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1,317 --> 00:00:03,499 사람들이 저에게 직업이 뭐냐고 물어볼 때, 2 00:00:03,499 --> 00:00:05,832 웃지 못할 상황들이 종종 벌어지는데요. 3 00:00:05,832 --> 00:00:07,897 왜냐면 제 직업은 말 그대로 비비는 일이라고 말하기 때문이죠. 4 00:00:08,524 --> 00:00:10,233 어떤 것들을 비비는 일이라니 5 00:00:10,257 --> 00:00:12,385 말도안되는 얘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6 00:00:13,403 --> 00:00:15,984 엄연히 전문적인 명칭까지 있는 분야입니다. 7 00:00:16,917 --> 00:00:18,308 바로 Tribology(마찰 공학)입니다. 8 00:00:18,332 --> 00:00:21,869 T-r-i-b-o-l-o-g-y 9 00:00:21,893 --> 00:00:23,714 이 명칭은 고대 그리스어의 'tribos' 10 00:00:23,738 --> 00:00:25,071 즉, '비비다'라는 단어에서 파생했습니다. 11 00:00:25,835 --> 00:00:28,359 이런 재미있는 이름의 학문은 들어보신 적이 없으시겠지만, 12 00:00:28,359 --> 00:00:30,342 여러분께 장담하는데 13 00:00:30,342 --> 00:00:33,076 마찰 공학을 발견하고 나면 세상이 완전히 달리 보이실 겁니다. 14 00:00:33,467 --> 00:00:36,232 저는 이 분야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많이 맡았습니다 15 00:00:36,256 --> 00:00:40,204 날수 있는 물질에 관한 연구부터, 개 사료 관련 프로젝트도 진행했죠 16 00:00:40,228 --> 00:00:43,661 이렇게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한 사람이 단지 몇년에 걸쳐 할 수 있는 일인지 17 00:00:43,685 --> 00:00:45,834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겁니다. 18 00:00:45,858 --> 00:00:49,204 마찰 공학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세상을 보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19 00:00:50,005 --> 00:00:51,731 아마 여러분들은 놀라실 겁니다 20 00:00:51,755 --> 00:00:55,016 정말 작은 부분의 마찰공학이 아주 커다란 문제를 해소하는데 21 00:00:55,040 --> 00:00:57,461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22 00:00:59,211 --> 00:01:02,854 마찰 공학은 마찰, 마모, 그리고 윤활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23 00:01:03,830 --> 00:01:06,404 여러분 이 세가지를 모두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24 00:01:07,039 --> 00:01:10,048 바닥에 놓인 무거운 물체를 밀어서 옮기려고 했을 때를 기억해 보세요 25 00:01:10,048 --> 00:01:12,776 무언가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셨나요? 26 00:01:13,206 --> 00:01:14,467 그 무언가가 바로 마찰력입니다. 27 00:01:14,907 --> 00:01:17,300 사물의 움직임에 저항하는 힘이 바로 마찰력입니다 28 00:01:18,237 --> 00:01:20,603 마모는 물건이 닳거나 떨어져 나가는 현상입니다. 29 00:01:21,021 --> 00:01:23,077 이것이 여러분이 아끼는 신발을 다시 사게 되는 이유죠. 30 00:01:23,077 --> 00:01:25,026 왜냐면 신발 밑창이 마모되어 결국 닳아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31 00:01:26,146 --> 00:01:28,435 윤활제은 마찰과 마모를 줄이는데 사용됩니다. 32 00:01:28,459 --> 00:01:32,288 가령, 윤활제는 녹슬어서 꿈적이지도 않는 나사를 느슨하게 하죠. 33 00:01:33,592 --> 00:01:37,246 한편, '상대 운동을 하는 두 표면 간의 상호 작용'으로도 34 00:01:37,270 --> 00:01:38,463 마찰 공학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35 00:01:39,559 --> 00:01:44,536 '상대운동을 하는 표면간의 상호 작용' 이란 표현은 어렵게 들리지만 36 00:01:45,456 --> 00:01:47,339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인데요 37 00:01:47,363 --> 00:01:50,577 지금 앉아서 발 꼼지락 거리고 계신 분들이나 38 00:01:50,601 --> 00:01:52,426 의자에서 옴짝달싹하고 계신 분들, 39 00:01:52,450 --> 00:01:54,710 모두 마찰 공학을 활용하고 계십니다. 40 00:01:54,734 --> 00:01:56,828 여러분이 앉은 자리에서 아주 살짝 움직이셔도 41 00:01:56,852 --> 00:01:59,798 두 표면 간의 상대 운동이 일어납니다. 