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04.580 --> 00:00:15.160
<친구의 핵심은 평등이다>

00:00:15.160 --> 00:00:19.836
(질문자) 항상 좋은 강연해 주시는
스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00:00:19.841 --> 00:00:26.744
제 질문은 항상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놀다 보면 제가 얘기할 때

00:00:26.744 --> 00:00:30.919
반응이 없고 분위기가 다운되면서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00:00:30.919 --> 00:00:37.051
나름 잘 지내보려고 애쓰는 건데 
애쓸 수록 사람이 위축되고 소심해져서

00:00:37.051 --> 00:00:43.854
그냥 지금은 사람을 만나러 다니기 보다는 
혼자서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00:00:44.030 --> 00:00:49.595
사람들과 이야기할수록 위축되고 
껄끄러워지는 저 자신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00:00:49.595 --> 00:00:53.795
어떻게 고쳐야 할지 
어떻게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지 고민입니다

00:00:53.795 --> 00:00:57.530
(스님) 왜 위축이 되는 것 같아요?

00:00:57.530 --> 00:01:00.070
(질문자) 그냥

00:01:02.380 --> 00:01:09.521
반응이 약간 싸늘해지고 무덤덤해질수록 
이게 약간 무관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00:01:09.521 --> 00:01:15.960
'내가 굳이 이런 얘기를 왜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게 돼서 위축이 되더라고요

00:01:15.960 --> 00:01:20.507
(스님) 상대의 반응 따라 위축된다는 거 아니에요?
(질문자) 네

00:01:20.507 --> 00:01:25.570
(스님) 상대가 호응을 해줘야 될 의무가 없잖아요
(질문자) 그렇죠

00:01:25.570 --> 00:01:30.340
근데 제가 생각한 의도가 있는데 
그 의도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00:01:30.340 --> 00:01:32.558
(스님) 그거 당연한 거 아니에요? 
(질문자) 네, 당연한 거죠

00:01:33.258 --> 00:01:37.732
(스님)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위축될 게 없지요

00:01:37.732 --> 00:01:43.243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얘기하면 네가 호응을 해 줘야 된다'

00:01:43.243 --> 00:01:47.052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호응이 안 오니까 위축이 되는 거지

00:01:47.052 --> 00:01:50.640
호응을 하고 안 하고는 
그 사람의 자유이기 때문에

00:01:50.680 --> 00:01:54.305
그거에 대해서 내가 간섭을 
안 하면 위축될 게 없죠

00:01:54.305 --> 00:01:59.201
내 할 얘기 있으면 하고 말면 되지 
꼭 호응해 줘야 될 이유가 뭐가 있어요?

00:01:59.252 --> 00:02:06.548
근데 그렇게 노력해서 호응을 얻어야 하는 
이런 친구는 가짜 친구예요

00:02:06.838 --> 00:02:10.430
친구를 그런 식으로 사귄다 그러면 맞지 않아요

00:02:10.430 --> 00:02:14.778
(질문자) 그래도 다 같이 있을 때 
대화를 하면서 같이 놀면서 지내다 보면

00:02:14.778 --> 00:02:17.250
저 혼자 따로 떨어지게 되더라고

00:02:17.250 --> 00:02:21.954
(스님) 왜 떨어져? 내 친구 중에도 
어떤 사람은 거의 말 없는 친구가 있어요

00:02:21.954 --> 00:02:26.192
늘 이렇게 있으면 자기는 말 안 하고 
빙긋이 웃어주는 거야

00:02:26.192 --> 00:02:33.225
얘가 얘기하면 웃어주고, 쟤가 얘기해도 '응~' 
그러면서 그 얼마나 잘 어울리는데

00:02:33.225 --> 00:02:38.480
질문자는 뭔가 친구 사이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싶거나

00:02:38.480 --> 00:02:43.090
인기를 독점하고 싶거나 욕구가 있어서예요 
그건 친구가 아니에요

00:02:43.780 --> 00:02:49.377
친구들은 잘 놀도록 
남의 얘기 들어주고 웃어주고 동의해주고

00:02:49.377 --> 00:02:53.896
그러면 친구가 되지 
친구들 간에 굳이 말을 많이 해서 뭐 해요

00:02:53.896 --> 00:02:56.973
왜 말을 많이 하려고 그래요?

