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임 메이커즈 툴킷의 마크 브라운입니다.
생각해보면, 많은 비디오 게임들이
참 이상한 시간 관념을 가졌습니다.
낮과 밤이 순환하면서
해가 뜨고 집니다.
어떤 캐릭터들은 어두울 때 자러 가고
날이 밝으면 일어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시간은 멈춰 있습니다.
이 캐릭터들은
여러분이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기묘한 정지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고담 시의 악당들은 참 충실하게도
더 큰 난장판을 벌이기 전에
배트맨이 사이드 미션을 끝낼 때까지 기다려주고
인질들은 여러분이 구하러 오기 전까지
굳건히 견뎌냅니다.
그러나 색다른 시도를 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사건들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해서
인물들이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정해진 시간에 사건들이 자동적으로 일어납니다.
저는 이걸 "실시간 게임"이라 부르고 싶지만
헷갈리겠네요.
그래서 대신 "시계 게임"이라 부르겠습니다.
이런 접근에는 놀라운 이점들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저는
성간 탐험 게임 〈아우터 와일즈〉를 플레이했습니다.
플레이어는 허름한 나무 함선을 타고
행성들 사이를 넘나들며
그 앞에 놓인 작은 우주를 탐험합니다.
이 게임을 정말 특별하게 만드는 건
태양계 전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방식입니다.
"모래시계 쌍둥이"라 불리는
한 쌍의 행성을 보실까요.
게임을 시작할 때 "애쉬 트윈"은
파고 들어갈 수 없는 두꺼운 모래층으로 덮여 있습니다.
반면 "앰버 트윈" 쪽에서는
지하 터널망을 탐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래가 한 행성에서 다른 행성으로 흐르게 되고
"앰버 트윈"의 터널들이 영원히 막히지만
"애쉬 트윈"의 표면에 있던 탑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찬가지로 "브리틀 할로우" 행성은
처음엔 온전히 존재하지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조금식 분해됩니다.
이 와중에 방황하는 한 혜성이
태양계를 따라 즐거이 궤도를 돕니다.
이것은 놀라운 파장을 일으킵니다.
먼저 이는 게임의 개발자들이 말했듯이
탐험에 새로운 차원을 추가합니다.
"언제" 탐사할지가
"어디를" 탐사할지만큼 중요해지죠.
이제 여러분은
게임의 세계를 공간적으로만 고려해서는 안 되고
시간적으로도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지역은 늦게 도달하면 막혀버릴 수도 있고
또 어떤 지역은
나중에서야 들어갈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또다른 이점은, 게임 세계가 항상 변하고 있기 때문에
더 자연스럽고 역동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오픈 월드 게임에도 변화는 존재합니다.
〈폴아웃 3〉의 메가톤 지역은
수도 황무지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야생의 숨결〉의 이치카라 마을은
밑바닥부터 조금씩 건설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항상
여러분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서 발생합니다.
그 대신 모든 것이 시계를 따라 움직인다면
게임 세계는 여러분의 선택과 진행
심지어는 존재와도 상관없이 움직일 겁니다.
〈아우터 와일즈〉가
우주적인 초연함을 담아내려 했다면
시계에 맞춰진 세계는
명백히 최고의 방법이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또다른 게임은
〈데드 라이징〉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 게임들에서
(잘 만든 게임에서요)
여러분은 계속 시계를 보게 됩니다.
사건들은 특정 시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쳐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생존자 등
일부 이벤트는 지나칠 수 있지만
빨리 도달하지 않으면 좀비들에게 먹히게 됩니다.
어떤 사건들은 놓치면 안 됩니다.
스테이시에게 24시간마다 해독제를 주사하는 일처럼요.
이 게임엔 뇌를 파먹는 언데드 괴물들이 등장하지만
〈데드 라이징〉은 용케도
시계를 가장 두려운 괴물로 만들어냅니다.
시간의 압박은 진행에 긴박감과 위험을 더합니다.
생존자들을 마음 내킬 때 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지금 당장 구해야 하죠.
그리고 한 사람을 다른 사람 대신 구하는 선택이
실제로 엄중해집니다.
말 그대로 양쪽 모두를 구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간을 귀중한 자원으로 바꿔냅니다.
탄약이나 체력처럼 세심히 관리해야 하죠.
가게로 달려가 자원을 뒤지는 건
영리한 행동일 수 있지만
시간 낭비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경로와 지름길,
빠른 이동 지점을 익히는 건
주어진 시간을 최대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라는, 가장 소중한 재화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내리는 모든 결정이 중요해집니다.
그러나 시계 게임을 만들 때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영원히 흐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개발자가 사건과 캐릭터 일정을
영원히 시뮬레이션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일관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선
특정 이벤트들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들에는
대개 고정된 종점이 있습니다.
