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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과학과 의학의 열쇠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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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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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시절에 지루했던
    생물학이나 물리학 수업시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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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씁쓸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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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제가 장담하건대 그 당시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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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극히 일부만 맛보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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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란 "무엇인가"만 배우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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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알아낸 것들의
    역사를 배우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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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로서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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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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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냐하면 과학은 과정에서
    얻는 지식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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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관찰하고, 관찰 결과를
    설명할 원리를 유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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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이나 또 다른 관찰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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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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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가지 예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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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사람들은 발 아래에 지구가,
    위에는 하늘이 있는 건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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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태양과 달이 그 주위를
    돌고 있는 것처럼 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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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그 원리를
    이렇게 유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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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가 우주의 중심임에
    틀림없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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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예측했습니다.
    "모든 것은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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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한 첫 실험이 이루어진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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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최초로 고안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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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밤하늘을 관측하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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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목성이라는 행성을 발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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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주변에 네 개의 위성이
    돌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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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그 위성들을 통해서
    목성의 공전 궤도를 추적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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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써 알아낸 것은 목성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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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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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예측에 대한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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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과로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가설은 폐기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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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사례로 아이작 뉴턴은
    땅으로 떨어지는 사물을 관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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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중력을 떠올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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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지구를 향해
    떨어진다고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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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모든 것이 땅으로
    떨어지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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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중력 가설을 폐기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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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죠. 우리는 그 가설을 수정해서
    반대쪽으로 같은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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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이 사물을 지구로
    당긴다고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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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써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배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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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새와 새의 날개에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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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낸 모든 사실들을 고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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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연장선을 거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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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실패한 실험들, 예외성, 특이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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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몰랐던 것을 알려 주고
    새로운 사실로 이끌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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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과학이 발전하는 방법이고,
    과학을 통해 배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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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대중매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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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드물긴 하지만 때론
    과학자들조차 이런 말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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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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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과학은 절대 무엇을 입증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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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일은 영원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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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과학은 답을
    찾기에 적당한 정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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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증을 남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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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손한 자세로 알아보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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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견하게 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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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특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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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예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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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성의 달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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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이들은 우리에게
    전에 몰랐던 것을 알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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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화제를 돌려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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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을 상징하는 카두세우스 지팡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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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마다 많은 차이점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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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의학에 대한 대중의 담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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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을 기술의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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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회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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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회의실에서는
    의료 비용만 생각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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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리학자와 임상역학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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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제를 배분하는 최선의
    방법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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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과 의사들의 주된 관심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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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 절차와 검진항목에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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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제를 공급하는 가장 안전하고
    최선의 방법만을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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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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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들 모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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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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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의학의 발전은
    끝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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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공중 의료 서비스의
    질을 측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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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지원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알아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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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위기에서는 놀랍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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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기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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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자동차 정비 업체인 양
    터무니없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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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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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의대를 졸업할 때 유일한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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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배우지는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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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공이 차에 장치를 연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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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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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냐하면 의학의 발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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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끝난 것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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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은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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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은 과정의 학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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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관찰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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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 결과로부터 가설을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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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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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분야에서 결과 예측을
    위한 주된 시험 무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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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집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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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지루했던 생물학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기억하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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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개체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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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우스 정규분포 곡선의
    평균치를 따르는 경향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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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의학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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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설로부터 결과를 예측한 뒤에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시험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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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의학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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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지식과 노하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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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집단을 이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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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범위를 넓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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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특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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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예외로 확장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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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성의 달의 경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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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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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외과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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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종을 가진 환자들을 치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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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종은 매우 드문 형태의 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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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와 뼈에 생기는 악성종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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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환자들 모두는 특이 환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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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외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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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종 환자들은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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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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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인구 집단에 대해 입증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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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들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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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육종에는 고정관념이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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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종에 관한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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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지지 않은 것들, 예외성
    특이성을 다루는 와중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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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과학 분야든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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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허함과 호기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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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제가 겸손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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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환자가 제게 질문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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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그 답을 알지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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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사하거나 대조되는 육종 환자가 있는
    다른 대학병원에 문의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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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간 협력 체계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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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들끼리도 대화방을
    열어 의견을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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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단체와 소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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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종류의 겸손하고
    호기심 넘치는 소통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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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다른 시도를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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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환자 중에서 예를 들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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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부위에 암을 가진
    환자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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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협력 체계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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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손하고 호기심어린 소통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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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으로 무릎을 잃게 될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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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목이 무릎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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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환자는 의족을 하고 달리거나
    뛰어 놀 수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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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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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적 협력 덕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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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이 시술을 원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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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환자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경험을 나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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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 분야에서의 예외성와 특이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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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몰랐던 것을 가르쳐주고
    새로운 발상을 하도록 이끈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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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히 중요한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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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 분야에서 특이성과 예외성이
    이끌어 낸 새로운 발상 모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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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특이 상황과 예외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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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종 환자들로부터
    그 환자들의 관리 방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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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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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그 특이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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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외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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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과 관계된 많은
    것들을 알려주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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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숲에서 떨어져 있는
    한 그루의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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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특이성과 예외성이 우리 관심을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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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나무에 대해 큰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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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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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숲 속의 나무를
    보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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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홀로 서있는 나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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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나무를 있게하는
    여러 관계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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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기, 뿌리, 가지들 간의 관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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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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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나무가 구부러져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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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은 그 나무의 줄기, 뿌리, 가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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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비정상적인 관계를 보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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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우리 관심을 끌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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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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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개체에 대해서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8:06 - 8:08
    육종이 매우 드물다고 말씀드렸는데요.
