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다크 소울 전체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크 소울에는 기억에 남을만한 순간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중 딱 한 번, 제가 정말 깊은 인상을 받은 장면이 있습니다. 계승의 제사장에 도착한 후, 불사의 도시로 모험을 떠나서 다리 위에서 소머리 데몬과 싸우고, 용한테 산 채로 구워질 뻔하기도 하다가 불사의 교구로 향해 교회에서 거인 병사와 싸우고 나서 이 엘리베이터 하나를 골라서 타고 내려가보니 도착한 곳이 바로... 계승의 제사장이었던 순간이죠. 바로 이때 다크 소울의 세계가 대다수의 게임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각 구역이 선형적으로 이어진 게 아니라 갈림길이 서로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고 지름길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순환되는 복잡하고 미로같은 세계입니다. 이건 마치 3D 퍼즐처럼 딱 들어맞습니다. 또, 이러한 세계를 탐험 하는 것은 마치 메트로이드의 맵이나 젤다의 던전을 탐색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이 Boss Keys의 특별 스핀오프 에피소드 에서는 다크 소울 1편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저는 이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비선형 구조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다크 소울이 젤다와 생각 이상으로 얼마나 많은 공통점이 있는지 살펴 볼 것입니다. 자, 이제 꽉 붙들고 저 Mark Brown과 함께 판타지 왕국 로드란으로 여행을 떠나 봅시다. 시작하기 앞서, 다크 소울의 기본 구조를 확인해보겠습니다. 제 생각에 이 게임은 5개의 장으로 깔끔하게 나눠떨어집니다. 도입부, 북방의 수용소에서는 기본 조작 및 개념을 배우고 첫 보스인 수용소의 데몬을 물리칩니다. 그런 다음, 두번째 장에서 우리는 로드란에서 두 개의 자각의 종을 울려야 합니다. 하나는 불사의 교구에서 종의 가고일과 싸운 후에 찾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병자의 마을 밑에 쿠라그를 지나면 있습니다. 종의 순서는 상관없지만, 처음 플레이하는 경우 대부분 교회부터 먼저 갈 겁니다. 다음, 세 번째 장에서는 유령의 집같은 센의 고성으로 떠납니다. 이후 아노르 론도로 향해 온슈타인과 스모우와 싸우고 왕의 그릇을 얻습니다. 이제, 네 번째 장에선 4개의 왕의 소울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아마 전에 가 봤을 곳에서 조금 벗어나 새로운 지역에서 보스들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거인의 묘지의 묘왕 니토, 공작의 서고의 백룡 시스, 작은 론도 유적에 있는 4인의 공왕, 폐허도시 이자리스의 혼돈의 못자리까지 말이죠. 이 보스들까지 가는 길에 시프나 삼인귀처럼 다른 보스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들 전부 여러분들이 원하는 순서대로 진행 가능합니다. 4개의 소울을 모두 얻으면, 최종구역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보스인 장작의 왕 그윈과 만나는 종장입니다. 전, 이 구조가 정말 효과적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1,3,5막은 매우 선형적이면서 쭉 전진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반면에 2,4막은 더 열려있고 분기가 존재합니다. 아코디언같은 구조입니다. 왠지 많이 익숙하죠.. 아시다시피 다크 소울의 기본 윤곽은 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와 거의 같습니다. 이 게임도 도입부가 있고, 그리고 초기 던전들은 순서 상관없이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경로는 하이랄 성으로 고정되지만 이후 분기가 크게 갈려 예전 지역을 재탐험하거나 어둠의 세계로 가서 더 어려운 던전을 깰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순서대로 말이죠. 그 후 목표는 다시 가논과의 최종전으로 고정됩니다. 