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5.969,0:00:11.572 (질문자) 만나뵙게 돼서 대단히 영광입니다. [br](스님) 네. 0:00:11.572,0:00:16.865 저는 크리스찬-부디스트입니다.[br](스님) 네. 0:00:16.865,0:00:22.193 법륜스님 즉문즉설 때문에 [br]집사람과 갈등이 아주 심했다가... 0:00:22.193,0:00:23.531 (스님 / 청중 웃음) 0:00:23.531,0:00:26.931 즉문즉설 때문에 갈등이 심했다고요?[br](질문자) 예. 0:00:26.931,0:00:29.464 어휴, 법륜스님 나쁜 사람이네.[br](청중 웃음) 0:00:29.464,0:00:36.453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법륜스님 [br]덕분에 더 많은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0:00:36.453,0:00:39.358 그래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br]전하고 싶고요. 0:00:39.358,0:00:43.284 병 주고 약 줬는데 고마울 게 뭐가 있어요?[br](스님 / 청중 웃음) 0:00:43.284,0:00:46.169 뒤쪽의 '약'이 훨씬 더 컸기 때문에 [br]감사드리고요. 0:01:28.984,0:01:33.789 (청중 웃음) 0:02:05.013,0:02:07.087 (청중 웃음) 0:02:18.675,0:02:26.895 결혼을 하고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br]결혼을 안 하고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0:02:26.895,0:02:33.180 결혼을 해도 못 깨달을 수 있고,[br]결혼을 안 해도 못 깨달을 수 있다. 0:02:33.180,0:02:37.448 결혼하는 것과 깨닫는 것과는 [br]아무런 관계가 없다. 0:02:37.448,0:02:41.348 부자라도 깨달을 수 있고,[br]가난한 사람도 깨달을 수 있다. 0:02:41.348,0:02:45.670 부자, 가난한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br]그리고 0:02:45.670,0:02:50.466 교회 다녀도 깨달을 수 있고 [br]절에 다녀도 못 깨달을 수 있고, 0:02:50.466,0:02:56.176 교회 다니냐, 절에 다니냐 하는 것도 [br]깨닫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0:02:56.176,0:02:59.777 한국 사람도 깨달을 수 있고, [br]일본 사람도 깨달을 수 있고, 0:02:59.777,0:03:02.816 한국 사람도 못 깨달을 수 있고,[br]일본 사람도 못 깨달을 수 있고, 0:03:02.816,0:03:11.812 그래서 일본 사람, 한국 사람,[br]국적, 인종, 남녀, 양반, 상놈, 신분, 그리고 0:03:11.812,0:03:21.252 재산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빈부,[br]결혼했냐, 안 했냐 하는 결혼 여부, 0:03:21.252,0:03:26.178 이런 것과 깨달음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br]그러니까... 0:03:26.178,0:03:33.031 결혼을 하고도 깨달을 수 있고,[br]결혼 안 하고도 깨달을 수 있고, 0:03:33.031,0:03:36.981 (질문자) ......[br](청중 웃음) 0:03:36.981,0:03:38.451 부연해서 또.. 0:03:38.451,0:03:43.062 그것까지, 스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것까지 [br]저도 나름 예상을 했었습니다. 