  • 8:08 - 8:11
    모든 암 종류의 단 1%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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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이 유전된다는 건 다들 아실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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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적 질병이란 의미는
    암을 일으키는 종양형성 유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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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을 발병시킬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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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양 억제 유전자가 암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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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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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양 형성 유전자와 종양 억제
    유전자에 대해 알게 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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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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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때문일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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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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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양 형성 유전자와
    종양 억제 유전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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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알게 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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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종류의 단지 1%에 불과한
    육종 덕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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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6년 노벨상을 받은
    페이톤 루 박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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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에게 육종의 전염성 변종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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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 30년이 지난 뒤
    해롤드 바무스와 마이크 비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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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전염 요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냈죠.
  • 8:57 - 8:58
    그것은 바이러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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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RC 암유전자를 가진
  • 9:00 - 9:01
    바이러스 때문이었죠.
  • 9:02 - 9:06
    그 SRC가 가장 중요한
    암유전자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 9:06 - 9:10
    그 SRC가 암형성 유전자를 암으로
    바꾼다고는 단언할 수 없어요.
  • 9:10 - 9:13
    하지만 최초의 암형성 유전자였습니다.
  • 9:14 - 9:16
    그 예외성과 특이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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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관심을 끌었고
    그 무언가로 우리를 이끌어
  • 9:20 - 9:24
    이후 생물학 분야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을 가르쳐 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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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P53은 매우 중요한
    종양 억제 유전자입니다.
  • 9:29 - 9:34
    거의 모든 종류의 암에 의한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죠.
  • 9:34 - 9:37
    하지만 이 사실을 일반적인
    암에서 알아낸 것은 아닙니다.
  • 9:37 - 9:39
    리 박사와 프라우매니 박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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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많은 육종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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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족을 관찰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 9:46 - 9:48
    육종이 매우 드물다고 말씀드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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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만명 중의 한 명임을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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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족 안에서 두 명이 발병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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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가족에게는 너무
    많이 발명한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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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질병이 드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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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관심을 끌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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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
    내도록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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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말하는 분도 계시겠죠.
  • 10:07 - 10:08
    틀림없이 계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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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케빈. 대단하구나.
  • 10:10 - 10:12
    그런데 새의 날개에 대한
    얘기는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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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성 주위를 떠다니는
    달에 대한 얘기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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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 관한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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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성과 예외성이 과학을
    발전시킬 수는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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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사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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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제가 드릴 말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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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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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드물고 치명적인 질병을 가진
    이들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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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대화내용을 기록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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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대화는 너무나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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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내용의 대화죠.
  • 10:40 - 10:43
    예를 들면, 나쁜 소식이 있다거나
    우리가 손쓸 방법이 없다는 식이죠.
  • 10:44 - 10:47
    때로는 그 대화를 한 단어로
    끝낼 수도 있습니다.
  • 10:48 - 10:49
    "불치병"입니다.
  • 10:53 - 10:56
    침묵이 오히려 불편하기도 합니다.
  • 10:57 - 11:00
    의학계에서 공백으로 남은 부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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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대화에서 사용하는 단어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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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 11:05 - 11:07
    우리가 모르는 부분은 무엇일까?
  • 11:07 - 11:09
    어떤 실험을 해 왔는가?
  • 11:10 - 11:11
    이걸 한번 보시죠.
  • 11:11 - 11:15
    화면에 있는 문장을 보세요.
    "No where (어디에도 없다)"
  • 11:15 - 11:16
    빈칸 부분을 보세요.
  • 11:17 - 11:20
    그 빈칸을 한 글자 뒤로 넘기면
  • 11:21 - 11:22
    "No where(어디에도 없다)"는
  • 11:22 - 11:25
    "Now here(지금 이곳)"가 되죠.
  • 11:25 - 11:27
    전혀 반대의 의미가 됩니다.