〈아우터 와일즈〉를 22분 플레이하고 나면
태양은 초신성이 되고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데드 라이징〉에선
프랭크의 헬리콥터는 72시간 후에 돌아올 겁니다.
현실에서는 6시간이죠.
시계 게임의 정수라 불릴만한 〈무쥬라의 가면〉에서는
3일의 시간이 지나 달이 지구에 충돌합니다.
기본 속도에서 현실의 1시간에 해당하죠.
이 점에 있어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영화 《사랑의 블랙홀》처럼
처음 시작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게임 메이커즈 툴킷의
마크 브라운입니다.
시간 루프는
매우 영리한 게임플레이 시스템이 될 수 있습니다.
살인 미스터리 게임 〈섹시 브루탈〉을 보실까요.
이 게임은 예측가능한 일정을 따라가는
호텔을 무대로 합니다.
게임의 초반부에서 '레지널드 식스펜스'는
정체불명의 가면 쓴 사람에 의해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처음으로 돌아가면
총에 미리 빈 탄창을 슬쩍 집어넣어서
식스펜스의 생명을 구하는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때 루프는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 됩니다.
살인 사건을 반복해 보면서 정보를 얻고
정확한 시점에 현장을 조작함으로써
사건을 교묘히 방해하는 것입니다.
시간 루프는 일종의 시계 퍼즐을 선사합니다.
사건의 순서를 익히고
그 정보를 유리하게 활용하는 퍼즐이죠.
셰익스피어 작품을 각색한 시계 어드벤처
〈엘시노어〉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플레이어는 오필리아가 되는데,
며칠새 햄릿은 여러분의 아버지를 죽이고
정체불명의 암살자가
여러분을 죽입니다.
운이 좋게도, 시간이 돌아갑니다.
이번엔 여러분이 선견지명과
편리한 타임라인 메뉴 화면으로 무장하고
인물들을 설득하고 움직여서
다르게 행동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루프에서 저는 햄릿에게
그의 어머니의 부정과
삼촌의 살의를 입증하는 증거를 건넸고
결국에 햄릿은 왕과의 결투에서 죽어버렸으며
아버지를 구했습니다.
제가 이 게임을 좋아하는 건
시계 퍼즐 때문만은 아니지만
시간 루프라는 안전망이
제게 온갖 것들을 실험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뭔가 잘 안 되는 것 같으면
몇 분 후에 다시 해보면 되니까요.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만한
새로운 지식들과 함께 말이죠.
어떤 게임들에서
루프는 숙달과 극대화의 대상입니다.
〈미닛〉에서 시간 루프는
게임들 중 가장 짧을 60초 뿐이고
젤다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 하나를 완료하기엔
명백히 모자랍니다.
하지만 새 시작점을 만들고
새 도구를 얻고, 지름길을 뚫어서
맵을 빠르게 가로지르면
결국 1분 루프 안에
게임을 끝낼 수 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메트로베니아 게임
〈비전 소프트 리셋〉이 있습니다.
여기선 행성을 구하는 데 고작 20분이 주어집니다.
여기서 체크포인트는
시간축 상의 바로가기처럼 작동합니다.
지도 곳곳을 빠르게 이동하는 대신
여러분은 모험의 초반으로
실제 시간을 되돌리게 됩니다.
새 능력이나 암호 같은 것들은
여러분을 따라갑니다.
추가 체력 등 다른 것들은
되감기를 따라오지 못하고
필요하다면 다시 구해야 합니다.
이 게임의 짜릿한 점은
새 바로가기의 효용을
신중히 극대화하는 데에서 나옵니다.
예를 들면 저는 게임의 한 시점에서
행성 깊은 곳까지 들어가
기계의 전원을 켜고
다시 지표면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왕복 탐험은
제게 단 12분의 여유만 남겨주었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을 하려면 정말 촉박했습니다.
그래서 그 모험을 다시 했습니다.
이번엔 기계가 있는 곳까지
전속으로 내달았고
그려진 지도와
제 경험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16분이 남은 상태로 돌아왔고
시간을 충분히 남긴 상태로
바로가기를 저장했습니다.
아주 멋진 기분이었죠.
이러한 루프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길이입니다.
〈아우터 와일즈〉의 디자이너 겸 프로듀서
론 버나우는 말합니다.
"우리는 실패와 죽음이 당혹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루프를 짧게 잡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항상 시간 제한에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길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플레이어가 시간축을 머릿속에 담아야 한다면
그 길이는 상대적으로 짧아야 합니다.
짧은 시간에는 압축적인 크기의 세계가 어울립니다.
여러분이 어디로 가던지
시간 제한 안에 흥미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요.
