,818 --> 00:17:06,078 이것을 열반이라고 그래요. 193 00:17:06,078 --> 00:17:11,582 수행의 목표는 해탈과 열반이지, 천당에 태어나고 극락에 태어나고, 194 00:17:11,582 --> 00:17:16,801 예쁘게 태어나고 이런 게 아니에요. 수행의 목표는... 195 00:17:16,801 --> 00:17:21,353 종교의 목표는 이제 죽어서 천당 가고, 극락 가고, 196 00:17:21,353 --> 00:17:25,646 다음 생에 부자로 태어나고, 왕으로 태어나고 이런 거예요. 197 00:17:25,646 --> 00:17:33,668 그래서 불교 안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 수행으로서의 불교, 종교로서의 불교가 있다. 198 00:17:33,668 --> 00:17:37,822 그럼 종교로서의 불교는 불교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199 00:17:37,822 --> 00:17:41,410 종교로서의 불교, 원래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러했지만, 200 00:17:41,410 --> 00:17:46,382 종교화 된 불교가 있는 거예요. 201 00:17:46,382 --> 00:17:50,873 그런데 오늘 여러분과 제가 만나는 것은 종교로서의 불교로 만나는 거예요? 202 00:17:50,873 --> 00:17:53,158 수행으로서의 불교를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청중) 수행이요. 203 00:17:53,158 --> 00:17:57,418 수행으로서의 불교를 얘기하고자 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무슨 종교를 믿든 204 00:17:57,418 --> 00:18:01,758 그것은 저와 관계가 없다 이 얘기에요. 205 00:18:01,758 --> 00:18:04,665 '불교는 틀렸다'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206 00:18:04,665 --> 00:18:07,573 '불교가 좋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207 00:18:07,573 --> 00:18:14,268 여러분의 종교가 무엇이든 '여러분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208 00:18:14,268 --> 00:18:17,178 여자든 남자든, 한국 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209 00:18:17,178 --> 00:18:22,079 결혼했든 혼자든, 이혼했든, 신체장애가 있든, 210 00:18:22,079 --> 00:18:26,368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든, 어렸을 때 폭행을 당했든, 211 00:18:26,368 --> 00:18:30,578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든, 어떤 경험을 했든 212 00:18:30,578 --> 00:18:35,489 아들이 어제 죽어서 온 사람도, 남편이 어제 죽은 사람까지 213 00:18:35,489 --> 00:18:39,071 뭐할 권리가 있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 214 00:18:39,071 --> 00:18:47,217 누구나 다 열반을 증득할 수가 있다. 그 얘기를 하려고 우리가 이렇게 모인 거예요. 215 00:18:47,217 --> 00:18:50,838 종교 얘기하려면 제가 절에 있지, 왜 여기 와 있어요? 216 00:18:50,838 --> 00:18:55,160 절에 있으면 내가 법상에 떡~ 앉아있고, 여러분은 바닥에 앉아야 돼요. 217 00:18:55,160 --> 00:18:57,995 그런데 여기 오니까 여러분은 의자에 떡~ 앉아있고, (청중 웃음) 218 00:18:57,995 --> 00:19:06,084 (스님) 나는 이렇게 벌 서듯이 서서 얘기하잖아요. (청중 웃음) 219 00:19:06,084 --> 00:19:15,302 자, 그래서, 그럼 어떻게 하면 이제 괴로움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220 00:19:15,302 --> 00:19:20,854 그러면 첫 번째, 아까 저 여성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221 00:19:20,854 --> 00:19:26,236 두 사람이 좋아해서 연애를 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떠났다. 222 00:19:26,236 --> 00:19:31,961 그러면 이 분은 나는 더 만나고 싶은데 남자가 떠났다 하니까 223 00:19:31,961 --> 00:19:37,354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됐잖아요, 그죠? 