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00.480 --> 00:00:04.030 올 여름 저는 Overcooked를 많이 플레이했습니다 00:00:04.030 --> 00:00:07.510 두 편의 게임으로 주방에서 일하는 내용인데 00:00:07.510 --> 00:00:12.070 레벨마다 재료를 가져다가 썰고 요리하여 식당으로 서빙해서 00:00:12.070 --> 00:00:14.260 주문을 완료해야 합니다 00:00:14.260 --> 00:00:18.810 아주 간단한 일이죠, 다만 식당이 흔들리는 해적선 위에 있거나 00:00:18.810 --> 00:00:23.869 지진으로 두동강 나거나 열기구 위에 있지만 않다면요 00:00:23.869 --> 00:00:28.880 그마저도 스테이지 중간에 추락해서 샐러드뿐 아니라 초밥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00:00:28.880 --> 00:00:29.880 완전 미쳤습니다 00:00:29.880 --> 00:00:36.430 하지만 물론 제일 어려운 점은 둘, 셋, 또는 네 명의 플레이어가 00:00:36.430 --> 00:00:38.030 협동하는 것 자체입니다 00:00:38.030 --> 00:00:42.640 조직적인 팀플레이에는 고도의 협동과 소통이 필요합니다 00:00:42.640 --> 00:00:45.720 전에 플레이해 본 어떠한 협동 게임들과도 다릅니다 00:00:45.720 --> 00:00:48.829 힘을 합쳐 게임을 플레이하는 건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00:00:48.829 --> 00:00:53.089 Contra, Metal Slug 같은 고전 런앤건 게임부터 00:00:53.089 --> 00:00:57.809 Gears of War, Halo 같은 현대의 슈팅게임까지 친구와 함께하면 게임이 더 재미있다는 건 00:00:57.809 --> 00:00:59.210 분명한 진리입니다 00:00:59.210 --> 00:01:04.690 하지만 이런 게임들은 대부분 파트너와 진정한 소통을 요하지는 않습니다 00:01:04.690 --> 00:01:08.650 이는 대개 게임이 대칭적이기 때문입니다 즉, 두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이 00:01:08.650 --> 00:01:11.370 거의 동일하다는 의미입니다 00:01:11.370 --> 00:01:15.590 Resident Evil 5의 경우 플레이 가능한 주인공 크리스와 쉐바는 00:01:15.590 --> 00:01:18.500 서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00:01:18.500 --> 00:01:23.290 둘 다 총을 사용하며 근접 공격이 가능하고 같은 장비를 사용합니다 00:01:23.290 --> 00:01:27.630 이렇게 캐릭터의 능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각 플레이어가 00:01:27.630 --> 00:01:31.500 각자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단지 가끔씩 힘을 합쳐 상대방을 되살리거나 00:01:31.500 --> 00:01:37.540 높은 곳으로 올려주는 등의 간단한 협동만 하는 느낌입니다 00:01:37.540 --> 00:01:42.490 그 이후에 나온 Resident Evil Revelation 2는 이와는 아주 달라서 00:01:42.490 --> 00:01:45.390 각 캐릭터의 특성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00:01:45.390 --> 00:01:50.340 첫 에피소드에서 한 사람은 클레어 레드필드를 선택합니다, 시리즈의 전형적인 주인공으로 00:01:50.340 --> 00:01:52.420 온갖 총기류를 다룰 수 있습니다 00:01:52.420 --> 00:01:57.090 다른 플레이어는 모이라 버튼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총을 다룰 수 없지만 손전등을 사용하여 00:01:57.090 --> 00:02:00.930 적들을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듭니다 00:02:00.930 --> 00:02:05.070 또한 쓰러진 적들을 쇠지레로 죽일 수 있습니다 00:02:05.070 --> 00:02:10.000 이러한 설정 때문에 각 플레이어는 혼자서 살아남기가 힘들고, 따라서 00:02:10.000 --> 00:02:11.950 긴밀하게 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00:02:11.950 --> 00:02:16.140 클레어는 모이라의 손전등이 필요하고 모이라는 클레어의 화력이 필요합니다 00:02:16.140 --> 00:02:20.640 따라서 두 플레이어가 서로에게 크게 의지하게 되고 00:02:20.640 --> 00:02:26.340 많은 협동 게임과 다른 종류의 협동과 소통을 만들어 냅니다 00:02:26.340 --> 00:02:31.250 Revelations 2에서는 능력의 차이가 긴밀한 협동을 만들어냈다면 00:02:31.250 --> 00:02:35.720 Keep Talking and Nobody Explodes는 정보의 차이도 팀워크를 강화할 수 있다는 00:02:35.720 --> 00:02:37.820 사실을 증명합니다 00:02:37.820 --> 00:02:42.740 이 게임에서 한 플레이어는 시한폭탄을 보게 되는데, 00:02:42.740 --> 00:02:45.760 전선, 버튼, 키패드 등 온갖 장치가 난무합니다 00:02:45.760 --> 00:02:50.220 다른 플레이어는 폭탄을 해제하는 방법이 적혀 있는 설명서를 갖게 됩니다 00:02:50.220 --> 