〈미닛〉은 모든 것이 몇 초 안에 닿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방향으로 새어나가는
빽빽한 세계를 갖게 된 것입니다.
이럴 때 비로소 시간 루프는
유용한 메커니즘이 됩니다.
루프는 끔찍한 디자인 문제를
멋진 매듭으로 깔끔히 마무리하고
플레이어에게 시계 퍼즐, 실험의 자유
시간 숙련을 통해
새롭고 멋진 결과들을 가져다줍니다.
이들은 환상적인 게임들이고
앞으로 더 많은 게임들이 나올 예정입니다.
단칸방 미스터리 게임 〈12분〉
〈디스아너드〉의 개발자들이 만드는
〈데스루프〉 등입니다.
그러나 시간 루프는 결국 인위적인 장치입니다.
그 자체로 모두의 주목을 받는 해결책이죠.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시간 루프는 모든 종류의 게임에서
또 모든 종류의 서사에서 작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게는 루프 없는 시계 게임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남습니다.
한 가지 방법은
작고 눈에 덜 띄는 루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반복될 때 시뮬레이션을 깨지 않도록 말이죠.
히트맨의 레벨들은
많은 작은 루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복하는 데 5~10분이 걸리는 일정을
수행하는 인물들이 있죠.
이것은 꽤 설득력있는 현실 모사를 제공합니다.
전체적인 시간 루프로
확 깨게 만들지 않으면서도요.
또 다른 해법은 구조적이고 무작위적인 사건들,
즉 개발자가 수작업으로 이어나가지 않아도
스스로 영원히 진행되는 사건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젤다의 전설〉이나 〈MGS 5〉의
날씨 효과 같은 요소들은
여러분의 통제 밖에 존재하는 시간감을 제공합니다.
마찬가지로 오픈 월드 게임의 이동 패턴과
시뮬레이션 속 캐릭터들은
모두 단순한 규칙과 상호연결성을 이용해
완벽한 시계 연출 없이도 현실 같은 세계를 만듭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영상을 참조해 주세요.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
〈데우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의 한 장면을
빌려보겠습니다.
게임이 시작될 때 여러분은
헬리콥터에 올라타고
인질을 구하기 위해
사무지구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느긋하게 생각합니다.
그 테러범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여러분이 도착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거라고 말이죠.
결국 그게 대부분의 게임에서
시간이 작동하는 방식이니까요.
하지만 여기선 아닙니다.
젠슨이 다른 일로 좀... 바쁘고
너무 오래 시간을 끈다면
대부분의 인질을 잃게 될 겁니다.
사리프: "여덟 명이야, 애덤.
8명의 선량한 사람들에겐
오늘 출근했다는 죄밖에 없었어.
그리고 그 순수 인류주의자라는 것들이
그들을 학살했다고."
인질을 죽게 놔둔다고 해서
어떤 종류의 게임 오버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비활동은 이야기와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를 바꿉니다.
아주 조금이라고 하더라도요.
이는 게임들이 특정 임무에서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할 때
진지하게 접근해도 괜찮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제 시간에 행동하지 않을 때 따르는 처벌이
스토리의 변화나
일부 컨텐츠를 놓치게 되는 수준이라는 전제로요.
여기 중요한 게 있습니다.
오늘날 게임에는
시간 때우기 컨텐츠가 이미 너무 많아서
어떤 플레이어들이 그런 컨텐츠 약간 놓친다고 해도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거 하느라 바쁘거든요.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 게임에서
범죄가 실시간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슈퍼히어로로서 여러분은
어느 범죄자들을 쫓을지
대신 누굴 놓치게 될지 결정해야 하는 거죠.
물론 이런 시스템은 쉽게 구현할 수 없을 겁니다.
시간 제한은 당연히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논쟁적입니다.
여러분에게 압박과 스트레스를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또 많은 이들에게
게임 컨텐츠를 놓칠 수도 있다는 건
천천히, 체계적으로 모든 요소를 완료한다는
완성 추구의 천성을 거스릅니다.
때문에 제 아이디어가 끔찍하게 들린다고 하셔도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시계 게임들의 독특한 이점들을 생각해보면
아마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지겹도록 보게 되는
한결같고 정적인 오픈 월드 게임에 맛을 더해줄
빠뜨린 재료가 아니었을까요?
하단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알려주세요.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시계 게임'에 대해
댓글을 남겨주세요.
에픽 게임 스토어에서 게임을 구매하실 때
크리에이터 태그 "GMTOOLKIT"를 사용해서
GMTK를 지원하실 수 있다는 걸 아시나요?
여러분은 한푼도 더 낼 필요가 없지만
에픽에서 제게 일정 금액을 전해줍니다.
모두에게 좋은 일이죠!
물론 아시겠지만, 특히 저 좋은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