소울 시리즈의 제작자인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젤다 시리즈에 존경을 표한 것을 생각하면 놀랍진 않은 것 같지만 둘이 한 쌍 같은게 재밌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것은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취할 경로를 설명해주지만 그럼에도 다크 소울의 설계에 대한 완벽한 묘사는 아닙니다. 실제로는 많은 것들을 순서 상관없이 할 수 있습니다. 로드란에 도착한 후 언제든지 삼인귀를 죽일 수 있고, 아노르 론도에 도착하기도 전에 시프와 4인의 공왕을 죽일 수 있으며 쿠라그를 끝장낸 후 바로 짓무른 자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몇몇 보스는 완전히 건너뛸 수도 있습니다. 틈새의 숲에서 병자의 마을로 가는 비밀 통로를 타면 산양머리 데몬과 탐식의 드래곤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솔라를 도와주는 길로 가면 화염의 사제와 지네 데몬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선물로 만능 열쇠를 고르면 소머리 데몬까지 피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엔 데몬이 진짜 많네요! 게임 이름을 데몬즈 ㅅ...잠깐만 게다가 완전히 선택적인 보스도 넷 있습니다. 월광나비, 방황하는 데몬, 반룡 프리실라, 그리고 검은 태양 그윈돌린까지 이들은 게임의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괜찮은 전리품을 주기는 합니다. 그래서 다크 소울의 구조는 실제로는 이것에 더욱 가깝습니다. 눈에 확 들어오진 않죠? 하지만 이건 다크 소울이 갈림길이 많은 게임임을 보여주는 좋은 시각적 지표입니다. 예를 들면, 불사의 교구에 갔을 때 교회를 탐색할 수도 있고 아니면 검은 숲의 정원에서 월광 나비를 잡거나 틈새의 숲에서 히드라를 잡을 수도 있고 불사의 도시 하층으로 가서 거기부터 탐색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초반부 계승의 제사장에서 플레이어는 불사의 도시로 가게 되겠지만 그 대신에 지하묘지나 작은 론도 유적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요소 덕에 다크 소울이 자유롭고 모험적으로 느껴집니다. 미리 정해진 길을 따라간다는 느낌은 거의 없고 대신에 스스로 결정하고 호기심을 쫓아 세계를 탐험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도 몇 군데는 전체 게임 진행 상 막다른 길로 끝나긴 합니다. 후반 지역에 있는 아이템도 용기를 발휘하면 일찍 얻을 수도 있습니다. 레벨이 낮을 때도 작은 론도 유적에서 유용한 화방녀의 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겁에 질려 도망쳐나오겠지만요. 왜냐면 이곳에는 일반 무기로는 죽일 수 없는 유령이 가득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지하묘지에는 되살아나는 해골들이 우글대는데 레벨이 낮으면 살해당할 겁니다. 하지만 죽음은 플레이어의 뇌에 기억을 오래 남기는 좋은 방법입니다. 지하묘지에서 해골한테 깨지고 나면 플레이하면서 다음 10시간 동안은 고레벨 때 다시 와서 이 지역을 깨야겠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게 더 편하죠. 거기엔 4명의 왕 중 하나가 숨어있으니까요. 자, 제가 이전에 말했듯이 로드란은 길이 갈라지기만 하지 않고 지역 간 연결점이 많이 있어 그를 통해 순환 구조를 이룹니다. 한 예로, 이 사다리를 차서 내리면 예전 화톳불에서 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을 건너뛰고 빠르게 불사의 도시에서 불사의 교구로 가는 다리로 갈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계승의 제사장을 봅시다. 불사의 도시, 지하묘지, 작은 론도 유적과는 처음부터 연결되어 있지만 나중에는 불사의 교구와 불사의 도시 하층과 연결됩니다. 이는 한 쪽에서만 열리는 문 덕에 가능합니다. 계승의 제사장 바로 근처에 이 하수로를 처음 가 보면 잠긴 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반대쪽에서 이 문을 영구적으로 열게 됩니다. 이는 초반에는 선택지와 갈림길의 압박이 덜하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세계가 점점 복잡해진다는 뜻입니다. 