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27.896 --> 00:00:30.640
샤지아 시칸더 : 이 과정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요.

00:00:30.640 --> 00:00:36.080
이런 작은 규모의 세밀화 기법은 조절이

00:00:36.080 --> 00:00:39.910
가능하거든요.

00:00:42.920 --> 00:00:45.776
제가 종이를 염색할 때

00:00:45.776 --> 00:00:49.315
염색이 아주 균일하게 되어야 합니다.

00:00:51.240 --> 00:00:53.440
이 과정은 느리죠. 그리고 차의 가장자리를

00:00:53.440 --> 00:00:57.920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00:00:57.920 --> 00:01:01.067
전체적으로 천천히 흘려야 합니다.

00:01:04.720 --> 00:01:06.960
이 과정은 매우 명상적입니다.

00:01:06.960 --> 00:01:10.240
이런 일들이 저에게는 익숙합니다.

00:01:10.240 --> 00:01:12.792
왜냐하면 여러 해 동안 이곳에서 이 일을 했거든요.

00:01:12.940 --> 00:01:17.900
(문지르는 소리)

00:01:22.200 --> 00:01:25.080
제가 배운 것은 전통과 인내심을

00:01:25.080 --> 00:01:27.480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00:01:27.480 --> 00:01:30.760
왜냐하면 그것 없이는 무언가를 성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00:01:30.760 --> 00:01:33.040
인내심 없이 그림을 그릴 수 없어요.

00:01:33.040 --> 00:01:36.040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죠. 시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00:01:36.040 --> 00:01:38.800
그래서 저는 1년 안에 쇼를 하거나

00:01:38.800 --> 00:01:41.240
작품을 준비할 수 없습니다.

00:01:41.240 --> 00:01:43.963
3년 혹은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해요.

00:01:47.027 --> 00:02:04.000
(벨 소리가 울림)

00:02:04.000 --> 00:02:05.560
세밀화는 도서 삽화나

00:02:05.560 --> 00:02:10.280
필사본에서부터 나옵니다.

00:02:10.280 --> 00:02:11.949
이들은 오래된 예술 형태입니다.

00:02:13.520 --> 00:02:16.709
특이하게 겹쳐진 원근법, 쌓아올려진

00:02:17.240 --> 00:02:21.040
실내공간, 그리고 창문과 문을 암시하는 요소들이

00:02:21.040 --> 00:02:24.000
밖의 세계, 영적 세계 또는 어떤 완전함의 개념을

00:02:24.000 --> 00:02:26.454
나타내기도 하죠.

00:02:32.120 --> 00:02:36.320
이 보석 같은 투명함이 작품에 드러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00:02:36.320 --> 00:02:38.969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00:02:42.200 --> 00:02:44.200
제 그림은 아주 많은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00:02:44.200 --> 00:02:48.400
여러가지 색깔을 사용해서 10개에서 20개에 이르는

00:02:48.400 --> 00:02:49.336
층을 만듭니다.

00:02:50.000 --> 00:02:52.160
작업을 할 때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00:02:52.160 --> 00:02:54.520
붓에 물이 너무 많이 묻으면

00:02:54.520 --> 00:02:58.480
이전에 칠한 안료가 함께 지워지거든요.

00:02:58.480 --> 00:02:59.840
그 층들이 완전히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00:03:00.480 --> 00:03:02.026
그래서 연습이 필요합니다.

00:03:04.040 --> 00:03:06.520
연습을 하지 않으면

00:03:07.400 --> 00:03:11.360
아무리 10년의 경험이 있어도 소용이 없을 때가 있어요.

00:03:19.040 --> 00:03:22.040
제가 파키스탄에서 공부를 할 때

00:03:22.040 --> 00:03:27.524
선생님은 우리에게 바닥에 앉아 하얀 천 위에서 작업을 하게 했어요.

00:03:28.520 --> 00:03:30.240
신발도 밖에 벗어두어야 했고요.

00:03:30.240 --> 00:03:33.560
모든 것이 아주 정돈되어 있었고, 깨끗하고

00:03:33.560 --> 00:03:35.000
최소한의 것만 있었습니다.

00:03:36.720 --> 00:03:40.760
작품을 만들면서 틈틈히 눈운동을 해야 했습니다.

00:03:40.760 --> 00:03:45.560
눈에서 그림을 최소한 30cm를 떨어뜨려놓고 작업을 해야 했거든요.

00:03:45.560 --> 00:03:47.600
이 과정은 아주 체계적이었고

00:03:47.600 --> 00:03:48.640
의식(ritualistic)과도

00:03:48.640 --> 00:03:51.044
같았어요.

00:03:54.807 --> 00:04:08.407
(종소리)

00:04:13.320 --> 00:04:17.080
초기에 저는 세밀화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00:04:17.080 --> 00:04:18.840
저한테는 세밀화가 그림이었어요.