그러면 괴롭지요, 그죠? 224 00:19:37,354 --> 00:19:41,246 그렇게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는데, 제가 볼 때는 225 00:19:41,246 --> 00:19:46,006 그 놈이 떠나줘야 내가 앞으로 진짜 더 나은 남자를 만나니까 226 00:19:46,006 --> 00:19:48,197 이거는 가주는 게 좋아요, 안 가주는 게 좋아요? 227 00:19:48,197 --> 00:19:49,838 (청중 / 스님) 가주는 게 좋아요. 228 00:19:49,838 --> 00:19:54,064 그래서 그거는 슬퍼할 일도 아니고, 울 일도 아니고, 229 00:19:54,064 --> 00:19:58,800 그렇다고 뭐 박수치고 웃을 일도 아니고, (청중 웃음) 230 00:19:58,800 --> 00:20:05,703 그냥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듯이, 가을 되면 낙엽이 떨어져줘야 231 00:20:05,703 --> 00:20:08,876 봄에 새 잎이 피어요, 그게 봄까지 붙어있는 게 좋아요? 232 00:20:08,876 --> 00:20:10,143 (청중) 떨어져주는 게 좋아요. 233 00:20:10,143 --> 00:20:20,393 떨어져야 돼요. 떨어질 건 떨어져야 봄에 새 잎이 나지요. 234 00:20:20,393 --> 00:20:26,389 사람이 만약에 안 죽고 계속 산다면 이게 사람한테 좋을까요, 안 좋을까요? 235 00:20:26,389 --> 00:20:27,393 (청중) 안 좋아요. 236 00:20:27,393 --> 00:20:31,095 지금 100세만 돼도 사회가 노령인구 때문에 난리인데 237 00:20:31,095 --> 00:20:35,928 500세까지 살아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 망해요. 238 00:20:35,928 --> 00:20:40,408 그러니까 적당히 늙으면 죽어줘야 되나, 안 죽어도 되나? 239 00:20:40,408 --> 00:20:43,202 (청중 / 스님) 죽어줘야 돼요. (청중 웃음) 240 00:20:43,202 --> 00:20:50,122 죽는 건 좋은 일이에요. 태어나는 것만 좋은 일이 아니에요. 241 00:20:50,122 --> 00:20:53,334 그러니까 봄에 지금 막 꽃피고 잎 피고 좋지요? 242 00:20:53,334 --> 00:20:57,286 그렇게 꽃 피고 잎 피려면 낙엽이 되어 떨어져줘야 돼요, 붙어있어야 돼요? 243 00:20:57,286 --> 00:21:00,374 (청중) 떨어져줘야 돼요. (스님) 떨어져줘야 돼요. 244 00:21:00,374 --> 00:21:03,892 그럼 오래 살면 나쁘냐? 그 얘기는 아니에요. 245 00:21:03,892 --> 00:21:10,551 그렇다고 오래 산다고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에요. 246 00:21:10,551 --> 00:21:14,136 그러니까 일찍 죽으면 일찍 죽는 대로 좋고, 247 00:21:14,136 --> 00:21:18,511 늦게까지 살면 늦게까지 사는 대로 좋고, 이렇게 생각해야 되고, 248 00:21:18,511 --> 00:21:22,099 또 조금 아프다가 죽으면 또 아픈 대로 좋고, 249 00:21:22,099 --> 00:21:25,207 안 아프고 팍 죽어버리면 그대로 좋아요. (청중 웃음) 250 00:21:25,207 --> 00:21:30,950 그런데 안 아프고 팍 죽어버리면 가족들한테 좋을까, 죽는 사람한테 좋을까? 251 00:21:30,950 --> 00:21:31,804 (청중) 죽는 사람... 252 00:21:31,804 --> 00:21:36,958 죽는 사람한테 좋아요. 그런데 가족들한테는 너무 가슴 아파요. 253 00:21:36,958 --> 00:21:39,690 그러니까 가족을 위한다면 조금 아프다가 (청중 웃음) 254 00:21:39,690 --> 00:21:43,452 (스님) 죽어야 돼요. 아시겠어요? (스님 / 청중 웃음) 255 00:21:43,452 --> 00:21:48,199 조금 아프다가 죽어서 가족들이 "하이고, 힘들다, 그냥 죽지" (청중 웃음) 256 00:21:48,199 --> 00:21:53,176 이럴 때 죽으면 겉으로는 울지, 속으로는 안 울어요. 257 00:21:53,176 --> 00:21:57,099 그걸 뭐라고 그런다? '정을 뗐다' 이렇게 말해요. 258 00:21:57,099 --> 00:22:01,530 그래서 항상 늙어서 조금 골골~ 하다가 죽어야 돼요. 259 00:22:01,530 --> 00:22:04,112 자식을 사랑하는 노인이라면... (청중 웃음) 260 00:22:04,112 --> 00:22:07,934 잠 자듯이 팍 죽고 싶다. 그거 그러면 안 돼요. 261 00:22:07,934 --> 00:22:13,646 그러면 이제 남은 사람들은 팍 죽는 것 보고 울 필요가 있나요, 없나요? 없어요. 262 00:22:13,646 --> 00:22:16,909 부모님이 자다가 죽었다. 그럼 울 필요가 없어요. 263 00:22:16,909 --> 00:22:20,513 부모한테 좋은 일이에요, 나쁜 일이에요? (청중 / 스님) 좋은 일이에요. 264 00:22:20,513 --> 00:22:25,471 부모한테 좋으면 됐지, 내가 섭섭한 것 가지고 울고 난리 피우면 안 된다 이거예요. 265 00:22:25,471 --> 00:22:33,321 그래서 이래 죽어도 좋고 저래 죽어도 좋은 거예요. 도를 알면 이치가 그래요. 266 00:22:33,321 --> 00:22:41,241 이치를 모르면 늘 헤어지면 헤어져서 나쁘고, 붙어있으면 붙어있어서 나쁘고 이러는데, 267 00:22:41,241 --> 00:22:46,717 이치를 알면 헤어지면 헤어져서 좋고, 같이 있으면 같이 있어서 좋다. 268 00:22:46,717 --> 00:22:55,666 그래서 '혼자 있으면 귀찮지 않아서 좋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다' 이렇게 되는데, 269 00:22:55,666 --> 00:22:59,235 여러분은 둘이 있으면 귀찮고, 혼자 있으면 외롭고 (청중 웃음) 270 00:22:59,235 --> 00:23:03,669 그래서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