0:03:43.062,0:03:46.082 (청중 / 스님 웃음) 0:03:46.082,0:03:48.410 그냥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0:03:48.410,0:03:53.036 스님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br]결혼을 안 했는데 (스님) 네. 0:03:53.036,0:03:58.212 저는 결혼을 해서 아내와 살면서 0:03:58.212,0:04:03.356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느낄 수 없는[br]많은 고뇌들을 하면서 0:04:03.356,0:04:07.075 그 과정들을 겪고 나서 사랑을 얻었기 때문에,[br](스님) 네. 0:04:07.075,0:04:12.125 어떻게 보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과는 다른[br]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0:04:12.125,0:04:16.438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br]수행을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0:04:16.438,0:04:21.603 그런데 여기서 이제, 이렇게 질문을 드리려고 [br]어제까지 생각을 했는데... 0:04:21.603,0:04:25.333 오늘 와서 앉아서 가만히 생각을 하니까 [br]또 한 가지 이제 궁금한 점이... 0:04:25.333,0:04:29.645 부처님이 깨달음을 [br]얻으시고나서 돌아오셨을 때, 0:04:29.645,0:04:34.193 그 아드님은 십대 제자가 되셔서 [br]깨달음을 얻은 걸로 알고있습니다. 0:04:34.193,0:04:38.228 그런데 아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br]제가 아직 들어보질 못한 거죠. 0:04:38.228,0:04:43.744 그러니까 제가 지금 하고 싶은 질문은 [br]아내분도 깨달았다면, 0:04:43.744,0:04:49.201 두고 떠났던 아내에게 방법을 가르쳐줘서 [br]아내도 같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0:04:49.201,0:04:52.712 하는 것이 맞지 싶은데,[br]그 부분은 왜 없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0:04:52.712,0:04:58.644 아내도 출가해서 깨달음을 얻어서 [br]훌륭한 비구니 스님이 되었어요. 0:04:58.644,0:05:03.429 어머니도 깨달음을 얻어서 [br]훌륭한 비구니 스님이 되셨는데, 0:05:03.429,0:05:10.871 이 가족 중에 못 깨달은 사람이 [br]딱 한 명 있어요. 아버지에요. 0:05:10.871,0:05:18.413 아버지는 못 깨달았어요.[br]못 깨닫고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0:05:18.413,0:05:21.843 부처님 석가족은 왕족이잖아요. 그렇죠? 0:05:21.843,0:05:32.602 그 왕족의 머리를 깎아 주는 사람은 [br]우리로 말하면 하인일까요, 양반일까요? 0:05:32.602,0:05:36.257 머리 깎는 사람이요.[br]하인이겠지요? 0:05:36.257,0:05:39.447 인도에서 말하는 '천민'이라는 말이에요.[br]그러니까 0:05:39.447,0:05:45.841 왕족의 머리를 깎아주는 사람도[br]왕자들이 전부 출가를 하니까... 0:05:45.841,0:05:50.118 출가하는 사람들의 머리를 깎다가 [br]생각한 거예요. 0:05:50.118,0:05:52.884 저런 높은 지위와 많은 재산도 버리고 [br]출가하는데 0:05:52.884,0:05:56.100 나는 아무 것도 없는데 [br]내가 출가 못할 게 뭐가 있나? 0:05:56.100,0:06:02.378 '나도 출가한다' 이렇게 출가해서 [br]깨달음을 얻은 사람도 있어요. 0:06:02.378,0:06:06.774 그런데 왕국에서는 [br]누가 제일 존경을 받습니까? 0:06:06.774,0:06:11.662 왕이 제일 존경을 받잖아요.[br]그러니까 왕국에서는 0:06:11.662,0:06:17.949 만약에 북한 같이 저렇게 왕국 비슷한 데는 [br]제일 똑똑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한다? 0:06:17.949,0:06:19.940 왕이라고 생각하지요. 