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6.969,0:00:11.479
젊고 재능 있는 약초사인 [br]허선은 곤경에 처해있었습니다.

0:00:11.479,0:00:13.422
기쁜 날이어야 했는데 말이죠.

0:00:13.422,0:00:16.212
그는 막 개인 약방을 [br]개업한 참이었습니다.

0:00:16.212,0:00:19.132
필요한 물품은 이전 고용주에게 [br]구매했는데

0:00:19.132,0:00:22.252
못된 그가 허선에게 [br]썩은 약초를 팔았던 것입니다.

0:00:22.252,0:00:25.722
허선은 이 쓸모없는 약초로 [br]뭘 할지 막막했지만

0:00:25.722,0:00:27.892
환자들은 약방에 차고 넘쳤죠.

0:00:27.892,0:00:29.502
전염병이 마을을 강타했는데도

0:00:29.502,0:00:31.752
그에게는 병을 치료할 [br]약초가 없었던 것입니다.

0:00:31.752,0:00:33.502
그가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을 때

0:00:33.502,0:00:39.242
아내 백소정은 썩은 약초를 [br]약으로 쓸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0:00:39.242,0:00:43.113
그 치료법은 전염병에 걸린 [br]모든 마을 사람들을 바로 낫게 했지요.

0:00:43.113,0:00:46.503
허선의 이전 고용주는 심지어[br]썩은 약초 몇 개를 다시 사갔습니다.

0:00:46.503,0:00:48.193
가족을 치료하기 위해서였지요.

0:00:48.193,0:00:52.793
얼마 뒤 법해라는 승려가 허선을 찾아와

0:00:52.793,0:00:55.882
집 안에 요괴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0:00:55.882,0:00:58.502
그가 말한 요괴는 백소정이었지요.

0:00:58.502,0:00:59.932
허선은 크게 웃었습니다.

0:00:59.932,0:01:03.512
마음 착하고 재주 많은 아내가 [br]요괴일 리 없었으니까요.

0:01:03.512,0:01:04.922
그럼에도 법해는

0:01:04.922,0:01:10.122
다섯째 달 다섯째 날에 부인에게 [br]웅황주를 주라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0:01:10.122,0:01:12.052
그 날은 요괴의 힘이 [br]가장 약해지는 때였습니다.

0:01:12.052,0:01:15.312
그는 백소정이 요괴가 아니면[br]아무런 해도 없을 거라 설명했습니다.

0:01:15.312,0:01:17.292
허선은 승려의 충고를 공손히 거절했고

0:01:17.292,0:01:20.152
아내에게 술을 건넬 생각도 않았습니다.

0:01:20.152,0:01:23.252
하지만 그날이 되자 [br]허선은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0:01:23.252,0:01:25.902
술이 입술에 닿자마자

0:01:25.902,0:01:29.122
그녀는 침실로 뛰어들어갔고[br]몸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0:01:29.122,0:01:32.262
허선은 약을 준비해 [br]상태를 확인하러 갔지요.

0:01:32.262,0:01:33.712
하지만 아내는 없고

0:01:33.712,0:01:37.952
침대 위엔 핏빛 혀를 내민 [br]거대한 뱀뿐이었습니다.

0:01:37.952,0:01:40.512
그는 놀라 쓰러져 충격으로 [br]죽고 말았습니다.

0:01:40.512,0:01:42.482
백소정은 눈을 뜨자마자

0:01:42.482,0:01:45.292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br]바로 깨달았지요.

0:01:45.292,0:01:48.522
사실 백소정은 엄청난 마법의 힘을 가진

0:01:48.522,0:01:50.792
불멸의 뱀이었던 것입니다.

0:01:50.792,0:01:53.362
그녀는 그 힘을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고

0:01:53.362,0:01:56.212
자신과 남편의 안녕을 위해 [br]사용해왔습니다.