세계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다크 소울엔 맵 화면같은 것도 없으니까요. 메트로이드 1이나 젤다 1 같은 초기 NES 게임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억에만 의존하여 이 복잡한 왕국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면 꽤 만족감이 생깁니다. 가령 두 지역 사이에 최적 경로를 찾아내는 것이나 대장장이 안드레이 혹은 해주석을 파는 상인의 위치를 기억하고 거기까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가는 법을 알아내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종류의 공간 기억은 레지던트 이블같은 게임을 연상시킵니다. 여기선 스펜서 저택의 구역 간에 효율적인 경로를 찾는 게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런 멋진 감각이 다른 소울 게임에서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간단하게 지역 간에 빠른 이동이 가능해지고 중앙 허브로 돌아와 모든 상인과 강화소를 찾을 수 있게 되면서요. 저는 다크 소울 1의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빠른 이동이 불가능해서 특정 지역에서 깊이 들어갈수록 강한 고립감과 향수병같은 것을 불러일으킵니다. 지하묘지나 병자의 마을에서 더더욱 깊숙이 들어갈수록 안전하고 친숙한 것들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불안해집니다. 지상으로 다시 나오려면 말 그대로 걸어 올라와야 합니다, 빠른 이동은 안 되죠. 게다가 제 생각에 세계를 직접 탐험해 봐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세계입니까! 극도로 수직적인 환경 덕에 로드란에는 더욱더 깊이 들어간다는 감각이 있습니다. 게임이 플레이어를 낚기도 합니다. 최하층이라는 장소가 있는데 게임에서 제일 낮은 곳 축에도 못 낍니다. 그 아래로 병자의 마을이 있고 그 아래로 데몬 유적, 또 아래로 폐허도시 이자리스가 있습니다. 덕분에 이 세계에 진짜 역사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계속 위로 쌓아올려 만들어진 것 같죠. 지층처럼요. 이에 극명한 대비로, 센의 고성과 아르노 론도에서는 더더욱 높이 올라가게 되고 이는 매우 다른 느낌을 줍니다. 승천하는 느낌, 상승감이 들고 영웅이 된 느낌이 들죠. 미야자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종을 울리고 센의 고성의 함정을 돌파한 후 나는 정말로 플레이어들이 '내가 해냈어!'라고 느끼기를 바랐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다크 소울의 지역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전혀 단조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각 지역의 비주얼은 차이가 뚜렷하고, 대체로 플레이 양상도 그러합니다. 거인의 무덤은 칠흑같이 어둡고, 공작의 서고에서는 계단이 돌아가고, 검은 숲의 정원은 안개가 낀 것 같습니다. 센의 고성에는 함정이, 최하층에는 빠지는 구멍이, 결정 동굴에는 투명한 길이 있습니다. 이건 솔직히 좀 별로입니다. 그리고 아르노 론도는 깨끗하고, 깔끔하고, 파괴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 전까지 봤던 것들과 완전히 다르죠. 선택지, 비선형성, 갈림길, 상호연결성은 매력적인 월드 디자인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게임은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하나는 방향성입니다. 게임이 선형적이지도 단순하지도 않고 어느정도 길을 되짚어보는 것까지 필요하다면 플레이어가 어디로 가야 할 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게다가 다크 소울은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웨이포인트도, 나침반도 없고 빨간 X로 표시된 맵도 없습니다. 모두 직접 찾아야 합니다. 첫 핵심 퀘스트인 자각의 종 울리기에서는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습니다. 첫 번째 종은 꽤 찾기 쉽습니다. 불사의 교구까지 길은 상당히 단순하고 교회 꼭대기에 종이 있는 것은 자연스럽죠. 