0:06:19.940,0:06:23.058 그럼 왕이 제일 먼저 깨달아야 [br]될 거 아니에요, 그렇지요? 0:06:23.058,0:06:27.649 그런데 신하들도 깨달았고,[br]여자들도 깨달았고, 0:06:27.649,0:06:31.641 하인도 깨달았는데,[br]왕이 못 깨닫는단 말이에요. 0:06:31.641,0:06:37.155 그러니 너무너무 궁금한 거예요.[br]그래서 어느 날 부처님께 여쭈었어요. 0:06:37.155,0:06:41.452 이런 사정을 얘기하면서,[br]"정반왕은 왜 못 깨닫습니까?" 0:06:41.452,0:06:50.482 그러자 부처님께서 웃으시면서 [br]"정반왕에게는 부처가 없다" 하셨어요. 0:06:50.482,0:06:57.364 정반왕의 눈에는 석가모니가 부처님으로 [br]보였을까, 아들로만 보였을까? 0:06:57.364,0:07:00.462 (청중) 아들...[br](스님) 아들로만 보였어요. 0:07:00.462,0:07:03.499 그래서 제가 경전을 다시 한 번 뒤져봤어요. 0:07:03.499,0:07:12.813 그랬더니 이 분은...[br]시종일관 아들로서만 부처님을 봤습니다. 0:07:12.813,0:07:17.117 그러니까 부처님이 부처가 되었다 하면 [br]법문을 들을 생각을 안 하고, 0:07:17.117,0:07:25.943 늘 관심이... "오늘은 무슨 법문을 하셨느냐?" [br]이런 기록이 한 번도 없어요. 0:07:25.943,0:07:30.770 "오늘은 무엇을 먹었느냐?"[br]사람들에게 시켜서... 아시겠어요? 0:07:30.770,0:07:35.800 "옷은 무엇을 입었더냐?" [br]"잠자리는 어떻게 하더냐?" 0:07:35.800,0:07:39.237 "아이고, 어떻게 우리 아들이 [br]그런 음식을 먹을 수 있느냐?" 0:07:39.237,0:07:42.435 "어떻게 그 거지 같은 분소의를 [br]입을 수가 있느냐?" 0:07:42.435,0:07:46.261 "어떻게 우리 귀한 아들이 [br]나무 밑에서 잘 수 있느냐?" 0:07:46.261,0:07:52.935 늘 이런 관심만 있고,[br]부처님이 카필라성, 고향에 돌아왔을 때도 0:07:52.935,0:07:58.595 왕궁 안에 침상도 좋게 마련하고, [br]음식도 차려놓고 이랬어요. 0:07:58.595,0:08:06.451 그런데 부처님이 왕궁 안에 안 들어왔어요.[br]그래서 왕이 왕궁 밖으로 나가서 0:08:06.451,0:08:12.375 부처님을 만났는데 부처님이 대중들을 데리고 [br]걸식을 하는 거예요. 0:08:12.375,0:08:15.368 가난한 집에 가서 [br]거지처럼 얻어 먹었다는 말이에요. 0:08:15.368,0:08:22.338 그러니까 왕이 아들한테 너무 속상한 거예요. [br]창피하고... 0:08:22.338,0:08:28.223 "아니! 이 나라의 태자가 남의 집에 가서 [br]밥을 얻어먹다니!" 0:08:28.223,0:08:33.154 그래서 그에 대해 항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br]그러니까 부처님이 0:08:33.154,0:08:38.615 "대왕이시여, 이것은 우리 가문의 전통입니다"[br]그랬어요. 그러자 왕이 0:08:38.615,0:08:43.768 "석가족 가문에 걸식하는 전통이 [br]어디 있느냐?" 그랬더니 0:08:43.768,0:08:47.429 "이것은 출가사문의 전통입니다"[br]그러니까 0:08:47.429,0:08:53.613 '나는 왕족이다, 나는 양반이다' 하는 [br]이런 의식이 전혀 없는 거예요. 0:08:53.613,0:08:58.627 "나는 그냥 다만 수행자일 뿐이다"[br]이런 애기인 거예요. 0:08:58.627,0:09:04.813 그래서 궁중에 이렇게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br]이렇게 좋은 잠자리도 마련해두었는데도 0:09:04.813,0:09:10.602 부처님은 전혀 들어오시지 않으셨어요.