42 00:02:00,435 --> 00:02:02,483 또 여러분이 의자에서 움직이며 만들어 낸 상대 운동은 43 00:02:02,483 --> 00:02:04,679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릅니다. 44 00:02:04,679 --> 00:02:06,964 여러분이 입고 계신 옷의 소재가 45 00:02:06,988 --> 00:02:09,245 여러분의 몸과 의자간의 마찰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46 00:02:09,269 --> 00:02:12,009 지금 견소재를 입은 분들은 울소재를 입은 분들보다 47 00:02:12,009 --> 00:02:13,722 의자에서 움직이시기가 수월할 겁니다. 48 00:02:13,722 --> 00:02:16,305 견소재가 마찰을 덜 타기 때문입니다. 49 00:02:17,139 --> 00:02:19,933 발목을 움직이고 까딱거리다가 50 00:02:19,957 --> 00:02:21,677 똑딱 소리가 났던 적이 없으신가요? 51 00:02:22,458 --> 00:02:23,456 다들 있죠? 52 00:02:23,456 --> 00:02:25,714 일어나서 걸어다니다가 갑자기 관절에서 똑 소리가 나면 53 00:02:25,714 --> 00:02:28,191 그게 다 마찰 덕분입니다. 54 00:02:29,875 --> 00:02:32,401 그 소리는 관절을 윤활하게 해주는 체액이 55 00:02:32,401 --> 00:02:34,029 순환하다보면 나는데 56 00:02:34,053 --> 00:02:36,400 더 정확히는, 체액 내의 기포가 터지는 소리입니다. 57 00:02:37,524 --> 00:02:41,244 힘줄들이 움직이다 부대낄 때에도 비슷한 소리가 납니다. 58 00:02:41,268 --> 00:02:43,002 흔히 발목에서 나는 소리인 만큼 59 00:02:43,026 --> 00:02:45,037 저처럼 발목을 까닥거리시다보면 60 00:02:45,061 --> 00:02:48,920 문득 힘줄에 마찰의 공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궁금해지지 않을까요? 61 00:02:50,596 --> 00:02:53,589 그래서 저같은 마찰 공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62 00:02:54,501 --> 00:02:56,613 물론 어려서 시작하는 게 상책이죠. 63 00:02:56,637 --> 00:02:58,245 저는 어렸을 때 발레리나 지망생이었습니다. 64 00:02:58,269 --> 00:03:00,899 어느 단계에 오르니 발끝으로 서는 게 가능해지더군요. 65 00:03:00,923 --> 00:03:02,243 '푸앙트 자세'라고도 하죠. 66 00:03:02,816 --> 00:03:06,237 푸앙트 자세로 춤을 추려면 화면에 보시는 예쁜 신발을 신어야 하는데 67 00:03:06,261 --> 00:03:08,199 무대에서 굉장히 잘 미끌어지는 신발입니다. 68 00:03:08,657 --> 00:03:11,136 발끝으로 서서 춤을 추다가 미끌어지거나 넘어지는 것은 69 00:03:11,136 --> 00:03:12,953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70 00:03:12,953 --> 00:03:15,755 발레리나들은 송진이라는 것을 잔뜩 들고 다닙니다. 71 00:03:15,779 --> 00:03:19,342 송진 가루를 바닥에 뿌리고 밟아서 신발을 가볍게 코팅하는 거죠. 72 00:03:19,366 --> 00:03:21,143 송진은 나무 수액에서 추출하는 물질로 73 00:03:21,143 --> 00:03:24,324 가루 상태로 바르면 물건의 표면을 덜 미끄럽게하는 효과를 냅니다. 74 00:03:25,124 --> 00:03:26,732 발레를 배우다보면 75 00:03:26,756 --> 00:03:29,012 송진을 얼마나 발라야 하는지는 금방 배웁니다. 76 00:03:29,012 --> 00:03:32,623 부족하게 발랐다가는 신발과 무대 사이의 마찰이 부족해서 77 00:03:32,623 --> 00:03:35,238 넘어지기 십상이고 78 00:03:35,262 --> 00:03:36,452 운이 좋으면 79 00:03:36,476 --> 00:03:38,945 그냥 실수 한 번 한 것으로 끝나지만 80 00:03:38,969 --> 00:03:41,707 최악의 경우엔 부상으로 이어지니까요. 81 00:03:43,095 --> 00:03:46,852 저는 이 때부터 마찰력을 조정해서 최적화하는 훈련을 한 셈입니다. 82 00:03:47,467 --> 00:03:50,418 보시다시피, 마찰 공학자가 될 운명이었던 거죠. 83 00:03:50,442 --> 00:03:51,935 (웃음) 84 00:03:52,600 --> 00:03:55,411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도 어렸을 때 마찰 공학 훈련을 하셨습니다. 