반대로 두 번째 종은 지하에 있고 찾기가 좀 더 난해합니다. 계승의 제사장에 있는 이 녀석이 힌트를 주긴 합니다. 이렇게 말하죠. "사실 자각의 종은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저 위에 불사의 교회 위에, 하나는 저 밑에 병자의 마을 아래의 유적에 있다." 그런데 병자의 마을로 가는 길은 찾기가 힘듭니다. 이 열쇠를 찾아야 되는데 가다보면 굳이 안 가도 되는 곳에 있고 그 열쇠로 용이 있는 다리에 있는 이 특징없는 문을 열어야 합니다. 플레이어의 기억에 문을 각인시키려면 검은 숲의 정원의 이 문처럼 만들거나 센의 고성의 굳게 닫힌 거대한 성문처럼 만들었어야죠. 여기선 지크마이어가 얼마나 굳게 잠겼는지 말도 해줍니다. 이런 문들은 잊어버리기 힘듭니다. 이 조그만 나무 문은 지나치기 쉽죠. 다른 경로도 있긴 한데 여기는 틈새의 숲의 경사로 아래에 반쯤 숨겨진 동굴을 찾아야 하는데다 어려운 비룡의 계곡을 통과해야 합니다. 경로가 2개인 건 좋습니다. 게다가 물론, 플레이어가 직접 탐색하고, 아이템 설명을 읽어보고, 미지의 지역으로 모험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재밌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이건 너무 불친절해서 플레이어가 공략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르노 론도를 깬 후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깨고 나서 보게 되는 건 세계 곳곳의 3개의 주황색 안개가 사라지는 짧고, 모호하고, 다시 볼 수 없는 컷신이 전부입니다. 로드란의 무작위 3개 지역에 이제 갈 수 있는 구역이 생겼으니 4명의 왕을 잡으러 가면 됩니다. 아직 탐험할 만한 기분이었으면 좋겠네요. 다행인 점은 이전에 방문했지만 꽁무니 빼고 도망친 지역이 아마 많을 거란 겁니다. 작은 론도 유적, 데몬 유적, 지하묘지가 그러하죠. 딱히 할 것도 없는데다가, 온슈타인과 스모우를 잡고 나면 무서운 장소도 갈 만한 용기가 생겨서 결국 이 장소들로 돌아오게 되고 자연스레 다음 구역과 4명의 왕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수수께끼같은 단서나, 상인이 파는 힌트같은 것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음 구역을 찾아 돌아다니는 건 그걸 포기하고 공략을 찾아보기 전까지만 재밌습니다. 게임의 미스테리한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죠. 게다가, 게임의 이 지점에서,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됩니다. 왕의 그릇을 이용해 화톳불 사이를 전송할 수 있게 되어 전형적인 젤다 게임처럼 빠른 이동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좋습니다. 엔딩까지 달리면서 이전 장소는 다시 가기 싫고 이미 깬 구역을 다시 헤쳐나가긴 싫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빨리 진행하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저는 다크 소울의 마력이 힘을 잃는 것 같습니다. 게임의 첫 절반은 내가 어떻게 이동할 지 비판적으로 생각해야하는 진짜 세계처럼 느껴졌다면 나머지 절반은 단절된 레벨 뭉텅이 같습니다. 어찌 보면, 빠른 이동은 개발 막바지에 추가된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지역 사이를 빠르게 왕래하는 수단이 있기 떄문입니다. 바로 비룡의 계곡이죠. 여기는 작은 론도 유적, 병자의 마을, 틈새의 숲과 계승의 제사장으로 가는 길을 모두 연결하는 지하 네트워크입니다. 적들이 어려워서 신규 유저는 접근이 힘들지만 숙련된 유저는 이곳을 통해 빠르게 지역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비룡을 상대할만큼 강해졌을 때는 이미 빠른 이동이 가능해서 아이템을 주우러 올 게 아니면 이곳에 올 일이 거의 없을 겁니다. 디자이너는 샛길과 연결점을 더 많이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가령 아르노 론도에서 본래 세계로 돌아가는 샛길같은 것 말이죠. 빠른 이동은 메트로배니아의 핵심인 새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옛 장소를 방문하는 설렘을 제거해 버립니다. 제가 처음 플레이할 때, 병자의 마을을 다시 통과해야 했습니다. 쿠라그 근처의 전송 가능한 화톳불이 환상의 벽으로 숨겨져 있어서 못 찾았기 떄문이죠. 