[br]그러니까 부처님은 출가한 이후로 0:09:10.602,0:09:15.161 이 나라든 저 나라든 [br]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0:09:15.161,0:09:22.202 (스님) 왕의 존경을 받아도 [br]왕궁 출입은 안 하셨어요. 0:09:22.202,0:09:25.887 식사 초대를 안 받은 것은 아닙니다. [br]아시겠어요? 0:09:25.887,0:09:32.922 장자들, 즉, 부자들 집에서 식사 초대한 것은 [br]초대받아 가신 적이 있는데 0:09:32.922,0:09:39.151 궁에는 안 들어가셨어요. 0:09:39.151,0:09:45.321 그렇다고 "궁에 들어가면 안 된다"[br]그런 말씀도 안 하셨어요. 0:09:45.321,0:09:52.059 "걸식을 하는 것이 좋다. [br]그러나 때로는 식사 초대를 받을 수도 있다" 0:09:52.059,0:09:54.765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br]막아놓은 것은 아니에요. 0:09:54.765,0:10:01.046 그러나 본인 스스로는 출입을 안 하셨어요.[br]그러니까 0:10:01.046,0:10:06.281 정반왕은 부처님을 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br]즉, 뵙지도 못하고 0:10:06.281,0:10:11.719 부처님의 말씀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br]깨달을 수가 없었던 거예요. 0:10:11.719,0:10:15.792 아들밖에 본 적이 없어요. 0:10:15.792,0:10:22.109 그런데 부처님의 아들이나,[br]부처님의 전 부인이나 부처님의 어머니, 0:10:22.109,0:10:28.129 어머니는 왜 그랬을까?[br]어머니는 권위주의가 아니지요, 그죠? 0:10:28.129,0:10:35.095 그러니까 어머니는 아들을 넘어서 [br]부처로 본 거예요. 0:10:35.095,0:10:38.179 그런데 어머니도 아들로만 보이지, [br]부처로 못 볼 수도 있어요. 0:10:38.179,0:10:43.160 그런데 그게 남성 중심의 사회, [br]특히 왕이었기 때문에 더 심했어요. 0:10:43.160,0:10:47.728 그래서 어머니는 나중에 부처로 보고 [br]법을 청해 듣고 깨달았어요. 0:10:47.728,0:10:51.455 그 어머니라는 분은 생모의 개념이 아니고,[br]생모이신 마야 부인은 0:10:51.455,0:11:00.298 부처님 탄생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고, [br]그 뒤부터 키운 사람이 어머니 아니겠어요? 0:11:00.298,0:11:04.397 사람이 짐승이라면 어머니가 아니지만[br]사람은 짐승이 아니잖아요. 0:11:04.397,0:11:07.697 기른 자가 뭐다? 어머니니까... 0:11:07.697,0:11:15.441 그러니까 어머니는 나중에 깨달음을 얻어서 [br]아라한과를 증득했어요. 0:11:15.441,0:11:19.181 깨달은 비구니 스님이 되었다. 0:11:19.181,0:11:23.754 그러니까 돌아와서 다시 결혼생활 했다.[br]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0:11:23.754,0:11:26.131 집을 이미 떠났기 때문에... 0:11:26.131,0:11:34.785 (질문자) 잘 알겠습니다. (스님) 네.[br](청중 박수) 0:11:34.785,0:11:38.302 결혼하고 안 하고는 제 자유입니다. [br]아시겠어요? (청중 웃음) 0:11:38.302,0:11:41.413 그것은 깨닫는 것과는 무관해요. 0:11:41.413,0:11:52.198 그런데 여러분 부부가 같이 살아보면[br]짜증내고 욕심내고 하는 게 0:11:52.198,0:11:58.089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면 더 심해져요, [br]더 약해져요? (청중) 심해져요. 0:11:58.089,0:12:01.519 네, 그러면 수행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 돼요.