  • 11:27 - 11:29
    빈칸을 옮기는 것만으로 말이죠.
  • 11:32 - 11:33
    어느 날 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 11:33 - 11:36
    제 환자 병실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 11:36 - 11:38
    전 그날 장시간의 수술이 있었지만
  • 11:38 - 11:40
    그 환자를 보려고 병실에 들렀죠.
  • 11:40 - 11:43
    그 환자는 바로 며칠 전에 골수암
    진단을 받은 소년이었습니다.
  • 11:44 - 11:47
    그날 아침에 소년과 어머니는
    약물치료 담당의와 상담이 있었죠.
  • 11:48 - 11:51
    약물치료를 시작하기 위해
    병원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 11:51 - 11:53
    그의 병실로 갔을 때는
    자정 무렵이었는데요.
  • 11:53 - 11:54
    아이는 자고 있었고
  • 11:54 - 11:56
    아이의 어머니는
  • 11:56 - 11:59
    병상 옆에서 손전등 불빛으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 11:59 - 12:01
    어머니는 잠시 복도로 나와
    저와 이야기를 나누었죠.
  • 12:02 - 12:04
    그녀가 읽고 있던 것은
  • 12:04 - 12:07
    그날 약물치료 담당의가 건네준
    약물치료 절차서였습니다.
  • 12:08 - 12:09
    그걸 외우고 있었어요.
  • 12:11 - 12:12
    그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 12:12 - 12:18
    "존스 박사님. 이런 종류의 암은
    치료할 수 없다고 하셨잖아요.
  • 12:20 - 12:23
    그런데 이 치료 절차서를 읽고 나니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12:24 - 12:28
    무척 힘든 치료지만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12:28 - 12:31
    저도 직장을 그만 두고
    부모님과 함께 이사하려고해요.
  • 12:31 - 12:33
    우리 아이를 지켜주고 싶어요"
  • 12:35 - 12:37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12:38 - 12:41
    그녀의 생각을 막지 않았어요.
  • 12:42 - 12:44
    그녀는 그 절차서를 믿고 있었습니다.
  • 12:44 - 12:47
    절차를 그대로 따른다해도
  • 12:47 - 12:50
    그 아이를 살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해도 말이죠.
  • 12:52 - 12:53
    저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 12:54 - 12:56
    그 빈칸을 채우지 않았어요.
  • 12:57 - 12:59
    일년 반 후에
  • 12:59 - 13:02
    그 소년은 결국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13:03 - 13:05
    제가 사실대로 말해야 했을까요?
  • 13:05 - 13:07
    이렇게 말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 13:07 - 13:09
    "그게 뭐 어쨌다고.
    나는 육종이 없는데.
  • 13:09 - 13:11
    내 가족 중에도 육종 환자는 없고.
  • 13:11 - 13:12
    모두가 아무 일 없는데
  • 13:12 - 13:15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라고요.
  • 13:15 - 13:16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 13:16 - 13:19
    육종이 여러분 인생과는
    전혀 관계없을지도 모르죠.
  • 13:21 - 13:23
    하지만 의료계에 빈칸으로 남은 부분이
  • 13:23 - 13:25
    여러분 인생과도 관련있습니다.
  • 13:27 - 13:29
    비밀을 들춰내려는 것이 아닙니다.
  • 13:29 - 13:33
    의료계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설을 시험하지만
  • 13:33 - 13:34
    제가 말하지 않는 부분
  • 13:35 - 13:37
    때로는 의료계가 절대
    알리지 않는 부분은
  • 13:37 - 13:42
    개인에게 치료제를 적용할 때마다
  • 13:42 - 13:46
    그 개인이 보통 사람들의
    범주에 완벽하게 포함될지라도
  • 13:47 - 13:50
    그 개인은 물론이고 의료진조차도
  • 13:50 - 13:52
    모든 인구분포 안에서 그 개인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 13:53 - 13:56
    따라서 치료를 받는 모든 사람이
  • 13:56 - 13:57
    실험 대상이 됩니다.
  • 13:58 - 14:02
    여러분이 실험 주제가 되는 것이죠.
  • 14:03 - 14:07
    여러분에 대한 실험결과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 14:08 - 14:10
    치료제가 잘 듣는다면
  • 14:10 - 14:13
    빨리 일반인에게 제공되겠죠.
  • 14:13 - 14:17
    약효를 자신만만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 14:18 - 14:19
    하지만 별 효과가 없다면
  • 14:19 - 14:21
    뭔가 다른 방법을 찾겠죠.
  • 14:23 - 14:26
    제 동료 중 하나가 어느 환자의
    다리 종양을 제거했습니다.
  • 14:27 - 14:29
    그는 그 종양이 걱정스러웠어요.
