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핵심은 평등이다> (질문자) 항상 좋은 강연해 주시는 스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질문은 항상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놀다 보면 제가 얘기할 때 반응이 없고 분위기가 다운되면서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나름 잘 지내보려고 애쓰는 건데 애쓸 수록 사람이 위축되고 소심해져서 그냥 지금은 사람을 만나러 다니기 보다는 혼자서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수록 위축되고 껄끄러워지는 저 자신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어떻게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지 고민입니다 (스님) 왜 위축이 되는 것 같아요? (질문자) 그냥 반응이 약간 싸늘해지고 무덤덤해질수록 이게 약간 무관심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굳이 이런 얘기를 왜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게 돼서 위축이 되더라고요 (스님) 상대의 반응 따라 위축된다는 거 아니에요? (질문자) 네 (스님) 상대가 호응을 해줘야 될 의무가 없잖아요 (질문자) 그렇죠 근데 제가 생각한 의도가 있는데 그 의도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스님) 그거 당연한 거 아니에요? (질문자) 네, 당연한 거죠 (스님)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위축될 게 없지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얘기하면 네가 호응을 해 줘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호응이 안 오니까 위축이 되는 거지 호응을 하고 안 하고는 그 사람의 자유이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내가 간섭을 안 하면 위축될 게 없죠 내 할 얘기 있으면 하고 말면 되지 꼭 호응해 줘야 될 이유가 뭐가 있어요? 근데 그렇게 노력해서 호응을 얻어야 하는 이런 친구는 가짜 친구예요 친구를 그런 식으로 사귄다 그러면 맞지 않아요 (질문자) 그래도 다 같이 있을 때 대화를 하면서 같이 놀면서 지내다 보면 저 혼자 따로 떨어지게 되더라고 (스님) 왜 떨어져? 내 친구 중에도 어떤 사람은 거의 말 없는 친구가 있어요 늘 이렇게 있으면 자기는 말 안 하고 빙긋이 웃어주는 거야 얘가 얘기하면 웃어주고, 쟤가 얘기해도 '응~' 그러면서 그 얼마나 잘 어울리는데 질문자는 뭔가 친구 사이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싶거나 인기를 독점하고 싶거나 욕구가 있어서예요 그건 친구가 아니에요 친구들은 잘 놀도록 남의 얘기 들어주고 웃어주고 동의해주고 그러면 친구가 되지 친구들 간에 굳이 말을 많이 해서 뭐 해요 왜 말을 많이 하려고 그래요? 이게 지금 친구 사이에서 친구인데 내가 꼭 주도권을 잡아야 할 이유가 뭐가 있어요 (질문자) 그런 의도라기보다는 이제 뭐랄까 분위기 메이크업 (스님) 왜 본인이 분위기 메이커가 돼야 되는데요? (청중 웃음) 그러니까 분위기 메이커가 되는 게 자기가 주도권을 잡겠다는 거 아니에요 그 말이 그 말이지 한국 말하고 영어하고 차이밖에 없구만 (청중 웃음) 내 영어 모른다고 막 그렇게 (청중 웃음) 그런 욕망을 버려야 된다 친구지간에는 친구지간에 미리 어떤 얘기를 해야 되겠다고 연습을 해갈 필요가 있어요, 없어요? 없어요 할 말 할 얘기 없으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고 상대편 얘기하면 들어주면 되고 웃어주면 되고 나도 할 얘기 있으면 그냥 하면 되고 그 친구지간에 한 사람이 너무 주도하고 한 사람이 너무 인기가 많고 그러면 친구 관계가 깨집니다 친구라는 거는 평등한 게 친구 관계란 말이야 술을 안 먹는다고 친구가 안 된다 술 친구한테 거짓말이에요 술 하나도 입이 안 대도 술값만 내주면 좋아해요, 안 해요? 좋아해요 (청중 웃음) 제 말 이해하시겠어요? 그 술자리에 언제든지 가서 술을 안 먹고도 술값 내주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거예요 근데 술을 못 먹어 친구가 못 된다 이런 것도 다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 담배를 뭐 안 피워도 담배 피우는 친구들이 있으면 지금은 담배를 굉장히 금하지만 옛날엔 많았지 담배 갖고 다니면서 담배 피우겠다면 담배 빼서 불 붙여 주고 자기는 안 피우고 그러면 되지 그러니까 질문자가 잘못 생각하는 거예요 친구랑은 평등해야 돼요 친구의 핵심은 평등입니다 자기가 무슨 국회의원이 됐든 높은 자리가 있든 친구 지간에는 돈 있다고 너무 내세우거나 이래도 다 밉상이에요 친구라는 건 평등이 기본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생각을 버리면 아무 문제도 없어요 하루 종일 시무룩하게 한쪽 구석에 있고 이러면 안 돼요 말하기 싫으면 딱 눈을 맞추고 이렇게 그냥 말 안 하고 있으면 돼요 항상 고개를 끄떡여 주고 자기도 할 말 있으면 '하라' 그러면 조금 하고 그게 뭐가 어려워요? (질문자) 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네 (청중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