[br](청중 웃음) 0:12:01.519,0:12:07.110 여러분은 더 열심히 해야 되고, [br]저는 조금 덜해도 돼요. (청중 웃음) 0:12:07.110,0:12:13.820 그래서 저는 약간 게을러서 [br]그 높은 장벽을 넘지 않고 0:12:13.820,0:12:17.170 조금 낮은 장벽을 넘으려고 [br]이렇게 혼자 사는 거예요. 0:12:17.170,0:12:21.526 '혼자 사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다' [br]이것은 아니에요. 0:12:21.526,0:12:26.259 그리고 부처님은 이 수행의 길에 [br]두 가지 길을 열어주셨어요. 0:12:26.259,0:12:30.552 출가해서 수행하는 길과, [br]재가에 있으면서 수행하는 길, 0:12:30.552,0:12:34.916 이 두 개를 다 열어주셨어요.[br]그래서 예를 들면, 0:12:34.916,0:12:42.551 '야사'라는 젊은이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br]본인이 출가해서 수행하는 길을 갔어요. 0:12:42.551,0:12:47.008 부인이 있는데 버리고 출가를 했고, 0:12:47.008,0:12:52.636 야사의 아버지, 구리가 장자는 [br]재가의 길을 가셨어요. 0:12:52.636,0:12:58.506 출가를 안 하고 그냥 세속에 있으면서 [br]수행자의 길을 가셨다. 0:12:58.506,0:13:05.521 이 세속에 있으면서 수행자의 길을 가서[br]어떤 출가 스님보다 더 위대한, 0:13:05.521,0:13:10.367 십대 제자와 동급이 되는 [br]재가 수행자들이 있습니다. 0:13:10.367,0:13:18.625 가장 유명한 사람은 사위성에 '수닷타 장자'[br]금강경에 나오는 '급고득장자' 있지요? 0:13:18.625,0:13:28.622 급고득장자, 기원정사를 지은 분이에요.[br]그 다음에 동원정사를 지은 베사카 부인, 0:13:28.622,0:13:34.646 그리고 구리가 장자, 이런 사람들은 [br]거의 아라한과를 증득하셨어요. 0:13:34.646,0:13:40.567 그러니까 출가한 비구니 스님들도 [br]아라한과를 증득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0:13:40.567,0:13:45.363 깨달음의 최고의 경지까지 이른 분들이 있다. [br]이거예요. 0:13:45.363,0:13:50.777 그런데 이제 점점 후대로 내려오면서 0:13:50.777,0:13:58.181 출가한 수행자들인 스님은 [br]사제, 제사장이 되고, 0:13:58.181,0:14:05.309 재가 수행자들은 신자가 되는, [br]즉, 불교가 종교화되면서 0:14:05.309,0:14:12.838 스승인 붓다는 신이 되고,[br]출가한 승려는 사제가 되고, 0:14:12.838,0:14:19.163 재가 수행자는 신도가 되는, [br]종교의 길을 가버린 거예요. 0:14:19.163,0:14:23.690 그래서 복을 빌고 하는 [br]'불교'라고 하는 종교가 생긴 거예요. 0:14:23.690,0:14:30.966 원래 붓다가 가르친 것은 종교가 아닙니다. [br]'수행'이지... 0:14:30.966,0:14:39.064 '수행자의 길이다' 이거예요. [br]그래서 종교가 불교든 기독교든 상관 없다. 0:14:39.064,0:14:42.529 누구든지 깨달음을 얻으려면 [br]어떻게 해야 된다? 0:14:42.529,0:14:46.115 '수행자의 길'로 가야 된다. 0:14:46.115,0:14:52.518 그래서 '괴로움이 없는 삶'을 산다.[br]그러면 괴로움이 없는 삶이 뭐냐? 0:14:52.518,0:15:01.129 열반, 니르바나, 열반이라고 하는 거예요.[br]원래 그 길을 다 열어놨어요. 0:15:01.129,0:15:07.981 그런데 이제 시간이 흐르면서 [br]사람들이 자꾸 복을 추구하니까... 0:15:07.981,0:15:14.232 부처님은 왕위를 버렸는데 [br]세상 사람들은 왕 되게 해달라고 빌잖아요. 0:15:14.232,0:15:17.931 부처님은 재물을 버렸는데 [br]재물을 구해달라고 빌잖아요. 0:15:17.931,0:15:22.165 부처님은 결혼 생활도 버렸는데 [br]좋은 여자, 좋은 남자 만나게 해달라고 0:15:22.165,0:15:26.050 누구한테 빌어요?