85 00:03:55,927 --> 00:03:57,926 우리 모두 크래용이나 색연필을 쓰다가 86 00:03:57,950 --> 00:04:00,828 세게 눌러서 칠하면 더 진한 색이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87 00:04:01,424 --> 00:04:04,407 세게 눌러서 칠한 크래용과 색연필은 88 00:04:04,407 --> 00:04:05,555 더 빨리 닳아지기 때문에 89 00:04:05,555 --> 00:04:07,796 더 자주 깎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90 00:04:08,830 --> 00:04:11,520 또 갓 왁스칠한 바닥을 보면 91 00:04:11,544 --> 00:04:13,788 절대로 얌전히 지나갈 수 없었죠. 92 00:04:14,448 --> 00:04:16,024 양말을 신고 미끌어지면 93 00:04:16,024 --> 00:04:18,779 기막힌 슬라이딩이 가능하지만 94 00:04:18,779 --> 00:04:21,249 맨발로는 어림없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95 00:04:21,273 --> 00:04:24,455 이처럼 어릴 적 우리 모두 마찰 조종의 달인들이었습니다. 96 00:04:26,395 --> 00:04:27,897 어릴 때는 그렇다치고 97 00:04:27,921 --> 00:04:29,226 어른이 된 지금은 또 어떤가요? 98 00:04:30,607 --> 00:04:32,825 오늘 양치질을 한 번은 하셨을 겁니다. 99 00:04:33,659 --> 00:04:34,811 그렇죠? 100 00:04:34,835 --> 00:04:36,095 (웃음) 101 00:04:36,119 --> 00:04:37,708 마찰 공학은 양치질에도 숨어있습니다. 102 00:04:38,165 --> 00:04:40,998 치약과 칫솔은 우리의 이에서 103 00:04:41,022 --> 00:04:42,419 플라크를 제거하고 마모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104 00:04:43,561 --> 00:04:45,740 참고로 저희 아버지가 치과의사신데요 105 00:04:45,764 --> 00:04:49,173 가업을 이어받게 되리라곤 생각치도 않던 차에 106 00:04:49,197 --> 00:04:53,513 플라크 제거 효율을 조사하는 실험 계발을 의뢰 받고보니 107 00:04:53,513 --> 00:04:55,600 아버지와 일하는 분야가 겹치게 됐어요. 108 00:04:56,087 --> 00:04:58,112 의뢰를 받을 때는 간단한 작업 같아 보였는데 109 00:04:58,136 --> 00:05:00,505 마찰 공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려 하니 110 00:05:00,529 --> 00:05:02,501 엄청나게 복잡한 작업이더군요. 111 00:05:02,941 --> 00:05:05,632 치아의 단단한 재질과 112 00:05:05,656 --> 00:05:09,273 잇몸, 치약, 칫솔 등의 부드러운 재질, 113 00:05:09,297 --> 00:05:12,340 윤활제로 작용하는 침과 물의 구성, 114 00:05:12,364 --> 00:05:15,051 양치하는 사람의 완력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야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115 00:05:15,885 --> 00:05:18,841 가령, 치약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넣으면 116 00:05:18,865 --> 00:05:20,597 플라크 제거에는 분명 효과가 있을 겁니다. 117 00:05:21,208 --> 00:05:23,350 문제는 이빨도 같이 제거되겠죠. 118 00:05:23,909 --> 00:05:27,245 다시 말해, 플라크는 마모시키지만 치아와 잇몸에는 상처를 내지 않는 119 00:05:27,269 --> 00:05:29,097 균형점을 찾는 것이 과제입니다. 120 00:05:30,667 --> 00:05:32,640 양치질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식사를 하기 때문이죠. 121 00:05:32,664 --> 00:05:34,700 식사 또한 우리가 규칙적으로 하는 행동입니다. 122 00:05:34,724 --> 00:05:36,057 별로 유별날 게 없어 보이는데요. 123 00:05:36,081 --> 00:05:37,856 하지만 식사 역시 마찰 공학의 관점으로 보면 124 00:05:37,880 --> 00:05:39,319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125 00:05:39,932 --> 00:05:42,698 우리가 식사를 할 때 음식물은 쪼개지고 마모되며 126 00:05:42,698 --> 00:05:47,161 치아, 혀, 침, 식도와 상호 작용을 합니다 127 00:05:47,161 --> 00:05:51,590 그리고 이 상호 작용들은 곧 식사의 질을 좌우합니다. 