00:02:52.750 1 플레이어가 폭탄을 설명하면 00:02:52.750 --> 00:02:56.490 2 플레이어는 폭탄을 해제하는 방법을 읽어줘야 합니다 00:02:56.490 --> 00:03:00.590 그럼 1 플레이어가 잘 듣고 설명에 따라야 합니다 00:03:00.590 --> 00:03:03.730 말 그대로 소통을 통해서만 협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00:03:03.730 --> 00:03:07.700 그리고 실패하면... 00:03:07.700 --> 00:03:12.480 비대칭적 협동은 소통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실력에 차이가 있는 플레이어들이 00:03:12.490 --> 00:03:14.870 함께 즐기기에도 좋은 방식입니다 00:03:14.870 --> 00:03:18.990 최근 Nintendo가 이런 방식을 활용하는데 Super Mario Galaxy에서 00:03:18.990 --> 00:03:23.620 Mario를 조종하는 플레이어는 그냥 보통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00:03:23.620 --> 00:03:28.599 다른 플레이어가 합류하여 훨씬 쉬운 역할인 떠다니는 커서로 플레이하며 00:03:28.599 --> 00:03:30.440 별을 모으고 적을 기절시킵니다 00:03:30.440 --> 00:03:35.650 비대칭적인 게임 디자인은 좋은 협동 방식이지만 Overcooked에는 맞지 않습니다 00:03:35.650 --> 00:03:39.410 게임은 플레이어의 수에 따라 자동적으로 조절해야 하는데 00:03:39.410 --> 00:03:44.819 네 명, 세 명, 두 명 또는 혼자일 수도 있으니까요 00:03:44.819 --> 00:03:48.569 게다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00:03:48.569 --> 00:03:53.200 각 레벨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여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 00:03:53.200 --> 00:03:57.250 파이어볼을 피하거나 미끄러운 바닥을 걷는 등 00:03:57.250 --> 00:03:59.670 어려운 일을 맡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00:03:59.670 --> 00:04:05.099 이 게임의 요리사들은 모두 똑같은 능력과 정보를 갖고 있으며 00:04:05.099 --> 00:04:09.660 각 플레이어는 혼자서 요리를 만들고 서빙까지 할 수 있습니다 00:04:09.660 --> 00:04:14.209 그러면 서로 이런 말만 하겠죠 "내가 버거 맡을게 너는 피자 맡아" 00:04:14.209 --> 00:04:18.168 하지만 Overcooked를 이런 식으로 플레이하지는 않습니다 00:04:18.168 --> 00:04:19.168 왜일까요? 00:04:19.168 --> 00:04:23.050 이 게임의 경우에는 레벨 디자인 때문입니다 00:04:23.050 --> 00:04:27.509 Overcooked 1편의 첫 스테이지의 주방 디자인을 보면 00:04:27.509 --> 00:04:31.970 중간에 긴 아일랜드가 있어서 양파를 가져다가 도마, 냄비, 00:04:31.970 --> 00:04:35.569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 다니기가 아주 지루합니다 00:04:35.569 --> 00:04:40.240 하지만 두 플레이어가 협동하여 중간의 테이블을 통해 양파를 전달하면 00:04:40.240 --> 00:04:42.930 과정이 훨씬 더 빨라집니다 00:04:42.930 --> 00:04:47.060 거의 모든 스테이지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갈수록 더 심해져서 00:04:47.060 --> 00:04:51.900 한 명만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이나 반으로 나누어진 레벨도 등장합니다 00:04:51.900 --> 00:04:57.050 또한 시간에 따른 점수 시스템 때문에 빨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00:04:57.050 --> 00:05:00.699 식사를 빨리 만들지 못하면 손님이 떠나가고 페널티를 받습니다 00:05:00.699 --> 00:05:04.039 음식을 더 빨리 준비하면 큰 팁을 받게 됩니다. 00:05:04.039 --> 00:05:08.050 그리고 최종 점수는 촉박한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요리를 내놓았는지에 00:05:08.050 --> 00:05:09.050 따라 결정됩니다 00:05:09.050 --> 00:05:13.789 레벨 디자인과 점수 시스템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각자 비대칭적으로 00:05:13.789 --> 00:05:19.939 역할을 분담합니다 이 주방을 예로 들면 00:05:19.939 --> 00:05:24.110 한 사람은 채소 썰기와 고기 패티를 맡고 다른 사람이 버거를 요리하고 00:05:24.110 --> 00:05:25.930 담아서 식당에 서빙합니다 00:05:25.930 --> 00:05:30.870 이렇게 하려면 스테이지의 초반에 많은 의사 소통을 해서 플레이어들이 00:05:30.870 --> 00:05:35.759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가장 효율적으로 요리하는 방법을 00:05:35.759 --> 00:05:36.759 함께 생각해 내야 합니다 00:05:36.759 --> 00:05:40.900 하지만 이 단계가 지나면 비대칭적 협동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도 있었습니다 00:05:40.900 --> 00:05:44.189 예측 가능한 패턴에 빠지고 만다는 것이죠 00:05:44.189 --> 00:05:48.430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에만 충실하면 많은 소통이 필요없는 게임도 있습니다 00:05:48.430 --> 00:05:51.439 익숙한 설정에 너무 적응되었기 때문입니다 00:05:51.439 --> 00:05:54.120 하지만 Overcooked는 그렇지 않습니다 00:05:54.120 --> 00:05:57.240 레벨 초반에 아무리 역할을 잘 분담했다고 하더라도 00:05:57.240 --> 00:06:01.539 스테이지 후반에 가면 아비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00:06:01.539 --> 00:06:03.639 왜 항상 이렇게 되는 걸까요? 00:06:03.639 --> 00:06:08.349 이렇게 편안한 패턴을 방해하고 계속해서 역할을 전환할 수 밖에 00:06:08.349 --> 00:06:11.310 없도록 만드는 절묘한 게임디자인 장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00:06:11.310 --> 00:06:14.430 첫 번째는 조리 대기 시간입니다 00:06:14.430 --> 00:06:19.229 버거가 익으려면 몇 초가 걸리기 때문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시간 낭비입니다 00:06:19.229 --> 00:06:23.860 따라서 플레이어는 주방 다른 곳을 돌아다니며 도울 곳을 찾게 되는데 00:06:23.860 --> 00:06:25.639 보통은 방해만 되고 맙니다 00:06:25.639 --> 00:06:30.089 너무 오래 기다리면 버거가 타게 되고, 그러면 다른 플레이어가 00:06:30.089 --> 00:06:33.240 본인의 일을 멈추고 와서 뒤처리를 도와야 합니다 00:06:33.240 --> 00:06:34.800 그리고 설거지가 있습니다 00:06:34.800 --> 00:06:38.860 모두가 싫어하는 일이지만 Overcooked를 성공으로 이끈 00:06:38.860 --> 00:06:40.960 핵심 요소일 지도 모릅니다 00:06:40.960 --> 00:06:46.439 설거지는 전담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처럼 깔끔하고 일정한 리듬이 없고 00:06:46.440 --> 00:06:52.120 레벨 후반에 가서야 문제가 되며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00:06:52.120 --> 00:06:57.020 따라서 깨끗한 접시가 떨어질 때마다 작업 흐름이 끊기고, 요리가 타기 시작하고 00:06:57.020 --> 00:07:00.430 안정적인 역할 분담이 엉망진창이 됩니다 00:07:00.430 --> 00:07:05.630 그리고 물론 가장 분명한 요소가 있죠 레벨 자체의 방해 장치입니다 00:07:05.630 --> 00:07:10.689 움직이는 도마,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진 재료, 성가신 쥐들이 00:07:10.689 --> 00:07:15.569 패턴을 망가트리고 잘 짜여진 계획을 방해하여 계속해서 대화를 통해 00:07:15.569 --> 00:07:17.189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00:07:17.189 --> 00:07:22.189 Overcooked는 비대칭적 게임이면서도 비대칭성이 없습니다 00:07:22.189 --> 00:07:27.569 괴상한 주방 구조, 더러운 접시, 난데없는 불길, 탄 버거 패티 등의 00:07:27.569 --> 00:07:31.990 레벨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서 플레이어들이 스테이지 전반에 걸쳐 00:07:31.990 --> 00:07:35.180 계속해서 역할을 바꾸며 많은 소통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00:07:35.180 --> 00:07:38.770 Overcooked의 원활한 주방에서는 플레이어가 서로 대화를 멈추지 않습니다 00:07:38.770 --> 00:07:44.000 제 생각에는 이것이 굉장히 성공적인 협동 게임이라는 의미입니다 00:07:45.740 --> 00:07:50.800 시청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후원해 주신 Patron분들께 감사드립니다. 00:07:50.800 --> 00:07:55.059 그리고 본편에 사용된 Overcooked 게임 영상 제작을 도와준 제 여자친구에게 특히 감사합니다 00:07:55.059 --> 00:07:58.639 협동 게임에 대해서 앞으로 우리가 이야기해 볼 만한 것들이 더 있습니다 00:07:58.639 --> 00:08:03.219 함께 의사결정 하기, 선행을 장려하기, 퍼즐 풀기, 자극적인 경쟁 요소 추가하기 00:08:03.219 --> 00:08:04.219 같은 것들이요 00:08:04.219 --> 00:08:08.889 이 채널을 주목해 주세요 GMTK는 여태까지 싱글플레이 위주였지만 00:08:08.889 --> 00:08:11.639 앞으로는 멀티플레이어에 대한 것들을 더 많이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00:08:11.639 --> 00:08:14.770 저와 제 작업을 후원해 주시려면 Patreon을 방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