[br]부처님께 빌어요. 0:15:26.050,0:15:32.552 나는 다른 데 가서 비는 건 이해가 되는데,[br]그걸 왜 부처님한테 비는지 모르겠어요. 0:15:32.552,0:15:38.995 부처님은 결혼을 했다가도 그만뒀는데, [br]부처님에게 결혼시켜달라고 빌고, 0:15:38.995,0:15:43.448 부처님은 아들도 버렸는데 [br]부처님보고 아들 낳게 해달라고 빌고, 0:15:43.448,0:15:49.788 부처님은 아들이 탁 나왔을 때 뭐라 그랬다? [br]"장애구나" 이렇게 말했다 그러잖아요. 0:15:49.788,0:15:54.624 그래서 "라훌라!" 이렇게 말했다는데, [br]부처님한테 아들 낳게 해주세요. 0:15:54.624,0:15:57.342 돌부처의 코를 배서 먹으면 아들 낳는다.[br](청중 웃음) 0:15:57.342,0:16:00.551 (스님) 이게 좀 앞뒤가 안 맞아요. 0:16:00.551,0:16:04.159 부처님은 재물을 버렸는데 [br]재물을 얻게 해달라. 0:16:04.159,0:16:13.114 부처님은 왕위를 버렸는데 시장 되게 해달라, [br]대통령 되게 해달라고 부처님한테 빈다면, 0:16:13.114,0:16:18.899 원래 불교와는 좀 안 맞아요. [br]'논리적으로 안 맞다' 이 말이에요. 0:16:18.899,0:16:22.041 그러나 지금 현재의 불교에서는 그렇게 하고 [br]있는데 이건 어떻게 된 거냐? 0:16:22.041,0:16:27.999 이거는 '종교화' 된 불교예요. [br]그러면 원래 불교는 뭐냐? 0:16:27.999,0:16:33.517 어떻게 하면 [br]괴로움 없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0:16:33.517,0:16:40.522 이게 부처님의 수행의 목표예요.[br]그것을 '해탈과 열반'이라고 그래요. 0:16:40.522,0:16:43.526 뭐라고요?[br](청중) 해탈과 열반. 0:16:43.526,0:16:52.295 '해탈'이라는 말은 어떤 속박도 받지 않는, [br]남의 눈치든 이런 거 안 보는 자유로움, 0:16:52.295,0:16:57.918 아주 자유로운 상태, 완전한 자유, [br]이게 해탈이고, 0:16:57.918,0:17:03.818 '열반'이라는 것은 [br]어떤 괴로움, 번뇌, 번민도 없는 행복한 상태, 0:17:03.818,0:17:06.078 이것을 열반이라고 그래요. 0:17:06.078,0:17:11.582 수행의 목표는 해탈과 열반이지,[br]천당에 태어나고 극락에 태어나고, 0:17:11.582,0:17:16.801 예쁘게 태어나고 이런 게 아니에요.[br]수행의 목표는... 0:17:16.801,0:17:21.353 종교의 목표는 이제 [br]죽어서 천당 가고, 극락 가고, 0:17:21.353,0:17:25.646 다음 생에 부자로 태어나고, [br]왕으로 태어나고 이런 거예요. 0:17:25.646,0:17:33.668 그래서 불교 안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br]수행으로서의 불교, 종교로서의 불교가 있다. 0:17:33.668,0:17:37.822 그럼 종교로서의 불교는 불교가 아니다.[br]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0:17:37.822,0:17:41.410 종교로서의 불교, [br]원래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러했지만, 0:17:41.410,0:17:46.382 종교화 된 불교가 있는 거예요. 0:17:46.382,0:17:50.873 그런데 오늘 여러분과 제가 만나는 것은 [br]종교로서의 불교로 만나는 거예요? 0:17:50.873,0:17:53.158 수행으로서의 불교를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br](청중) 수행이요. 0:17:53.158,0:17:57.418 수행으로서의 불교를 얘기하고자 하기 때문에[br]여러분이 무슨 종교를 믿든 0:17:57.418,0:18:01.758 그것은 저와 관계가 없다 이 얘기에요. 0:18:01.758,0:18:04.665 '불교는 틀렸다' [br]이런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0:18:04.665,0:18:07.573 '불교가 좋다' [br]이런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0:18:07.573,0:18:14.268 여러분의 종교가 무엇이든 [br]'여러분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0:18:14.268,0:18:17.178 여자든 남자든, [br]한국 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0:18:17.178,0:18:22.079 결혼했든 혼자든,[br]이혼했든, 신체장애가 있든, 0:18:22.079,0:18:26.368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든, [br]어렸을 때 폭행을 당했든, 0:18:26.368,0:18:30.578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든, [br]어떤 경험을 했든 0:18:30.578,0:18:35.489 아들이 어제 죽어서 온 사람도, [br]남편이 어제 죽은 사람까지 0:18:35.489,0:18:39.071 뭐할 권리가 있다? [br]'행복할 권리'가 있다. 0:18:39.071,0:18:47.217 누구나 다 열반을 증득할 수가 있다.[br]그 얘기를 하려고 우리가 이렇게 모인 거예요. 0:18:47.217,0:18:50.838 종교 얘기하려면 [br]제가 절에 있지, 왜 여기 와 있어요? 0:18:50.838,0:18:55.160 절에 있으면 내가 법상에 떡~ 앉아있고,[br]여러분은 바닥에 앉아야 돼요. 0:18:55.160,0:18:57.995 그런데 여기 오니까 [br]여러분은 의자에 떡~ 앉아있고, (청중 웃음) 0:18:57.995,0:19:06.084 (스님) 나는 이렇게 벌 서듯이 서서 [br]얘기하잖아요. (청중 웃음) 0:19:06.084,0:19:15.302 자, 그래서, 그럼 어떻게 하면 [br]이제 괴로움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0:19:15.302,0:19:20.854 그러면 첫 번째, [br]아까 저 여성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0:19:20.854,0:19:26.236 두 사람이 좋아해서 연애를 했다. [br]그런데 그 남자가 떠났다. 0:19:26.236,0:19:31.961 그러면 이 분은 나는 더 만나고 싶은데 [br]남자가 떠났다 하니까 0:19:31.961,0:19:37.354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됐잖아요, 그죠?[br]그러면 괴롭지요, 그죠? 0:19:37.354,0:19:41.246 그렇게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는데, [br]제가 볼 때는 0:19:41.246,0:19:46.006 그 놈이 떠나줘야 [br]내가 앞으로 진짜 더 나은 남자를 만나니까 0:19:46.006,0:19:48.197 이거는 가주는 게 좋아요, [br]안 가주는 게 좋아요? 0:19:48.197,0:19:49.838 (청중 / 스님) 가주는 게 좋아요. 0:19:49.838,0:19:54.064 그래서 그거는 슬퍼할 일도 아니고, [br]울 일도 아니고, 0:19:54.064,0:19:58.800 그렇다고 뭐 박수치고 웃을 일도 아니고,[br](청중 웃음) 0:19:58.800,0:20:05.703 그냥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듯이, [br]가을 되면 낙엽이 떨어져줘야 0:20:05.703,0:20:08.876 봄에 새 잎이 피어요, [br]그게 봄까지 붙어있는 게 좋아요? 0:20:08.876,0:20:10.143 (청중) 떨어져주는 게 좋아요. 0:20:10.143,0:20:20.393 떨어져야 돼요.[br]떨어질 건 떨어져야 봄에 새 잎이 나지요. 0:20:20.393,0:20:26.389 사람이 만약에 안 죽고 계속 산다면 [br]이게 사람한테 좋을까요, 안 좋을까요? 0:20:26.389,0:20:27.393 (청중) 안 좋아요. 0:20:27.393,0:20:31.095 지금 100세만 돼도 [br]사회가 노령인구 때문에 난리인데 0:20:31.095,0:20:35.928 500세까지 살아버리면 어떻게 될까요?