128 00:05:52,569 --> 00:05:55,714 어떤 음식을 처음으로 먹어보면서 129 00:05:55,738 --> 00:05:57,241 이런 느낌을 받아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130 00:05:59,493 --> 00:06:00,738 "아, 맛은 괜찮은데 131 00:06:00,762 --> 00:06:02,536 질감이 맘에 안드네." 132 00:06:03,535 --> 00:06:07,408 이러한 상황에서 마찰 공학자들은 윤활의 정도, 마찰 계수를 통해 133 00:06:07,432 --> 00:06:12,700 음식의 식감과 질감이 어떻게 식사의 질을 좌우하는지를 연구합니다. 134 00:06:12,724 --> 00:06:15,450 음식의 구성 성분을 조절하면 135 00:06:15,450 --> 00:06:19,541 가령, 당이나 지방의 함량을 달리한다면 136 00:06:19,541 --> 00:06:21,335 식감은 어떻게 달라지며 137 00:06:21,359 --> 00:06:23,296 또, 그 변화를 어떻게 계량할 것인가? 138 00:06:23,320 --> 00:06:25,754 이와 같은 문제에 답을 제시하는 것이 마찰 공학의 목표입니다. 139 00:06:26,441 --> 00:06:28,856 연구실 한 편에서 제 동료들이 140 00:06:28,856 --> 00:06:30,499 요거트의 지방 함량을 살피고 있을 때, 141 00:06:30,499 --> 00:06:31,987 저는 반대편에서 142 00:06:32,011 --> 00:06:33,507 강아지 사료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143 00:06:33,531 --> 00:06:36,274 여담이지만 연구실 냄새가 아주 근사했죠. 144 00:06:36,994 --> 00:06:39,462 누구나 주기적으로 양치질을 하지만 145 00:06:39,486 --> 00:06:41,480 애완동물을 양치시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146 00:06:43,210 --> 00:06:46,019 성체 동물에 치주 질환이 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47 00:06:46,043 --> 00:06:47,986 애완동물 양치는 정말 필요한 습관이고 148 00:06:47,986 --> 00:06:49,886 실제로 갈수록 많은 애완동물 주인들이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149 00:06:49,886 --> 00:06:53,127 제 친구네 고양이는 어떻게 된 건지 양치질을 잘 참는다던데 150 00:06:53,127 --> 00:06:55,852 안타깝게도 모든 고양이들이 그렇지는 않죠. 151 00:06:55,876 --> 00:06:57,777 그래서 요즘엔 사료 회사들이 152 00:06:57,777 --> 00:07:00,623 플라크 제거 기능이 있는 간식을 개발하는 추세입니다. 153 00:07:01,265 --> 00:07:02,772 애완견을 기르시는 분들은 154 00:07:02,796 --> 00:07:05,251 개한테 간식을 줬더니 155 00:07:05,275 --> 00:07:08,201 한 입 만에 감쪽같이 사라진 광경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156 00:07:08,225 --> 00:07:09,589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생기죠. 157 00:07:09,589 --> 00:07:12,130 '한 입 만에 플라크를 제거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158 00:07:13,208 --> 00:07:15,723 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실험실내에서의 테스트를 구상해봤습니다. 159 00:07:15,747 --> 00:07:18,239 치아, 플라크, 침 등 160 00:07:18,263 --> 00:07:21,817 개의 구강구조를 본뜬 장치를 만들고 161 00:07:21,841 --> 00:07:23,598 마찰과 마모 정도를 측정해서 162 00:07:23,598 --> 00:07:26,894 간식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플라크를 제거하는지 연구했습니다. 163 00:07:28,810 --> 00:07:31,733 마지막으로 애완견 양치시킨 게 언젠지 기억조차 안 나신다는 분들, 164 00:07:31,757 --> 00:07:34,139 감사 인사는 받은 셈 치겠습니다. 165 00:07:34,139 --> 00:07:36,319 그래서 마찰 공학은 그게 다냐고요? 166 00:07:36,971 --> 00:07:39,401 마찰 공학이 적용되는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167 00:07:40,133 --> 00:07:43,628 여러분은 오늘 어떠한 형태로든 이동을 통해 강연장에 오셨습니다. 