00:04:18.840 --> 00:04:20.240
저는 회화의 구조가 무엇인지

00:04:20.240 --> 00:04:22.600
보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00:04:22.600 --> 00:04:24.440
그러나 캔버스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00:04:24.440 --> 00:04:25.760
저는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렸고

00:04:25.760 --> 00:04:28.176
특정한 재료를 사용했지만

00:04:28.840 --> 00:04:32.034
표면, 팔레트, 형태,

00:04:32.720 --> 00:04:35.405
구성, 양식화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00:04:36.600 --> 00:04:39.863
그것들을 먼저 익힌 다음에야 그림에 저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00:04:40.838 --> 00:05:03.360
(벨이 울림)

00:05:03.360 --> 00:05:06.200
저의 작품 다수는 대단히 개인적입니다.

00:05:06.200 --> 00:05:08.179
저의 기억과 관련이 있으니까요.

00:05:09.640 --> 00:05:12.720
이 특정한 테두리를 보세요.

00:05:12.720 --> 00:05:17.800
이 작품의 이름은 "글자를 타고 흐르는(riding the written)"인데요,

00:05:17.800 --> 00:05:21.480
여기서 글자가 말(horse)처럼 보이거나 움직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00:05:21.480 --> 00:05:26.920
이것은 제가 어린 시절에 코란을 읽은 경험과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00:05:26.920 --> 00:05:30.520
저는 코란을 읽고 싶었지만 이해를 잘 하지 못했어요.

00:05:30.520 --> 00:05:33.320
저는 어렸고 아랍어를 읽을 수 있었지만

00:05:33.320 --> 00:05:35.360
이해하지는 못했거든요.

00:05:35.360 --> 00:05:40.480
그 일은 강렬한 시각적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00:05:40.480 --> 00:05:44.880
글자의 아름다움이

00:05:44.880 --> 00:05:46.569
의미를 초월하는 순간이었죠.

00:05:48.760 --> 00:05:51.040
의미가 거기에 담겨 있지만 그것이 단지 의미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00:05:51.040 --> 00:05:53.760
글로 쓰여진 텍스트는 다른 차원으로

00:05:53.760 --> 00:05:54.616
저를 데려다줄 수 있습니다.

00:05:59.640 --> 00:06:04.080
(종소리)

00:06:04.080 --> 00:06:07.160
제가 세밀화를 선택한 이유는

00:06:07.160 --> 00:06:12.000
전통을 깨고, 실험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00:06:12.000 --> 00:06:14.560
그것이 오늘날에도 유효한지

00:06:14.560 --> 00:06:17.334
질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00:06:23.183 --> 00:06:25.080
(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제 모든 작업의 출발점은

00:06:25.080 --> 00:06:27.080
단순히 그림에서부터 시작합니다.

00:06:27.080 --> 00:06:29.320
그 그림의 규모가 크든 작든 상관없이요.

00:06:29.320 --> 00:06:32.048
투명한 종이 위에 작업을 해야 합니다.

00:06:37.160 --> 00:06:43.000
제 작품 속 이미지들 중 상당수는

00:06:43.000 --> 00:06:44.600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서로 뒤섞는 것에서부터

00:06:44.600 --> 00:06:48.240
출발했습니다.

00:06:48.240 --> 00:06:50.343
제가 두 종교에 관심이 있거든요.

00:06:52.800 --> 00:06:55.920
파키스탄에서 무슬림으로 자라면서

00:06:55.920 --> 00:06:59.208
저는 힌두 신화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어요.

00:06:59.960 --> 00:07:01.680
그런데 미국에 오고 나니

00:07:01.680 --> 00:07:03.720
그것들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저에게 남아있다는

00:07:03.720 --> 00:07:06.241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00:07:16.200 --> 00:07:20.600
저는 힌두 여신이 무엇인지 탐구했습니다.

00:07:20.600 --> 00:07:22.920
그녀가 몇 개의 손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00:07:22.920 --> 00:07:24.720
그저 그녀의 모습이 여성의 몸이며

00:07:24.720 --> 00:07:26.600
여러 개의 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어요.

00:07:26.600 --> 00:07:29.520
그렇지만 여신에게는 특정한 얼굴이 있습니다.

00:07:30.040 --> 00:07:32.480
저는 그 얼굴을 지우고 그 위에

00:07:32.480 --> 00:07:36.480
베일 같은 머리장식을 씌웠어요.

00:07:36.480 --> 00:07:39.422
베일은 힌두 여신의 머리 위에 씌워졌어요.

00:07:40.440 --> 00:07:43.363
베일 뒤에 있는 무언가를 과소평가하려고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00:07:47.280 --> 00:07:51.520
베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00:07:51.520 --> 00:07:55.320
이슬람이나 여성의 정체성을

00:07:55.320 --> 00:07:56.640
떠올리게 됩니다.

00:07:56.640 --> 00:07:59.680
이들은 대단히 민감한 주제에요.

00:07:59.680 --> 00:08:02.280
이슬람과 관련된 것은 대부분

00:08:02.280 --> 00:08:03.702
테러리즘이나

00:08:03.702 --> 00:08:06.325
여성 억압과 연결되니까요.

00:08:07.520 --> 00:08:11.274
그러나 문화적으로 보면 저의 경험을 그렇지 않았어요.