0:01:56.212,0:01:58.412
그녀의 힘도 허선을 [br]소생시킬 수는 없었지만

0:01:58.412,0:02:00.822
그를 살릴 방법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0:02:00.822,0:02:05.052
장수의 축복을 주며 죽은 이를 [br]되살리기도 하는 약초가 있는데

0:02:05.052,0:02:07.400
쿤륜 산맥의 금지된 봉우리에서

0:02:07.400,0:02:12.250
남극선옹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0:02:12.253,0:02:15.543
그녀는 구름을 타고 산맥까지 날아가서는

0:02:15.543,0:02:18.303
걸어서 입구를 지났습니다.

0:02:18.303,0:02:21.103
그러다가 은교 위에 걸려있는

0:02:21.103,0:02:22.783
"필멸"이라는 표식에 [br]다다르게 되었지요.

0:02:22.783,0:02:24.013
반대편에서는

0:02:24.013,0:02:27.293
남극선옹의 두 제자가 [br]약초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0:02:27.293,0:02:29.753
백소정은 승려로 변장하고

0:02:29.753,0:02:33.883
노옹이 자신을 신들의 모임에 초대해서[br]여기에 온 거라고 말했습니다.

0:02:33.883,0:02:35.377
그들이 노옹에게 그 말을 전달하는 동안

0:02:35.377,0:02:37.575
그녀는 약초에서 [br]잎을 조금 뜯어 달아났습니다.

0:02:37.575,0:02:40.595
제자들은 속았다는 걸 깨닫고 [br]그녀를 뒤쫓았지요.

0:02:40.595,0:02:43.715
백소정은 마법의 공을 뱉어내 [br]제자 하나에게 던졌습니다.

0:02:43.715,0:02:45.695
다른 제자가 다가오자

0:02:45.695,0:02:48.485
그녀는 약초를 지키려고 [br]혀 아래에 숨겼는데

0:02:48.485,0:02:51.915
그 영향으로 마법이 백소정과 제자 모두를[br]원래의 모습으로 바꿔놓았습니다.

0:02:51.915,0:02:54.355
두루미의 긴 부리가 그녀를 꽉 물었을 때

0:02:54.355,0:02:55.985
노옹이 나타났습니다.

0:02:55.985,0:02:59.125
그는 이미 불멸의 몸인데 [br]어째서 위험을 무릅쓰고

0:02:59.125,0:03:00.995
약초를 훔치려 하는지 물었고

0:03:00.995,0:03:03.745
백소정은 허선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br]대답했습니다.

0:03:03.745,0:03:07.235
요괴라는 걸 알고 더 이상 그는[br]그녀와 함께 하고 싶지 않겠지만

0:03:07.235,0:03:09.725
그럼에도 그녀는 [br]그를 다시 살리기로 결심한 거죠.

0:03:09.725,0:03:13.575
두 사람의 인연은 [br]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0:03:13.575,0:03:15.625
백소정이 작은 뱀이었을 때

0:03:15.625,0:03:17.675
한 거지가 그녀를 죽이기 [br]일보 직전이었는데

0:03:17.675,0:03:19.965
착한 나그네가 그녀를 구해주었습니다.

0:03:19.965,0:03:23.405
그 나그네가 바로 [br]전생의 허선이었던 것입니다,

0:03:23.405,0:03:25.885
노옹은 허선을 살리고자 [br]기꺼이 목숨 바친 그녀에 감동하여

0:03:25.885,0:03:30.905
불멸의 약초를 가지고 [br]산을 떠나는 걸 허락했습니다.

0:03:30.905,0:03:35.831
백소정은 허선을 되살리기 위해 [br]집으로 돌아왔지요.

0:03:35.832,0:03:37.032
눈을 뜨자

0:03:37.032,0:03:40.512
그의 경직되고 겁먹은 표정은 [br]미소가 되었고

0:03:40.512,0:03:41.411
요괴든 아니든

0:03:41.411,0:03:43.811
그는 아내를 다시 보아 행복했지요.