[br]세상 망해요. 0:20:35.928,0:20:40.408 그러니까 적당히 늙으면 [br]죽어줘야 되나, 안 죽어도 되나? 0:20:40.408,0:20:43.202 (청중 / 스님) 죽어줘야 돼요.[br](청중 웃음) 0:20:43.202,0:20:50.122 죽는 건 좋은 일이에요.[br]태어나는 것만 좋은 일이 아니에요. 0:20:50.122,0:20:53.334 그러니까 봄에 지금 막 꽃피고 잎 피고 [br]좋지요? 0:20:53.334,0:20:57.286 그렇게 꽃 피고 잎 피려면 낙엽이 되어 [br]떨어져줘야 돼요, 붙어있어야 돼요? 0:20:57.286,0:21:00.374 (청중) 떨어져줘야 돼요.[br](스님) 떨어져줘야 돼요. 0:21:00.374,0:21:03.892 그럼 오래 살면 나쁘냐? [br]그 얘기는 아니에요. 0:21:03.892,0:21:10.551 그렇다고 오래 산다고 [br]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에요. 0:21:10.551,0:21:14.136 그러니까 일찍 죽으면 [br]일찍 죽는 대로 좋고, 0:21:14.136,0:21:18.511 늦게까지 살면 늦게까지 사는 대로 좋고, [br]이렇게 생각해야 되고, 0:21:18.511,0:21:22.099 또 조금 아프다가 죽으면 [br]또 아픈 대로 좋고, 0:21:22.099,0:21:25.207 안 아프고 팍 죽어버리면 그대로 좋아요.[br](청중 웃음) 0:21:25.207,0:21:30.950 그런데 안 아프고 팍 죽어버리면 [br]가족들한테 좋을까, 죽는 사람한테 좋을까? 0:21:30.950,0:21:31.804 (청중) 죽는 사람... 0:21:31.804,0:21:36.958 죽는 사람한테 좋아요.[br]그런데 가족들한테는 너무 가슴 아파요. 0:21:36.958,0:21:39.690 그러니까 가족을 위한다면 조금 아프다가 [br](청중 웃음) 0:21:39.690,0:21:43.452 (스님) 죽어야 돼요. 아시겠어요?[br](스님 / 청중 웃음) 0:21:43.452,0:21:48.199 조금 아프다가 죽어서 가족들이 [br]"하이고, 힘들다, 그냥 죽지" (청중 웃음) 0:21:48.199,0:21:53.176 이럴 때 죽으면 겉으로는 울지, [br]속으로는 안 울어요. 0:21:53.176,0:21:57.099 그걸 뭐라고 그런다? [br]'정을 뗐다' 이렇게 말해요. 0:21:57.099,0:22:01.530 그래서 항상 늙어서 조금 골골~ 하다가 [br]죽어야 돼요. 0:22:01.530,0:22:04.112 자식을 사랑하는 노인이라면...[br](청중 웃음) 0:22:04.112,0:22:07.934 잠 자듯이 팍 죽고 싶다. [br]그거 그러면 안 돼요. 0:22:07.934,0:22:13.646 그러면 이제 남은 사람들은 팍 죽는 것 보고 [br]울 필요가 있나요, 없나요? 없어요. 0:22:13.646,0:22:16.909 부모님이 자다가 죽었다. [br]그럼 울 필요가 없어요. 0:22:16.909,0:22:20.513 부모한테 좋은 일이에요, 나쁜 일이에요?[br](청중 / 스님) 좋은 일이에요. 0:22:20.513,0:22:25.471 부모한테 좋으면 됐지, 내가 섭섭한 것 가지고 [br]울고 난리 피우면 안 된다 이거예요. 0:22:25.471,0:22:33.321 그래서 이래 죽어도 좋고 저래 죽어도 [br]좋은 거예요. 도를 알면 이치가 그래요. 0:22:33.321,0:22:41.241 이치를 모르면 늘 헤어지면 헤어져서 나쁘고,[br]붙어있으면 붙어있어서 나쁘고 이러는데, 0:22:41.241,0:22:46.717 이치를 알면 헤어지면 헤어져서 좋고,[br]같이 있으면 같이 있어서 좋다. 0:22:46.717,0:22:55.666 그래서 '혼자 있으면 귀찮지 않아서 좋고,[br]같이 있으면 행복하다' 이렇게 되는데, 0:22:55.666,0:22:59.235 여러분은 둘이 있으면 귀찮고,[br]혼자 있으면 외롭고 (청중 웃음) 0:22:59.235,0:23:03.669 그래서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