168 00:07:43,652 --> 00:07:45,355 도보, 자전거로 오신 분들도 있겠지만 169 00:07:45,379 --> 00:07:48,420 아마 대부분은 자동차로 오셨을 겁니다. 170 00:07:49,112 --> 00:07:52,139 자동차를 마찰 공학의 관점으로 살펴보죠. 171 00:07:52,163 --> 00:07:54,023 운전자와 자동차 사이, 172 00:07:54,023 --> 00:07:55,657 자동차와 도로의 사이, 173 00:07:55,657 --> 00:07:59,075 모든 자동차 부품들 사이에는 상호 작용이 존재합니다. 174 00:07:59,099 --> 00:08:02,616 우리가 흔히 하는 타이어 정비도 마찰 공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175 00:08:03,602 --> 00:08:06,312 권고 사항에 따라 일정 거리를 주행한 이후에는 176 00:08:06,312 --> 00:08:08,028 타이어를 교체해야 합니다. 177 00:08:08,052 --> 00:08:10,490 타이어의 접지면은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178 00:08:11,363 --> 00:08:14,610 타이어가 닳아지지 않았는지는 항시 점검해야 합니다. 179 00:08:15,694 --> 00:08:19,266 마찰 공학은 말씀드렸듯 마모와 마찰을 연구하는 학문인데요 180 00:08:19,290 --> 00:08:22,607 타이어의 불량한 마찰은 곧 181 00:08:22,631 --> 00:08:23,798 차사고로 이어집니다. 182 00:08:24,466 --> 00:08:27,375 타이어와 도로 사이의 마찰 정도는 183 00:08:27,399 --> 00:08:29,920 가속과 감속, 184 00:08:29,944 --> 00:08:31,526 정지 거리를 결정합니다. 185 00:08:32,217 --> 00:08:35,420 운전을 하시는 분들은 마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실 텐데요, 186 00:08:35,420 --> 00:08:37,505 아시다시피 도로가 젖어있으면 187 00:08:37,505 --> 00:08:40,321 더 미끄럽고, 따라서 더 위험합니다. 188 00:08:40,321 --> 00:08:42,389 물기가 타이어와 도로 간의 189 00:08:42,389 --> 00:08:44,365 마찰을 줄이기 때문입니다. 190 00:08:44,389 --> 00:08:47,056 말씀드렸듯, 마찰은 움직임을 막아서는 힘입니다. 191 00:08:47,056 --> 00:08:50,646 물기가 마찰력을 줄이면 움직임에 가해지는 저항이 줄기 때문에 192 00:08:50,670 --> 00:08:53,190 젖은 도로에서 차가 더 쉽게 미끌어지는 것입니다. 193 00:08:54,436 --> 00:08:56,364 자동차의 마찰 공학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194 00:08:56,388 --> 00:08:59,266 마찰에 저항하는 과정에서는 에너지가 소비됩니다. 195 00:08:59,266 --> 00:09:01,020 즉, 마찰은 에너지 손실을 가져옵니다. 196 00:09:01,861 --> 00:09:04,854 이 때문에 타이어의 상태는 연료 효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197 00:09:04,878 --> 00:09:07,810 혹시 내연기관 차량에 넣는 연료의 198 00:09:07,834 --> 00:09:12,411 1/3이 마찰에 저항하는 데 쓰인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199 00:09:13,553 --> 00:09:14,795 1/3 씩이나요. 200 00:09:15,320 --> 00:09:18,110 마찰 공학 분야의 연구들은 마찰을 줄임으로써 201 00:09:18,134 --> 00:09:21,037 연료 효율은 높이고 배기량은 줄이는 공헌을 해왔습니다. 202 00:09:21,825 --> 00:09:24,543 Holmberg와 Erdemir의 연구는 203 00:09:24,567 --> 00:09:26,446 마찰 공학의 발전이 204 00:09:26,446 --> 00:09:28,462 에너지 절약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밝혀주었습니다. 