00:08:13.000 --> 00:08:15.720
저의 조부모님과 부모님은 매우

00:08:15.720 --> 00:08:18.760
진보적이었고 저를 많이 지지해주시던 분들이었습니다.

00:08:18.760 --> 00:08:22.040
저희 할아버지는 여성들이 일을 하는 것에 찬성하셨습니다.

00:08:22.040 --> 00:08:25.880
특히 우리 가족 내의

00:08:25.880 --> 00:08:27.400
여성들이

00:08:27.400 --> 00:08:29.440
의미있는 일을 하기를 바라셨죠.

00:08:31.236 --> 00:08:33.120
그렇지만 저는 찬성하지 않았어요.

00:08:33.120 --> 00:08:35.120
제 딸이 국립예술대학에 갈 거라면

00:08:35.120 --> 00:08:38.400
전망이 좋은 건축을 전공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00:08:38.400 --> 00:08:43.200
제 딸이 미술에 대해 말했을 때

00:08:43.200 --> 00:08:44.560
글쎄요,

00:08:44.560 --> 00:08:47.880
미술을 한다고 하면 "그림 몇 점이나 걸어두겠지,

00:08:47.880 --> 00:08:51.016
그게 미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00:08:51.016 --> 00:08:52.134
(웃음) 저는 딸의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00:08:52.134 --> 00:08:53.465
그래서 회의적인 태도를 취했죠.

00:08:54.748 --> 00:08:58.136
(지게차 소리)

00:09:05.720 --> 00:09:06.960
이런 종류의 작업은

00:09:06.960 --> 00:09:08.840
세밀화와는 전혀 다른

00:09:08.840 --> 00:09:11.022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00:09:20.142 --> 00:09:21.549
(종이 움직이는 소리)

00:09:21.549 --> 00:09:25.280
이 설치 작업은 훨씬 더 즉흥적입니다.

00:09:25.280 --> 00:09:26.600
그리고 언제나 어려워요.

00:09:26.600 --> 00:09:30.000
결정을 빠르게 내려야 하고

00:09:33.000 --> 00:09:34.520
제 몸 전체를 사용해야 하거든요.

00:09:34.520 --> 00:09:39.360
저는 사다리를 오르내리면서

00:09:39.360 --> 00:09:41.080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00:09:41.080 --> 00:09:44.680
모든 작업이 4일, 5일 내에

00:09:44.680 --> 00:09:46.560
끝이나야 합니다.

00:09:46.560 --> 00:09:50.246
그 과정에서 특정한 에너지가 나오고

00:09:52.880 --> 00:09:55.680
완성했을 때는 안도의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00:09:55.680 --> 00:09:59.320
여러 겹의 드로잉이 겹쳐져 있지만,

00:10:02.920 --> 00:10:04.920
어떤 요소를 숨길 의도는 없습니다.

00:10:04.920 --> 00:10:08.520
모든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이는 투명하고

00:10:08.520 --> 00:10:10.344
떠다니며 움직입니다.

00:10:13.000 --> 00:10:16.440
생각은 감춤과 드러남이라는 두 단어의 관계에서

00:10:16.440 --> 00:10:18.163
나옵니다.

00:10:26.440 --> 00:10:29.320
저는 항상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하고

00:10:29.320 --> 00:10:31.080
메모를 합니다.

00:10:31.080 --> 00:10:34.476
그리고 그것들을 가지고 어디든지 갑니다.

00:10:36.800 --> 00:10:39.480
저는 파키스탄과 텍사스에서

00:10:39.480 --> 00:10:42.080
많은 물건들을 가져왔습니다.

00:10:42.080 --> 00:10:45.168
작품을 하기 위해 의자에 앉을때면 언제나

00:10:46.120 --> 00:10:47.882
그것들 모두를 펼쳐놓습니다.

00:10:54.920 --> 00:10:58.360
저에게 창작은 하나의 순환입니다.

00:10:58.360 --> 00:11:00.040
어디론가 떠나서 무언가를 경험하고

00:11:00.040 --> 00:11:02.773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는 거죠.

00:11:12.223 --> 00:11:16.360
제가 대형 벽화를 그린 후

00:11:16.360 --> 00:11:19.142
다시 세밀화로 돌아오는 것도 그때문일 겁니다.

00:11:25.560 --> 00:11:28.320
저는 세밀화를 싫어할 때도 있어요.

00:11:28.320 --> 00:11:29.440
과정에서 좌절을 하고

00:11:29.440 --> 00:11:31.800
작업이

00:11:31.800 --> 00:11:34.960
너무 노동집약적이고

00:11:34.960 --> 00:11:37.120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에요.

00:11:37.120 --> 00:11:40.120
그래서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00:11:40.120 --> 00:11:41.920
저는 그것을 내려놓고 다른 일을 하지만

00:11:41.920 --> 00:11:43.321
결국 항상 돌아오게 됩니다.

00:11:44.560 --> 00:11:48.560
아마도 작품을 만드는

00:11:48.560 --> 00:11:53.400
행위 자체가 저에게

00:11:53.400 --> 00:11:54.592
일종의 평온함을 주는 것 같아요.

00:11:56.054 --> 00:12:16.374
(부드러운 피아노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