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 관한 불안을 행동으로 바꾸기

심리학자 르네 러츠먼은 기후 변화 때문에 불안감과 막막함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고 합니다. 이런 감정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기후 변화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고, 심리학이 환경 문제를 마주하기 위해 필요한 창의력과 회복력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려주는 긍정적 강연입니다.

정말 가슴 아픕니다.

지금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요.

불타버린 숲과

해양 플라스틱,

매일 사라지는 생물 종,

잃어버린 터전까지

막막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속수무책에

무력감,

분노,

치미는 감정,

멍한 기분,

단절감,

어쩌면 이 전부겠죠.

이렇게 엉망이고 복잡한 감정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30년 전의 저한테도
알려줬다면 좋았을 거예요.

당시 전 환경 수업을 듣는
대학 신입생이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인간이 지금까지 어떤 방법으로

우리 아름다운 지구에
깊은 상처를 주었는지 배우는

끔찍한 시간이었죠.

마치 나갈 방법도 모른 채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졌음에도

아무 일도 없는 듯 일상을
이어가야 하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정보를 접하고 나면

더 이상 일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전 불안하고 무서웠지만

아무도 이런 얘긴 하지 않았고

실제로 전 학교를 자퇴할 뻔했어요.

하지만 자퇴 대신
캘리포니아 실습을 신청했고

학생들은 소규모로 조를 짜서
두 달간 배낭여행을 했습니다.

힘들 것 같죠?

맞아요, 하지만
대화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느끼는 감정을

모두 툭 터놓고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누구도 제게 더 긍정적이고
도움이 될 태도를 취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번도요.

그랬더니 놀랍게도 기분이 나아졌어요.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던
이 문제들에

더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죠.

우리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함으로써

이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구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에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심리학에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전 현장 실습에서 돌아온 후

임상심리학에 집중하며

정신적 충격과 슬픔

창의력의 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의 핵심에는
이러한 역설이 있습니다.

무척 고통스러운 것과 공존하며

어떻게 현재에 집중하고

막막함과 공포의 위협에도

어떻게 현실감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죠.

알고 보니 심리학이
이런 분야에 큰 도움이 되더군요.

무척 큰 도움요.

하지만 당시 제가 듣던
환경 수업에서나

기후 실천 모임에서도

심리학을 참고하라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빠른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논의하는

여러 국제 회의에서조차도요.

그래서 이게 제 임무가 되었습니다.

심리학의 이해를 빌려

이를 자원과 도구로 전환하고

상황을 바꾸려는
최전선의 실천가를 돕기로요.

바로 우리 모두죠.

이젠 모두가 최전선에 있으니까요.

전 수년간 환경과 기후, 심리학이라는

세 개의 세상을 오가며

이게 바로 우리에게 필요했던
요소라고 믿게 됐습니다.

우리의 창의력과 강인함, 유능함

노련함, 용감함에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가져와

세상이 우리에게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요.

그래서 여러분께
제가 찾은 탁월한 개념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상황을 인간으로서

어떻게 이해하는지요.

첫 번째는 바로 저항력의 한계입니다.

시글 박사는 모든 인간에게
한계치가 있다고 합니다.

현실감을 잃지 않고

전문용어로 '통합성'을 유지해

스트레스에 저항할 수 있는
한계 말입니다.

통합성이란

본인 생각과 감정의 중심을 유지하며

휩쓸리지 않는 상태를 말해요.

모두에게 그 한계가 있고요.

그럼 한계치 이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우린 한계의 끝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무너지기도 합니다.

혼돈 반응이라고도 하며

우울과 절망을 느끼며

마음을 닫아버리죠.

한편으로는 좀 더 완고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부정,

분노,

확고하죠.

이렇게 되면

통합성을 유지하려는
능력을 잃어버립니다.

강인함, 적응력 등

지키고자 하는 모든 능력을요.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 지금 이게
세계적인 현상이잖아요.

다양한 생각과 감정에 빠져
중심을 잡지 못하죠.

그래서 기후 변화 같은 문제나

과학계의 새로운 보고

다큐멘터리

우리의 행동과 그 영향력을

이해하려는 시도 등

이 모든 게 우릴
한계 밖으로 내몰 수 있어요.

그렇게 중심을 잃는 거죠.

그래서 전 수년간
미국 중서부에서 중국까지

다양한 배경과 정치적 성향을 가진

수백 명과 면담하며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어떤 기분인지

대화를 나눴습니다.

의견이나 신념이 아닌

지역 환경과

수질, 땅 문제 등

더 크게 보았을 때 느껴지는 감정을요.

그리고 전체 면담자의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은

속박감이었습니다.

대화 중엔 꼭
이런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현재 상황에
무척 맘이 쓰이긴 해요."

"어쩔 줄 모르겠어요."

"무서워요."

"우리 땅을 사랑하죠. 새들도..."

뭐든요.

"하지만 저 하나 행동한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어디부터 시작할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답변의 행간엔 이런 의미가 있었습니다.