그래서 데몬 유적까지 걸어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근데 그거 아세요? 이전에 고생했던 지역을 손쉽게 통과하는 건 꽤 멋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크 소울의 나머지 절반에선 느끼기 힘들죠. 하지만 과거의 보스들을 잡몹으로 다시 상대하게 하는 것도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산양머리 데몬을 두 방에, 소머리 데몬을 네 방에 죽이는 건 꽤 기분 좋습니다. 적어도 화톳불이 다 전송 가능한 건 아니어서, 약간은 세상을 탐색할 여지가 남아있고 어느 화톳불에 인간성을 바칠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오케이. 비선형적인 게임을 만들 때 디자이너가 해결해야 할 또다른 과제는 난이도 곡선 문제입니다. 다크 소울의 4명의 왕과 각 지역은 난이도가 거의 비슷합니다. 그래서 클리어 순서는 상관없지만 그러다 캐릭터가 계속 성장해서 마지막에 만나는 왕이 식은 죽 먹기가 되어버립니다.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요? 각 보스의 난이도를 다르게 할 수도 있지만 그러다 플레이어가 가장 어려운 보스부터 만나서 좌절하게 될 수도 있고 완전히 비선형적인 구간을 선형적으로 진행하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이론적으론, 플레이어의 레벨에 맞춰 보스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언차티드 : 잃어버린 유산의 비선형적인 서고츠 산맥 챕터에서 이런 것을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3개의 탑 중 어디를 먼저 오르든, 나중에 올라가는 탑의 퍼즐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너티독이 당신이 도달하기 전에 퍼즐을 바꿔 넣기 때문입니다. 다크 소울에서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었을 것 같네요. 어찌 됐건, 실제 게임의 이 부분에선 난이도를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물론 몇몇 구역은 다른 곳보다 확실히 더 어렵긴 하지만요. 이는 완전히 개방적인 탐험과 선택을 가능케 하긴 하지만, 제 경우엔 게임이 너무 빨리 쉬워져서 폐허도시 이자리스를 미쳐 날뛰면서 지나갔습니다. 이 영상은 주로 로드란의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에 대한 것입니다. 구조, 비선형성, 방향성에 대해서요. 하지만 저는 잠깐 좁은 범위의 디자인에 대해 다루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다크 소울의 본질적인 디자인 철학은 기회가 될 때마다 당신을 곤경에 처하게 하는 것입니다. 불사의 도시를 예로 들어보죠. 이 적이 멀리서 화살을 쏴서, 방어적이든 공격적이든 하나를 해야 하는데, 너무 공격적이면 이 녀석이 벽 뒤에서 튀어나옵니다. 다리를 건너는 구간에선 화염병을 피해 건물로 들어가면 수많은 적들한테 둘러싸이게 됩니다. 적이 구석에 숨어있는 건물도 있고, 계단에선 불타는 함정이 굴러내려오고, 탑 꼭대기에서 화살을 쏘는 적도 있습니다. 이건 악몽이에요! 다크 소울을 플레이하는 알맞은 방법은 천천히 조심하며 움직이고, 움직일 공간이 많을 땐 적들을 하나씩 상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레벨 디자인과 적 배치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좁은 발판, 궁수와 마술사, 함정, 좁은 복도 등등 방해 요인이 많습니다. 다크 소울의 디자이너가 또 고려해야할 점은 화톳불의 배치입니다. 게임 초반에는 화톳불이 넉넉한 편입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다음 화톳불까지 더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작은 론도 유적엔 실망스럽게도 하나도 없고, 센의 고성에는 꼭대기에 딱 하나 있어서 가뜩이나 어려운 곳을 더 위험하고 긴장되게 만듭니다. 또한, 세계에는 비밀이 흩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탐험은 새 아이템으로 보상받고, 반짝이는 흰 표식은 어려운 점프를 하게 하거나 매복에 당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큰 비밀 중 하나는 환상의 벽입니다. 일반 벽과 다를 바 없지만 한 대 때리면 사라집니다. 