  • 14:29 - 14:32
    그가 한 의학 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 14:32 - 14:33
    그는 그 종양의 종류가
  • 14:33 - 14:36
    재발 위험이 높다는 점이
    신경이 쓰였다고 합니다.
  • 14:37 - 14:39
    하지만 그가 환자와 나눈 대화는
  • 14:39 - 14:41
    정확히 환자가 원하는 내용이었죠.
  • 14:41 - 14:42
    완치를 확신했습니다.
  • 14:42 - 14:45
    그는 종양을 모두 제거했으니
    퇴원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 14:45 - 14:47
    환자와 그녀의 남편은 기뻐했죠.
  • 14:47 - 14:51
    그들은 퇴원해서 자축하며
    멋진 식사와 함께 샴페인을 마셨죠.
  • 14:52 - 14:54
    몇 주 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 14:54 - 14:57
    같은 위치에 다른 혹이
    생기기 시작한 거죠.
  • 14:57 - 15:02
    종양을 모두 제거하지 못했고
    퇴원할 상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 15:02 - 15:04
    하지만 그 시점에서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 15:05 - 15:07
    그 의사가 제게 이렇게 말했죠.
  • 15:07 - 15:10
    "케빈. 이 환자를 맡아주면 좋겠어."
  • 15:10 - 15:13
    제가 대답했죠.
    "왜지? 나라도 그렇게 했을텐데"
  • 15:13 - 15:15
    "자네는 잘못한 게 없어"
  • 15:15 - 15:20
    그가 말했습니다.
    "부탁이야. 그냥 자네가 맡아줘."
  • 15:21 - 15:23
    그는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 15:23 - 15:24
    자신의 치료 방법 때문이 아니라
  • 15:25 - 15:27
    환자와의 대화 때문이었습니다.
  • 15:28 - 15:29
    지나치게 확신했던 거죠.
  • 15:31 - 15:33
    저는 더 광범위한 수술을 했고
  • 15:33 - 15:36
    그 후에 환자와 전혀 다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 15:36 - 15:39
    저는 이렇게 말했죠.
    "거의 다 제거한 것 같네요.
  • 15:39 - 15:41
    퇴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15:41 - 15:44
    하지만 이건 시험적인 처치입니다.
  • 15:45 - 15:47
    당신도 지켜봐야 할테고
  • 15:47 - 15:49
    저도 지켜볼 거예요.
  • 15:49 - 15:53
    이 치료가 암제거에 효과가 있을지
  • 15:53 - 15:54
    함께 노력해서 알아봅시다."
  • 15:55 - 15:56
    단언컨대
  • 15:56 - 16:00
    제 얘기를 듣고 그 부부는
    샴페인을 따지 않았을 거예요.
  • 16:02 - 16:04
    하지만 이제 그녀는
    과학자 입장이 되는 겁니다.
  • 16:04 - 16:08
    실험 대상만은 아닌 것이죠.
  • 16:10 - 16:12
    제가 권하고 싶은 것은
  • 16:12 - 16:15
    여러분의 의료 행위에서
    겸허함과 호기심을
  • 16:15 - 16:16
    추구하라는 것입니다.
  • 16:17 - 16:20
    매년 약 200억 번이나
  • 16:20 - 16:24
    사람들이 의사의 진료실을 찾고
  • 16:24 - 16:26
    그 중 한명이 환자가 됩니다.
  • 16:27 - 16:31
    여러분이나 주위에 아끼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환자가 될 수도 있죠.
  • 16:32 - 16:33
    그럼 의사에게 뭐라고 하시겠어요?
  • 16:35 - 16:36
    어떤 대화를 나누시겠어요?
  • 16:37 - 16:38
    그 의사는 뭐라고 할까요?
  • 16:41 - 16:43
    의사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은
  • 16:43 - 16:44
    얘기해 줄 수 없습니다.
  • 16:46 - 16:49
    그런데 의사들이 몰라도 말해 줄 때는
  • 16:50 - 16:52
    여러분이 질문할 때 뿐이에요.
  • 16:52 - 16:55
    그러니 부디 서로 대화를 나누세요.
  • 16:56 - 16:57
    감사합니다.
  • 16:57 - 17:00
    (박수)
Title:
호기심이 과학과 의학의 열쇠인 이유
Speaker:
케빈 존스(Kevin Jones)
Description:

과학은 실험, 실패 그리고 수정을 포함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며, 의학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암 연구자인 케빈 존스 박사는 외과 수술과 치료의 미지의 영역을 마주하는 단순한 해답은 진정성이라고 합니다. 지식의 본질에 대한 이 사려깊은 강연을 통해 존스 박사는 과학자가 자신도 아직 모르는 것이 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때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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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Team:
closed TED
Project:
TEDTalks
Duration: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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