"변하기가 너무 무서워요."

"어떤 식으로든요. 그래서..."

"생각조차 못 할 일이에요.
절대로요."

이건 두 번째 개념인

이중 속박이라는 개념이죠.

어떤 행동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가 되는

갇혀버린 기분이 들고

꼼짝할 수 없는 듯한 상태요.

인간에겐 무척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

이런 기분을 지우고 떨치는 데만
온 신경을 집중하게 돼요.

그래서 정작 문제에 관한 고민은

점점 멀어지고 가라앉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별 신경 안 쓰는 듯
무심해 보일 수 있죠.

그래서 상황의 시급함을 아는 이들이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적극성을 끌어내려고 해요.

문제 해결을 위한
치어리더가 되는 셈이죠.

아니면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며
눈을 뜨게 하거나요.

이런 행동이
본질적으로 나쁜 건 아닙니다.

문제 해결도 필요하고
현실 자각도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뜻밖의 부작용을 낳아
사람들이 더욱 무뎌지고

실천이 줄어들 수 있어요.

무척 당황스럽거든요.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정작 마음속의 문제는
해결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중 속박 문제로

심리 치료를 받습니다.

꼼짝할 수 없는 기분에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 겁니다.

그런데 상담사가 이렇게 다그칩니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시겠어요?"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고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당신 제정신이에요?"

"어떡해야 정신 차릴래요?"

아니면 상담사를 만나도

슬퍼질 수 있어요.

바로 이런 경우죠.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세요."

"간단한 것부터 행동에 옮겨봅시다."

"긍정적으로요."

그리고 집에 가라고 하죠.

제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전 이 상담사한테 다신 안 가요.

좋은 상담 치료사는
감정 조율법을 알거든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개념이죠.

감정 조율 맞춘다는 뜻입니다.

세상과 통하는 느낌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내 존재를 이해하고
인정해 준다는 느낌이죠.

이런 느낌은

상식적인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할 때 받을 수 있어요.

우릴 바꾸려는 이도 없고

망신 주거나
멋대로 판단하지 않는 세상요.

그렇죠?

감정 조율은 기술입니다.

위험 수위가 높아지면

그 어느 것과도 맞추고 싶지 않잖아요.

급박한 위험 상황에서는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모순은

우린 바로 지금
한계치에 더 잘 맞춰져 있어요.

문제 해결 능력이 더 향상되었고

창의력과 적응력

유연성이 증가해

더 멋진 우리가 될 수 있죠.

그러니 기후와 환경 연구를

이 개념들에 적용하면 어떨까요?

저항력의 한계

이중 속박

감정 조율요.

막막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이런 질문이 많아요.

"르네, 임상적인 면에선
무척 훌륭해 보이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문제 해결의 모든 방면에

조율을 적용할 수 있거든요.

우리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이 감정 조율은
나를 아는 것부터 시작해요.

이런 말씀 드려 죄송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요.

안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의 내 감정에
맞추는 것부터 해야 해요.

동질감을 갖고요.

물론 말로는 쉽죠.

하지만 매우 절실합니다.

심각한 상황이잖아요.

인간으로 살기 힘든 시간이죠.
이제야 정신 차리고

나쁜 사람이 아님을 깨닫잖아요.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본인의 경험에 호기심을 갖게 하고

그제서야 사회적으로도
맞출 수 있어요.

그게 다음 단계입니다.

소규모 모임이든

일대일이든

캠페인, 전략 모임, 수업, 영화관

공원까지요.

진정한 나를 드러낼 수 있도록
서로를 인정한 후에야

그걸 넘어서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지휘하는 전전두엽급이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됨을
우리 몸이 인지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단계로요.

그리고 마지막은
이를 리더십에 활용하는 겁니다.

지도자와 인플루언서들이

인간적인 진솔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하는 거죠.

"사실 정말 두렵습니다."

"답을 못 찾겠어요."

이런 모습 상상이 되세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서로가 필요합니다."

"모두의 일이잖아요."

"할 수 있습니다."

그냥 '할 수 있다'와는
차원이 다른 호소죠.

이 상황이 무섭지만

현실을 인정하는 거예요.

중요한 사실은 말이죠.

이건 이미 다 있어요.

우리의 가장 멋진 모습을

드러내게 할 조건을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이미 우리에게 있어요.

그리고 전 우리 각자에게

인간이 가진 독창성과

위대함과 용기로 현재의 위기를 대면할

능력이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힘을 합쳐
그 조건을 만들어내면 돼요.

우린 서로가 필요합니다.

서로를 돕고 자신을 받아들여
이 위기와 마주해야죠.

그래야 합니다. 그러니...

심호흡 한번 하고

자신과 서로를 이해하고

지금 이 순간 이 역사적인 상황에

모두 힘을 모아 고통스러운 진실과
힘든 현실을 받아들입시다.

다 같이 해봐요.

세상은 우리 행동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습니다.

우린 할 수 있어요.

고맙습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