205 00:09:28,486 --> 00:09:31,605 해당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206 00:09:31,629 --> 00:09:35,099 인류는 승용차의 에너지 사용량을 207 00:09:35,099 --> 00:09:37,714 최대 60% 까지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8 00:09:37,714 --> 00:09:39,778 세상에 자동차가 얼마나 많은지를 고려하면 209 00:09:39,782 --> 00:09:41,692 굉장한 양의 에너지죠. 210 00:09:42,444 --> 00:09:47,220 또한 마찰 공학을 통해 전세계의 에너지 사용을 약 9% 절약할 수 있으며 211 00:09:47,244 --> 00:09:51,113 승용차의 에너지 사용은 그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212 00:09:51,960 --> 00:09:53,541 엄청난 양의 에너지죠. 213 00:09:53,541 --> 00:09:57,506 수치를 통해 보셨듯, 마찰 공학은 대단한 일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 214 00:09:58,791 --> 00:10:01,450 저희 팀은 절약 가능한 에너지를 215 00:10:01,474 --> 00:10:03,536 미국에서만 20쿼드 발견했습니다. 216 00:10:03,560 --> 00:10:04,864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양인가 하면 217 00:10:04,888 --> 00:10:10,708 1쿼드는 석유 약 1억 8천만 배럴이 내는 에너지이고, 218 00:10:10,732 --> 00:10:13,292 마찰 공학을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는 그 20배입니다. 219 00:10:13,983 --> 00:10:16,678 새로운 소재, 새로운 윤활제, 220 00:10:16,702 --> 00:10:18,615 새로운 기기설계, 221 00:10:18,639 --> 00:10:22,329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풍력발전기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일들입니다. 222 00:10:23,270 --> 00:10:25,597 이 모든 발상이 단칸 실험실에서 겨우 31명의 과학자가 223 00:10:25,621 --> 00:10:28,011 마찰 과학의 시각으로 세상을 관찰하며 시작되었습니다. 224 00:10:28,576 --> 00:10:31,585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의 마찰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225 00:10:31,609 --> 00:10:34,056 얼마나 더 큰 가능성이 우리 앞에 나타날까요? 226 00:10:35,391 --> 00:10:38,441 요즘 저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프로젝트에 큰 흥미를 느낍니다. 227 00:10:38,465 --> 00:10:41,874 공중에서의 마찰과 마모를 줄이는 작업은 난이도가 높은 만큼 큰 성취감을 줍니다. 228 00:10:41,898 --> 00:10:44,435 새로운 재료와 부품들을 만들면 229 00:10:44,459 --> 00:10:47,419 움직이는 부품과 엔진에 가해지는 마찰을 줄이고 230 00:10:47,443 --> 00:10:49,840 작동에 방해가 되는 힘을 줄일 수 있습니다. 231 00:10:50,509 --> 00:10:54,249 부품 작동에 필요한 힘이 줄면 에너지 또한 덜 필요하게 되고 232 00:10:54,273 --> 00:10:56,154 따라서 보다 작은 작동기로도 기체를 지탱할 수 있게되면 233 00:10:56,178 --> 00:10:57,713 기체의 무게는 줄어들고 234 00:10:57,737 --> 00:10:59,015 연료 소비는 절감됩니다. 235 00:10:59,938 --> 00:11:03,015 또 마모에 강하고 오래가는 부품들을 개발하면 236 00:11:03,639 --> 00:11:05,139 원자재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37 00:11:05,163 --> 00:11:08,226 부품의 교체 빈도와 수요를 낮춰 238 00:11:08,250 --> 00:11:10,596 제조 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 또한 절약할 수 있습니다. 239 00:11:10,997 --> 00:11:14,173 여러분도 오늘부터 생활 속의 마찰을 관찰하며 주변에 있는 240 00:11:14,197 --> 00:11:18,869 '접촉면간의 상호작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해가시기 바랍니다. 241 00:11:18,893 --> 00:11:20,873 그 어떤 작은 변화도 242 00:11:20,897 --> 00:11:22,277 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243 00:11:23,407 --> 00:11:26,053 Tribology라는 어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244 00:11:26,077 --> 00:11:28,752 마찰 공학은 우리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힘입니다. 245 00:11:29,424 --> 00:11:30,584 고맙습니다. 246 00:11:30,608 --> 00:11:32,895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