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으로 분류한 세계의 모습

스웨덴에 사는 사람이 양치를 하는 모습이나 르완다에 사는 사람이 잠자는 침대는 어떤 모습일까요? 안나 로슬링 뢴룬드는 우리 모두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전 세계 50개국 264개 집에 사진 작가들을 파견했고 그 숫자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전 세계 각 소득 계층의 조리 기구, 침대, 화장실, 장난감 및 기타 집안 물건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라트비아나 부르키나파소, 페루의 식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뢴룬드는 세계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데이터의 시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다른 곳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고 있나요?

자연 재해

전쟁, 테러

난민

끔찍한 질병

이런 것들이죠?

반면 아름다운 해변

귀여운 동물

멋진 자연

독특한 문화나 의식도 있죠.

우리는 이렇게 상반된 이미지를
머릿속에서 연결하여

세계관을 만들어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세상이 이렇게 낯설어
보이는데 말이에요.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세상이 그렇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한번

세계를 하나의 거리라고 생각해 보세요.

길 끝엔 가장 가난한 사람이,
반대쪽 끝엔 가장 부유한 사람이 살고

나머지는 다 그 사이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저도 여러분도 모두 여기 살고 있고

옆집에 사는 이웃들은
우리와 소득이 비슷하다고 해 보죠.

그리고 나와 같은 구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서 왔고
문화와 종교가 다르다고 말이에요.

거리는 이런 식으로 보이겠죠?

그러면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저는 제가 사는 스웨덴에서

꽤 많은 학생들을 만났는데요.

제가 궁금했던 것은

학생들이 이 거리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는지였습니다.

그래서 집을 사람들로 바꿔 봤습니다.

여기 전 세계 인구 70억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스웨덴에
살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가장 부유한 집단에 속하죠.

하지만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자신들은 중간 정도라고 답합니다.

실제로는 고소득층이지만
스스로를 중간이라 여기고

세계 다른 지역에 대해선 앞서 보여드린
끔찍한 모습을 보는 우리가

과연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까지
세계 50개국 264가구에

여러 사진 작가를 보내서
같은 유형의 사진을 찍게 했는데요.

정말 많죠.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침대

음식 조리 기기

장난감 및

135여개의 일상 물품을
카메라에 담았어요.

그리하여 현재 약 4만장의
사진을 모았는데요.

여기 보여 드리겠습니다.

맨 위에 이렇게 써 있죠.

'소득별로 분류한 전 세계 가구'

바로 밑에는 세계를 하나의
거리로 나타내고 있어요.

다음으로 우리가 방문했던
집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가난한 가정이 좌측,
가장 부유한 가정이 우측에

나머지는 아까 말씀드린대로
그 사이에 분포해 있습니다.

쭉 내려보시면 작가들이 방문한
여러 가족의 모습이 보여요.

예를 들어 여긴 짐바브웨

여긴 인도, 러시아, 그리고
멕시코 가족도 있죠.

이런 방식으로 각 가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원하면 몇몇 나라만 골라서
비교할 수도 있어요.

대륙이나 물건별로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 중 현관문을 골라서

실제 어떤지 살펴보죠.

이것은 소득으로 분류한
세계 각 집 대문의 모습입니다.

여기 인도, 필리핀, 중국,
우크라이나를 예로 들면

정말 다르게 생겼죠.

집 내부는 어떨까요?

침대를 보죠.

대충 침대라고 할 수 있겠죠?

고급 잡지에 나오는 침대같지는 않죠?

언론을 통해 접하는 섬뜩한
이미지와도 거리가 있고요.

아까 질문을 던졌던 스웨덴의
학생들을 떠올려봅시다.

학생들은 자신의 소득 수준이
중간이라고 답했는데요.

그럼 중간으로 가 봅시다.

필터를 가운데로 좁히면

이런 모습입니다.

그럼 저는 학생들에게 묻죠.

여러분의 침실이 이런 모습인가요?

학생들은 자신의 집과
거리가 있다고 느끼죠.

빈곤층인 왼쪽으로 가서
다시 묻는다면 학생들은

"아뇨. 스웨덴 침실은 보통
이렇지 않아요." 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측으로 가면

학생들은 갑자기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이 침실들은 예를 들면

중국, 네덜란드, 한국,
프랑스, 미국의 침실입니다.

클릭해 보죠.

어떤 가족이 살고 있는지,
집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다면

클릭해서 집 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집에서 찍은 모든
사진을 볼 수가 있어요.

이런 식의 감상도 가능하죠.

물론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한번 방문해 보시고

여러분도 참여하셔서
더 많은 사진을 올려주세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사실
사람들이 제발 보여주지 말라고 하는 건데

바로 화장실 사진입니다.

남의 집 화장실을 뚫어지게
쳐다볼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가능해요.

(웃음)
여기 수많은 화장실이 있어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죠?

중국, 네덜란드, 미국, 네팔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등.

모두 굉장히 비슷하죠?

하지만 필터를 오른쪽으로 설정했던 것,
잊으셨나요?

필터를 끝에서 끝으로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 좀 차이가 느껴지지 않나요?

이런 식으로 다양하고
보기 쉽게 범주화해서

데이터로 축적된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으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이해하는 편이 더 쉽죠.

그래서 일상 생활을 담은
영상을 촬영했는데요.

손을 씻거나 빨래를 하거나

이를 닦는 모습 등이죠.

지금부터 사람들이 이 닦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고소득층부터 시작하죠.

네. 잘 닦고 있죠?

흥미로운 건

여기 사람들 모두가 다 똑같은 종류의
플라스틱 칫솔을 쓴다는 거예요.