젤다 1의 폭파가능한 벽과 비슷한데, 진짜 비밀이고 비밀인 걸 티 내지 않는단 점에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986년도가 아니죠. 그래서 폭탄을 낭비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벽을 때리면 무기 내구도가 깎여서 벽이 보이는 대로 때려 보진 않을 겁니다. 게다가 환상의 벽은 모두 선택적입니다. 환상의 벽을 하나도 안 때려도 게임을 깨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그리고 메시지 시스템이 있어 환상의 벽을 가리켜 줄 수 있지만, 반면에 가벼운 트롤링도 할 수 있습니다. 환상의 벽 뒤엔 보통 화톳불이나 보물이 있지만, 지역을 통째로 숨기고 있기도 합니다. 대수의 공허와 그 근처의 잿빛 호수가 그것이죠. 솔직히, 다크 소울에서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어떤 플레이어는 절대 못 찾을 곳에 기꺼이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숨겨놨단 것입니다. 게임 내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역 중 하나인 에레미어스 회화세계를 예로 들면 이곳에 가려면 움직이는 엘리베이터에서 굴러 떨어지고, 어려운 점프를 하고, 새 둥지에서 몸을 웅크려야 합니다. 그러면 이제 히든 보스와 싸우고, 특별한 아이템을 얻어서 그림에 보여주면 그림 속 세계로 갈 수 있습니다. 물론 결국은 인터넷에서 찾아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멋지고 세계에 신비하고 놀라운 감각을 부여합니다. 그래서, 다크 소울 1의 세계는 꽤 특별합니다. 갈림길은 호기심을 따라 탐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비선형성은 자신만의 모험을 만들 수 있게 해주며, 2회차와 스피드런을 하는 데에 안성맞춤입니다. 상호 연결된 경로는 세계의 지리와 구조를 기억하게 만듭니다. 빠른 이동의 부재는 모든 여행이 더 위험하게 느껴지도록 합니다. 그리고 아코디언 구조는 탐험하는 구간과 추진력을 받는 구간을 모두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월드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난이도 곡선과 방향성에 관한 재밌는 숙제를 내 줍니다. 다크 소울은 둘 다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후반에 빠른 이동을 추가해서 게임의 가장 재밌는 요소 중 하나를 없애버립니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이 구조를 완벽히 하는 대신, 다크 소울 후속작과 블러드본에서 이런 상호 연결된 월드 디자인을 버렸습니다. 제 말은, 그럼에도 이 게임들의 게임 디자인은 놀랍습니다. 후속작의 각 지역이 더 복잡해졌다는 것엔 이견이 없으며, 야남 지역은 기괴하고, 갈림길이 많고 미로같은 미니 로드란 같습니다. 전체 월드 맵은 더 선형적이긴 하지만요. 게다가 화톳불이나 등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 많이 있어서, 자신이 어디쯤 있는지 알게 되고 따뜻하고 포근한 기분이 듭니다. 게다가 선택 보스도 많이 있고, 비선형적이거나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구간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다크 소울 1 같지 않습니다. 틈새의 숲에서 작은 론도 유적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머릿 속으로 생각해내기, 우연히 찾은 동굴을 이용해, 보스전 2개를 건너뛰기, 불사의 교구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계승의 제사장으로 돌아온 순간같은 것들은 후속작에서 찾기 힘들죠. 그래서 저는 언젠가 프롬 소프트웨어가 로드란의 놀라운 월드 디자인을 다시 보여주기를 희망합니다.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한 편짜리 에피소드이므로, 데몬즈 소울, 다크 소울 3, 블러드본 등의 월드 디자인에 관한 영상은 기대하지 마세요. 절대라는 말은 없지만, 당장은 계획에 없습니다. 대신, Boss Keys 시즌 2를 위해 다른 프랜차이즈에 도전해 볼 겁니다. 그 때 뵙겠습니다. 이 콘텐츠 제작을 가능케 해 준 제 후원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