00:02:56.973 --> 00:03:00.170
이게 지금 친구 사이에서

00:03:00.170 --> 00:03:03.741
친구인데 내가 꼭 주도권을 잡아야 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

00:03:06.721 --> 00:03:13.090
(질문자) 그런 의도라기보다는 이제 뭐랄까
분위기 메이크업

00:03:13.090 --> 00:03:16.755
(스님) 왜 본인이 분위기 메이커가 돼야 되는데요?
(청중 웃음)

00:03:16.755 --> 00:03:19.250
그러니까 분위기 메이커가 되는 게

00:03:19.250 --> 00:03:22.412
자기가 주도권을 잡겠다는 거 아니에요
그 말이 그 말이지

00:03:22.412 --> 00:03:26.038
한국 말하고 영어하고 차이밖에 없구만
(청중 웃음)

00:03:26.038 --> 00:03:29.912
내 영어 모른다고 막 그렇게
(청중 웃음)

00:03:29.912 --> 00:03:34.179
그런 욕망을 버려야 된다
친구지간에는

00:03:34.179 --> 00:03:40.565
친구지간에 
미리 어떤 얘기를 해야 되겠다고

00:03:40.565 --> 00:03:43.734
연습을 해갈 필요가 있어요, 없어요? 
없어요

00:03:43.734 --> 00:03:49.439
할 말 할 얘기 없으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고 
상대편 얘기하면 들어주면 되고 웃어주면 되고

00:03:49.439 --> 00:03:54.582
나도 할 얘기 있으면 그냥 하면 되고
그 친구지간에 한 사람이 너무 주도하고

00:03:54.582 --> 00:03:59.299
한 사람이 너무 인기가 많고 
그러면 친구 관계가 깨집니다

00:03:59.299 --> 00:04:02.437
친구라는 거는 평등한 게 
친구 관계란 말이야

00:04:02.677 --> 00:04:06.882
술을 안 먹는다고 친구가 안 된다 
술 친구한테 거짓말이에요

00:04:06.882 --> 00:04:11.947
술 하나도 입이 안 대도 술값만 내주면 
좋아해요, 안 해요? 좋아해요 (청중 웃음)

00:04:12.764 --> 00:04:14.680
제 말 이해하시겠어요?

00:04:14.680 --> 00:04:21.760
그 술자리에 언제든지 가서 술을 안 먹고도
술값 내주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거예요

00:04:21.760 --> 00:04:27.655
근데 술을 못 먹어 친구가 못 된다 
이런 것도 다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

00:04:27.655 --> 00:04:31.280
담배를 뭐 안 피워도 
담배 피우는 친구들이 있으면

00:04:31.280 --> 00:04:34.141
지금은 담배를 굉장히 금하지만 
옛날엔 많았지

00:04:34.141 --> 00:04:37.846
담배 갖고 다니면서 담배 피우겠다면 
담배 빼서 불 붙여 주고

00:04:37.846 --> 00:04:40.911
자기는 안 피우고 그러면 되지

00:04:41.321 --> 00:04:44.050
그러니까 질문자가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

00:04:44.050 --> 00:04:47.080
친구랑은 평등해야 돼요

00:04:47.080 --> 00:04:50.670
친구의 핵심은 평등입니다

00:04:50.670 --> 00:04:56.070
자기가 무슨 국회의원이 됐든
높은 자리가 있든 친구 지간에는

00:04:56.070 --> 00:05:01.030
돈 있다고 너무 내세우거나 이래도
다 밉상이에요

00:05:01.030 --> 00:05:05.378
친구라는 건 평등이 기본이기 때문에

00:05:05.378 --> 00:05:09.530
그래서 그런 생각을 버리면
아무 문제도 없어요

00:05:09.530 --> 00:05:14.560
하루 종일 시무룩하게 한쪽 구석에 있고 
이러면 안 돼요

00:05:14.560 --> 00:05:18.250
말하기 싫으면 딱 눈을 맞추고 이렇게
그냥 말 안 하고 있으면 돼요

00:05:18.250 --> 00:05:21.045
항상 고개를 끄떡여 주고

00:05:21.045 --> 00:05:24.622
자기도 할 말 있으면 '하라' 그러면 조금 하고

00:05:24.622 --> 00:05:27.080
그게 뭐가 어려워요?

00:05:27.080 --> 00:05:29.125
(질문자) 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00:05:29.125 --> 00:05:33.200
(스님) 네 
(청중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