똑같은 방법으로요. 그렇죠?

좀 더 진지하게 닦을 수도 있고요.

(웃음)

어쨌든 모두 칫솔을 사용하고 있죠.

이제 좀 더 왼쪽, 즉
빈곤층으로 가 보면

여기 사람들은 막대기나

손가락을 이용해 양치질을 합니다.

말라위에 사는 이 여성은

이를 닦을 때

집 벽에서 긁어낸 진흙을

물과 섞어서 양치질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달러스트리트' 시스템에

이 벽 사진을 올릴 때

'벽'뿐만 아니라

'치약'이라는 태그도 같이 붙였습니다.

왜냐면 이걸 치약으로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이 거리의 왼쪽 빈곤층 사람들은

막대기나 손가락을 이용하고

중산층서부터 칫솔을
쓴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고소득층에 와서야

각자 하나씩 개인 칫솔을 쓰고요.

할머니와 칫솔을 같이 쓰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국가별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을 소득별로 분류해 살펴보죠.

대부분 중산층입니다.

이 집은 고소득층에 속하는
하워드씨 가족입니다.

여기 집 사진이 보이죠.

그리고 여기엔 빈곤층에
해당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이제 두 집에 있는 각 물건들을

즉석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싱크대 서랍을 볼까요.

해들리 가족부터 보죠.

초록색 플라스틱 상자에
식도구들이 들어있습니다.

여러 종류가 섞여 있고
어떤 건 플라스틱이네요.

반면 하워드 가족은 나무 서랍에

그것도 종류별로 작은 나무 칸막이에

잘 정리해 놓았네요.

다른 집을 추가해

싱크대나

거실을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국가도
똑같이 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으로 가서 세 가구를 살펴보죠.

집

소파

음식 조리 기기를 볼 수 있죠.

특히 조리 기기들을 다시 봐주세요.

보통 우리가 다른 나라에 대해 생각하면

어떤 행동에 그 나라만의 일관된
방식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게 얼마나 심각한 오류인지
이제 명백히 보이시나요?

여기 조리 기기들을 보세요.

천차만별이죠?

요리를 하는 방식은 바로

어떤 소득층에 속하는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국가간 비교를 할 때입니다.

중국과 미국을 비교해보죠.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죠?

각 국가에서 이미 보았던
가족들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우씨 가족과 하워드씨 가족입니다.

침실만 놓고 보면

어느 쪽이 중국이고 어느 쪽이 미국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죠?

양쪽 집 모두 갈색 가죽 소파가 있고

놀이터도 비슷합니다.

뭐, 둘 다 중국산일테니

비슷한 게 당연하겠죠.

(웃음)

어쨌든 비슷하죠.

물론 반대쪽에 겹치는 집들을
비교할 수도 있어요.

나이지리아를 추가하면요.

이제 중국과 나이지리아의
두 가구를 비교해 봅시다.

가족 사진을 비교해서 봐주세요.

별로 공통점이 없어 보이죠?

그런데 천장을 보세요.

둘 다 천장이 플라스틱과
나무로 되어 있어요.

의자도 비슷하고

곡식을 저장하는 방식도 비슷하고

저녁으로 생선을 먹는 것도 비슷해요.

물도 똑같은 방법으로 끓이네요.

만일 이 중에서 한 집을 방문하면서

'중국이나 나이지리아에서는 이걸 이렇게
한다'고 아는 듯이 말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오류라는 것을 이제 아시겠죠?

이 사진에서도 보시듯

생활 방식은 국가가 아니라
소득별로 다르다는 게 명확하니까요.

여러분이 '달러 스트리트'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이제 조금 전 보여드렸던

전 세계 인구 70억 그림을 가지고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최빈곤층 사람들의
일상 물건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침대

지붕

요리.

주목하실 점은
여기 비교해드리는 사진들은

일부러 지구 반대편에 있는 집끼리
모아서 비교를 하는 사진인데도

보시는 모습은 굉장히 똑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전세계 빈곤층 10억명은

위 두 사진과 비슷한 방식으로
음식을 한다고 할 수 있겠죠.

신발 없이 지내고

수저 없이 먹고

소금을 보관하는 방법도 아프리카나
아시아나 비슷할 겁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나이지리아나 네팔이나 비슷하겠죠.

중산층에는 무려 50억이 속하는데요.

대부분 전기로 불을 밝힐 수 있죠.

더 이상 바닥에서 잠을 자지도 않고

소금을 용기에 담아 보관하며

숟가락은 한 개 이상이고

펜도 한 개 이상입니다.

천장은 그럭저럭 새지 않을 거고요.

신발도 있습니다.

전화도 있겠죠.

장난감도 있고

쓰레기도 생기고요.

마지막으로 고소득층을 살펴보겠습니다.

요르단이나 미국이나 같은 신발을 신죠.

소파

과일

빗

책장입니다.

탄자니아와 팔레스타인 휴지인데요.

사진만 놓고 보면
미국 화장실에 앉아 있는지

팔레스타인이나 탄자니아에
있는지 분간하기 힘들죠.

베트남과 케냐 옷장이고요.

등불, 검은 개, 마루, 비누

세탁기, 시계, 컴퓨터

전화기 등등. 다 비슷하죠?

이렇듯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우리와 비슷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 매체는 세계를
아주 낯선 곳으로 묘사합니다.

그러다 '달러 스트리트'에서
세계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낯설지 않죠.

'달러 스트리트'를 이용하면

사진을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고

각 국가에 대한 고정 관념도

철저히 무너집니다.

따라서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를 보고 있는 사람도

실제로는 여러분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이는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신호인 동시에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